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다 불쌍해요..

한숨만2004.04.12
조회1,262

저는 막내 시누이입니다

저희집은 시골인데요.. 4남 3녀 중에 제가 막냅니다.. 부모님은 올해 아버지 79세, 엄마 76세 되셨네요

큰오빠가 결혼해서 지금까지 18년동안 부모님 모시고 살았죠..

나머지 형제들은 모두 결혼해서 멀리 살아요.. 저만 아직 결혼을 안했습니다

한 열흘전에 집에 안부 전화했더니 엄마가 아주 다 죽어가십니다.. 부부싸움하고 언니가 집을

나갔다네요..

저희 오빠가 성질이 좀 못됐습니다.. 아니 좀이 아니라 많이 문제가 있습니다.. 순간적으로 울컥해서

내뱉는 말들이 사람 정떨어지게 하는 면이 많죠.. 같이 사는 사람이 엄청 피곤할 만큼요..

경제적으로는 그냥 풍족하지는 않지만 자식 가르치고 먹고 살만 합니다.  손찌검을 하거나 바람을

피우거나  그런 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말로 하는 폭력이 더 무섭다고 정말 내 오빠지만 이해가

안가는 적도 많았습니다..

18년동안 부모님 모시고 살아주니 다른 형제들은 별 신경 안쓰고 편하게 살아왔죠

그래서 저나 저희 언니 오빠들 모두 새언니에게 너무 고마와합니다.. 그렇다고 물질적으로 도움을

주거나 하는 것은 별로 없었지만 항상 새언니 편에 서서 얘기하고 설혹 부모님께 섭섭하게 하는일이

있어도 그저 맘고생하고 사는 언니가 저만큼 부모님께 하면 잘하는 거다 하면서 삭이고 살았습니다.

사실 남편보고 사는거지 시집식구하고 갈등없다고 그게 얼마나 위로가 되겠습니까..

어제 집에 갔더니 오빠 얼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그동안 언니 친정가서 앞으론 조심하겠다고

고쳐보겠다고 많이 빌고 왔답니다.. 하지만 50넘게 살아온 성질이 쉽게 고쳐지나요..

언니가 아주 맘을 굳혀버렸나봐요.. 또 고등학교 2학년인 조카녀석이 엄마 인생 찿으라고 아빠

용서하지 말라고 난리네요.. 제가 가서 아빠에게 한번만 더 기회를 주고 조금만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면 안되겠냐 했더니 아빠 성질 못고친다고 엄마 더이상 이렇게 살게 둘순 없다고 당사자들보다

더 난리를 칩니다..

있을때 좀 잘하지.. 왜 그렇게 상처를 주고 지금와서 자기 혼자 못산다고 언니 안오면 죽어버린다고

아주 엄마 가슴에 대못을 박습니다.. 아주 미워 죽겠어요..

언니 입장을 생각해보면 열번 백번 고쳐 생각해봐도 내가 우리 오빠같은 남자하고 살라면 살겠는가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이혼하려는 언니 마음이 이해가 가기도 하고..

얼굴 까매져서 밥도 못먹고 잠도 못자는 오빠를 보면 또 불쌍도 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만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엄마,아버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터져 버릴것

같습니다..

여기 이혼방에 와보면 정말 기막힌 사연들도 많던데.. 그런 사람도 있는데.. 언니가 한번만 더 오빠에게

기회를 주면 정말 고맙겠는데.. 이런 생각들을 하는 제가 이기적인 걸까요..

자꾸 눈물이 나요..

시골에 나이드신 부모님 계신 분들 좀 더 공감하실텐데.. 한평생 뼈빠지게 고생만 하시다가 돌아가실

때 돼서도 맘편하게 눈 못감고 가시는가 생각하니 수시로 눈물이 나고 일도 안되고 가슴이 너무 아파요

정말 모두 불쌍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