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형사이야기 episode1 그녀들의 수갑3

전선인간2004.04.09
조회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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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사이야기 episode1 그녀들의 수갑3

 

 

 

"휴 간 떨어질뻔했네"

혜림은 오피스텔에 들어서자 말자 자리에 털썩 앉았다.
오피스텔이라고 해봐야 10평 남짓의 퀸사이즈 침대와 커다란 캐비넷
그리고 약간의 가정도구 뿐이었지만 혜림과 은희, 지유 세 아가씨들에게는 그 곳이
치열한 삶으로 부터의 마지막 안식처였다.
삐걱대는 침대 위에서 은희와 지유는 핸드백 속에 있던 돈을 꺼내어 세다 혜림을 쳐다보았다.

 

"왜?"

 

"그 늙다리 아저씨가 생각 보다 빠르더라구 잡힐뻔했잖아
겨우 아파트 화장실에 들어가서 옷 갈아 입고 나오는 데 그 늙은 곰이
나를 부르는거야!"

 

"머? 그래서 들켰어?"
지유가 놀란 눈을 하며 물었다.

 

"어이그 바보야 들켰으면 지금 혜림이가 저기 있겠어? 생각좀 해라
가슴 크면 바보라더니 정말 그말이 맞는 건가?"

혜림은 지유의 가슴을 툭툭 찌르며 쏘아대었다.

 

"헤헤 그런가? 그래도 난 니 명품 파브 가슴보단 낫다 머."

 

"으이그 아무튼 그래서 어떻게 된거야?"

 

"그 곰이 날 위에서 아래까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쳐다보는 거야
그러더니 갑자기 나보고 향수가 어쩌니 하면서 계속 추근덕 대는 거야"

 

"어맛! 그래? 그 아저씨 너한테 관심있나 보다
혜림아 이왕이면 그 아저씨를 너의 관능적인 몸매로 꼬드겨서
우리 작업할때 좀 봐달라구 하면 어때?
정말 그럼 우리 수입이 금방 늘어날텐데"
은희는 느물스러운 눈빛으로 혜림을 살살 약올리기 시작했다.


"야! 아무리 돈도 중요하지만 내가 그 늙은이에게 몸바칠일있냐! 우리가 무슨 원조야
우리는 이래뵈도 자존심있는 대한민국 미녀 삼총사 아냐?"

 

"하하 미녀삼총사라........ 하긴 소매치기 미녀삼총사는 전 세계에 우리밖에 없을꺼야"

 

"근데 지유야! 오늘 수금이 얼마나 된거야?"

 

"응 놀라지마! 오늘 그 아줌마 핸드백에서 나온 돈이 빳빳한 만원건으로만
천장이다. 천만원이야. 대단하지?"
지유는 침대위에서 돈을 하늘로 뿌리며 즐거워 했다.


"정말 그렇게나? 아줌마가 은행에서 돈뭉치를 받는 건 봤어두 그정도일줄은 몰랐는데
정말 대단하네. 그럼 그 돈 정확히 분배하고
핸드백은 저기 캐비넷에 보관해"

 

"근데 혜림아 왜 핸드백을 캐비넷에 보관하는 거야? 우리도 그냥
다른 작업팀 처럼 우체통에 버리거나 화장실에 버리면 될텐데"
지유는 머리를 갸우뚱 하며 혜림에게 물었다.

 

"만에 하나 우체통이나 화장실 핸드백에서 실수로 우리 지문이라도 묻어있음 어쩔래?
그리고 그 근처에서 탐문수사라도 하게 되며 우리 활동폭이 좁아지잖아
차라리 우리 집에 숨겨놓는게 안전하지"

 

"웅 그렇구나"


"근데 은희야? 아까 니가 내 팔 잡아 당길때 내가 그 아줌마 발로 밀쳤잖아
많이 다치진 않았겠지? 그 아줌마?"

 

"으이그 병주고 약주네 야 이년아 그 아줌마 돈 소매치기 한 년이
그 아줌마 걱정하고 난리냐? 아주 지랄을 떨어라 떨어. 너만 천사고
우리는 그래 악마다. 이 년아"

은희는 착한 척 하는 혜림이 못내 못마땅한 듯 인상을 찌뿌리다
이내 혜림의 안쓰러운 눈빛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래 이 년아 많이 안다쳤을꺼야! 살짝 밀더만 그정도면 안다쳐 그러니까 신경꺼"

 

"그렇겠지.......?"

혜림은 약간은 안심한듯 안도의 한숨을 내 쉰다.

 

"근데 이 아줌마 진짜 궁핍하게도 생겼네. 어디 가리봉 316번지면 조선족들 사는
진짜 궁핍한 동네아냐? 그래서인지 참 주민등록증에서도 가난한 냄새가 폴폴 나는 구만.
그런데 어찌 일케 큰돈을 모았댜? 우리 줄려구 그랬나. 고맙게도......."

지유는 침대에 누운체 노란색으로 변한 주민등록증을 꺼내어 빙글빙글 돌려가며 말했다.

 

"어디 줘봐!"

혜림은 지유에게 서둘러 주민등록증을 빼았은 후 한참을 주민등록증의 사진을 쳐다보았다.

 

"은희야 지유야 나 운동하러 갔다올께!"

 

"저 년 또 날뛸 시간이구만 그래 오늘도 쭈욱 열심히 달리고 오세요.
위대한 마라토너님!"

 

"피씩!"
혜림은 가벼운 웃음을 지으며 운동화를 꺼내어 신은 후 오피스텔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오피스텔의 문 밖에 선 혜림은 운동화 끈을 조여매며

다시금 자신이 소매치기한 아주머니의 눈빛을 생각하며
가벼운 말한마디를 내뱉은 뒤 근처 학교의 운동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정말 미안해요"

 


 

"근데 은희야? 혜림인 왜 저녁마다 한시간씩 뛰러 나가는거야? 아침에도 작업한다구 열심히 뛰었구만?"

 

"응? 너 그 이유몰라? 이 년아 가슴만 키우지 말고 같이 사는 애들 생활에도 관심좀 가져라?
너 혜림이가 우리처럼 태어나면서 고아가 아닌건 알지? 혜림이 년은 4살때까지 엄마랑 살았다잖아"

 

"그런데?"

 

"혜림이가 4살 되던 생일날 엄마가 어린이 대공원가자구 해서 같이 손잡고 갔었는데
그날따라 어머니의 모습이 유난히 어두웠나봐. 근데 가난했던 어머니가 그날따라 혜림이 원하는거
다 사주고 그리고 혜림이가 좋아하는 코끼리 우리 앞에서 같이 즉석사진도 찍고
그리고 아이스크림하나 사주곤 혜림이 보고 잠시 코끼리 우리앞에서 기다리라고 하셨나봐
그러더니 혜림이 앞에서 즉석사진을 반으로 찢은 후에

혜림이 나온 부분만 혜림이 멜빵바지 주머니에 넣어주시고
어머니 사진은 본인이 가지고 가셨나봐

 

근데 혜림이가 군중속으로 사라지는 어머니의 뒷 모습을 보고
갑자기 불안감을 느껴서
엄마를 부르면서 막 뛰어 쫒아갔나봐

그치만 어머니는 혜림이가 애타게 부르는 소리를 못 들으셨는지 
서둘러 사람들 속으로 뛰어가셨나봐
결국 어머니가 혜림이를 버린 거지

 

그치만 혜림이는 2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어머니가 자기를 버린게 아니라
자기의 달리기가 너무 늦어서 엄마를 쫒아 가지 못했다고 믿고 있어
그래서 다시 엄마를 만나면 절대 안늦을려구
매일 저녁 저렇게 뛰는 거잖아.

이젠 다시 달리기가 늦어 엄마를 놓치지않을려구"


"그렇구나. 그래서 혜림이가 뛰는 거구나.
완전히 달려라 하니네. 하니!
근데 이제 엄마가 늙어서 왠만하면 혜림이가 훨씬 빠를텐데 왜 계속뛰지?"

 

"으이구 이 년아 너랑 말하는 내가 바보다 바보!"

은희는 지유가 답답한지 아니면 혜림의 과거가 가슴이 아픈지
계속 해서 세차게 자신의 가슴을 치기 시작했고

우울해지는 게 싫어서 괜한 농담을 건네었던
지유의 큰 가슴속에서도 무언지 모를 아련함이
저물어가는 저녁 노을 처럼 번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