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다니는 여대생인데요....복학생들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힘듭니다.

Jocker2009.03.25
조회4,169

 

컴퓨터 전공인 07학번 여대생입니다.

1학년 땐 그나마 2학년 4학년에 각각 여선배가 한분씩 계셨고,

저랑 동기였던 여자 두명도 있었는데 한학기가 지나니까

동기 여자 하나는 갑자기 휴학해버리고 또다른 동기 여자애도

어느날 과대놈이랑 대판 싸우고나서부턴 학교를 잘 안나오기 시작했구요.

 

어느덧 2학년이 되고나니 그나마 뜸하게 나오던 동기 여자애도 아예

등록만 해놓고 학교엘 나오질 않기 시작했습니다. 4학년 여선배는 졸업해버리고

이제 3학년 올라가게 된 여선배는 다른과로 편입해버리는 바람에 졸지에

전학년에서 여자는 저 혼자 남게 되었습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겠네요. 적어도 1학년때는 과대녀석도 착실하게 일 해내고

애들 잘 챙기곤 해서 썩 나쁘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착실하게만 보였던

과대녀석의 미니홈피에 갔다가 제 뒷땅을 까놓은 걸 보고 그 과대녀석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1학년땐 잘 안그러더니 어느순간부터 게임하다

밤새고 와선 '빨리마쳐달라', '잠온다', '어느 교수님은 이렇게 안하는데 왜 이러느냐'

는 둥 뻑하면 수업 맥끊기 일쑤여서 수업에 집중하려는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컴퓨터구조 라는 수업 첫날, 떠들다가 교수님께 지적을 당했는데

교수님께서 그 과대녀석에게 이름을 묻자 뜬금없이 교수님 설명 잘 듣고 있던

학회장 오빠 이름을 들먹여서 화 안번 안내던 학회장 오빠가 그 과대녀석에게

화를 낸 적도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수업중에 농담이 오가다가 스터디그룹 이야기가 나왔는데 교수님께서

조용히 있던 제게 '넌 스터디 그룹 안들었냐'고 물으셨습니다. 제가 대답하기도전에

그 과대녀석이 말을 끊으며 '얘 우리과 아니에요' 라면서 제게 무안을 주는겁니다.

제가 황당함에 말을 잇지 못하고 있는데 교수님께서 과대녀석에게 '왜 그런식으로

말을 하느냐'며 과대에게 지적하신적도 있구요.

 

수업에 좀 집중하려고만 하면 맥끊는 과대녀석 때문에 한동안 스트레스 받다가 그렇게

또 1학기가 가고,  군대안가고 있던 나머지 애들도 마저 군대로 직행하면서 2학기 땐

2학년 학생수가 다섯명으로 확 줄고 과대의 빈자리는 이전 학회장 오빠가 맡으면서

어느정도 나아지는 듯 했습니다.

 

복학생 오빠들만 남고 07학번은 저 하나 뿐. 덕분에 나이차가 기본 4살 이상인 복학생

오빠들 사이에 도저히 못끼어들고 겉돌기 시작했습니다. 소위말하는 아싸족이 된거죠.

이전에도 아싸생활을 해왔지만 이때부턴 아싸가 아닌 왕따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강의실이 갑자기 옮겨지거나 휴강이 되면 학회장오빠가 그때그때 문자나 전화로 소식을

전해줘서 헛걸음 하는 일은 별로 없었지만 어쩌다 학회장 오빠가 아닌 다른 복학생오빠가

그걸 듣거나 하면 저만 쏙 빼놓고 다른 복학생오빠들한테만 알려주고 하는 바람에 저는

점점 소외되기 시작했습니다. 행사 같은것도 학회장 오빠는 한명이라도 소외시키지 않으려고 최대한 애쓰시는 모습이었는데 복학생들이 옆에서 쟤는 어떻다 쟤는 어떻다 하면서

부추기는지 행사에 미세하게나마 참려하려고 했던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저는 쥐도새도 모르게 소외되고 말았습니다.

 

3학년에 올라오고, 어느덧 1학년에도 여자후배가 하나 들어왔습니다. 여자혼자 덩그러니

남아있던 그 서러움을 조금이나마 덜게 되었지요. 3학년에 새로 들어온 복학생 오빠도 드물게 제게 잘해주셔서 어느정도 위안이 되었습니다.

엠티시즌이 되자, 전 엠티를 안가려고 처음엔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엠티비를 내야된다고 통보를 받고도 엠티가는 주 월요일까지 안내고 버티고 있었는데, 그 월요일 날 강의실이 갑자기 바뀌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학교로 바로가는 버스가 8시 반, 11시 반, 오후 5시 반

이렇게있어서 늘 8시 반 차 타고 20분만에 학교에 도착하기 때문에 수업 한시간 전에

도착하여 지각할 일은 절대 없는데, 이 복학생 오빠들이 강의실 바뀐걸 알고도 제게 알려

주지 않고 자기들만 그 강의실에 모여 있는겁니다.

 

덕분에 전 늦장부리고 오는 복학생 오빠들보다 한시간이나 먼저 학교에 와놓고도 강의실 바뀐걸 몰라 결국 지각아닌 지각을 하고 말았습니다. 분통터지고 억울했지만, 늘 먼저 강의실 바뀌면 이렇다 저렇다 알려주던 학회장 오빠도 조모상때문에 빠진 상황이고 하니 마음을 가라앉히고 교수님께 '강의실 바뀐걸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서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라고 하자, 제가 사정이 생기지 않는 한은 지각, 결석  안하는 걸 아시는 교수님이시라 제게 더이상 뭐라 하지 않으시고 도리어 복학생 오빠들에게 '왜 강의실 바뀐걸 알려주지 않았느냐'며 다그치셨습니다.

그 복학생들 한다는 말이, 연락처를 몰라서 못알려줬다 하고 둘러대는거 보고 어이가 없더라구요. 연락처를 모르면, 조교한테 가서라도 알아내서 알려야되는거 아닙니까. 학회장 오빠가 조모상 땜에 빠진건 알면서, 어떻게 매번 같이 다니는 후배 연락처하나 안받아놓고 그렇게 무성의하게 나올 수 있나요.

결국 그 오빠들이 사과하면서 연락처를 주고받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영 찝찝하더라구요.

 

이래저래 얘기하면서 엠티에 대한 얘기가 나오게 됐습니다. 처음엔 엠티 안가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1학년 여자신입생이 제가 엠티 가느냐 안가느냐에따라서 결정할거라고 얘길 하더라구요. 문득 생각해보니 1학년 여자애를 생각하니 제가 너무이기적인게 아닌가 하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야 뭐 안가면 그만이지만, 그 1학년 애는 대학와서 엠티에 대한 기대를 하고 왔을텐데 제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추억을 쌓을 기회를 박탈한다면 제가 뭐가되겠습니까. 제가 빠지면 엠티엔 20여명의 남자들과 여자는 그 애 하나만 되는 것인데 위험할거 같기도 하고 해서 결국 엠티에 가기로 하고 엠티비 5만원을 납부했습니다.

 

처음엔 거의 울며 겨자먹기로 가게 된 엠티였지만 일학년 신입생들하고 친목도 다지고 (작년에 엠티를 안가서) 친해질 기회가 없었던 2학년들하고도 꽤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술파티 하는 중에 술을 전혀 못하는 저라 술 못마시는 애들 끌어모아서 즉석 다과회를 만들어 같이 떠들고 놀고 하면서 후배들하고 많이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저녁식사 내기 게임으로 멀게만 느껴졌던 복학생 오빠들하고도 조금은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구요.

 

그 와중에서도 복학생 오빠들은 1학년 여자 신입생에게 심하다 할 정도로 추근덕 거려서 좀 신경쓰이긴 했습니다만 내가 질투하는건가.....라는 괜한생각에 사로잡히기 싫어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지요.

 

엠티 갔다오고나서 또 한주가 지났습니다. 엠티가 저번주였으니 이번주 월요일이 되겠네요. 월요일 날, 지갑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찾느라 정신사나운 와중에 2학년에 복학했다는 한 복학생이 제게 다가왔습니다. 엠티 당시 새벽 다섯시까지 노래부르고 놀던 일행 중 한명이었기에 전 별로 낯가리지 않고 바쁜 와중에도 그를 좋게좋게 대해줬습니다.

 

그 복학생이 2학년때 쓰던 책을 달라 하더군요. 책을 못샀다 하면서. 전 먼저 책 하나를 주고 나중에 책 필요하면 줄테니깐 얘기하라 하고 지갑 찾으러 가던 길을 마저 갔습니다.

 

그리고 바로 오늘 아침이었는데요. 다른 2학년 애가 책을 못구했다며 제게 책을 달라 하더군요. 전 사물함에 안쓰는 책을 꺼내 주며 그애 에게 들었는데, 그 애가 하는말이 '형님이

오크가 책 준다고 했다던데 오크가 누구냐' 며 물어왔습니다. 그게 뭐냐고 제가 되물었는데

그 애가 '오크가 자기한테 책 준다고 하던데...아 아니에요...' 라고 얼버무리더라구요.

 

순간 전 눈치챘지요. 그 복학생이 책 받아가려고 약속 받아놓고선 뒤에가선 저더러

오크네 어쩌네 하며 뒷땅을 까고 있었다는걸요. 전 그 복학생이 괘씸해져서 그 복학생에

게 주려던 책을 그 애에게 넙죽 줘버렸습니다. 이런 기분으로 도저히 그 복학생에게

책을 줄 수가 없더라구요. 고양이한테 생선 던져주는 꼴도 아니고 말이죠.

 

그리고 나머지 책들도 다른 2학년 후배에게 줘버렸습니다. 도저히 기분나빠서 못주겠

더군요. 지금도 그 분이 가시지가 않습니다. 물론 제가 특출나게 예쁘게 생긴것도 아닙

니다. 키도 작고 살도 좀 찌고 낯가림도 심하고 하지만 기껏 곱게 대해줬더니 뒤에가서

한다는 소리가 오크라면서 외모가지고 씹기나 하고.

 

군대가서 철들어서 온다는 말, 이젠 저에겐 속빈 강정으로밖에 안들립니다. 군대도 갔다

오고 나이 먹으면 좀 나아져야 할 사람들이 한통속이 되어 사람 차별이나 하고 즐거워야 할 학교생활이 스트레스만 받네요. 집에가서 이렇다 저렇다 얘기도 못하고 저혼자 속으로

끙끙 앓고만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자살기도도 스스럼없이 하게 될 것만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