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사귄지 6년정도 되어 가는군요....

카론2004.04.20
조회8,367

오랫동안 사랑한 사람이 있습니다. 한 6년 약간 넘은 시간인 것 같습니다.

전 서울태생으로 서울에서 쭉 자랐고, 여자친구는 부산토박이로 부산에서 자라서 대학까지 졸업했죠.

약 4년간은 힘들게 제가 부산에 한달에 두어번씩 왔다 갔다 하는 생활로 잘 지냈고

2년전인가 여자 친구는 대학졸업 후 서울로 취업을 해서 와 있는 상태 입니다. 참 고마운 일이죠....부산에서 직장을 구할수도 있었는데, 절 보고 서울로 와준게요.


오래전부터 여자친구가 저한테 많은 의지를 한다고 알고 있었고 학생때는 그게 별로 문제가 되질 않았습니다.


근데 문제는 제 여자친구가 서울로 와서 회사에 취직을 하고 나서부터 입니다.


전 올해 31세로 중견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회사 업무도 빡센편은 아니고 주 5일 근무에 어느정도 제가 활용한 시간이 여유로운 편이예요. 거의 제 친구들이 준 공무원이나 다름없다고 하고 저도 그런 생각이 드네요. 2년전 제 여자친구는 운이 좋았던지 서울 올라오자 마자 외국계 기업에 들어 가게 되었고 CEO 비서로 재직중에 있습니다.


솔직히 저는 비서라고 해서, 저희 회사의 아주 한가한 비서로만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닌가 부더라구요. 제 여자친구 영어 잘하는 편은 아닌데 그 회사에서 업무의 대부분이 영어로 진행되다 보니, 할일이 많은 것 같아요. 하루에도 외국에서 사장앞으로 오는 영문 팩스가 50통 이상씩 되는데, 그거 다 번역해서 사장(사장 영어 진짜 잘한다네요) 보여주고 또 그에 대해 회신 팩스 영문으로 작성해서 다 보내주고 뿐만 아니라, 사장(여사장)의 전반적인 스케쥴관리에서부터 인사팀 기획 업무, 또 사장이 마당발이라 협회/클럽 그런데 회장/총수 이렇다고 해서 일을 엄청 많이 끌어 오는 스탈이랍니다. 많이 바쁠것 같지 않나요?

 


근데 여자친구 취업하고 나서부터 자주 자주 싸우게 된 것 같아요.

문제의 시초는 이렇습니다. 여자친구가 하는 업무를 자꾸 저한테 부탁하는거예요. 제가 업무하는 시간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퇴근하고, 또 주말에도 업무를 자꾸 저한테 부탁하는 겁니다.


솔직히 저도 준 공무원정도라고 하지만, 바쁠때는 바쁘고, 집중을 요하는 기획 업무 같은 경우는 다른데 신경쓸 일이 없죠. 근데 제 여자친구 갑자기 엠에스엔 접속해서...이거 몇시까지 해야되는데, 오빠 좀 해주라......응........부탁해....나 다른거 해야되거든.......물론 여러운 건 아닌거 같아요. 

이래 버리면, 불쌍하고 안타까워서 안도와 줄래야 안도와 줄수 없는거죠.

 

가끔 제대로 못했다고 욕 지지리 먹고 싸운적 많습니다. (저도 잘해줄때는 한없는데 비상식적으로 나오면 불같거든요)


전 퇴근도 일찍이라 집에 오면 거의 7시 전입니다. 제 여자친구는 거의 9시즘 되구요.

전화 막 옵니다. 오빠, 나 XXXX해야된다. 피곤해 죽겠다. 밥도 못먹었고....이럽니다. 집에 와서는 직접적으로 해달라고는 안하는데, 저 맘 약해서.........너 밥먹고 쉬어....씻지도 못했지?  오빠가 그거 하고 있을테니까. 그동안 쉬고 있어라...^^해요....


11시즘 되서 전화 하면, 제 여자친구 피곤했던지, 전화 안받습니다. 자는거죠....(평소에도 잠 엄청 많습니다.)전 불쌍한 생각에 더 전화 안합니다. 맡은 일 그냥 제가 해서 이메일로 편지와 함께 보내주곤 해요.


주말에는 놀러 나가 본지 정말 오래됐습니다. 주말에 여자친구네 집에 가서 모르는거 갈켜 주고 밀렸던 업무 도와 주고 하다보면, 주말 이틀 그냥 끝이예요.


이런 생활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

저 이여자랑 결혼할 생각으로 그렇게 힘들게 만나 왔는데, 또 이 친구 저 믿고 서울까지 와서 잘해 주려고 하는데, 요즘은 저도 많이 지치게 되네요.

이 친구랑 살면 한평생 부탁받고, 그거 하다가 끝나는거 아닐까 하는 그런생각들이 들더라구요. 결혼하면 솔직히 남자가 그 집의 가장이 되어서 가족들을 보살피고 이끄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제 친구 하는거 봐서는 시간이 갈수록 두려운 생각이 드네요. 결혼은 한사람이 희생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기억도 있는 것 같은데........과연 그게 맞는 말일까요?


참 사랑스럽고 불쌍한 아이인데.........저도 요즘 들어 버거운 생각이 많이 들어요.


(위에 이야기는 한참 전이야깁니다.)요즘은 제 여자친구 저한테 전혀 신경 안씁니다. 다 피곤하다고, 일 없는 주말에도 집에서 쉬겠다고만 하네요. 집에 가서 같이 놀까? 하면 ....오빠 올라면 집도 치워야 하고 청소 해야 하는데, 그냥 편히 오빠도 쉬어라...^^ 이럽니다.


이게 문제 꺼리나 될지 모르겠지만, 답답한 마음이 약간 있어 글 올려 봅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헤어지는 걸 생각한다면 전 남자도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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