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좋아하게 되면 빨리 식게 되나요?

민트초컬릿2004.04.15
조회1,104

매일 네이트게시판에서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글을 올려봅니다.

그 전에는 사귀는 남자친구랑 고민이 있어도 그냥 둘이 해결하면 되겠지 하면서 한 번도 글을 올린적이없었는데 이번에는 정말로 고민이 생겨서 여러분들께 조언을 구하고자 합니다.

식목일, 화창한 오후에 저는  채팅으로 만나서 그동안 메일만 쭉 주고받아온 남자랑 만나게 되었어요. 그 전에는 메일로 일상생활을 주고 받았었고 전화통화는 거의 없었죠. 저는 원래 벙개를 잘 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날 채팅해서 벙개하는걸 별로 안좋아하거든요. 제가 그 남자를 만났던 이유도 900일동안 만나온 남친하고 헤어져서 너무 우울한 나머지 기분을 달래러 만난거였어요. 옛날 남자친구랑은 한 달 전부터 삐그덕거리고 있었고 그 남자랑 채팅을 하던 날도 무척 심하게 싸워서 헤어질 결심을 한 날이었어요.

첫인상은 음....그리 나쁘지 않은 외모에 매너도 그 정도면 괜찮고 뭐 그냥 무난하더군요. 딱히 재미있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저한테 무례하게 구는 것도 아니고...어쨌든 저는 제 친구랑 나가고 그 쪽은 친구를 두명이나 데리고 나와서 벚꽃 구경도 하고 소주도 한 잔하고 그렇게 집에 들어갔죠. 제가 지금 취업준비중(?)이라 집에서는 공부하는 걸로 알기 때문에 이나이 먹도록(슴다섯살임당) 통금시간이 있거든요. 그것도 살인적인 통금시간 밤 9시......그런데 그 남자는 그 통금시간도 지켜주면서 절 들여보내더군요.

거기까지는 좋았죠....근데 그 사람이 저한테 마음에 든다면서 잘 지내보자고 하는거예요. 그래서 저는 제 사정도 있고 아무래도 공부를 하는 처지이다보니 누구를 사귈 상황도 아니고 (전 남친이랑도 이 문제가지고 깨졌거든요) 중요한건 통금시간까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오빠를 못만날거라고 말했죠. 근데 이 남자가 괜찮대요...자기는 제 공부를 방해할 생각도 전혀 없고 도움이 됐으면 됐지 절대 해를 끼치는 일은 안할거라고....통금시간도 잘 지켜주겠다고....이런 말을 들은 저는 약간 마음이 움직여서 그럼 오빠를 알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남자에 대해 아픈 (?)경험이 많은 저는 이 남자를 만날때마다 꼭 친구 한 명을 달고 나가서 어떤 인상을 받았느냐, 어떤 사람처럼 보이느냐 물어보곤 했어요. 그 때마다 친구들은 매우 긍정적인 답변을 해주었고 저도 점점 이 사람에게 빠져들게 되더라구요. 처음에는 별로였는데 만나면 만날수록 사람이 진국에다가 속도 깊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저를 먼저 배려해준다는 점이 가장 끌리더라구요.

식목일날 만난 후로 이틀 빼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만났는데 통금 시간 절대 어긴적 없고 저한테 스킨쉽같은거 시도해온 적 절대 없고 저한테 너무 잘해주는거예요.

그런데 또 이런 남자를 만나다보니 이 남자가 지금 나를 만난 초기라서 잘해주는건 아닌가 의심이 가기도 하고 결국 내가 넘어왔다고 생각하면 변하겠지...라는 생각때문에 다시 움츠려들게되고....

이렇게 빨리 좋아해버리게되면 빨리 식을것 같기도 하고.....

제 주변 친구들은 남자친구 정말 잘만났다고 난립니다. 26살 나이에 확실한 기반 잡아놓고 있고 성격도 쿨한데다가 나만 위해주고 눈빛을 보면 사람이 진실하다는게 느껴진다고....제가 키 큰 남자를 못만나는 징크스까지 있었는데 이 사람은 키도 무지커요....어쩌면 완벽에 가까우리만치 좋은 남자를 만났기 때문에 불안합니다. 제가 너무 성급히 판단을 내린건 아닐까...하구요.

이 글로는 표현을 다 못하지만 이런 경험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이 있을것으로 생각이 되요.

제가 이 남자를 믿어야 할지, 아니면 더 좋아지기 전에 그냥 그만두어야할지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