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희씨를 욕하는 분들께.

흠...2009.04.15
조회26,628

나도 힘든 일 겪고 방 안에만 틀어박혀 있었던 적이 있었다. 꽤 오랫동안.
그게 어떤건지.. 본인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그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의 무게, 견딜 수 없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서 허덕이는 하루 하루.
매 1분 1초.. 숨 쉬고 있는 자체가 고통인..
정말 다 내려놓고 죽고 싶은 생각밖에 안 든다.
정선희씨도 정말 그런 적이 많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자살로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잃어봤던 그녀에겐 '그 일'만은 정말 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죽지 못하니 살아야만 했고, 그러려면 지금의 슬픔을 이겨내야만 하고, 그러기 위해선 슬픔을 잊기위해 뭔가에 몰두해야만 한다.
그래서 복귀를, 그 쉽지 않은 결정을 하지 않았을까.

 

복귀가 이르다고??
독하다고??
누가 그녀에게 이 따위 망발을 지껄이는가.
한때 소위 '잘 나가던' 그녀가 한순간에 모든 걸 잃고, 사랑하는 사람 마저 잃었다.
어찌 괜찮을 수 있겠는가.
평생을 안고 가야할.. 그 무게를 당신들이 아는가.
정말로 힘겹게, 남아있는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 비틀 비틀 일어서려는 그녀에게 박수는 보내주지 못할 망정 어찌 못 밟아서 안달이 났나.

 

진실을 밝히라고??
당신네들이 진실을 말한다고 곧이곧대로 들어준 적이나 있나.
죽음조차 흥미로운 기삿거리로 만들어 버리는 언론에 휩쓸려,

정작 본인이 말하려는 진실에는 아무도 귀 기울여주지 않았으면서.
오히려 진실을 말해도 왜곡시켜 받아들이고 쌍욕이나 지껄였으면서.
나 같아도 차라리 입을 닫고 싶었을 것이다.
보통 거짓을 말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말을 진실로 믿게 하기 위해 시끄럽게 떠들어대기 마련이다.
내 경우에도 정말로 억울할 땐 기가 차서 입이 다물어 지더란 말이다.

(전에 도둑 누명을 쓴 적이 있었다, 나중에 진실이 밝혀지긴 했지만.)

 

정선희씨에 대해 욕하는 사람들.
당신들이 평소에(그 일이 있기 전에도) 정선희씨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있었나.
팬이라고 말할 수 있나.
진정한 팬이라면 믿어야 하는 거 아닌가.
진실은 언젠간 밝혀지기 마련이고, 만약.. 만약에, 정선희씨에게 정말로 잘못이 있다면 그때가서 욕해도 늦지 않다.


알 권리?
시청자라는 이유만으로 연예인의 사생활까지 다 알아야 하나.
이건 알 권리 적용 이전에 사생활 침해 아닌가.
물론 크게 기사화 되었고, 시청자와 방송인의 관계이므로 어찌보면 '이해관계'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선희씨가 우리한테 뭐 그리 대단한 피해를 주었다고 이 난리인가.
마치 평소 믿고 따르던 사람에게 뒤통수라도 얻어맞은양 오버해서는.

 

가식? 죽은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제일 힘든 건 당사자다.
정선희씨가 정말 여러분들이 얘기하는 그런 사람이었다면, 머리써서 방송하는 사람이었다면, 모두에게 잊혀질 즈음에 태연히 나와서 방송 활동을 했을 것이다.
지금 그녀의 살기위해 발버둥 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가.
떨리는 손으로, 기를 쓰며, 삶의 끈을 겨우 겨우 붙잡고 있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가.
난 사진만 봐도 느껴지던데.
그 웃는 모습이 안쓰럽기만 하던데.
겨우 겨우,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로 웃은 그 웃음이, 당신들의 눈엔 가식으로만 보이던가.
몇 개월전 장례식장에서.. 처참한 모습으로 울던 그녀의 모습을 봤으면서도 그런 말이 나오는 사람들은 도대체 뭔가.

 

MC가 마음에 안 들면 그 방송 안 보고, 안 들으면 그만이다.
괜히 억지로 버티고 있는 사람 무너지게만 하지마라.
안 그래도 위태로워 보이는데.. 또 하나의 귀한 생명이 꺼질까 두렵다.

 

이해까진 바라지도 않으니..
제발 쉽게, 함부로들 말하지 마라.

 

 

 

P.S. 전 정선희씨 팬도 뭣도 아닙니다.
       다만, 너무들 하신 것 같아 몇 마디 끄적여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