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가슴이 벌렁거려요~~"

원조자라2004.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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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일찍 퇴근해 마누라와 같이 저녁"아빠, 가슴이 벌렁거려요~~"을 먹었다.
애 둘은 모두 학원에 갔단다.
옛날에는 저 두넘들 지발 어디 좀 안나가나,

그러면 나도 남들처럼 저녁 준비하는 마누라를 뒤에서
떠다메고는"아빠, 가슴이 벌렁거려요~~" 식탁위 김치며 맬치뽁음이고 간에 한손으로 쓰러 버린 다음
십자껍기로 들어가 풍차돌리기로 마무리 거시기를 "아빠, 가슴이 벌렁거려요~~"시도할 수 있을텐데...

힘이 남아 뻗칠때는 애 두넘이 왜 방구석에서만 놀고 있는지,
그렇타고 수면제 멕여 재울 수도 없고
슈퍼에 막걸리 심부름 보낼 수도 없지 않은가. 눈치 뻔한 넘들인데..."아빠, 가슴이 벌렁거려요~~"

그런데 이 넘들이 중1. 고1이 되자 나가지 말라고 해도 나간다.
나가면 해지고도 안들어 온다. 내가 잘 때"아빠, 가슴이 벌렁거려요~~"까지도 안온다.
이런 불효막심한 놈들이 어디 있냐...

이 애비 애미가 이제는 레슬링 안해도 좋으니 (이젠 기력없어 몬한다)
너거들이랑 밥한끼"아빠, 가슴이 벌렁거려요~~" 같이 먹고 싶다는데도 말이다.

"여보 우리 밥먹고 애들 학원에 가보자"
"학원 가면 머하노? 피곤한데 기냥 잘란다""아빠, 가슴이 벌렁거려요~~"
"그카지 말고 당신도 한번 가봐라...애들이 불쌍치도 안놔"

"불쌍하면 보내지 마라 안카나. 애미가 애들을 잡아요!"
"지금 당신 머러켔노~"
잘하면 밥사발 날리며 쌈날꺼 같아 암소리 안하고 일어났다.

이야, 요즘 학원은 대학교 뺨치게 시설이 좋쿠나.

50여개의 교실 모니터가"아빠, 가슴이 벌렁거려요~~" 로비 벽면에 걸려 있다.
고만고만한 애들이"아빠, 가슴이 벌렁거려요~~" 병아리처럼 들어 앉아 있으니 찾는 것도 쉽잖타.
저놈들 모두다 대가리 뽀샤지도록 공부를 하니 우리 애들이라고
안시킬 수도 없고 화면을 쳐다보던 내 머리도 갑자기 혼란스러워 진다...

"여보, 영롱이(둘째 기집애 집에서 부르는 이름. 영롱하라고 내가 그리 부름)
저기 있다"  에구, 내 새끼...월매나 힘들꼬.
한주먹거리도 안되는 애가 딱딱한 의자에 앉아 있다.
그래도 저그 오빠하고는 달리 장난도 안치고 열씨미 책을 보고 있다.

"어, 아빠 왠일이세요"
뒤를 보니 고1짜리 아들놈이 하드를 쭐쭐 빨면서 들어온다.
한손에는 핸폰으로"아빠, 가슴이 벌렁거려요~~" 문자 넣느라 정신이 없다.

"니는 공부 안하고 어디 쏘다니노!"
"쉬는 시간인디유~"
"쩝,(문디새끼~) 그래...3층에 가서 영롱이 좀 오라케라.
그라고 얼라들처럼 그게 머꼬, 머스마새끼가 하드나 빨고..."

성질 같아서는 2단옆차기로 확 쎄리 패버리고 싶은데 으이구, 내가 참자

"아~빠..."
"어 영롱이 왔어. 영롱이 공부하느라 힘들지..."
"아니, 괜찮아요. 다른 애들도 다 하는데 뭐"
아니고, 구여운 새끼...고마 눈물이 나올라칸다.

"손에 들고 있는거 무슨 책이냐"
"음, 이거... 예상문제집. 아빠, 근데 책값이 너무 비싸다"
"할 수 없지머 비싸도..."

"그러치? 어제 엄마랑 서점가서 13만원어치나 샀다. 휴, 아까워.
아빠, 그래도 난 책만 보면 가슴이 벌렁벌렁 거리거든. 저 안에 머가 들어 있을까.
궁굼하기도 하고 그래서 책만 보면 다 사고 싶다. 아빠, 나 이쁘지~"

집으로 돌아 오는 길. 성급한 벗꽃이 밤바람에 은비늘처럼 흩날린다.
가슴 벌렁거리는 밤이다. 아무래도 오늘은 그냥 못잘 것같다."아빠, 가슴이 벌렁거려요~~" (그냥 못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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