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제 남자를 믿지 않는다(그 후..)

오즈의맙소사2004.04.19
조회1,020

그 메일 남친한테 보냈죠.

 

그날 밤에 전화 오더군요.

 

받지 않았죠.

 

그의 전화를 일부러 받지 않는다는 건 나에게 무척 견디기 힘든 일이었지만

 

꾹 참고 안받았죠. 잊기로 한 거 우스워지지 말고 정말 끝내야겠다 싶어서.

 

친구들하고 술마시고 있었는데 계속 전화 오길래 진동해놓구선 가방에 휴대폰 쳐박았습니다.

 

한참 놀구 술 마니 먹구 노래방 갔는데 휴대폰 끄집어 내보니 부재중 전화 38통 와 있더군요.

 

전부 그의 전화.

 

그리고 문자도 있더군요.

 

"전화 한번만 받아주면 안되니?"

 

라고...

 

순간 피식 웃음이 나대요..

 

그렇게 내 전화 냉정하게 끊고, 전화 받자마자 끊어버리고, 혹여 통화라도 되면

 

내가 조금만 울면 너 우는 거 짜증난다고 울면 전화 끊을거라면서 협박하다가 진짜

 

끊어버리고 그랬던 사람인데...

 

내가 정말 정말 별의별 짓 다하다 진짜 초월한 심정으로 그런 메일 보냈더니

 

이 사람도 느꼈나봐요.

 

내가 진짜 맘 정리 하려 한다는 것을...

 

또 전화 오더군요.

 

안받고 테이블 위에 두고 노래방 밖에서 바람 쐬고 있었는데

 

내 친구가 그 전화 받았나봅니다.

 

그가 지금 거기 어디냐 물었다더군요.

 

어디어디라고 오질없는 내 친구 다 갈쳐줬답니다.

 

그가 찾아오더군요.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정말 왜 그렇게 정이 뚝 떨어지는지....

 

실컷 지 맘껏 성질 다부리고, 내가 이젠 간다하니 다시 슬그머니 손 내미는 남자

 

정말 치사한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그래도 끝까지 미안하다 안하더군요.

 

지가 잘못해서 내가 화난 거였는데, 지가 오히려 화내고, 그래서 헤어지자 했더니

 

그러자고 쉽게 말했던 그였는데...

 

그래도 사과 안하대요?

 

왜 왔냐니, 보고 싶어 왔대요..

 

속으로 그랬죠.

 

난 이제 너 안보고 싶다고.

 

집에 가겠다 하니 조금만 같이 있자 하대요?

 

됐다고 뿌리치고..

 

길바닥에서 한참 실갱이 했어요.

 

그러다 간신히 손 뿌리치고 택시 잡아타고 도망치듯 와버렸어요.

 

그리고 전화기 꺼놓고 잠수..

 

담날 밤에 전화기 켜보니 캐치콜로 그 사람 전화 엄청 들어오더군요.

 

문자까지......

 

이제 진짜 홀가분하네요..

 

정말 할만큼 다하고 나면 미련도 뭣도 안생긴다더니 그 말이 맞나보네요..

 

그래도 조금은 나한테 미안한 맘 들 줄 알았는데

 

문자로 니가 뭘 잘했다구 이런 식으로 나오냐길래 걍 피식 웃고 말았습니다.

 

진짜 사랑했는데 이런 드러운게 사랑이었나 싶네요.

 

이젠 정말 잘 살거에요....

 

그런 치사하고 속좁은 남자 말고 정말 정말 좋은 남자 만나서 행복할거에요.

 

이젠 미움도 없네요.

 

정말 털었나봐요...

 

날아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