[과학]지구상에서 가장 가벼운 고체, 에어로겔 ...

Friut.진이2006.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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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지구상에서 가장 가벼운 고체, 에어로겔 ...  ▲ 에어로겔  ⓒ 지난 1월 15일 새벽, 미국 유타주 사막의 더그웨이 프루빙 그라운드의 부드러운 진흙밭에 우주에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물체가 세 번이나 튀어 오른 뒤 지면에 멈췄다. 그 물체는 바로 인류 역사상 최초로 혜성 가까이 접근해 혜성에서 흘러나온 물질을 채취한 스타더스트호의 먼지캡슐이었다.

오랜 우주여행 끝에 모선에서 떨어져 나와 지구의 진흙밭 위에 안착한 먼지캡슐은 표면에 작은 흠이 하나 생긴 것을 빼고는 전혀 손상을 입지 않은 상태였다. 에어로겔이라는 물질로 만들어진 먼지캡슐의 혜성물질 채집기에는 약 100만 개 이상의 혜성 및 성간 먼지가 들어 있다.

그런데 채집 당시 충격으로 인해 사람의 새끼손가락이 들어갈 만큼 파인 흠도 있었다고 한다. 혜성물질은 아주 작은 먼지 같은 알갱이에 불과하지만 총알보다 5배나 빠른 속도로 날아왔기 때문이다.

이 에어로겔이라는 물질은 지난 2000년 뉴욕타임스가 서기 3000년에 개봉될 타임캡슐을 만든 때도 일반인에게 소개된 적이 있다. 2000년 1월 1일자 뉴욕타임스 신문과 현대인의 생활필수품 수백 가지가 담겨진 이 타임캡슐은 땅에 묻지 않고 지상에 설치돼 천년 뒤의 인류에게 현대인의 모습을 전하게 된다. 여덟 개의 방으로 나누어진 이 타임캡슐의 내용물 역시 에어로겔 속에 보관되어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에어로겔은 1997년 화성탐사 역사상 최초로 83일간 화성 표면을 돌아다닌 로봇 소저너의 단열재료로도 사용되었다. 에어로겔로 인해 소저너는 무게를 20% 가량 줄이고, 영하 100℃의 혹한에서도 얼어붙지 않고 제대로 작동할 수 있었다. 도대체 에어로겔이 무엇이기에 이와 같이 특별한 뉴스마다 입에 오르내린 것일까.

에어로겔은 한마디로 미래를 이끌 꿈의 소재다. 머리카락 1만분의 1의 굵기인 이산화규소(SiO2) 실이 부직포처럼 성글게 얽혀 이루어지며, 실과 실 사이에는 공기 분자가 들어 있어 전체 부피의 약 98%를 공기가 차지한다. 때문에 에어로겔은 지금까지 인류가 개발한 소재 중에서 가장 가볍다.

2002년 기네스북에 지구상에서 가장 가벼운 고체로 등재되기도 한 에어로겔은 공기 밀도의 3배밖에 되지 않는 0.003g/㎤의 밀도를 가진다. 즉 1cc당 0.003g으로 공기 무게의 약 3배에 불과하다.

하지만 놀라울 정도의 세기를 가지고 있다. 에어로겔로 사람 형태를 만든다면 무게가 고작 500g 미만이지만, 소형 자동차 한 대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을 만큼 강하다. 또 높은 기공률로 인해 방음, 충격완충, 단열 등의 성질이 매우 뛰어나다.

특히 높은 투광성에 비해 열전도도가 낮아 유리창을 대신할 투명단열재로서의 가치가 아주 높다. 3mm 두께의 판유리가 태양광 투과율이 90%인데 비해 두께 1cm인 에어로겔은 94%의 투과율을 보인다. 그러나 열전도도가 매우 낮아 스티로폼 등의 기존 단열재에 비해 3배 정도의 단열 성능을 보인다. 즉, 빛을 통과시키면서도 열은 차단시키므로 채광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이상적인 건축 소재인 셈이다. 더구나 1천400℃의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다.

에어로겔이 처음 선을 보인 것은 1931년 스티븐 크리슬러에 의해서다. 하지만 당시는 손가락으로 가볍게 누르기만 해도 깨질 정도로 약해 실용화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여겼다. 또 건조 시간이 4개월 이상 소요되는 등 제조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수분을 쉽게 흡수하며 제조단가가 매우 높았다.

그러다가 1970년대에 산소와 로켓 연료의 저장재료 개발과정에서 고순도의 에어로겔을 합성할 수 있는 공정이 개발되었다. 1980년대 이후 에어로겔의 실용화 연구가 경쟁적으로 진행되면서 개발 당시의 단점을 하나씩 극복해 나갔다.

최근 들어서는 합성공정 개선 및 새로운 건조법 개발에 의해 제조시간 및 제조원가가 상당히 줄어든 상태다. 따라서 앞으로 에너지/환경/전기전자 분야 등에서 무한한 응용 가능성을 가진 21세기 소재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신소재로 주목받아 기술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며칠 전 우리나라에서도 국내 최초로 나노 다공성 에어로겔을 저가에 제조할 수 있는 새로운 공정기술을 개발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김경수 박사팀이 이번에 이룩한 응용기술 개발 성공으로 인해 투명하고 강한 차세대 단열재로 주목받는 에어로겔의 상용화에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