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 왜이렇게 가슴이 답답할까?

세째딸..200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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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어디가서 소리라도 지르고 싶고 실컨 울어 보고도 싶다.

평생을 딸자식이 미워서 볼때마다 툭 툭 던지는 말한마디가 비수가 되어 돌아 왔는데..

그렇게 상처를 주던 엄마란 사람이 요즘은 왜 나한테 자꾸 가까운척 ? 하는 건지...

정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데...

울 엄마는 계모일까? 진짜 내 엄마일까? 어릴때 내맘 한구석에는 항상 이런 의문점이 있었다.

너무 구박?이 심해서 죽으러 가야겠다고 국민학교때 편지를 쓰고 있었는데

그걸 엄마한테 들켜 버렸다. 니가 어데 가서 죽든 말든 아무 관심 없으니깐 빨랑 나가서 죽어라!

그때는 그냥 울기만 했다. 또 운다고 머리를 쥐어 박고...

예전에는 고추밭에 터를 팔면 대접이 달랐다는데 나는 밑에 남동생을 봤어도 대접이 다르니 않았으니...

아! 울집에 딸이 많아서 그랬나 보다...딸 다섯에 하나인데....사는 것도 넉넉했는데

 울 아버지는 종가집 장손으로서 정말 잘살았는데...

보리밥 먹은 기억도 없는데... 사라호 태풍이 불어 남들은 집이 떠내려 간다해도 울집은 끄떡없었는데...

울엄마는 항상 비단 치마저고리에 하얀 고무신 신고 흰행주 치마 두르고

일하는 사람 부리고 큰일 치르는 그런 마나님이었다..

공부를 안해서 무식한것도 아니었고 인물이 빠지는 사람도 아니었는데...

왜 유독 나를 그렇게 미워했는지...지금 이 나이가 들어서도 엄마 라는 소리가 입에 맴돌면

눈물부터 그렁거린다..

그런 엄니가 얼마전 그런다 ...엄마 나도 울 딸이 시집가서 예뿐딸 낳음 정말 이뿔거 같애 ..그랬다.

그랬더니 ..어이구 아무 스잘데기 없는 가시나는 낳아서 뭐할라고...아무 필요 없다..

그랬구나 .. 딸은 사람도 아닌가 보다. 당신도 외할머니의 딸이었는데...

울딸이 이번에 진짜 이뿐딸을 낳았다. 근데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  애기 잘 낳았냐는 소리를...

아무 쓰잘때기 없는 딸을 낳아서 뵈기 싫어서 전화도 없는 모양이다...

친정이라고 가믄 언제나 가나..하고 눈치를 주고 올케가 밥이라도 주믄 왜 내아들 쌀 거덜내나 냐는

표정이다. 밥도 어느 하숙집 못지않게  정말 몇숟갈 뜨지도 못하게 살포시 담아준다.

요즘은 무식하게 밥 많이 먹는 거 아니라고....

울 남편 정말 당신 부모님 한테 효자다. 그래서 나도 울 시부모님께 정성을 다 하게 된다.

근데 역시 친정은 안가게 된다.  엄마의 그 싸늘한 표정이 싫어서....

남편이 어느날 연세 들어가시는 부모한테 잘해야 하는데 당신은 왜 장모님 한테 잘가지 않냐고

뭐라 야단을 치니..나도 모르게 울컥 눈물이 나면서 울고 말았다.

그 저녁에 나는 그동안 쌓였더 나의 한?을 남편에게 털어놓고 말았다...

얼마나 가슴에 맺혔으면 당신이 그나이에 울면서 그소리를 하냐고....

그 이후로 남편도 처가집에 발을 끊었다. 그렇게 잘 드리던 용돈도 안드리고 안부전화도 말고...

나는 지금 사는게 걱정이 없다 딸아들 전부 결혼 시키고 남편 사랑받으면서...

근데 언제나 맘 한구석은 울렁거리고 허전하다.

내 여린맘이 어릴적 부모사랑 받지 못한게 한이 되어서 그런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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