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 게시판에 하도 글을 남겨서 이젠 인터넷의 익명성 어쩌구 하는 것도 남의 일 같아요 ㅋㅎ 저 밑에 어떤 님이 여친의 배신에 몸을 떨며 "너 죽고 나 죽자"라고 하셨는데.. 음..ㅡ_ㅡ;; 제가 겪었던 그런 비슷한 상황이 떠올라서 말이예요. 이런 얘기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님께서 제발 마음을 굳건히 가지셨으면 해서요. 그룹 쥬얼리 노래 가사에도 있죠. "세상에서 가장 흔한 얘기지만~ 아직 네게 못한 말~" 그래요. 사랑이란 세상에서 가장 흔한 것이지만, 또 가장 소중하고 힘든 일이기도 해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사랑과 이별에 행복해 하고, 힘들어 하고, 편소에는 친하지 않았던 이슬이와 동고동락<?>하게 되기도 하죠^-^;; 대학 2학년 때 일입니다. 저는 학교 근처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어요. 그 당시 힘든 일이 많았던지라, 육체적으로 힘이 들면 머리가 맑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시작한 아르바이트였죠. 그리 오래할 생각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사장님들께 인정도 받고(팔뚝 힘이 세서 3000cc짜리 두통을 들고 그냥 날라다녔거든요^-^;;) 용돈 버는 재미도 쏠쏠해서 거의 1년간을 주말 아르바이트로 여기저기 불려다녔어요. 그 중 가장 오래 일했던 한 가게의 바덴더와 무지 친하게 지내게 되었더랍니다. 음악을 좋아해서, 이런 호프집에서 일하고 있다는(그 가게가 라이브 하는 곳이라 사운드<?>가 빵빵했거든요) 착하고 성실한 아이였어요. 동갑이라길래 말도 놓고, 친구로 잘 지냈죠. 주말에 헥헥 거리면서 일하다 보면, 손님들이 하나 둘쯤 빠져나가는 새벽 시간 대에 알바생들도 맥주 한잔 생각이 간절해진답니다. 목 마르다는 핑계로^-^ 사장님께 부탁해서 바에 앉아 생맥주 한잔씩~ ㅋㅎ 물론 공짜로 말예요 ^0^* 그렇게 술마시면서 이런 저런 얘기.. 학교 얘기, 가족 얘기, 사장님 흉도 보고^-^;; 일할 때 이런 점은 고쳐줬음 한다.. 이런 여러 얘기들을 하죠. 이 시간은 아주 아주 편하고 상쾌한 시간이예요. 사우나 끝나고 나올 때 기분과 비슷하죠 ㅋㅋ 그러다 성에 안차면 알바생들끼리 2차로 다른 가게 가서 마시자는 말도 나오구요. 이런 저런 일들로 그 아이와 저는 많이 친해졌고, 결국 사귀게 됐어요. 전 대학생, 그 아이는 고졸.. 솔직히 21살 때라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건 전혀 문제 될것이 없었어요. 그냥 좋아서 같이 있고, 서로를 더 잘 알고 싶을 따름이었으니까요. (다들 공감하시죠?^0^) 그러다가 어느 날, 다른 가게 알바생들이랑 모여서 맥주를 한잔 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 아이 월급날이 얼마 남지 않았던 관계로 지갑 안에 돈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저는, 자존심 강한 그 아이가 마음 쓰지 않도록, 화장실 간 사이에 지갑 안에 몰래 돈을 넣어두려고 그 아이 지갑을 슬쩍 열어 보게 되었죠. 어....ㅡ_ㅡ;; 그런데 지갑 안의 주민등록증 ㅋ 8301**-13***** 엥?? 83년생??? 이게 뭔 일이래!! 암만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숫자는 83!! 제 앞에 앉아있던 다른 가게 알바생이 제 표정을 살피더니 그러대요. "너 몰랐냐? 쟤 나이 속이고 일하는 거야 ㅡ_ㅡ;;;" 그 당시가 2001년이었으니 ㅡ_ㅡ 그 아이는 그 때 19살인 거였죠. 전 대학 2학년, 21살.. ㅡ_ㅡ;; ㅋ 난감했죠. 속았다는 기분보다는 "젠장, 내 남동생이랑 동갑이잖아!" 라는 생각 때문에 ㅡ_ㅡ;; 그 녀석, 화장실 갔다와서는 제 얼굴, 제 기분 살피면서.. 지갑을 뒤적거리더니, "봤냐?" 이러대요. 그러면서 "난 19살이 아니라 20살이라고! 너랑 나는 1살 차이라고!" 무지 강조하대요 ㅋㅋ 꼴에 빠른 83년 생이라고 ㅡ_ㅡ;; 그 일은 그냥저냥 잘 넘어갔어요. 속여서 미안하다는 말을 들었으니 저 역시 별 달리 할 말도 없었구요. 그냥 '저 녀석이 나이 속이지 않았으면 나랑 아예 만나지도 못했을 거잖아'라고 생각해버렸죠, 뭐. 언제나 낙천적인 니나노 인생 ㅋ 1년 가까이 사귀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고, 좋은 추억, 나쁜 기억.. 누구든 그러하겠지만 저희도 다양하게 경험했어요. 그 아이는 언제나 학력과 나이 때문에 제게 조심스러웠고, 저 역시 그건 마찬가지 였답니다. 혹시 말 실수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어떤 말을 하든 2번 생각해 보고 입 밖으로 꺼냈구요. 학력이란 게.. 단순히 고졸이라는 게 문제가 됐던 게 아니라..(혹시 네이트 가족 분들께서 오해하실까봐 조심스러워요..) 음.. 그 아이는 기계공업고등학교를 다녔는데, 3학년 말에 술을 마시고 크게 폭력사건을 일으켜서.. 소년원에 다녀왔거든요. 자세히 들은 건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피해자 측에서 늦게 합의를 해주는 바람에 "미결수" 형식으로 몇 개월을 감옥에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간신히 졸업도 하는 둥 마는 둥 했고.. 그런데 전 사범대 학생이었고.. 그런 것들이 많이 부담스럽다고.. '난 그다지 좋은 학생이 아니었는데, 내가 너(선생)랑 사귀어도 될까?' 이런 식으로요. 게다가 집안 분위기도 그리 좋지 않아 늘 힘들어 했었거든요. 그래도 그런 일들이 나쁜 형식으로만 그 아이한테 작용을 한 것은 아닌지, 그 사건 이후로 술도 잘 안마시려 하고, 행동도 더 조심하고, 힘들지만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하더라구요. 그러다 서로 오해를 하게 되었고.. 또 많이 지쳐가게 된 점도 있었고.. 제 21번 째 생일 날.. 많은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일방적인 헤어짐의 통고를 받았습니다. 쉽게 말해 보기 좋게 차인거죠 ㅋㅎ 생일 케익 앞에 놓고 울고 불고.. 눈물 콧물 범벅이 돼서 가게가 떠나가게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같이 꼈던 커플링도 그 자리에 있던 한 친구에게 주고 갔더라구요. 제 친구는 제가 그 사실 모르게 하느라 조심했지만, 나중에 전 또 그거 보고 또 엉엉 울고..^-^;;;;; 아주 기억에 남는 생일이었죠 ㅋ 한 두달 쯤 지나니, 그 아이가 술을 마신 뒤에 전화를 하더라구요. "미안하다.. 다시 만나자.. 너 못잊겠다..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다.." 전 그랬죠. "어우~ 야! 너가 뭐야! 이제 누나라고 해야지 ㅋㅋ 술 마시지 말고 얼른 들어가~ 추워." 그냥 모든 걸 장난으로 받아들이고, 또 다독거리기도 하고.. 그런 생활이 한 달쯤 계속 됐어요. 거의 2-3일에 한 번꼴로 전화가 오더라구요. 계속해서 장난으로 받아넘겼지만.. 저도 사람이고 또 한계가 있는지라 나중엔 슬슬 짜증이 나더라구요. 자기가 보기좋게 차 놓고 이제와서 매달리면 어떻게 하냐.. 이런 맘도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새벽 5시가 넘어서 전화가 왔어요. 잘 자고 있는데, 전화해서는 대뜸 "나와라.. 안 나오면 너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이러더라구요. 전 그 때 집이 이사를 해서 집정리 하느라 아주 피곤한 상태였고, 얘가 이제 아주 객기를 부리는구나 싶어서.. 아예 끝을 볼 생각으로 "너 한번만 더 전화하면 알아서 해! 난 너 꼴도 보기 싫으니까 기다리지 말고 얼른 집에 들어가!" 그러고 탁 끊었죠. 계속 전화가 왔지만 배터리를 빼 버리고는 다시 잠들어버렸구요. 그리고.. 3일 쯤 후.. 낯선 번호 하나가 뜨더라구요. 받을까말까 하다가 받으니 그 아이의 엄마.. 그 녀석이 유서를 쓰고 손목을 그었다.. 는 충격적인 얘기.. 평소 '글루미 선데이'라는 음악을 들으면 제게 "저 노래 들으면서 자살한 사람이 그렇게 많대."라고 말했던 녀석이었는데.. 그 노래를 틀어놓고 손목을 그었다고.. 그러시대요.. 휴우.. 솔직히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요. 나중에 정신차려보니 전화는 이미 끊겨있었고, 저희 엄마가 무슨 일이냐구 마구 다그치고 계시더라구요. 어디 병원에 있다고 그러셨던 게 기억이 나서 가려고 했지만, 저희 엄마는 '네가 거기에 왜 가냐구..' 그 소식들은 그 아이의 친구들이 저한테 전화해서는 '누나 오지 말라구.. 절대 오면 안된다구..' 제 생일날 모였던 제 친구들도 얘기 듣고는 '네가 가서 뭐하냐구, 가는 거 아니라구..' 전부 다 가는 거 아니라고.. 그랬던 것도 있었지만, 내심 속으로는 제 스스로가 병원에 가기 무서웠던 것이 제일 큰 이유었던 것 같아요. 합리화였던 거죠. '다들 가지 말라고 해서 안 가는거야.. 내가 가기 싫어서 안가는 거 아냐..'이런 식으로요. 많이 무서웠어요. 저 때문에 한 사람이 목숨까지 버리려고 했다는 게.. 제가 그날 말 한 마디만 따뜻하게 해줬어도 그 상황까지 가지는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에.. 자책감과.. 괴리감.. 스스로가 뭐가 그리 잘 나서 한 사람의 목숨을 쥐고 흔들었나.. 이런 생각들.. 저 역시 밥도 못 먹고.. 우울증 비슷한 증세를 보이기도 했구요. 시간은 그래도 잘 흐르더군요. 도무지 그 일이 머릿 속에서 지워질 것 같지는 않았는데.. 나름대로의 생활 패턴을 또 잘 찾아갔고, 밝고 명랑한 저로 돌아오는데 그리 시간이 걸리지 않더라구요. 그로부터 약 2년이 지나고.. 전화가 왔습니다. 그 아이에게서.. "누나"라는 호칭은 낯설었지만.. 목소리와 말투는 낯설지 않더군요. 그 아이가 그러대요. "누나 때문에 죽으려고 한 게 아니라, 그때는 그냥 내가 죽을 수 밖에 없는 핑계꺼리를 찾고 있었을 뿐이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자기 자신도 그 당시 상황을 다 이해할 수 없다고.." 그러면서 "누나한테 부끄러운 사람이 되기 싫어서 수능시험봐서 대학도 왔고, 이제 군대도 갈 거라고.." 오히려 죽을 결심을 한번 하고 나니까 모든 일에 자신감이 생기고 힘든 일도 없다고 하더군요.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많이 미안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앞으로 잘 지내라는 말을.. 하고 나니 속이 뻥 뚫린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너 때문에 내가 죽는다. 그냥 나 하나만 죽기 억울하니 너도 같이 죽자." 라는 것은 다 핑계일 뿐이라는 말입니다. 그 님께서 리플 달아놓으신 것 보니 '그 여자 때문에 내 모든 걸 포기했다..'라고 하셨는데, 그 포기.. 님께서 스스로 결정하시고 행동으로 옮기신 거 아닙니까? 왜 남 핑계를 대죠? 내가 그 여자 옆에 있고 싶어서 스스로 포기하고 행동한 건데, 그 여자가 원해서 그렇게 했다.. 라고 하면.. 스스로가 엄청 위대해지고 지고지순해 보일 거라고 생각하시나 보죠? 로미오와 줄리엣 마냥? 혹시 님께서 혼자 죽음을 택하신다고 하면, 그 여자분께서 엄청 마음 아파하며 평생 결혼도 안하고 님의 위대한<?> 사랑을 가슴에 되새기며, 살아갈 것 같은가요? 오히려 정나미가 뚝 떨어지면서 집요하고 지겨운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나요? 사랑은 두 사람이 하는 거지만, 언제나 그 주체는 "너"가 아닌 "내"가 되어야만 하는 거 모르시나요? 내 삶에 우리의 사랑이 끼어든거지, 혹시 나의 사랑에 너의 삶이 끼어든거라는 생각을 하시는 게 아닌가요? 상당히 이기적인 분이시로군요. 님의 그런 면이 여자친구분께 어떻게 비춰줬을지도 생각해보세요. 죽는다구요? 왜요?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 때문에 목숨까지 버린 대단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셔서요? 누구 좋으라구요? 혹시 님만 죽고 그 여자분만 남게 된다면 평생 손가락질 받으며 살게 만들고 싶어서요? 아니면 두분 다 운이 좋으셔서<?> 같이 살아남게 되면 살인미수로 님은 평생 감옥에서 썩게 되실텐데요? 판사님께 "사랑해서 그랬습니다" 라고 하면 "어~ 그래, 다 이해한다. 네 말이 맞다." 그러실 것 같아서요? 신문에 "사랑때문에 목숨까지 버린 두 남녀"라는 타이틀로 대서특필을 노리시는 건가요? 부모님 생각은 안하시나요? 평생 님 생각에 눈물지으실 부모님은 무슨 죄죠? 요즘의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라구요? 이 사회가 나를 죽을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다구요? 직장도 없고, 친구도 없고, 돈도 없고, 이제 여자친구마저 떠나가면 나에게 남은 건 없기 때문에 비참하니까 죽는 거라구요? 쯧쯧.. 이런 이유들 다 엄청난 자기 합리화 밖에 안되는 거 아십니까? 이봐요, 죽을 결심을 하면 못할 게 뭡니까? 죽을 결심으로 다시 시작하면 금방 직장도 다시 잡을거고(그렇게 빵빵한 일자리 다 님이 차버린거면 어느 정도 능력이 있다는 소리 아닙니까?) 새로운, 더 좋은 여자친구도 다시 만날 수 있을 거 아닙니까? 왜 그런 건 생각 못하고 죽을 이유만 찾아서 눈이 벌개진 겁니까? 리플보면서 실시간으로 일일이 답글 달아 내가 죽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대는 걸 보니 님은 자살할 용기도 없는 사람 같은데요. '누가 제발 날 말려줘', 라는 심정으로 한방 크게 날릴만한 리플을 기대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아니면 '옳다구나~ 그 여자가 모든 걸 다 잘못한 것이니 그냥 똥 밟은 셈 쳐라~'라는 위로의 글을 기다리고 있는 겁니까? 차라리 이럴 시간에 어떻게 하면 쿨하게 그녀를 잊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게 낫다고 보는데요. 아니면 여자친구에게 다시 잘 해보자라는 진지하고도 딱 부러지는 대화를 시도해보시던가요. 너 죽고 나 죽자 ㅡ_ㅡ; 이게 뭡니까? 사랑 때문에 목숨을 버리려 했던 한 남자를 아는 상대방 여자의 입장에서 말씀드리는 건데, 이 방법 별로 소용없어요. 그 여자분이 이 글을 보기를 내심 기대하고 쓰셨을 수도 있겠지만, 소득 없으리라는 쪽에 올인입니다. 차라리 씩씩하게 잊고 사는 모습에 더 자극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요. 잘 생각하세요. 님 인생은 단 한번이지만, 사랑은 한번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전 그 아이가 다른 여자와 밝게 웃으며 지나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아이도 물론 목숨까지 버리고픈 사랑을 경험했지만, 또 다른 사랑 역시 시작할 수 있었다는 말입니다. 물론 님도 그러실 수 있을 거예요. 제발 어리석은 짓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 밑에 "너 죽고 나 죽자" ㅡ_ㅡ;; 라는 글을 보니..
네이트 게시판에 하도 글을 남겨서 이젠 인터넷의 익명성 어쩌구 하는 것도 남의 일 같아요 ㅋㅎ
저 밑에 어떤 님이 여친의 배신에 몸을 떨며 "너 죽고 나 죽자"라고 하셨는데..
음..ㅡ_ㅡ;; 제가 겪었던 그런 비슷한 상황이 떠올라서 말이예요.
이런 얘기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님께서 제발 마음을 굳건히 가지셨으면 해서요.
그룹 쥬얼리 노래 가사에도 있죠.
"세상에서 가장 흔한 얘기지만~ 아직 네게 못한 말~"
그래요. 사랑이란 세상에서 가장 흔한 것이지만, 또 가장 소중하고 힘든 일이기도 해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사랑과 이별에 행복해 하고, 힘들어 하고,
편소에는 친하지 않았던 이슬이와 동고동락<?>하게 되기도 하죠^-^;;
대학 2학년 때 일입니다.
저는 학교 근처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어요.
그 당시 힘든 일이 많았던지라, 육체적으로 힘이 들면 머리가 맑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시작한 아르바이트였죠.
그리 오래할 생각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사장님들께 인정도 받고(팔뚝 힘이 세서 3000cc짜리 두통을 들고 그냥 날라다녔거든요^-^;;) 용돈 버는 재미도 쏠쏠해서 거의 1년간을 주말 아르바이트로 여기저기 불려다녔어요.
그 중 가장 오래 일했던 한 가게의 바덴더와 무지 친하게 지내게 되었더랍니다.
음악을 좋아해서, 이런 호프집에서 일하고 있다는(그 가게가 라이브 하는 곳이라 사운드<?>가 빵빵했거든요) 착하고 성실한 아이였어요.
동갑이라길래 말도 놓고, 친구로 잘 지냈죠.
주말에 헥헥 거리면서 일하다 보면, 손님들이 하나 둘쯤 빠져나가는 새벽 시간 대에 알바생들도 맥주 한잔 생각이 간절해진답니다.
목 마르다는 핑계로^-^ 사장님께 부탁해서 바에 앉아 생맥주 한잔씩~ ㅋㅎ 물론 공짜로 말예요 ^0^*
그렇게 술마시면서 이런 저런 얘기..
학교 얘기, 가족 얘기, 사장님 흉도 보고^-^;; 일할 때 이런 점은 고쳐줬음 한다.. 이런 여러 얘기들을 하죠. 이 시간은 아주 아주 편하고 상쾌한 시간이예요. 사우나 끝나고 나올 때 기분과 비슷하죠 ㅋㅋ
그러다 성에 안차면 알바생들끼리 2차로 다른 가게 가서 마시자는 말도 나오구요.
이런 저런 일들로 그 아이와 저는 많이 친해졌고, 결국 사귀게 됐어요.
전 대학생, 그 아이는 고졸.. 솔직히 21살 때라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건 전혀 문제 될것이 없었어요.
그냥 좋아서 같이 있고, 서로를 더 잘 알고 싶을 따름이었으니까요.
(다들 공감하시죠?^0^)
그러다가 어느 날, 다른 가게 알바생들이랑 모여서 맥주를 한잔 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 아이 월급날이 얼마 남지 않았던 관계로 지갑 안에 돈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저는,
자존심 강한 그 아이가 마음 쓰지 않도록, 화장실 간 사이에 지갑 안에 몰래 돈을 넣어두려고 그 아이 지갑을 슬쩍 열어 보게 되었죠.
어....ㅡ_ㅡ;;
그런데 지갑 안의 주민등록증 ㅋ
8301**-13*****
엥?? 83년생??? 이게 뭔 일이래!!
암만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숫자는 83!!
제 앞에 앉아있던 다른 가게 알바생이 제 표정을 살피더니 그러대요.
"너 몰랐냐? 쟤 나이 속이고 일하는 거야 ㅡ_ㅡ;;;"
그 당시가 2001년이었으니 ㅡ_ㅡ 그 아이는 그 때 19살인 거였죠.
전 대학 2학년, 21살.. ㅡ_ㅡ;;
ㅋ 난감했죠. 속았다는 기분보다는 "젠장, 내 남동생이랑 동갑이잖아!" 라는 생각 때문에 ㅡ_ㅡ;;
그 녀석, 화장실 갔다와서는 제 얼굴, 제 기분 살피면서..
지갑을 뒤적거리더니, "봤냐?" 이러대요.
그러면서 "난 19살이 아니라 20살이라고! 너랑 나는 1살 차이라고!" 무지 강조하대요 ㅋㅋ
꼴에 빠른 83년 생이라고 ㅡ_ㅡ;;
그 일은 그냥저냥 잘 넘어갔어요. 속여서 미안하다는 말을 들었으니 저 역시 별 달리 할 말도 없었구요.
그냥 '저 녀석이 나이 속이지 않았으면 나랑 아예 만나지도 못했을 거잖아'라고 생각해버렸죠, 뭐.
언제나 낙천적인 니나노 인생 ㅋ
1년 가까이 사귀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고, 좋은 추억, 나쁜 기억..
누구든 그러하겠지만 저희도 다양하게 경험했어요.
그 아이는 언제나 학력과 나이 때문에 제게 조심스러웠고, 저 역시 그건 마찬가지 였답니다.
혹시 말 실수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어떤 말을 하든 2번 생각해 보고 입 밖으로 꺼냈구요.
학력이란 게.. 단순히 고졸이라는 게 문제가 됐던 게 아니라..(혹시 네이트 가족 분들께서 오해하실까봐 조심스러워요..)
음..
그 아이는 기계공업고등학교를 다녔는데, 3학년 말에 술을 마시고 크게 폭력사건을 일으켜서..
소년원에 다녀왔거든요. 자세히 들은 건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피해자 측에서 늦게 합의를 해주는 바람에 "미결수" 형식으로 몇 개월을 감옥에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간신히 졸업도 하는 둥 마는 둥 했고..
그런데 전 사범대 학생이었고.. 그런 것들이 많이 부담스럽다고..
'난 그다지 좋은 학생이 아니었는데, 내가 너(선생)랑 사귀어도 될까?' 이런 식으로요.
게다가 집안 분위기도 그리 좋지 않아 늘 힘들어 했었거든요.
그래도 그런 일들이 나쁜 형식으로만 그 아이한테 작용을 한 것은 아닌지, 그 사건 이후로 술도 잘 안마시려 하고, 행동도 더 조심하고, 힘들지만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하더라구요.
그러다 서로 오해를 하게 되었고..
또 많이 지쳐가게 된 점도 있었고..
제 21번 째 생일 날.. 많은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일방적인 헤어짐의 통고를 받았습니다.
쉽게 말해 보기 좋게 차인거죠 ㅋㅎ
생일 케익 앞에 놓고 울고 불고.. 눈물 콧물 범벅이 돼서 가게가 떠나가게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같이 꼈던 커플링도 그 자리에 있던 한 친구에게 주고 갔더라구요.
제 친구는 제가 그 사실 모르게 하느라 조심했지만, 나중에 전 또 그거 보고 또 엉엉 울고..^-^;;;;;
아주 기억에 남는 생일이었죠 ㅋ
한 두달 쯤 지나니, 그 아이가 술을 마신 뒤에 전화를 하더라구요.
"미안하다.. 다시 만나자.. 너 못잊겠다..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다.."
전 그랬죠.
"어우~ 야! 너가 뭐야! 이제 누나라고 해야지 ㅋㅋ 술 마시지 말고 얼른 들어가~ 추워."
그냥 모든 걸 장난으로 받아들이고, 또 다독거리기도 하고..
그런 생활이 한 달쯤 계속 됐어요.
거의 2-3일에 한 번꼴로 전화가 오더라구요.
계속해서 장난으로 받아넘겼지만.. 저도 사람이고 또 한계가 있는지라 나중엔 슬슬 짜증이 나더라구요.
자기가 보기좋게 차 놓고 이제와서 매달리면 어떻게 하냐.. 이런 맘도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새벽 5시가 넘어서 전화가 왔어요.
잘 자고 있는데, 전화해서는 대뜸 "나와라.. 안 나오면 너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이러더라구요.
전 그 때 집이 이사를 해서 집정리 하느라 아주 피곤한 상태였고,
얘가 이제 아주 객기를 부리는구나 싶어서.. 아예 끝을 볼 생각으로
"너 한번만 더 전화하면 알아서 해! 난 너 꼴도 보기 싫으니까 기다리지 말고 얼른 집에 들어가!"
그러고 탁 끊었죠.
계속 전화가 왔지만 배터리를 빼 버리고는 다시 잠들어버렸구요.
그리고.. 3일 쯤 후..
낯선 번호 하나가 뜨더라구요.
받을까말까 하다가 받으니 그 아이의 엄마..
그 녀석이 유서를 쓰고 손목을 그었다.. 는 충격적인 얘기..
평소 '글루미 선데이'라는 음악을 들으면 제게 "저 노래 들으면서 자살한 사람이 그렇게 많대."라고 말했던 녀석이었는데..
그 노래를 틀어놓고 손목을 그었다고.. 그러시대요..
휴우..
솔직히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요.
나중에 정신차려보니 전화는 이미 끊겨있었고, 저희 엄마가 무슨 일이냐구 마구 다그치고 계시더라구요.
어디 병원에 있다고 그러셨던 게 기억이 나서 가려고 했지만, 저희 엄마는 '네가 거기에 왜 가냐구..'
그 소식들은 그 아이의 친구들이 저한테 전화해서는 '누나 오지 말라구.. 절대 오면 안된다구..'
제 생일날 모였던 제 친구들도 얘기 듣고는 '네가 가서 뭐하냐구, 가는 거 아니라구..'
전부 다 가는 거 아니라고.. 그랬던 것도 있었지만, 내심 속으로는 제 스스로가 병원에 가기 무서웠던 것이 제일 큰 이유었던 것 같아요.
합리화였던 거죠. '다들 가지 말라고 해서 안 가는거야.. 내가 가기 싫어서 안가는 거 아냐..'이런 식으로요.
많이 무서웠어요.
저 때문에 한 사람이 목숨까지 버리려고 했다는 게..
제가 그날 말 한 마디만 따뜻하게 해줬어도 그 상황까지 가지는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에..
자책감과.. 괴리감.. 스스로가 뭐가 그리 잘 나서 한 사람의 목숨을 쥐고 흔들었나.. 이런 생각들..
저 역시 밥도 못 먹고.. 우울증 비슷한 증세를 보이기도 했구요.
시간은 그래도 잘 흐르더군요.
도무지 그 일이 머릿 속에서 지워질 것 같지는 않았는데..
나름대로의 생활 패턴을 또 잘 찾아갔고, 밝고 명랑한 저로 돌아오는데 그리 시간이 걸리지 않더라구요.
그로부터 약 2년이 지나고..
전화가 왔습니다.
그 아이에게서..
"누나"라는 호칭은 낯설었지만.. 목소리와 말투는 낯설지 않더군요.
그 아이가 그러대요.
"누나 때문에 죽으려고 한 게 아니라, 그때는 그냥 내가 죽을 수 밖에 없는 핑계꺼리를 찾고 있었을 뿐이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자기 자신도 그 당시 상황을 다 이해할 수 없다고.."
그러면서
"누나한테 부끄러운 사람이 되기 싫어서 수능시험봐서 대학도 왔고, 이제 군대도 갈 거라고.."
오히려 죽을 결심을 한번 하고 나니까 모든 일에 자신감이 생기고 힘든 일도 없다고 하더군요.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많이 미안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앞으로 잘 지내라는 말을.. 하고 나니 속이 뻥 뚫린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너 때문에 내가 죽는다. 그냥 나 하나만 죽기 억울하니 너도 같이 죽자." 라는 것은 다 핑계일 뿐이라는 말입니다.
그 님께서 리플 달아놓으신 것 보니 '그 여자 때문에 내 모든 걸 포기했다..'라고 하셨는데,
그 포기.. 님께서 스스로 결정하시고 행동으로 옮기신 거 아닙니까?
왜 남 핑계를 대죠? 내가 그 여자 옆에 있고 싶어서 스스로 포기하고 행동한 건데, 그 여자가 원해서 그렇게 했다.. 라고 하면.. 스스로가 엄청 위대해지고 지고지순해 보일 거라고 생각하시나 보죠?
로미오와 줄리엣 마냥?
혹시 님께서 혼자 죽음을 택하신다고 하면, 그 여자분께서 엄청 마음 아파하며 평생 결혼도 안하고 님의 위대한<?> 사랑을 가슴에 되새기며, 살아갈 것 같은가요?
오히려 정나미가 뚝 떨어지면서 집요하고 지겨운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나요?
사랑은 두 사람이 하는 거지만, 언제나 그 주체는 "너"가 아닌 "내"가 되어야만 하는 거 모르시나요?
내 삶에 우리의 사랑이 끼어든거지, 혹시 나의 사랑에 너의 삶이 끼어든거라는 생각을 하시는 게 아닌가요?
상당히 이기적인 분이시로군요.
님의 그런 면이 여자친구분께 어떻게 비춰줬을지도 생각해보세요.
죽는다구요? 왜요?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 때문에 목숨까지 버린 대단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셔서요?
누구 좋으라구요? 혹시 님만 죽고 그 여자분만 남게 된다면 평생 손가락질 받으며 살게 만들고 싶어서요?
아니면 두분 다 운이 좋으셔서<?> 같이 살아남게 되면 살인미수로 님은 평생 감옥에서 썩게 되실텐데요?
판사님께 "사랑해서 그랬습니다" 라고 하면 "어~ 그래, 다 이해한다. 네 말이 맞다." 그러실 것 같아서요?
신문에 "사랑때문에 목숨까지 버린 두 남녀"라는 타이틀로 대서특필을 노리시는 건가요?
부모님 생각은 안하시나요? 평생 님 생각에 눈물지으실 부모님은 무슨 죄죠?
요즘의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라구요?
이 사회가 나를 죽을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다구요?
직장도 없고, 친구도 없고, 돈도 없고, 이제 여자친구마저 떠나가면 나에게 남은 건 없기 때문에 비참하니까 죽는 거라구요?
쯧쯧.. 이런 이유들 다 엄청난 자기 합리화 밖에 안되는 거 아십니까?
이봐요, 죽을 결심을 하면 못할 게 뭡니까?
죽을 결심으로 다시 시작하면 금방 직장도 다시 잡을거고(그렇게 빵빵한 일자리 다 님이 차버린거면 어느 정도 능력이 있다는 소리 아닙니까?)
새로운, 더 좋은 여자친구도 다시 만날 수 있을 거 아닙니까?
왜 그런 건 생각 못하고 죽을 이유만 찾아서 눈이 벌개진 겁니까?
리플보면서 실시간으로 일일이 답글 달아 내가 죽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대는 걸 보니 님은 자살할 용기도 없는 사람 같은데요.
'누가 제발 날 말려줘', 라는 심정으로 한방 크게 날릴만한 리플을 기대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아니면 '옳다구나~ 그 여자가 모든 걸 다 잘못한 것이니 그냥 똥 밟은 셈 쳐라~'라는 위로의 글을 기다리고 있는 겁니까?
차라리 이럴 시간에 어떻게 하면 쿨하게 그녀를 잊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게 낫다고 보는데요.
아니면 여자친구에게 다시 잘 해보자라는 진지하고도 딱 부러지는 대화를 시도해보시던가요.
너 죽고 나 죽자 ㅡ_ㅡ; 이게 뭡니까?
사랑 때문에 목숨을 버리려 했던 한 남자를 아는 상대방 여자의 입장에서 말씀드리는 건데, 이 방법 별로 소용없어요.
그 여자분이 이 글을 보기를 내심 기대하고 쓰셨을 수도 있겠지만, 소득 없으리라는 쪽에 올인입니다.
차라리 씩씩하게 잊고 사는 모습에 더 자극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요.
잘 생각하세요. 님 인생은 단 한번이지만, 사랑은 한번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전 그 아이가 다른 여자와 밝게 웃으며 지나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아이도 물론 목숨까지 버리고픈 사랑을 경험했지만, 또 다른 사랑 역시 시작할 수 있었다는 말입니다.
물론 님도 그러실 수 있을 거예요.
제발 어리석은 짓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