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처럼 그날도 연진은 청소를 하고 있었다. 거실, 진우의 침실, 연진의 침실.. 차분하게 청소를 하던 연진이 갑자기 서재를 구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다른 곳은 들락날락 거려도 아무 상관조차 하지 않던 사람. 들어오지 말라는 말은 없었지만 집에 들어오자마자 서재에 박혀서 나오지 않는 진우의 행동에 연진도 모르게 서재는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벌컥" 생각을 마치지도 않은 채 무작정 서재문을 열었다. 조금은 넓은 방에 3면이 모두 책으로 꽉 차있다. 그것도 모자라 2층으로 연결된 사다리까지... 처음 들어오는 서재 풍경은 그야말로 책의 천국이었다. 진우는 한구석에 놓은 책상에 앉아 컴퓨터 모니터를 보고있었다. 역시나 연진이 들어오건 말건 아무 상관 안한다는 듯.. 연진은 진우가 돌아볼 때까지 멍하니 서재 안을 구경하고 있었다. 진우 역시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는 연진이 신경쓰였는지 마침내 고개를 돌리고 연진을 보았다. "무슨일이지?" 이제는 익숙해진 나즈막하고 낮은 차가운 목소리... "청소하려구요! 여기만 먼지 쌓이게 둘 수는 없잖아요?" 연진은 일부러 발랄하게 대답했다. 진우는 연진의 말을 무시해버리고는 다시 컴퓨터 모니터로 시선을 향했다. 그런 진우를 보고 연진은 작게 한숨을 폭 내쉬며 청소 도구를 챙겼다. 그리고 서재 바닥을 쓸기 시작했다. 서재는 깨끗했다. 오히려 매일 쓸고 닦는 다른 방보다.. 서재만큼은 항상 깨끗하고 싶었을까? 그래도 연진은 계속 쓸었다. 먼지가 나오지 않으면 나올 때까지 쓸어댔다. 오랫동안 청소를 하고 있는데도 역시 진우는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마치 철모르는 강아지가 곁에서 놀듯 아니 그 것보다 더욱 철저히 연진을 무시했다. 연진은 슬쩍 심술이 나기 시작했다. '너무한다... 그래도 옆에서 이렇게 오래 청소하는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눈길한번 안줘?' 그 때 연진의 눈에 컴퓨터 콘센트가 보였다. 연진은 이거다 싶었는지 눈을 번뜩이고 청소를 하며 콘센트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는 콘센트 밑을 청소하는 척하며 컴퓨터 코드를 뽑아버렸다. 위잉 하고 돌아가던 컴퓨터의 동력음이 사라지고 모니터마져 흑색으로 꺼져버렸다. 진우는 갑자기 일어난 어이없는 사태에 놀란건지 화가난건지, 아니면 둘 다인건지 의자를 박차고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콘센트 곁에 있는 연진을 보았다. 연진은 빠진 코드를 앞에 두고 마치 자기가 그런게 아니라는듯 진우를 쳐다보았다. "아이구.. 미안해요. 청소하다가 건드렸나봐요.." 천연덕스러운 연진의 한마디. 진우는 언제나처럼 연진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진우의 눈에 분노가 조금 깃들어 있는 것을 연진은 보지 못했다. "김...연....진...." 한글자식 끊어 말하는 진우.. 화가 난 것이 분명했다. 어떤일이 있어도 포커페이스일줄 알았던 진우가 화를 내다니.. "어머.. 화 났어요? 정말 미안해요." 진우가 화가났음을 알면서도 일부러 한일이 아니라는 듯 조금은 뻔뻔하게 말하는 연진이었다. "지금.. 네가 날려버린 돈이 얼마인줄은 아나?" "예? 돈이요? 돈하고 관련된 일인가보죠? 미안하다니까요~ 내 월급에서 까요!!" "월급에서 까라고?" "네!! 월급!" "50만 달러. 네가 몇년동안 먹지도 않고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다." 연진은 눈이 동그래졌다. 50만 달러라니.. "미국 주식을 팔던중이었지.. 네가 어이없는 실수를 한 덕분에 내 주식은 팔리지 않았고. 내일이면 내 주식은 휴지쪼가리가 될거다." 큰 실수였다. 그저 진우를 놀려보고 싶었던 것 뿐인데.. 이런 큰 실수를 저지르다니.. 연진은 머리가 하얘져 갔다. 진우는 그런 연진을 쳐다보고 있다가. 다시 코드를 꽂고 의자에 앉았다. "나가라. 다신 서재에 들어오지 마라. 네 말대로 50만 달러는 네 월급에서 제하도록 하지.." 연진은 아무말도 못하고 서재를 나와야 했다. 누가 보더라도 자신의 실책임이 명백했기에.. 연진은 서재를 나와 밥을 하고, 빨래를 하고.. 온갖 집안일을 했다. 하지만 자꾸 기운이 빠지는 것은 왜일까. 진우에게 미안한 마음이 자꾸만 들어 맘이 편하지 않았다. 불편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저녁시간이 되었다. 7시 30분. 정확한 시간에 서재를 나와 식탁에 앉은 진우. 평소처럼 무표정하고 아무런 감정이 없는 얼굴이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연진은 밥을 먹으면서도 자꾸 진우의 눈치를 보게 되었다. 하지만 진우는 아무 말도, 어떤 행동도 하지 않고 그저 밥먹기에 열중했다. 연진은 조심스럽게 입을 떼었다. "저....기요... 진우씨.." "..." "미안해요.. 아까 낮에 일은.. 나는 그렇게 중요한 일인지 모르고 있었죠.. 그냥 심통이 나서.. 장난 한번 해본건데.." "..." "정말 미안해요... 화.. 많이 났어요?" "화가 났냐고? 흠... 그 때 잠깐 짜증은 나더군.. 50만달러가 큰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돈이니까.. 하지만 네 월급에서 제하기로 한거고.. 결국엔 내 손해가 아닐테니.. 더이상 신경쓸 필요가 없더군. 그래서 지금은 아무렇지 않다." 연진은 입이 딱 벌어지려는걸 가까스로 참았다. 정말 징그러운 사람.. 오직 그런 생각만이 들었다. 50만달러가 큰 돈이 아니라고? 그 돈을 잃어버리고는 지금은 괜찮다고? "이봐요 박진우씨!! 화를 내려면 그냥 내요!! 그런식으로 얘기하지 말구요. 50만달러가 큰 돈이 아니라뇨!! 내 월급으로 몇년이나 당신 옆에서 시중들며 벌어야 하는 돈이라구요! 그런데 아무렇지 않다구요? 당신 참 웃기는 사람이네요." "내가.. 웃겨?" "그래요!! 웃겨요!! 치이... 화를 낼줄도 모르고, 웃을줄도 모르고, 그렇다고 먼저 말을 걸줄도 모르고! 무슨 사람이 그래요? 인형처럼..." "말했잖나. 난 감정따윈 없어." "감정 없는 사람이 어딨어요!! 이봐요 박진우씨... 당신이 내 목숨을 선물해줬듯 나도 당신의 감정을 선물해 주고 싶어요. 그래서 먼저 말도 걸고 장난도 치고... 나 이렇게 노력하는거 안보여요? 차라리 화라도 내란말예요 사람답게 살란말예요! 도대체 뭐가 당신을 그렇게 만드는거죠? 당신은 무엇 때문에 인형처럼 사는거냐구요!! 왜!!" "인형..." "그래요 인형! 당신은 정말 인형같아요. 항상 규칙적인 생활에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 차가운 말투.. 그게 사람사는건가요? 그게 사람답게 사는거냐구요!! 사람이라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화도 내고 기뻐도 하는거예요 난 당신에게 그걸 선물하고 싶었다구요.. 사람이라면 갖고 살아야 하는 감정이란거요..." 연진은... 진우에게 감정이라는 것을 선물하고 싶었다. 진우의 웃음, 슬픔, 화내는 모습을 스스로 볼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진우가 연진에게 삶이라는 귀중한 어떤 것을 선물했듯 연진도 진우에게 사람사는 모습을 선물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진우는 연진을 잠시 쳐다보았다. "헛수고 하지마라.. 난 감정따위 갖고 싶지 않아.. 이대로 사는게 좋다. 이대로 살아도.. 아무 상관 없단 말이다. 앞으로는.. 다신 그런 노력 안해도 된다. 넌 집안일이나 잘하면 돼. 내게 감정따위를 넣어주려는 헛수고는 나부터 사절이다." 진우는 말을 마치고 하던 식사를 계속했다. "두고봐요.. 당신도 감정이란걸 갖게 될꺼야.. 꼭 그렇게 될꺼야.. 그래서 당신의 웃음을 보고 말꺼예요." 연진은 진우에게 다짐하듯 말하고 하던 식사마저 그만둔 채 식당을 나갔다. 식사를 하던 진우는 연진이 나가며 닫은 문을 잠시 바라보고는 혼잣말 하듯 입을 떼었다. "감정... 감정이라.." 혼잣말을 마친 진우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것은... 웬지 진우에게 어울리는 생소한 그의 미소였다. 물론 차가운 그의 얼굴에 잠깐 피운 꽃이었지만..
낙엽의 언덕 -2-
그날도 연진은 청소를 하고 있었다.
거실, 진우의 침실, 연진의 침실..
차분하게 청소를 하던 연진이
갑자기 서재를 구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다른 곳은 들락날락 거려도 아무 상관조차 하지 않던 사람.
들어오지 말라는 말은 없었지만
집에 들어오자마자 서재에 박혀서 나오지 않는 진우의 행동에
연진도 모르게 서재는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벌컥"
생각을 마치지도 않은 채 무작정 서재문을 열었다.
조금은 넓은 방에
3면이 모두 책으로 꽉 차있다.
그것도 모자라 2층으로 연결된 사다리까지...
처음 들어오는 서재 풍경은
그야말로 책의 천국이었다.
진우는 한구석에 놓은 책상에 앉아 컴퓨터 모니터를 보고있었다.
역시나 연진이 들어오건 말건 아무 상관 안한다는 듯..
연진은 진우가 돌아볼 때까지 멍하니 서재 안을 구경하고 있었다.
진우 역시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는 연진이 신경쓰였는지
마침내 고개를 돌리고 연진을 보았다.
"무슨일이지?"
이제는 익숙해진 나즈막하고 낮은 차가운 목소리...
"청소하려구요! 여기만 먼지 쌓이게 둘 수는 없잖아요?"
연진은 일부러 발랄하게 대답했다.
진우는 연진의 말을 무시해버리고는 다시 컴퓨터 모니터로 시선을 향했다.
그런 진우를 보고 연진은 작게 한숨을 폭 내쉬며
청소 도구를 챙겼다.
그리고 서재 바닥을 쓸기 시작했다.
서재는 깨끗했다.
오히려 매일 쓸고 닦는 다른 방보다..
서재만큼은 항상 깨끗하고 싶었을까?
그래도 연진은 계속 쓸었다.
먼지가 나오지 않으면 나올 때까지 쓸어댔다.
오랫동안 청소를 하고 있는데도
역시 진우는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마치 철모르는 강아지가 곁에서 놀듯
아니 그 것보다 더욱 철저히 연진을 무시했다.
연진은 슬쩍 심술이 나기 시작했다.
'너무한다... 그래도 옆에서 이렇게 오래 청소하는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눈길한번 안줘?'
그 때 연진의 눈에 컴퓨터 콘센트가 보였다.
연진은 이거다 싶었는지
눈을 번뜩이고 청소를 하며 콘센트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는 콘센트 밑을 청소하는 척하며
컴퓨터 코드를 뽑아버렸다.
위잉 하고 돌아가던 컴퓨터의 동력음이 사라지고
모니터마져 흑색으로 꺼져버렸다.
진우는 갑자기 일어난 어이없는 사태에
놀란건지 화가난건지, 아니면 둘 다인건지
의자를 박차고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콘센트 곁에 있는 연진을 보았다.
연진은 빠진 코드를 앞에 두고
마치 자기가 그런게 아니라는듯
진우를 쳐다보았다.
"아이구.. 미안해요. 청소하다가 건드렸나봐요.."
천연덕스러운 연진의 한마디.
진우는 언제나처럼 연진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진우의 눈에 분노가 조금 깃들어 있는 것을
연진은 보지 못했다.
"김...연....진...."
한글자식 끊어 말하는 진우..
화가 난 것이 분명했다.
어떤일이 있어도 포커페이스일줄 알았던 진우가
화를 내다니..
"어머.. 화 났어요? 정말 미안해요."
진우가 화가났음을 알면서도
일부러 한일이 아니라는 듯
조금은 뻔뻔하게 말하는 연진이었다.
"지금.. 네가 날려버린 돈이 얼마인줄은 아나?"
"예? 돈이요? 돈하고 관련된 일인가보죠?
미안하다니까요~ 내 월급에서 까요!!"
"월급에서 까라고?"
"네!! 월급!"
"50만 달러. 네가 몇년동안 먹지도 않고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다."
연진은 눈이 동그래졌다.
50만 달러라니..
"미국 주식을 팔던중이었지.. 네가 어이없는 실수를 한 덕분에
내 주식은 팔리지 않았고.
내일이면 내 주식은 휴지쪼가리가 될거다."
큰 실수였다.
그저 진우를 놀려보고 싶었던 것 뿐인데..
이런 큰 실수를 저지르다니..
연진은 머리가 하얘져 갔다.
진우는 그런 연진을 쳐다보고 있다가.
다시 코드를 꽂고 의자에 앉았다.
"나가라. 다신 서재에 들어오지 마라.
네 말대로 50만 달러는 네 월급에서 제하도록 하지.."
연진은 아무말도 못하고 서재를 나와야 했다.
누가 보더라도 자신의 실책임이 명백했기에..
연진은 서재를 나와 밥을 하고, 빨래를 하고..
온갖 집안일을 했다.
하지만 자꾸 기운이 빠지는 것은 왜일까.
진우에게 미안한 마음이 자꾸만 들어
맘이 편하지 않았다.
불편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저녁시간이 되었다.
7시 30분.
정확한 시간에 서재를 나와 식탁에 앉은 진우.
평소처럼 무표정하고 아무런 감정이 없는 얼굴이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연진은 밥을 먹으면서도 자꾸 진우의 눈치를 보게 되었다.
하지만 진우는 아무 말도, 어떤 행동도 하지 않고
그저 밥먹기에 열중했다.
연진은 조심스럽게 입을 떼었다.
"저....기요... 진우씨.."
"..."
"미안해요.. 아까 낮에 일은.. 나는 그렇게 중요한 일인지 모르고 있었죠..
그냥 심통이 나서.. 장난 한번 해본건데.."
"..."
"정말 미안해요... 화.. 많이 났어요?"
"화가 났냐고? 흠... 그 때 잠깐 짜증은 나더군..
50만달러가 큰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돈이니까..
하지만 네 월급에서 제하기로 한거고..
결국엔 내 손해가 아닐테니.. 더이상 신경쓸 필요가 없더군.
그래서 지금은 아무렇지 않다."
연진은 입이 딱 벌어지려는걸 가까스로 참았다.
정말 징그러운 사람..
오직 그런 생각만이 들었다.
50만달러가 큰 돈이 아니라고?
그 돈을 잃어버리고는 지금은 괜찮다고?
"이봐요 박진우씨!! 화를 내려면 그냥 내요!!
그런식으로 얘기하지 말구요.
50만달러가 큰 돈이 아니라뇨!!
내 월급으로 몇년이나 당신 옆에서 시중들며 벌어야 하는 돈이라구요!
그런데 아무렇지 않다구요?
당신 참 웃기는 사람이네요."
"내가.. 웃겨?"
"그래요!! 웃겨요!! 치이...
화를 낼줄도 모르고, 웃을줄도 모르고, 그렇다고 먼저 말을 걸줄도 모르고!
무슨 사람이 그래요? 인형처럼..."
"말했잖나. 난 감정따윈 없어."
"감정 없는 사람이 어딨어요!!
이봐요 박진우씨...
당신이 내 목숨을 선물해줬듯
나도 당신의 감정을 선물해 주고 싶어요.
그래서 먼저 말도 걸고 장난도 치고...
나 이렇게 노력하는거 안보여요?
차라리 화라도 내란말예요
사람답게 살란말예요!
도대체 뭐가 당신을 그렇게 만드는거죠?
당신은 무엇 때문에 인형처럼 사는거냐구요!! 왜!!"
"인형..."
"그래요 인형!
당신은 정말 인형같아요. 항상 규칙적인 생활에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
차가운 말투..
그게 사람사는건가요? 그게 사람답게 사는거냐구요!!
사람이라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화도 내고 기뻐도 하는거예요
난 당신에게 그걸 선물하고 싶었다구요..
사람이라면 갖고 살아야 하는 감정이란거요..."
연진은... 진우에게 감정이라는 것을 선물하고 싶었다.
진우의 웃음, 슬픔, 화내는 모습을 스스로 볼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진우가 연진에게 삶이라는 귀중한 어떤 것을 선물했듯
연진도 진우에게 사람사는 모습을 선물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진우는
연진을 잠시 쳐다보았다.
"헛수고 하지마라.. 난 감정따위 갖고 싶지 않아..
이대로 사는게 좋다. 이대로 살아도.. 아무 상관 없단 말이다.
앞으로는.. 다신 그런 노력 안해도 된다.
넌 집안일이나 잘하면 돼.
내게 감정따위를 넣어주려는 헛수고는 나부터 사절이다."
진우는 말을 마치고 하던 식사를 계속했다.
"두고봐요.. 당신도 감정이란걸 갖게 될꺼야..
꼭 그렇게 될꺼야.. 그래서 당신의 웃음을 보고 말꺼예요."
연진은 진우에게 다짐하듯 말하고 하던 식사마저 그만둔 채
식당을 나갔다.
식사를 하던 진우는
연진이 나가며 닫은 문을 잠시 바라보고는
혼잣말 하듯 입을 떼었다.
"감정... 감정이라.."
혼잣말을 마친 진우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것은... 웬지 진우에게 어울리는
생소한 그의 미소였다.
물론 차가운 그의 얼굴에 잠깐 피운 꽃이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