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렁뚱땅 나의 일본일지..제 4탄!!!

유럽짱200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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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에서의 밤은 항상 먼가 두렵다..

특히 첫날은 더더욱 그러하다..

침대위에 가운이 놓여 있었다..

이게 바로 책에서 봤던 일본 전통의상인 유타카란 것인가부다..

유타카는 보통 실내에에서 입는 일본 전통의상으로

기노모보단 입는 절차가 훨씬 간편한 옷이다..

2박 3일 오면서 남에 나라 옷까정 이렇게

철저한 예습을 하고 오는 인간은..나밖에 없으리라...

입었다가 바로 벗었다..

해도 너무 하다..이렇게 안 어울릴수 있는거냐..

왠지 이 옷을 입으면 머리도 개기름을 발라 올빽으로 넘기고

얼굴에 밀가루라도 항칠을 해야 어울릴것 같았다...

영화에 나왔던 그 일본녀들처럼...

첫날밤 난 역시 내 유일한 취미.. 핸드폰으로 고스톱을 즐기다 지쳐 잠이 들었다..

 

눈앞에 먼가가 아른거렸다..

누군가 내앞에서 알짱되는 것같았다..갑자기 소름이 끼쳐  눈을 떴다..

아침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난 부랴부랴 옷을 챙겨입기 시작했다..

오늘의 의상컨셉은 무엇으로 할까..??

유일하게 가져온 얇은 옷..

최신유행인 빨간색 꽃무늬 남방에 파란 롱치마가 낙찰됐다..

질끈 묶었던 어제 그 삼순이 머리는 노~

구루퍼로 정성껏 말았다..

어제 그 햄버거 먹고 있던 총각들..

오늘 다시 보게 된다면  그들에게 사랑의 총알을 날려 주리라...

거울을 보았다..

오~호~ 네이버에 전지현이 안부럽다... .... 미안하다...

에뛰드의 송혜교가 안부럽다.. ....

분위기 샤~하다... 진짜  미안하다...

그래..다부럽다..됐냐...??

짐을 챙겨 식당으로 내려갔다..

이놈에 인간들..

7시까지 안나오면 냅두고 간다고 으름장을 놓더니만.. 아무도 안나왔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

접시를 들고 한바퀴 뺑 돌았으나..

젠장..사방에 수입밀가루로 만든 빵밖에 없다..

두어개 집어먹긴 했으나 눈물나는 원가 생각에  냅킨 가져와

남몰래 눈치보며 욜라 싸서 가방에 쑤셔 넣고 있는데..

멉니까.. 추잡스럽게..??

양대리였다...

아..깜짝이야..이놈에 인간아...

쪽팔리게 이게 머하는 짓입니까..?? 지질이 궁상도 아니고..

지질이 궁상이면 어떻고..또 지질이 밥상이면 어떻나..

난 손해보고는 못산다...이놈에 인간아..

난 양대리의 꾸사리에도 불구..꿋꿋하게 빵을 싸서 가방안에 넣기를 반복했다..

양대리..이번에 내 의상에 대해 한마디한다..

그게 멉니까.. 계모임 벚꽃놀이가는 아줌마도 아니고..

염병한다.. 어디서 공기도 안통하는 땀복 추리닝을 입고 나온 주제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내려왔다...

미세스박은 간밤에 기모노 입은 귀신을 봐

밤새 잠을 설쳤다며 투덜거렸다..

헉...그럼 아까 내 눈앞에서 알짱거렸던게..??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그 귀신이 문앞에 서서 자기를 계속 쫙~ 째려보며 나가지도 않고 서있었다며..

오메..귀신본 사람이 저렇게 태연하게 말할 수 있나..

원래 일본은 미속신앙을 믿는 사람들이 많아 귀신이 많다고 한다..

(말이 되는 소린지는 모르겠지만...)

엄마빼고 이세상에 무서울것 하나없는 나도

귀신이라면 질색팔색을 하는데..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피질질 흘리고 머리 삼발하고 나오는

전형적인 한국토종 귀신은 그래도 이제 이력이나 생겼지..

기모노 입은  일본귀신은  그보다 더 섬뜩하고 재수없을 것 같다..

오늘밤도 잠자긴 틀렸군..

 

식사를 마친 우리는 바로 앞 부두가로 나갔다..

와...어찌나 물이 파랗고 맑은지 입이 쫙쫙 벌어졌다..

근데 어젯밤까지 코빼기도 안보였던 인간들이 어디서 다 나타난겨..

수학여행온 중삐리들..과

오데 노인정에서 왔나.. 노인들만 바글한게..

어제 그 오빠들은  다 어디루 갔누..

우리는 한 100명정도 들어가는  여객선을 타고

다케토미지마(지마는 섬이라는 뜻)라는 조금한 섬으로 향했다..

여객선은 미친게 틀림없었다..

지가 4명 태운 모타보트인 줄로 아나.. 미친듯이 달리는게.. 오바이트가 쏠렸다..

남들은 신나게 달리는 여객선 바깥으로 나가

소리를 지르며 좋다 난리치는데

난 안에서 의자 손잡이 부여잡고  겨나오려는 내용물들을 어거지로 막고 있었다..

이 비참하고 추잡스런 인생... 이보다 더 할 순 없다..

15분이 한시간 같이 느껴졌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난 휴지통을 십년만에 만난 애인을 끌어안듯

꽉 부여잡고 꽥꽥...

양대리... 그 오지랍이 이럴때 말 안하고 그냥 넘어갈 인간아니다..

그러게 어제 쫌만 먹으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엄청 먹어대니 그렇게 나오는게 많은거 아닙니까..??오메..아까운거...

그인간... 바다에 묻어버릴라다 참았다..

다케토미지마는 장수지방 오끼나와 중에서도 최고로 노령인구가 많은

장수마을로 유명하단다..

근데 여기살면 그 누구도 저절로 명이 길어지겠다..

물좋고 공기좋고 자연경관 뛰어나고 날씨좋고..망고땡 아닌가..

다케토미지마에 내리자 마자 우린 또다른 배를 기다렸다..

바닷속 물고기와 산호초를 보러 나가는 배였다..

한사람당 1000엔정도 요금이었는데

물을 싫어하는 관계로 어디 여행가도 물속에 절대 안들어 가는 내가

배타고 바닷속을 구경하는데 그까짓 쯤이야..

(일본 오더니 간이 배 밖으로 튀나왔다..)

배안은 한 스무명이 'ㄷ'자로 뺑 둘러 배의 중앙쪽을 볼수 있게 앉도록 되어 있었고

배의 중앙 바닥은 유리로 만들어져서 바닷속이 다 보이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선장겸 가이드는 벽 쪽에 비치되어 있는 봉투를 들고

일본말로 어쩌구 설명을 하는데 나를 제외한 모든 인간들이 배를 잡고 웃었다..

나..바보되는 순간이었다.. 머여..

양대리는 내 옆구리를 찌르며..

머합니까..남들 웃을땐 같이 웃어요 기냥..

난 어리버리 웃는 시늉을 하며 저 선장이 머라하는지 물어봤다..

벽에 비치되어있는 봉투는 오바이트용인데..

오바이트하는건 좋으나 일단 하면 배에서 내리기전 그걸 도루 마셔서

봉투를 깨끗하게 비우고 나가야 된다고..

그게 이곳의 깨끗한 물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했댄다..

그말을 듣는 순간 난 배가 떠나지도 않았는데도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한 십분정도 배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로 나갔다..

배를 정지 시키니 드뎌 바닥의 유리로 바닷속 세상들이 훤하게 보여지기 시작했다..

집채만한 산호초..

수만마리의 형형색색의 형광색 물고기들..(진짜 회쳐먹는 고기들로 보이진 않았다..)

환상의 세계였다..

그때..파도가 너무 세서 정지하고 있던 배는 미친듯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난 더이상 고개를 숙이고 그것들을 감상할 수 없는 상태로 속이 뒤틀려

혼자 일어나 창문을 열고 머리만 내밀고 오바이트를 하기 시작했다..

이런 나를 본 선장은 설명을 잠시 멈추더니만

웃으며 봉투를 다시 마시는 흉내를 내면서..나를 약올렸다..

저런 써글넘..

남들은 밑에서 바닷속 세상에 심취해 감탄사를 연발해 내는데

난 왜 똑같은 돈을 내고도 아까운 내 영양분들만 쏟아내고 있는가...

다시 다케토미지마로 돌아오는 30분 동안 난

한달 먹었던걸 다 올린 것 같았다..(그럴만도 하지 봉투가 세갠데..)

기지맥진한 나의 등을 두들겨 주던 양대리는

너무 억울해 하지 마쇼잉~..이따 점심땐 부페 먹는답니다..그때 이빠이로 채워 넣으쇼이..

....그나마 반가운 소리다..

 

렌트한 봉고차를 타고 우린 다케토미지마의 전통마을로 향했다..

전통마을은 우리 제주도와 흡사했다..

흙으로 만든 단층 전통가옥에 허리춤까지 오는 낮은 담..

마당엔 야자수같은 큰 나무가 있고 집집마다 자전거가  놓여져 있었다..

특이한 점은 집과 집사이가 너무 좁다는 것이었다..

너무 좁아서 차로 다닐수가 없어서

이곳에서는 소가 끄는 수레인 우차를 이용했다..

특히 관광용으로는 왓따였다..

이십명 정도가 탈 수 있는 우차는 그리 넓지 않으나 길이가 상당히 길었다..

이렇게 무겁고 긴 수레를 소 한마리가 끌 수 있을까..

우리 일행은 우차에 올라탔다..

나무로 만든 우차는 보기보다 튼튼했다..

우차에는 관광객말고도 현지 가이드가 한명씩 탑승하는데

신기한건 아무도 소를 조정을 안한다는 것이었다..

가이드는 그냥  기타도 아니고 줄이 두세개밖에없는 희한한 일본 악기하나 울러메고

노래나 부르고 여행객이랑 농담따먹기나 하고..

가이드는 우리나라 아리랑도  불러주었다.. 잘부른다......

지금 이 우차를 모는 소는 60년 동안이나 이곳에서 우차를 몰았단다..

그래서 지가 길을 더 잘 알고 속도 조절도 알아서 하고.

특히 좁은 코너를 돌때는 과히 예술이었다..

한치의 부딪힘도 없는게 사람보다 낫다..

남들은 가이드말 들으며 웃고 박수치고 감탄사 내뱉고 난리뽕을 하는데

이 우매한 인간.. 그저 얼굴만 보지요..

한국에 오는 일본남자들.거의 다들 원빈수준이던데..저넘은 왜 저렇게 생긴것이여..

근데 이마을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마을이라는데

노인 하나 안보인다.. 아예 사람 구경을 못했다..

어찌된거여..

다들 살아는 있으나 너무 늙어 집에서 누워만 있어야 하는 후루꾸 장수마을 아니여...??

다시 차를 타고 다케토미지마의 곤도이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날씨가 갑자기 우중충 해지는게 비가 올 듯했다..

머냐고~..

곤도이 해수욕장은 조개가 사방에 널린 곳이었다..

이곳 바닥은 모래가 아니라 조개가 부서져 만들어진것이라 했다..

난 차에서 내리자 마자 신발을 벗고 바닷속으로 뛰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나 잡아봐라~... 인간들이 반응이 없다..

뒤를 돌아보니 인간들..하나도 차안에서 안내리고

나를 한심스럽게 쳐다보고만 있었다..

양대리는 창문으로 머리를 내밀어..

유럽짜앙~ 비오는데 주접떨지 말고 얼렁와요.. 얼렁 가잔께요!!!

인간들이 저렇게 무미건조할 수가..

이런 자연을 봐도 아무 감흥이 없다니...

이사가끼로 돌아가는 배를 기다리는데

날씨가 구리고 파도가 세서인지 배의 도착시간이 늦어졌다..

다들 배가 고팠는지 먹을 것좀 없냐며 물어봤다..

난 아침에 절라 열심히 싸온 빵들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내가 너무 알뜰하다며 칭찬을 하며

빵을 하나씩 들고 먹기 시작했다..

난 그들에게 몇개 없는 쨈과 버터까지 내놨다.. 요거이 뽀우~너~스...

아침에 그렇게 쫑끄를 준 양대리는

내가 사람들에게 빵을 나눠주는 동안 하나 훔쳐먹다 제대로 걸렸다..

유럽짱.. 야무진게 따악 내 스탈이네....

아무리 상태 나쁜 양대리라 할지라도 내가 자기 스탈이라는데..

약간 흥분되었다.. 짜슥.. 눈 높아서 장가가기 힘들겠다...

나 아무 생각없이 빵하나 열심히 먹었다가

이시가끼로 가는 십오분 내내 또 ....알지..??

나 닭대가*가 아닌가 싶다...

 

이시가끼 시내에 있는 그랜드 호텔로 갔다..

미네상말로는 다른 호텔은 방이 없어서어제 그 하이퍼 호텔을 잡았다던데..

순전 구라인거 같았다..

그랜드 호텔은 훨씬 좋아보였다..

말이 좋아 부페인데 먹을게 없었다..

여전히 날개 달려 날라다니는 밥에..

밍숭밍숭한 장국에..

머리채 튀긴 생선과..

치즈넣은 돈까스에..

약간의 참치회...

절라...어제 저녁에 먹은 그 코스랑 똑같았다..

먹는 내내 기침이 나오고 으스스했다..

아무래도 아까  비오는데 오바해서 물속에 들어간게 영 그랬나보다..

한마디 안할 양대리 아니다..

거참... 사람이 핀트가 맞아야지..

어제 그 더운날엔 바바리를 입고 보는 사람까지 숨이 막히게 하더니

오늘같이 비오는날엔 이렇게 입고 물 속에는 왜 겨들어갑니까..??

.........재수없다..양대리..니가 말한 팀웍이 겨우 이런거냐..

 

비실비실한 채로 그들과 함께

반나공원 전망대..종유석 동굴을 함께 가긴 갔으나

난 차안에서 가방뽀이나 하고 있어야 할 처지였다..

제길.. 생전 물속엔 안들어갔는데..왜 여기와선 오바를 했는지...

난 양대리가 벗어주고 간 땀복 추리닝을 머리까지 덮어썼다..

땀복이라고 욕을 실컷했는데 바람이 안통해 은근히 따뜻했다..

남자스킨 냄새가 향긋했다..

남자의 향기란... 참 오래간만이다..

유럽 갔을때 그넘..이후로....

은은한 스킨냄새에 취해 잠이 들었다...

시끄러운 소리에 잠을 깨보니 이미 차는 떠나 공항으로 가고 있었다..

이시가끼의 일정은 이것으로 끝내고 오늘 벌써 마지막밤은

오끼나와로 나가 광란의 밤을 보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내가 눈을 뜨는것을보며 양대린 괜찮습니까..??

한마디 툭 던지듯 물어봤다..

시방 니가 보기에 내가 정상으로 보이냐....

공항에 도착해 내리려고 짐을 챙기는데

갑자기 양대리 무슨 작은 박스를 툭 던지는게 아닌가..

포장도 안된 누런 박스에 담긴게 선물은 아닌것 같고 이게 머다냐...

이게 먼데요..??..

풀러보면 알게 될걸 멀 묻습니까..하며 신경질을 내듯 가버린다..

머여...써글넘...아파 죽겄는디..

풀러보기도 귀찮아서 가방안에 쑤셔넣어버렸다..

오후 4시에 떠난다는 비행기는 무슨 결함이 생겼는지

6시까지 딜레이가 되었다..

우리나라 같으면 항의하고 소리지르고 난리굿이 날텐데..

이곳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소리를 지르기는 커녕 짜증내는 사람조차 없이

조용히 앉아 파분히 기다리는 모습들이었다..

성질내는 건 나하고 양대리밖에 없었다..

그들의 모습에 많이 반성했다..

양대리는 나를보며..

우리 이참에 개떡같이 생겨먹은 이 성질이나 고칩시다.. 한다...

너나 많이 고치세요...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드뎌 우린 아나(ANA)항공을 타고 오끼나와를 향해 출발했다..

창밖으로 여전히 이시가끼의 파란물이 소리없이 펄럭이고 있었다..

평생 이곳에 다시 못올지도 모르는데..

나에겐 정말 소중한 체험이었다..

아무도 모르는 신대륙을 밟고 가는 기분이라면 설명이 될까나....

 

 

얼렁뚱땅 나의 일본일지는 계속됩니다..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