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을 보지 못하시는 또 다른 나의 아버지..

푸른동해2009.04.20
조회144

오늘이 장애인의 날이란걸 톡을 보다가 이제 서야 알았네요..ㅎ

 

장애인 하니까 그분이 생각이 나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음..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로 거슬러 올러가요

이제까지 봉사활동을 하면서....

남에 대소변 손에 다 묻혀가면서 해보기도 하고

야학교사, 농활, 꽃동네. 경남산청 나환우 마을, 독거노인 방문, 기타등등

해외 봉사활동 빼고는 다 해보았는데.....

봉사활동의 처음 시작은 앞을 보시지 못하는 한 아저씨분에 매주 주말마다 가서

말벗도 해드리고 성경 책도 읽어 드리고 잔심부름도 하는 ..그런

어쩌면 봉사활동 치고는 편한(?) 일이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냥 봉사활동 시간만 채우자 이런 생각으로 한 봉사활동 이었지만

차츰차츰 아저씨 댁에 가는 시간이 많아 지더라구요.

원래 자제분들이 있는데 타지에 나가 있어서 혼자 적적 하신거 같아

어버이날이 되면 카네이션도 드리고 어머니께 아저씨 사정 말씀드려서

먹을거나 반찬 같은걸 싸가지고  아저씨 댁에 놀러 가기도 하고 ㅎㅎ

원래 정해진 날은 매주 토요일 이었는데 나중에는 그냥 놀러가게 되더라구요^^;

처음에는 봉사활동 시간 이나 때우자 이런식이었던 제가 아저씨 덕분에

많이 바뀌게 되고 아저씨께 너무 감사하게 생각되었습니다.

장애인들에 대한 생각이나.. 앞이 안보이시는데도 불구하고 항상 웃으시고

긍정적으로 말씀해 주시고 오히려 진심으로 제 걱정 그리고 저희 가족까지 걱정해 주시는..

그런 모습에 오히려 제가 도움을 받고 있는 듯 했으니까요..

 

 

대학교 때문에 이사를 하게 되서 3년 동안 정들 었던 아저씨와 이별을 하게 되어

인사를 드리러 갔는데..참..그날 많이 울었습니다..

아저씨께서 그동안 말씀은 안하셨지만

"진짜 00를 내 아들같이 생각 했다..."  " 내가 아들 하나는 정말 잘 뒀다" 라고 말씀하시면서눈물을 흘리시는데...그때 만큼은 아저씨께서 앞이 안보이시는게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아저씨의 눈물은 제가 볼수 있어도

아저씨께서는 제가 흘리는 눈물은 보지 못하셨으니까요..ㅎㅎ......

제가 그렇게 잘해드린것도 없는데 눈물까지 흘리시는 모습을 보면서..

좀더 잘해드리지 못해서 아쉽고..이렇게 좋은 분께서 눈물 흘리시는게 가슴아파서..

그리고 저 때문에 이런 눈물 보이시는게 너무나 고마워서 저도 눈물을 났었는데....

 

그렇게 아저씨의 눈물을 보면서..제 마음속에는 또 다른 아버지의 공간이 자리잡기 시작했던것 같네요..

 

멀리 떠나 오면서도 군대가기전에 일부러 전화도 드리고

군대 가서도 틈틈히 안부전화 드리고 휴가 나와서도 집인 대구에 내려갔다가

아저씨 댁이 있는 곳으로 가서 직접 찾아 뵙기도 하고..

제대 하고 나서도 제대 잘 했다고 인사도 드리고..

지금은 가끔씩 안부전화만 드리는 정도지만..항상 생각 나네요..

안부전화 드리면  항상 하시는 말씀이 " 내가 아들 하나는 정말 잘 뒀다" 라는 말씀..

참..절 죄송스럽고 감사하게 해주는 말씀이네요..

요새 들어 안압이 높아져서 걱정이시라는데..좀더 건강하고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까지 매번 아버지란 말은 못해보고..아저씨란 말만 했는데..

 

여기에서라도 아버지라고 불러보고 싶네요...

 

사랑합니다~!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