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는듯 하다가 꼬여버린 스토리...확 멋지게 고백해버릴까 합니다...

인생은9회말투아웃부터2009.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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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작년 12월.

어떤 연극을 보러 나간 모임 뒷풀이 자리였습니다.

테이블에 각자 자리를 잡고 앉아서, 가까운 사람들끼리 얘길 합니다.

그런데 반대편 구석탱이에 있는 여자분 한분이 계속 절보고 쪼갭니다.

계속 웃길래, 물어보았습니다.

"저기요, 저 얼굴에 뭐 묻었나요? 계속 웃으시길래..."

"아니요...말씀하시는게 너무 잼있어서요. 근데 어디선가 많이 본 얼굴인거 같은데,

혹시 초등학교 어디 나오셨어요?"

"n초등학교요. 근데 왜요?"

"어, 저도 n초등학교 나왔는데, 어쩐지 얼굴이 눈에 익다했네. 반가워"

"그...그래.."

저는 초딩때 그녀가 있는 지도 몰랐지만, 그녀는 13년이란 세월이 지나도

절 기억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후 한 달이 지나갔습니다.

역시 한 달 전에 모였던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였고, 그녀도 나왔습니다.

조금 친해졌습니다. 서로의 이름과 폰번호도 교환하고, 꽤 많은 얘길 나눴습니다.

그녀가 한마디 던집니다.

"니가 얼마나 특이했으면 내가 여태껏 널 기억하고 있겠냐?"

"특이한 소리하고 있네. 난 아주 정상적인 인간이라구!ㅋㅋㅋㅋ"

근데 뭘까요? 무의식중에 그녀에 대한 연정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이후 가끔씩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대학원생이라 좀 바쁜 몸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일주일에 한번정도? 연락하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러던 도중 그녀의 싸이를 찾아 일촌을 맺게 되고,

저는 힘내라는 투의 격려성 방명록을 자주, 길게 남겨주었습니다.

그러다 한번은 30분을 통화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얘기를 해 보니, 정말 신기하게도 저와 성격이 너무나 잘 맞습니다.

가지고 있는 상처들, 좋아하는 것, 성격 등등 굉장히 잘 맞습니다.

 

아직은 꽃샘추위가 맹위를 떨치던 3월 초, 드디어 고대하던 일대일 첫만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날은 제 생일 이틀 전이었고, 별로 멀지 않은 시일에 그녀의 생일이기도 했습니다.

어떤 재즈카페로 들어갔습니다.

그날, 우리는 서로 선물을 주고받았습니다.

제가 먼저 선물을 내밀었습니다. 그러자 그녀가 말합니다.

"고마워, 근데 니 선물은 준비 안 했는데, 어쩌지?"

전 약간 당황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준 선물을 뜯어봅니다. 정말 맘에 들어합니다.

"고마워. 나 이런 선물 아무한테도 받아본적 없는데. 정말 고마워"

그러면서 자신이 준비해 온 선물을 그제서야 저한테 내밀었습니다.

헉!!!!! 제가 정말 갖고 싶었던 물건이었습니다.

한술 더떠서 그 안엔 자필 엽서까지 들어 있었습니다.

"우연히 만난 인연, 뜻깊은 인연으로 이어가자"

그녀가 귀엽게 또 한 마디를 던집니다.

"야, 넌 선물만 중요하구, 편지는 거들떠 보지도 않냐?"

"아냐 아냐. 너무 고마워!!!"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마침 그 때, 내 친구 2명이 시내에 있었습니다(그 친구들 둘은 커플입니다-_-)

우연히 그 친구들과 저희 둘은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제 친구들과도 30분 정도 얘기를 나눴습니다.

시간이 늦어, 저는 그녀를 지하철역까지 데려다줬고, 친구들이 저더러 말했습니다.

"너 쟤랑 정말 잘 맞는거 같다. 무조건 잡아라. 너한테 천재일우의 찬스다"

그날 집에 도착한 그녀는 문자 두 통을 보낸 다음, 전화를 했습니다.

오늘 잼있었다고. 담에 또 보자고. 그렇게 그녀와의 첫 일대일 만남은 끝났습니다.

 

시간은 일주일이 흘러, 그녀와 전 뮤지컬을 보러갔습니다.

마침 학교에서 학생할인을 해줘서 싸게 들어갈 수 있었죠.

그녀에겐 차가 있었습니다.

공연장까지 그녀의 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그녀가 갑자기 씨디를 바꿔끼웁니다.

저는 10년 동안 박정현의 광팬인 사람입니다. 그녀도 그걸 알고 있었구요.

그녀가 씨디를 박정현 6집으로 바꿔 끼우고 한마디 던집니다.

"넌 박정현만 들으면 귀가 청소되지?"

"어떻게 알았어? 귀청소 ㄳ요~"

이런 조그만 배려하나, 저를 뻑가게 만들어버리더군요.

어쨌든 그날 우리 둘은 뮤지컬을 재밌게 보고,

그녀의 얼굴에는 "나 행복해요"가 쓰여 있었습니다.

그 날은 화이트데이 전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탕을 준비하고,

그 박스 안에 아로마향초를 하나 넣어 두었습니다. 그리고는 쇼핑백에 넣어서

밀봉했지요.

그녀가 묻습니다.

"이건 뭐야?"

"아, 국가기밀 문서야ㅋㅋㅋ알려고하지마"
"웃긴다 녀석"

공연이 끝나고, 그녀는 저를 지하철역까지 데려다주었습니다.

그때 저는 그 사탕박스를 내밀었습니다.

"자 이제 국가기밀을 누설해보겠어"

그녀가 열어보더니 완전 깜놀합니다.

사탕보다도 아로마향초에 더 감동받은 모양입니다.

제가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갈 때쯤, 그녀가 운전중에 문자가 왔습니다.

"xx야 잘 가고있어? 고마워 감동이야ㅠㅠ 조심히 가"

 

이제 그녀와 제가 이뤄지는건 시간문제로 보였고

이 스토리를 들은 친구들도 "이제 너한테도 봄날이 오겠구나"라고 말했습니다.

이틀이 지났습니다.

저는 주말이 되면 운동삼아 등산을 즐깁니다.

그날 간 산은 하산하면 바로 그녀의 동네입니다.

세시간을 등산하고 하산한 나는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나 너희동넨데, 뭐해?"

"교회에서 집에가려구해"

"아 그럼 온 김에 함 보고갈까?"

"헐 나 돈없는데...어쩌지?? 그럼 나 밥좀 사주면 안돼?"

"그러지 뭐. xx역 x번 출구에서 보자"

"그래"

5분쯤 기다렸을까요? 그녀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우리 집으로 올래? xx아파트 x동 x호야"

"헐;;;;나 지금 등산복이라 완전 추리하구 먼지까지 풀풀 날리는데;;;"

"괜찮아. 먼지만 털고 와"

저는 깜짝 놀라서 그녀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아예 현관문을 열어놓고 출입문 앞에 대기타고 있더군요...

얼떨결에 그녀의 집에 초대받은 저는 피자를 시켰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과일과 커피를 저에게 꺼내주었습니다.

여기서 또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다 그녀가 저에게 묻습니다.

"넌 여친 안 사겨?"

"뭐, 솔직히 여친 만들고야 싶지. 헌데 좀 겁나. 전 여친이 나한테 못할 짓을 좀 해서

 왠지 좀 겁나네"

 

두 시간 정도 있다가, 저는 집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녀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오늘 잼있었어. 내가 하도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준비도 못했네. 담엔 정식으로

초대할께. 그땐 와인한병 사갖고 와야돼"

헐;;;와인이라니;;;

그녀에 대한 맘은 이미 커져버릴 대로 커져버렸습니다-_-;;

등산으로 몸은 피곤했지만, 집에 와도 그녀 생각밖에 안 났습니다.

그 다음날은 그녀의 생일이었습니다. 저는 12시가 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12시가 되어 전화를 했습니다

"생일 축하한다"

그녀가 행복해합니다.

 

다음날 그녀의 생일, 전 케이크 하나 사 들고 그녀의 집을 급습했습니다.

그리고 놀란 그녀는 절 다시 집으로 불렀습니다.

혼자서 깜짝파티를 해주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녀는 너무나 고마워했습니다.

"이렇게 등장하셔서 깜짝파티를 해주고 가시는군요"

다음날 그녀의 홈피는 행복한 기운이 가득했습니다.

"나 여깄어요. 어제 생일이었던 사람!!"

저 홈피 제목에서 행복함이 묻어났습니다.

 

그런데 이 이후 좀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다음날 그녀는 자신이 쓴 논문에 맞춤법 좀 체크해 달라며

3일 후에 만나자고 말했습니다.

저는 당연히 오케이 했죠.

만날 그날이 되었습니다.

저는 그녀의 동네로 가는 스쿨버스를 탔습니다.

그런데 그녀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xx야. 담에보자. 논문 좀 천천히 할려구해. 그때 만나자"

만나자던 그녀가 갑자기 그러니 저는 급당황 했습니다.

"어쩌지? 나 너희 동네가는 스쿨버스 타버렸는데?"

결국 그녀의 동네로 간 저는 아파트 경비실에 비타 500 한박스를 맡겨두고 왔습니다.

그런데 그날 못본게 못내 아쉬워서,

문자, 전화를 좀 많이 했습니다. 헌데 이게 그녀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한가봅니다.

그녀에게서 청천벽력같은 문자가 떨어졌습니다.

 

그녀-xx야 니가너무많이전화하구문자해서 내삶에방해가돼 연락이제좀자제했으면좋겠다

나-너갑자기왜그래??우리이제껏잘통한건전부거짓이었던거야?? 너한테정말잘해주고싶었다..

그녀-연락당분간만좀하지말자 담에내가연락할께 문자보내지마

나-미안하다...뭔가오해가있는모양인데 대화로풀었음한다 물론오해풀고나면당분간연락안할께

그녀-니가너무연락많이해서나너무부담스럽구 잘쉬지를못하겠어 항상니가전화하구문자하니까

나-해명할기회도없이일방적으로통고하는건좀아니라고생각해서다...부탁한다...

그녀-야 솔직히니가하루에수도없이연락하는데친구사이는좀이닌거같구난적응이안되거든 좀정리되면 다시연락하자 나정말완전한휴식이필요한사람이야 그리구전화기다리는사람있는데 전화기꺼놓을수는 없단말야 그러기도싫구 담에연락할께 너두한번생각좀해봐 너한테 받기만 하고 이래서 미안해 담에 좀 편안해지면 선물할께 근데 좀 부담스러웠어 만난지도 얼마안됐는데 그러니까
너무빨리친해져서 그런가봐 시간좀가지고하면 더 친해지든지 할수 있겠지 고맙구 미안하구 그렇네 다음에 내가 웃는 모습으로
연락하기를 소망한다

나-너무단순하게생각하는거같은데...아니그건아니겠지하지만난니가나한테말한니고민과상처들에누구보다가슴아파했던사람이야알아??그래서뭐라도하나더챙겨주고싶었고따뜻한말한마디더해주고싶었어

그녀-알아~ 단지 니가 너무잘해주려다가 오버가된거야 어떤선을넘어서 내가붇담느끼는거구 그러니까 그냥 당분간연락하지말고
담에 연락하자 담에 내가 연락할꼐 친구간에도 절제가 필요한거야!!

나-난언제까지나니편이고싶고니옆에휴식처가되어주고싶지귀찮은존재가되기는싫어..

그녀-니관심이 너무 과해서 그래 좀만기달려주라 나정말혼자이고싶으니까

나-나 진짜눈물난다...내얼굴에서미소를한방에되찾아준니가이렇게변하다니..

그녀-그렇다고 xx야, 니가 밉거나 그렇지않아 그냥 좀만 거리를두자는거야 지금은 자다일어나서 신경질적이라 말이
좀심하게 전달됐을수도있겠네^^;;좀 한가해지면 그때보자 잘지내~

나-좋아, 그럼 한가지 부탁만 들어줄래?

그녀- 먼데?

나-전화로서로오해를좀풀었음한다허심탄회하게의사소통하도록하자...그이후론니가바라는대로할께

그녀-들어줄께 근데 지금말고 나지금 이렇게 문자보내는것도 힘들어 전화통화하는건 담에하자 이렇게 전화기붙잡고 있는거 나 정말
답답해

나-난 어떻게든 잘 풀어보길 원해..나 지금 눈물날려구 한다...명심하길바래...난누구보다널걱정하고널생각하고너에게힘이되고픈사람이란거...

그녀-그래xx야..다시안보자는거 아니구 잠깐만 나쫌 쉬자는거야 그러니까 잠시동안 연락하지말아줘 미안해

나-알겠어. 널믿는다 xx야.

 

정말 벼락맞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사이가 좋던 그녀가, 저러다니요...

몇날 며칠을 밤세워가며 고민하면서 결심했습니다.

이렇게 된 이상

그녀가 원하는 대로 시간을 좀 뒀다가,

100퍼센트 안 된다는 생각으로 한번 고백해보려구요....

대신, 그녀가 평생 살면서 이런 고백은 절대 못 받아보겠다 할 만큼

멋진 고백을 해보려고 합니다.

받아들이냐 아니냐는 둘째 문제구요...

저에게 기를 불어넣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