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쁘고 안좋고 잘못된건 전부 제 탓이래요.

그럴줄알았어2009.03.23
조회1,140

생각하면 뭐하나 싶어서 잊어버릴려고 노력도 많이 해봤는데

살면서 어떤 연관된 상황을 맞닥뜨리거나, 비슷한 얘기만 들어도 심장이 두근두근하네요.

 

평소 시할머니와 사이가 아주 나쁘던 시어머니

90세가 가까우신 건강한 시할머니를 원룸으로 내보내시더니

혼자 사시던 시할머니 식사하실려고 국그릇 들고 베란다에서 문지방 넘어 방쪽으로 들어오시다가 걸려 넘어지셔서 대퇴부 뼈가 4조각 나면서 골절 됐답니다. 

시어머니, 할머니라면 성할때도 꼴보기 싫어했던 시어머니인지라 얼씨구나 하고 노인 요양 시설에 보내시고는 안부인사차 전화드려 뭔 말 끝에 할머니 소식이라도 물을라치면 좋은 소리 한마디를 안한답니다.

 

뭐든 안좋고, 나쁜건 다 할머니 닮아서 그렇대요.

자기 아들 딸이 키가 작고, 작은 딸이 싸가지 없는 성격인것도 할머니 닮아서 그렇다는 식 (저희 시어머니 키가 150 정도입니다;;; 작은 시누 싸가지 없는 성격은 누굴 닮은건지 잘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엔 자식들 키 작은건 엄마닮아서 그런듯한데...ㅎㅎ)

 

결혼 초엔 시어머니가 하도 귀에 딱지가 앉게 할머니를 욕하셔서 이것저것 따져보고 판단할 겨를도 없이 아~ 할머니가 정말 나쁜 사람인가보다...했었어요.

근데 세월이 흐르고 저를 대하는 시어머니 태도를 보나 뭘 보나 할머니가 정말 그렇게 장점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도 없는 나쁜 점으로만 똘똘 뭉친 사람인걸까? 하는 의구심이 들더군요. 

반면 시할머니는 저에게 뭐든지 어려운 일 있으면 시부모들에게 상의하라시면서

현명하고 좋은 시부모들이니까 좋은 길로 안내해줄거라고 하시더군요.

할머니께서는 한마디를 하셔도 좋은 소리만 하시지 절대 제 앞에서 당신 며느리 흉 안보십니다. 이러니 제가 의구심이 안들겠냐구요.

입만 떨어지면 당신 시어머니 욕하기 바쁜 시어머니랑, 설사 같이 사느라 좀 의는 상했어도 말이라도 긍정적으로 하시는 시할머니랑 비교를 안할래야 안할수가 없어요.

 

이런 상황이었는데, 어느 순간 부터 이제 나쁘고 잘못된건 전부 제 탓이라고 화살이 제게 돌아오는거 같은 느낌이 자주 들어요.

요즘 일이 힘든 저희 남편 회사에서 싫은 소리 해야할때는 좀 해야하는데 싫은 소리를 잘 못하는 성격이라 힘들어하는거 같댔더니 "걔가 싫은 소리 못하는건 나랑 아빠 닮아서 그렇지. 넌 싫은 소리 좀 하자나?" 이러고 (이 말 자체가 싫은 소리인건 모르시나???) 

울 큰 시누가 눈치가 좀 없는 성격인지라 자기 시댁에 물색 모르고 행동해서

저희 큰 시누의 시누에게 큰 욕을 얻어먹게 된 일이 있었는데 시어머니 그걸 저에게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그건 그쪽집 시누 탓을 할게 아니라 언니가 좀 더 말을 가려 했으면 아무 일 없었을거라 했더니 자기 딸은 온실속의 화초로 자랐기땜에 눈치밥 먹고 자란 너랑은 달라서 그런 눈치 못본다나? (누가 눈치밥을 먹었다고? 저 딸 넷 있는 집 막내로 귀여움 엄청 받으며 자랐는디??? ㅋㅋㅋㅋ)

 

여튼 이런 식으로 말끝마다 이제 사사건건 나쁘고 안좋고 이상한건 다 제 탓이라는 식인데,

이제 할머니가 병으로 요양 시설로 가시니 탓할 대상이 없어서 나에게 저러나 싶은 생각이 자꾸 들고 은근히 스트레스 받네요.

그간 나름 성격 죽이고 살았는데, 자꾸 저러니 정말 싫은 소리 하는게 뭔지 보여주게 만날때마다 싫은 소리만 골라서 해버릴까 싶은 억한 마음이 올라오느만요~

요즘의 저는 자라보고 놀란 가슴이예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