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세 남(男) 내 인생, 이벤트의 암흑(暗黑)역사

단풍이2009.03.12
조회504

나름 살아오면서 여친에게 로맨틱한 이벤트로 감동을 안겨주는 데에는 자신이 있던 한 남자입니다.

 

그런 저의 역사도 그녀에게만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이벤트를 시도해도 그녀에게만은 제대로 성공하기 힘들었습니다. ㅠㅠ 자연재해나 천재지변 수준의 방해로 실패했던 이벤트들을 공개합니다.

 

1. 메시지 양초
27세 남(男) 내 인생, 이벤트의 암흑(暗黑)역사

이벤트 내용 : 중앙이 분리 가능한 형태의 양초, 메시지를 넣은 종이를 넣어두면 점화 후 초가 녹으면서 메시지가 나타난다.

결과는... 하필이면 카페에서 앉은 자리가 문가였습니다. 문이 열리면서 사람들이 드나들자 마구마구 불어오는 바람에 촛불은 거쎄게 타오르기 시작했고, 결국 메시지를 적은 종이는 제대로 나타나기 전에 불이 붙어 불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실패.

 

 

2. 멜로디 캔들

모습은 관련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http://www.melodycandles.com/movie.wmv)

불을 붙이면 불꽃이 타오르며 꽃잎이 펼쳐지고 멜로디가 나오며 돌아가는 형태입니다.

그녀는 그 모습에 감동을 먹긴 했지만.. 명색이 이름이 멜로디 캔들인데 멜로디가 안나오더군요...... 망할 Made in china...... 제품 불량으로 멜로디가 안나올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3. 친환경 화장품 선물하기

일반 상표의 화장품들은 각종 화학 화합물들이 많아 좋지 않다는 말을 듣고는 친환경 화장품을 선물하기로 결심했었습니다.

인터넷에서 평가가 좋은 제품을 찾아 주문했고, 그녀를 만나는 날보다 약간 여유가 있게 도착할 예정이었습니다.

어느날 회사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고객님 죄송한데요. 저희 제품 생산하는 공장에 불이나서 배송이 지연될 것 같습니다."

공장에 불이나서.... 공장에 불이나서....공장에 불이나서.... 공장에 불이나서....
공장에 불이나서.... 공장에 불이나서....공장에 불이나서.... 공장에 불이나서....
공장에 불이나서.... 공장에 불이나서....공장에 불이나서.... 공장에 불이나서....

 

공장에 불이나서....♨

 

.... 천재지변은 이번에도 저의 이벤트를 그냥 놔두지 않았습니다.


4. 직접 제작한 시디를 카페에서 틀어주기
스튜디오를 찾아가 라디오 진행 형식으로 멘트- 음악 - 멘트 - 음악 -멘트 - 직접 부른 노래(잘 못해서 부끄러웠지만 ㅠㅠ) 의 형식으로 시디를 제작했습니다. 그걸 카페에서 틀어달라고 부탁해서 그녀에게 감동의 이벤트를 안겨 줄 생각이었습니다.

카페에서 잠시 시간을 때우며 놀다가 슬쩍 화장실 가는 척 카운터를 향해 가서 시디를 내밀며 이벤트를 할려는데 시디를 틀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대답은

"저희 시디 플레이어가 지금 고장나서 지금 나오는 음악은 MP3로 틀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시디 플레이어 고장...시디 플레이어 고장...시디 플레이어 고장...시디 플레이어 고장...시디 플레이어 고장...시디 플레이어 고장...시디 플레이어 고장...시디 플레이어 고장...시디 플레이어 고장...시디 플레이어 고장.......

 

네~ 이번에도 실패했습니다. 그냥 그녀에게 시디를 주었고 집에가서 듣고서는 고맙고 잼있었다는군요.

5. 마술과 함께하는 목걸이 선물
간단한 마술로 풍선 속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지만 풍선을 터트리면 그녀에게 선물할 목걸이가 나타나는 마술을 준비했습니다.

 

이벤트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그녀에게 전철역 사물함의 열쇠를 준다.
2) 사물함에는 목걸이를 담을만한 작은 상자가 들어있다.
3) 상자를 열면 풍선이 하나 들어있다.
4) 풍선을 불면 속이 보이는 밝은 색의 풍선이다. 속에는 오려놓은 색종이 약간이 있다 목걸이는 당연히 풍선 속에는 없다.
5) 내가 풍선을 손에 들고 터트린다. 풍선이 터지면 색종이가 흩날리며 간단한 마술로 손에 목걸이가 나타난다.

그 이벤트가 착착 진행되어 풍선을 터트려야 되는 순간이 왔습니다.
제가 한손엔 풍선 한손엔 포크를 들고 풍선을 터뜨리려는 순간!
절박한 눈빛을 보내며 손으로 엑스자를 만들고 있는 알바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 여자친구를 불러 밖으로 나가 이벤트를 해 줬습니다. 즐거워함도 잠시..
가게 정문앞에 흩날린 색종이들을 둘이 쪼그리고 앉아 열심히 주워왔습니다...


5. 진주조개에서 꺼낸 진주 목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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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가 들어있는 양식 진주조개와 그 진주를 넣을 수 있는 목걸이를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오 이거 멋지다 하는 생각에 주문했지요. 그리고 그녀를 만난 당일 캔속에 들어있는 진주조개와 목걸이를 꺼냈습니다.

캔을 따고 동봉되어 있던 조개를 딸 수 있는 프라스틱 지렛대로 조개를 열려고 했습니다.
프라스틱 지렛대가 뿌러졌습니다. 뿌러졌습니다.뿌러졌습니다.뿌러졌습니다.

이미 이벤트 실패에 익숙해져 있던 저는 당황하지 않고 가지고 있던 열쇠를 사용해 조개를 열었습니다. 진주조개 속에 들어있는 진주를 꺼내 목걸이에 끼워 넣었습니다. 그녀의 목에 직접 걸어주기 위해 목걸이를 들어올렸습니다.

비린내가 진동합니다.비린내가 진동합니다.비린내가 진동합니다


.... 오 Shit!! 소지하고 있던 향수를 진주를 향해 있는대로 분사하고는 걸어주었습니다.

6. 이미지 사진관

과거 한때 커플끼리 이미지 사진이 유행했었습니다. 스타샷 등의 이름을 가진 몇가지 체인이 우후죽순처럼 생겼었지요. 당시 저희도 이쁘게 뽀샤시한 사진을 찍자는 의도로 스타샷 지점을 찾아갔습니다.

 

"카메라가 고장나서 흑백사진밖에 안되고 있습니다."

................................................................................ 흑백으로 찍었습니다.

 

7. 동영상메일 실패
그녀가 여러가지 일로 힘들어 하길래 기운을 낼 수 있는 이벤트를 해 주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초 안되는 짧은 동영상에 '힘내' 라는 한마디 말만 밝게 웃는표정으로 찍어 그녀의 폰으로 전송했습니다.

당시 3년째 쓰고있던 그녀의 폰으로는 지원이 안되어 전송 실패 엿습니다.


8. 화장품 이벤트 다른 것
그녀가 화장품을 구매하는 곳에 따라 간 적이 있었습니다.
오래전이라 메이커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일본 제품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파운데이션과 메이크업 베이스가 세트로 되어 있었는데 가격이 비싼 관계로 그녀는 파운데이션만을 구매했습니다.

 

며칠 뒤 그녀와 그녀의 친구까지 해서 3명이 만나는 장소에서 문득 그 제품의 짝인 메이크업 베이스를 사주고 싶더군요. 그녀가 화장실 간 사이에 그녀의 친구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화장품을 사러 갔습니다. 흑석동 C 대학에서 노량진역으로 이동해 화장품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제품이 없었습니다. 결국 제품을 찾아 노량진역에서 장승배기역으로, 장승배기역에서 다시 상도역까지지 뛰어다니면 보이는 화장품 가게를 전부 들어갔지만 어느곳에도 제품은 없었습니다.....................................................

결국 보이는 꽃가게에서 꽃다발 하나를 사들고 학교로 돌아갔습니다.

뭐 다행히도 아무렇게나 들어간 가게였지만 꽃다발을 이쁘게 만들어주셔서 그녀가 보고 좋아해 주긴 하더군요.

9. 커플 마사지

한번은 그녀가 피로로 여기저기 근육이 뭉치고 힘들다고 하기에 커플 마사지를 예약했습니다. 스포츠 마사지와 피로회복 마사지를 잘한다는 곳을 찾아 미리 예약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지각하면서 뒷 팀 손님을 먼저 받아 처음 계획한 시간보다 몇시간을 더 소모했습니다. 그리고는 마사지 후 둘 다 너무 배가 고파 그 비싼(2인 합쳐 13만원) 마사지를 받고서는 가까운데 보이는 패스트푸드점에 들어가 햄버거를 먹었습니다... OTL...


10. 둘만의 여행계획
일본 경유 필리핀의로의 여행을 기획 한 적이 있습니다.
일본에는 둘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껴서 가고 다른사람들은 한국으로 돌아갈 때 우리 둘은 필리핀으로 둘만의 여행을 가기로 여행계획을 잡았습니다.

그러나 출발 직전, 그녀가 간호사로 취직되면서 잡혀있던 오리엔테이션의 일정이 앞당겨져 필리핀 여행 부분 전격 취소. 둘만의 여행부분만 캔슬되고 여럿이 함께가는 일본여행만으로 일정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일본에서는 수많은 의견 충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었기에 다툼을 해결할 둘만의 대화의 시간도 부족, 그 상태로 강행된 일정으로 서로 더욱 더 쌓이는 불만... 결국 잔뜩 싸우고는 돌아와서 계속 신경전을 벌이다가 그녀와 헤어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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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 정리하다보니 참 많네요. 그 외에도 가지가지 사정으로 택배 지연 관련 사건 몇가지, 위의 경우와 비슷한 이유가 많아 포함하지 않은 이야기들을 합치면 스무건도 넘을 것 같습니다.

이벤트, 아무나 하는거 아닙니다.
남자들의 이벤트에는 그만한 노력과 성의가 들어간다는 것 알아주세요.

남친이 멋진 이벤트를 해줄 때 최고의 보상은 여성분들 여러분이 진짜 행복한 표정으로 기뻐하고 감동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시큰둥한 반응은 정말 최악 ㅠㅠ NO~NO~)

혹시나 이런 글들이나 친구들의 경험담을 통해 이미 알고있는 이벤트를 남친이 해준다고 해도 놀란척! 감동한 척! 해주시는 여성분들은 쎈스쟁이~~!!

제 암흑역사는 이만 줄입니다. 이글을 보시는 커플부대원 여러분들은 좋은 사랑 하시고
우리 솔로부대원들도 제 짝을 찾아 힘내 봅시다~^^ 모두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