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에게 죽임을 당하고 상처를 입었다는 것은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더구나 죽은 두 명의 시체는 괴물들이 동굴 속으로 끌고가 그 자취도 찾을 수 없었다.
호웅사묘는 자신들의 수하가 이렇게 당하자 화가 났다.
평소 얼마나 엄격하고 험한 훈련을 받았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죽음을 당한다는
말인가. 호는 살아남은 수하들을 훑어보며 이번에 돌아가면 훈련의 강도를 더욱 높일 것을 다짐했다.
호웅사묘와 청도삼괴가 쉬고 있을 때 여사랑은 동굴 주위를 세심하게 살피고 있었다. 그녀는 처음 이 폭포수가 흐르는 동굴에 도착할 때부터 이 곳에 막개가 있었음을 감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런 괴물들의 공격에 자세히 살펴 볼 기회를 놓친 것이다. 지금도 그녀는 멀지 않은 곳에 막개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 많은 괴물들의 시체를 볼 수 있었다. 그 시체에서 검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는데 굳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었다. 피는 일정시간이 흐르다 공기와 만나면 굳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괴물들의 시신에서 흐르던 검은 피가 굳지 않고 있었다면 자신들이 여기 도착하기 직전에 막개가 괴물들과 싸움을 벌였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다면 그들은 아직 이 근처에 있거나 멀리가지 못했다는 말이 된다. 여사랑은 떨어지는 폭포수를 바라보며 자신의 머리 속을 정리했다. 그때 그녀의 눈에 이상한 것이 보였다.
"음?"
그녀는 폭포수 옆에 작은 돌들이 쌓여있는 것이 보였다. 마치 조그만 무덤 같았다. 그것은 사람이 쌓아 올린 흔적이 분명했다.
"여기를 봐요!"
그녀가 외치자 사람들이 그녀 주위로 몰려들었다.
"무슨 일입니까?"
다급하게 다가온 갈마웅이 묻자 여사랑은 손을 들어 그 돌무덤을 가르켰다. 그녀가 가르킨 돌무덤을 보고 마불웅은 불만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뭐야? 돌무더기가 쌓여있는게 뭐가 어떻다는 말이오? 난 또..."
마불웅의 말에 옆에서 듣고 있던 묘가 참지 못하고 한마디했다.
"바보!"
"뭐야? 네년이 따끔한 맛을 더 봐야 되겠느냐?"
마불웅이 발끈해서 묘를 향해 달려 들려하자 갈마웅이 말리며 말했다.
"셋째야! 가만히 있거라. 이것은 사람이 만들어 놓은 흔적이다. 그렇다면 막개가 이것을 만들었다는 소리가 되지. 이런 곳에 막개와 그 거지새끼 말고 다른 사람이 있을리 없으니....그렇다면 이것은 그 조그만 거지새끼의 무덤이겠구나. 하하하.....내 한독공을 맞고는 그 어느 누구도 살아남지 못하지. 후후"
갈마웅의 말을 듣고서야 마불웅은 자신이 너무 성급하게 입을 놀렸다고 생각되어 얼굴이 붉어졌다. 그런 마불웅을 보며 묘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히죽거리는 것이 '넌 머리가 너무 둔해서 안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마불웅은 그런 묘를 보고 더욱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올랐지만 또다시 나설 수 없어 답답했다. 여사랑은 갈마웅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인상을 썼다.
'그렇군. 그 어린 거지의 무덤이군! 그런데 저 갈마웅이란 사람은 무척 잔인하구나. 어린아이에게 무서운 무공을 사용하여 죽게하고선도 자랑하듯이 말하다니...'
여사랑의 이 생각은 호웅사묘 또한 마찬가지 였다. 아무리 사람이 잔인해도 무공도 모르는 아이에게 무서운 무공을 사용하여 고통 속에서 죽게 하다니 너무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런 말을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자신의 말이 맞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이 갈마웅은 돌무덤을 파혜쳐서 초개의 시체를 찾아내었다. 이미 부패가 시작되었는지 무척이나 고약한 냄새가 풍겼다. 그는 뭐가 좋은지 입가에 미소까지 띄우며 초개의 시체를 이리저리 훑어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가 너무하다 생각되어 뒤로 물러났다.
"불쌍하게 죽은 아이에게 너무 하는 거 아니예요?"
묘가 코를 막으며 말했다. 그녀가 볼 때도 갈마웅의 처사는 너무 심했다. 그러나 갈마웅은 아무 말도 듣지 못한 듯 계속 초개의 시체를 이리 뒤집어 보고 저리 뒤집어 보면서 관찰하는 것이 아닌가.
"이봐요!"
참다못한 묘가 다시 소리치자 갈마웅은 웃으며 초개의 시체를 무덤에 눕혀 놓았다.
"하하. 거 아가씨 성질 급하네. 다 이유가 있으니 걱정 마시오. 내가 죽은 시체를 잡아먹기라도 할까봐 그러는 거요? 후후"
묘는 갈마웅을 차갑게 쏘아보았다. 그 이유가 뭔지 빨리 말하라고 재촉하는 것 같았다.
치우는 위에서 갈마웅이 하는 짓거리를 보며 속으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죽은 것도 억울한데 편안하게 잠들어 있는 초개의 무덤을 파헤치다니 모두 용서할 수 없었다. 특히 저 갈마웅은 두고두고 복수할 것을 마음속에 다짐했다. 그의 분노가 가슴속에서 끓고 있을 때도 갈마웅은 그 얄미운 웃음을 지으며 사람들에게 자신의 행동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오해들 마시오. 난 변태가 아니니. 저 거지새끼의 시체를 굳이 꺼내서 관찰한 것은 막개의 흔적을 찾기 위함이오. 저 놈이 죽은 시기나 상황을 본다면 막개는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소. 혹은! 이 근처에서 우리를 보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갈마웅의 말에 묘가 못 믿겠다는 듯이 물었다.
"그걸 어떻게 장담하죠?"
"후후. 이 꼬마 거지의 시체를 살펴보니 부패가 많이 진행되지 않았소. 그렇다면 죽은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말이고 그의 죽음을 막개가 지켜보고서는 무덤을 만들었을 테니 그가 멀리가지 못한 것은 당연하지 않소. 그리고 우리가 이곳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괴물들의 시체가 여럿 있었소. 그렇다면 막개 또한 이 놈들과 치열한 싸움을 벌렸다는 말이 되오. 저기 저 놈을 보시오."
사람들은 갈마웅이 가르키는 괴물 시체를 바라보았다.
"저 시체는 우리가 처음 여기 왔을 때부터 있었소. 그런데도 저 시체에서는 아직도 검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소. 그것으로 봤을 때 저놈들과 막개의 싸움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오."
갈마웅의 말에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여사랑은 자신의 추측을 갈마웅도 하자 미소를 짓으며 말했다.
"저의 생각과 같군요. 저도 괴물들의 시체를 보고 짐작을 하고 있었는데."
그녀의 말에 갈마웅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묘는 아직도 뭔가 불만이 있는지 갈마웅을 향해 다시 질문을 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괴물의 시체를 보고 짐작을 했을 텐데 굳이 저 불쌍한 아이의 무덤까지 파헤친 것은 무엇 때문이지요?"
"후후. 아가씨는 아직도 내가 저 무덤을 파헤친 것에 불만인가 보군요."
"그래요."
"사실은 저 아이의 무덤을 파헤쳐서 살핀 것은 다른 이유가 있어서 였소."
사람들은 갈마웅의 말에 의문에 담긴 시선을 보냈다.
"다른 이유란 뭐죠?"
"난 저 아이에게 한독공을 적중 시켰소. 그래서 저 아이는 죽은 것이요."
"그것은 모두 알고 있는 말 아닌가요?"
묘가 계속해서 이야기에 끼어들며 말하자 갈마웅은 약간은 짜증 난다는 듯이 말했다.
"아가씨는 무척이나 성질이 급하군. 지금부터 그 이유를 말해 주리다. 한독공은 한번 맞으면 살아날 수 없소. 내가 가지고 있는 해약이 없이는, 물론 해약이 있다고 해도 그 약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되지만... 어쨌든 저 아이는 사실 여기까지 와서 죽었다는 것이 행운이요. 내게 한독공을 맞고도 많은 시간을 살아있었다는 말이요. 그렇다면 그것은 막개가 저 아이의 치료를 위해 많은 내공을 소모했다는 말이 되오."
갈마웅의 말을 듣던 묘가 다시 끼어들었다.
"그렇다면 당신의 말은 상천제 막개가 저 아이를 살리기 위해 많은 기운 썼기 때문에 지금은 잡기 쉽다는 말인가요?"
"후후후. 반은 맞추었소."
"반만 맞았다고요?"
"그렇소. 아가씨 말대로 지금 그의 상황은 상당히 안좋을 거요. 그러나 난 이미 이 정도의 상황은 예상하고 있었소. 그의 힘을 빼기 위해 저 꼬마를 바로 죽이지 않았던 거니. 그것 보다 내가 더 큰 덪을 놓은 것이 있소. 난 그 덪에 막개가 걸렸는지 안렸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저 녀석의 무덤을 파헤친 것이요."
사람들은 '덪'이란 말을 듣고 모두 의아하게 생각되었다. 갈마웅의 말은 계속되었다.
"그런데 저 시체를 살펴보니 녀석이 덪에 확실히 걸려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소. 놈은 아마 지금 몸이 성치 못할 것이요. 그래서 내가 이 근처에서 우리를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 것이요. 놈의 몸에 치명적인 독이 퍼져있을 테니...후후후"
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갈마웅의 간교한 술수가 성공했다는 것은 믿을 수 있었다. 묘는 갈마웅의 말을 듣고도 계속 의문이 일었다.
"그걸 어떻게 장담하죠? 당신의 덪에 상천제 막개가 걸렸다는 것을?"
"하하하. 정말 아가씨는 끝까지 바닥을 보아야 그것이 끝인 줄 알 사람이군! 좋소! 알고 싶다면 말해주지. 꼬마의 등 쪽 명문을 보시오. 그 곳이 파란색을 띠고 있지 않소?"
갈마웅의 말에 사(獅)가 시체를 뒤로 돌려보았다. 정말 초개의 명문이 멍이 든 것 처럼 파란색을 띠고 있었다. 사람들은 갈마웅을 쳐다보며 그 다음 말을 기다렸다.
"파란색을 띠고 있다는 것은 한독공에 자리잡은 독충의 독이 명문을 타고 올라왔다는 말이 되오. 그렇게 된다면 명문에 손을 대고 기를 주입하던 사람은 어떻게 될 것 같소?"
갈마웅의 말에 호(號)가 중얼거렸다.
"독에 당하겠지."
"그렇소! 한독공이 역류하여 명문을 통해 막개에게 전해졌을 거요. 그렇다면 그 또한 한독공이 몸에 퍼져서 죽어가고 있을 거란 말이오. 어쩌면 벌써 죽었을지도....후후"
그는 득의만만하게 입가에 웃음을 띄우며 사람들을 보았다. 대화를 듣던 백선녀 여사랑이 주위를 살피며 말했다.
"그럼. 이 주위를 찾아보아야 겠군요."
사람들은 그녀의 말이 명령이라도 되는 것처럼 흩어져서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들은 서로 먼저 막개를 찾아 천지환을 얻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찾기 시작했다. 그들이 횟불을 더욱 밝게하여 동굴 주위를 살피고 있을 때 폭포수 위에서 치우는 모든 이야기를 듣고 조용히 뒤로 물러났다.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최대한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그는 뒤로 물러나며 다시 한번 갈마웅에 대한 복수심에 이빨을 악물었다.
THE MASK(탈)-18
호웅사묘는 자신들의 수하들을 둘러보았다.
막개에게 당한 후 다섯이 남았었는데 괴물들에게 둘이 당하고 셋이
살아남아 있었다. 살아 남은 셋도 몸이 성치는 않았다.
군데군데 핏자국을 남기고 있는 것이 괴물들의 공격이 얼마나 집요하고
무서운지 잘 말해 주고 있었다.
백의인들은 잘 훈련받은 살수집단이었다. 그런 살수집단이 무공도 모르는
괴물에게 죽임을 당하고 상처를 입었다는 것은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더구나 죽은 두 명의 시체는 괴물들이 동굴 속으로 끌고가
그 자취도 찾을 수 없었다.
호웅사묘는 자신들의 수하가 이렇게 당하자 화가 났다.
평소 얼마나 엄격하고 험한 훈련을 받았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죽음을 당한다는
말인가.
호는 살아남은 수하들을 훑어보며 이번에 돌아가면 훈련의 강도를 더욱
높일 것을 다짐했다.
호웅사묘와 청도삼괴가 쉬고 있을 때 여사랑은 동굴 주위를 세심하게
살피고 있었다. 그녀는 처음 이 폭포수가 흐르는 동굴에 도착할 때부터
이 곳에 막개가 있었음을 감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런 괴물들의
공격에 자세히 살펴 볼 기회를 놓친 것이다. 지금도 그녀는 멀지 않은
곳에 막개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 많은 괴물들의
시체를 볼 수 있었다. 그 시체에서 검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는데 굳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었다. 피는 일정시간이 흐르다 공기와 만나면 굳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괴물들의 시신에서 흐르던 검은 피가 굳지 않고 있었다면 자신들이
여기 도착하기 직전에 막개가 괴물들과 싸움을 벌였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다면 그들은 아직 이 근처에 있거나 멀리가지 못했다는 말이 된다.
여사랑은 떨어지는 폭포수를 바라보며 자신의 머리 속을 정리했다.
그때 그녀의 눈에 이상한 것이 보였다.
"음?"
그녀는 폭포수 옆에 작은 돌들이 쌓여있는 것이 보였다. 마치 조그만 무덤 같았다.
그것은 사람이 쌓아 올린 흔적이 분명했다.
"여기를 봐요!"
그녀가 외치자 사람들이 그녀 주위로 몰려들었다.
"무슨 일입니까?"
다급하게 다가온 갈마웅이 묻자 여사랑은 손을 들어 그 돌무덤을 가르켰다.
그녀가 가르킨 돌무덤을 보고 마불웅은 불만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뭐야? 돌무더기가 쌓여있는게 뭐가 어떻다는 말이오? 난 또..."
마불웅의 말에 옆에서 듣고 있던 묘가 참지 못하고 한마디했다.
"바보!"
"뭐야? 네년이 따끔한 맛을 더 봐야 되겠느냐?"
마불웅이 발끈해서 묘를 향해 달려 들려하자 갈마웅이 말리며 말했다.
"셋째야! 가만히 있거라. 이것은 사람이 만들어 놓은 흔적이다. 그렇다면 막개가
이것을 만들었다는 소리가 되지. 이런 곳에 막개와 그 거지새끼 말고 다른
사람이 있을리 없으니....그렇다면 이것은 그 조그만 거지새끼의 무덤이겠구나.
하하하.....내 한독공을 맞고는 그 어느 누구도 살아남지 못하지. 후후"
갈마웅의 말을 듣고서야 마불웅은 자신이 너무 성급하게 입을 놀렸다고 생각되어
얼굴이 붉어졌다. 그런 마불웅을 보며 묘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히죽거리는 것이
'넌 머리가 너무 둔해서 안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마불웅은 그런 묘를 보고
더욱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올랐지만 또다시 나설 수 없어 답답했다.
여사랑은 갈마웅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인상을 썼다.
'그렇군. 그 어린 거지의 무덤이군! 그런데 저 갈마웅이란 사람은 무척 잔인하구나.
어린아이에게 무서운 무공을 사용하여 죽게하고선도 자랑하듯이 말하다니...'
여사랑의 이 생각은 호웅사묘 또한 마찬가지 였다. 아무리 사람이 잔인해도
무공도 모르는 아이에게 무서운 무공을 사용하여 고통 속에서 죽게 하다니
너무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런 말을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자신의 말이 맞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이 갈마웅은 돌무덤을 파혜쳐서
초개의 시체를 찾아내었다. 이미 부패가 시작되었는지 무척이나 고약한 냄새가
풍겼다. 그는 뭐가 좋은지 입가에 미소까지 띄우며 초개의 시체를 이리저리
훑어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가 너무하다 생각되어 뒤로 물러났다.
"불쌍하게 죽은 아이에게 너무 하는 거 아니예요?"
묘가 코를 막으며 말했다. 그녀가 볼 때도 갈마웅의 처사는 너무 심했다.
그러나 갈마웅은 아무 말도 듣지 못한 듯 계속 초개의 시체를 이리 뒤집어 보고
저리 뒤집어 보면서 관찰하는 것이 아닌가.
"이봐요!"
참다못한 묘가 다시 소리치자 갈마웅은 웃으며 초개의 시체를 무덤에 눕혀 놓았다.
"하하. 거 아가씨 성질 급하네. 다 이유가 있으니 걱정 마시오. 내가 죽은 시체를
잡아먹기라도 할까봐 그러는 거요? 후후"
묘는 갈마웅을 차갑게 쏘아보았다. 그 이유가 뭔지 빨리 말하라고 재촉하는
것 같았다.
치우는 위에서 갈마웅이 하는 짓거리를 보며 속으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죽은 것도 억울한데 편안하게 잠들어 있는 초개의 무덤을 파헤치다니 모두
용서할 수 없었다. 특히 저 갈마웅은 두고두고 복수할 것을 마음속에 다짐했다.
그의 분노가 가슴속에서 끓고 있을 때도 갈마웅은 그 얄미운 웃음을 지으며
사람들에게 자신의 행동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오해들 마시오. 난 변태가 아니니. 저 거지새끼의 시체를 굳이 꺼내서 관찰한
것은 막개의 흔적을 찾기 위함이오. 저 놈이 죽은 시기나 상황을 본다면
막개는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소. 혹은! 이 근처에서 우리를 보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갈마웅의 말에 묘가 못 믿겠다는 듯이 물었다.
"그걸 어떻게 장담하죠?"
"후후. 이 꼬마 거지의 시체를 살펴보니 부패가 많이 진행되지 않았소.
그렇다면 죽은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말이고 그의 죽음을 막개가 지켜보고서는
무덤을 만들었을 테니 그가 멀리가지 못한 것은 당연하지 않소. 그리고
우리가 이곳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괴물들의 시체가 여럿 있었소.
그렇다면 막개 또한 이 놈들과 치열한 싸움을 벌렸다는 말이 되오.
저기 저 놈을 보시오."
사람들은 갈마웅이 가르키는 괴물 시체를 바라보았다.
"저 시체는 우리가 처음 여기 왔을 때부터 있었소. 그런데도 저 시체에서는
아직도 검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소. 그것으로 봤을 때 저놈들과 막개의 싸움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오."
갈마웅의 말에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여사랑은 자신의 추측을 갈마웅도
하자 미소를 짓으며 말했다.
"저의 생각과 같군요. 저도 괴물들의 시체를 보고 짐작을 하고 있었는데."
그녀의 말에 갈마웅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묘는 아직도 뭔가
불만이 있는지 갈마웅을 향해 다시 질문을 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괴물의 시체를 보고 짐작을 했을 텐데 굳이 저 불쌍한 아이의
무덤까지 파헤친 것은 무엇 때문이지요?"
"후후. 아가씨는 아직도 내가 저 무덤을 파헤친 것에 불만인가 보군요."
"그래요."
"사실은 저 아이의 무덤을 파헤쳐서 살핀 것은 다른 이유가 있어서 였소."
사람들은 갈마웅의 말에 의문에 담긴 시선을 보냈다.
"다른 이유란 뭐죠?"
"난 저 아이에게 한독공을 적중 시켰소. 그래서 저 아이는 죽은 것이요."
"그것은 모두 알고 있는 말 아닌가요?"
묘가 계속해서 이야기에 끼어들며 말하자 갈마웅은 약간은 짜증 난다는 듯이
말했다.
"아가씨는 무척이나 성질이 급하군. 지금부터 그 이유를 말해 주리다.
한독공은 한번 맞으면 살아날 수 없소. 내가 가지고 있는 해약이 없이는, 물론
해약이 있다고 해도 그 약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되지만...
어쨌든 저 아이는 사실 여기까지 와서 죽었다는 것이 행운이요. 내게
한독공을 맞고도 많은 시간을 살아있었다는 말이요. 그렇다면 그것은 막개가
저 아이의 치료를 위해 많은 내공을 소모했다는 말이 되오."
갈마웅의 말을 듣던 묘가 다시 끼어들었다.
"그렇다면 당신의 말은 상천제 막개가 저 아이를 살리기 위해 많은 기운 썼기
때문에 지금은 잡기 쉽다는 말인가요?"
"후후후. 반은 맞추었소."
"반만 맞았다고요?"
"그렇소. 아가씨 말대로 지금 그의 상황은 상당히 안좋을 거요. 그러나 난 이미
이 정도의 상황은 예상하고 있었소. 그의 힘을 빼기 위해 저 꼬마를 바로 죽이지
않았던 거니. 그것 보다 내가 더 큰 덪을 놓은 것이 있소. 난 그 덪에 막개가
걸렸는지 안렸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저 녀석의 무덤을 파헤친 것이요."
사람들은 '덪'이란 말을 듣고 모두 의아하게 생각되었다.
갈마웅의 말은 계속되었다.
"그런데 저 시체를 살펴보니 녀석이 덪에 확실히 걸려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소.
놈은 아마 지금 몸이 성치 못할 것이요. 그래서 내가 이 근처에서 우리를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 것이요. 놈의 몸에 치명적인 독이 퍼져있을 테니...후후후"
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갈마웅의 간교한 술수가
성공했다는 것은 믿을 수 있었다.
묘는 갈마웅의 말을 듣고도 계속 의문이 일었다.
"그걸 어떻게 장담하죠? 당신의 덪에 상천제 막개가 걸렸다는 것을?"
"하하하. 정말 아가씨는 끝까지 바닥을 보아야 그것이 끝인 줄 알 사람이군!
좋소! 알고 싶다면 말해주지. 꼬마의 등 쪽 명문을 보시오. 그 곳이 파란색을
띠고 있지 않소?"
갈마웅의 말에 사(獅)가 시체를 뒤로 돌려보았다. 정말 초개의 명문이 멍이 든 것
처럼 파란색을 띠고 있었다. 사람들은 갈마웅을 쳐다보며 그 다음 말을 기다렸다.
"파란색을 띠고 있다는 것은 한독공에 자리잡은 독충의 독이 명문을 타고 올라왔다는
말이 되오. 그렇게 된다면 명문에 손을 대고 기를 주입하던 사람은 어떻게 될 것
같소?"
갈마웅의 말에 호(號)가 중얼거렸다.
"독에 당하겠지."
"그렇소! 한독공이 역류하여 명문을 통해 막개에게 전해졌을 거요. 그렇다면 그 또한
한독공이 몸에 퍼져서 죽어가고 있을 거란 말이오. 어쩌면 벌써 죽었을지도....후후"
그는 득의만만하게 입가에 웃음을 띄우며 사람들을 보았다.
대화를 듣던 백선녀 여사랑이 주위를 살피며 말했다.
"그럼. 이 주위를 찾아보아야 겠군요."
사람들은 그녀의 말이 명령이라도 되는 것처럼 흩어져서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들은 서로 먼저 막개를 찾아 천지환을 얻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찾기 시작했다.
그들이 횟불을 더욱 밝게하여 동굴 주위를 살피고 있을 때 폭포수 위에서 치우는
모든 이야기를 듣고 조용히 뒤로 물러났다.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최대한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그는 뒤로 물러나며 다시 한번 갈마웅에 대한 복수심에
이빨을 악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