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어머니는 무속인입니다.

엄마최고♥2009.04.02
조회6,385

 

안녕하세요- 올해 크리스마스이브를 하루 앞둔 여자입니다.ㅋㅋㅋ

 

제목 그대로 제 어머니는 남들이 흔히 말하는 '무당'이세요.

어제......

뉴스추적에서 무당에 대해서 나올거라고 그것 좀 꼭 보고싶다고 말씀하셔서

틀어드리곤 저도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서 같이 보고있었습니다.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내용이 좋지않았죠.

힐끔힐끔 엄마 얼굴 한번, 티비 한번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엄마는 티비에서 나오는 다른 이상한 무당들과는 다르다는 걸 알고있지만

'우리 엄마가 저런식으로 티비에 나왔다면..'

'우리 엄마가 저런 나쁜 사람들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면..'

'엄마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프로그램 다 끝나고 "어땠어?"하니, "뭐가 어때, 나는 내 길 가면 되는거지.. 신경안써."

 

하고 대답하셨지만 돌아 누워서 잠을 청하시는 모습이..

마음이 아프실거라고 생각했어요.

 

전 메스컴 따위 다 믿지 않지만

하지만 그래도 티비에 나오는 명백하게 나쁜일 한사람들,

나쁜 무당들 때문에 피해를 본 사람들 정말 싫어요.

그거 때문에 또 다른 무당들이 피해 볼 수도 있거든요.

그런 뉴스를 보시면 표현은 안하시지만 속상하신지 방으로 들어가셔서 기도하세요.

 

우리 엄마......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쉽게 신받으신거 아니에요.

원래 아빠 쪽에 내려왔던걸 안받아서 어머니 쪽으로 넘어갔는데.......

이유모를 병으로 항상 아프시고, 하시던 사업 여러번 다 뒤집어지고 빚만 늘어나고,

그래도 엄마는 절대 신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셔서

집 한켠에 사람들 초만 켜주시며 빌어주시면서 일하시다가 아빠가 반대하셔서

그거 치우시곤....... 정말 언제 떠나셔도 모르게 아프셨어요.. 그때 전 어려서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죠.. 전 그냥 엄마 아프니까 울기만하고..

 

그렇게 몇년.. 원래 살던 큰집은 전세주고 우린 그옆에 한칸짜리

하우스집에서 지내고.. 거긴 안되겠어서 또 가게 개조해서 지내고,

 

큰언니는 저랑 4살차이나는데 고등학교 올라가선 바로 아르바이트하고,

생활비 보태고, 작은언니는 학교갔다 집에 올 차비가 없어서 버스로 10정거장

되는 길을 걸어다니고.. 쌀이 없어서 굶어도 보고..

라면도 먹기 힘들 때도 있었죠.. 아마.. 부모님이 제일 힘드셨을거 같아요.

사춘기 시절은..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좋은 추억도 많이 있지만

정말.. 다신 돌아가고 싶지않을 만큼 힘들었어요..

 

제가 고등학교 올라가고 둘째언니 대학교(회사다니면서 돈벌고 야간다녔어요)가면서

큰언니랑 같이 그 곳으로 가고..

사정은 정말 더 할 수 없이 나빠졌고... 결국은 받으셨습니다.

가족을 위해서 받으셨어요.. 희생하신거라고 생각해요..

많이 우셨어요.. 신받이.. 정말 힘들다던데.. 그래서 가족들이 같이가서

버텨주고 함께 힘들어 한다고 하는데.. 엄마 그 힘든걸 혼자 이겨내시곤

집에 오셔서 절 안고 우셨어요.. 힘드셨다며, 무당이되서 미안하시다며..

너희 앞길 열어주려고 받은건데.. 내가 걸림돌이 될거 같다시면서..

엄청 울고....... 기도하고, 공부하고, 일하셨죠.

 

그리고 나서 집안이 바로섰다- 살기 좋아졌다. 라는건 아니에요.

그 이후에도 몇년간은 힘들었죠. 동생도 고등학교를 다른곳으로 가고,

아빠는...... 지방으로 내려가시고 저는 엄마랑 다 쓰러져가는

단칸방에 신방을 차려놓고 그 옆에서 자고...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엄마는 기도하시고, 일하시고, 부끄럽지 않게 사실려고 노력 많이 하시면서

산에도 많이 다니시고, 할아버지 모시는(신)거 게을리 하지 않으시려고,

어려운 사람 도와주려고, 노력하셨어요. 자랑스럽죠.

돈없어서 어려운 사람들 일해줄 땐 돈도 식재료사는거나, 초 사는 값만 받고

일해주시기를 반복하셔서, 일은 많이 하셔도 들어오는 돈은 없었어요.

그렇게 해줘도 엄마를 시험하고, 의심하는 사람도 몇있어서 상처도 많이 받으셨어요.

 

 

그걸 바로 옆에서 봐온 저로선 화도 많이 났죠. 더러운 사람들 참 많아요.

 

그리고, 몇년 전에 엄마 신뢰하고 옆에서 도와주시는 분들 덕에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오게 되었죠.. 동생도 고등학교 졸업하곤 집에와서 함께 살고

언니들도 올라오고, 풍족하진 않지만 부족하지 않게 살고 있어요.

예전에 갖고 계시던 빚도 꽤 많이 남아있지만 천천히 갚아가고 있고,  

일하고, 기도하고, 딸들 챙기고.. 평화롭다면 평화로와요 ㅋㅋ

 

아버지도 얼마전에서야 집에 왔다갔다 하십니다.

그전에 지냈던 단칸방에 한번 오신적이 있으신데.. 정말 아니였거든요..

속 상하셨던지 그리고나선 한번도 오지 않으셨죠.. 밖에서 만났으면 만나도..

그게 참 속상했는데 이번에 집에 와보시곤 .. 안심이 되셨나 봐요.

자주 오시더라구요^^

 

얼마전에 큰언니가 결혼했는데.. 결혼하기전에 그런 말을 하셨어요.

나, 결혼식장에 안들어 가도되니까. 엄마 없다고 하고 결혼하라고,

아빠 손만 잡고 들어가라고.......

또 한바탕 울었죠 ㅋㅋ 싸우고, 우리에겐 엄마 '직업'이 흉이 되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말라며, 당당하게 어깨피고 식장에서 '무속인인 우리 엄마'로 서달라고.

둘째 언니 결혼 할때도 아마 그러지 않을까 싶지만..

그냥 한번 더 확인하고 싶어하시는거 같아요. 안심하고 싶으신거죠 ㅋㅋ

그럴때 마다 항상 말해 드릴거에요.

엄만 나의 엄마고 엄마 직업이 무속인인거 뿐이다.

엄마 직업이 싫다는 남잔 내가 싫으니 그런 결혼은 할 필요도 없다고.

확실하고 확고하게 엄마 눈을 보고 말할거에요. 또 울겠죠.. ㅋㅋ

어린애 같은 면이 있어서 너무 .. 귀여우세요 우리 엄마.

여리면서 강하세요.

 

다른 사람에게 우리 엄마가 어떤 무속인 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옆에서 지켜보는 딸의 입장에서 보면 참 대단한 여성이였지 않나 싶어요.

여러번 하늘로 가실 생각도 하시고, 혼자 다른 곳에 가실 수도 있었는데

가족을 위해 참고, 여기까지 지켜내오시고, 앞으로도 지켜내실거고,

손님들께도 열성을 다해서 기도해주시고, 고민.걱정 다 들어주시며

남에게 부끄럽지 않게 정직하게 일하시는 모습.

위대하고 고귀하세요. 아름다워요. 멋져요. 사랑해 엄마♥

 

 

그냥........ 어제 뉴스추적 보시고 '무당들은 다그래??????????!!!!'

하시는 분들께.. 무당이라는거 쉽게 되는거 아니며, 쉽게 결정해서 갖는

직업이 아니라는거..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다 힘든 과정도 겪고, 열심히 산, 바다 다니시며 기도도 열심히하시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자신의 본분을 다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는거,

무당도 사람이며, 여자이고, 남자라는거 알려드리고 싶었을 뿐이에요.ㅋㅋ

 

쓰면서도 계속 눈물이 나서 힘들었네요;;;;;

글이.. 두서도 없고, 길지만..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엄마. 나랑 약속한 160살까지 산다고 했던거 있지마.

우리 정말 정직하게 일하고, 행복하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