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심신의 회복을 위해, 원하는 뭔가를 사기 위해, 때론 일탈을 꿈꾸기도 하면서; 이유와 목적은 다양하지만 그게 전부 여행이다. 난 그래도 자주 여행을 가는 편에 속하는 데 그때마다 항상 소홀히 했던 게 있다. 바로 음주(飮酒)다. 한국에서는 집요하게 술집을 찾아다니며 술을 마셔제끼는 술마시는 고양이, 닉네임 그대로의 "음주고냥"이지만, 여행지에서의 음주는 국내에서의 그것과는 달리 매번 조심스럽다. 만만치않은 술가격이 첫째 이유요. 과음했을 때 날아가버릴 다음 날의 하루가 바로 둘째 이유다. 그리고 세번째를 굳이 꼽자면 바로 우리와는 다른 타지의 술문화의 우려와 걱정 때문이다. 특히 여행을 하면서 현지의 술문화를 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 고민끝에 난 결국 이번 일본 여행의 저녁시간을 전부 음주로 할애하기로 마음 먹었다. 숙소를 잡지 않고 그 돈으로 술을 마시리.
일단은 가장 기본적인 술집에 가보자.
사람들에게 물었더니 학생들이나 회사원들이 주로 가는 술집은 와라와라, 와타미 등이라 한다. 난 이케부쿠로에 위치한 坐.和民(좌.화민;좌.와타미)라는 곳으로 방향을 결정했다. 좌.와타미는 와타미 체인점 중에서 실내가 일본의 좌식(요즘 우리나라도 많이 있는 신을 벗고 들어가 앉는 다다미가 깔린 곳에 앉는 방식)으로 인테리어 되어 있는 곳으로 그냥 와타미보다는 뭔가 약간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그냥 와타미와의 가격 차도 별로 없어 보인다. "坐"자가 왠지 날 반기며 웃고 있는 듯. (벌써 취한건가)
들어가면 "이랏샤이마세-(어서오십쇼)"를 힘차게 외친 그들이 제일 먼저 물어보는 말은 "난멘사마데쓰까?(몇분이십니까?)" 어설프게 짧은 발음으로 벌써부터 외국인이라는 걸 들키지 말자! 고개를 15도쯤 비틀며 가볍게 미소를 띄며 손가락을 살짝 펴주자.
그들만의 리그가 시작된다.
좌식이니만큼 입구에서 신을 벗고 들어간다. 음. 익숙하다 했더니, 이곳은 마치 우리나라의 공중 목욕탕의 그것같구나. 서로 뽑히고 싶어 안달인 그들만의 리그를 거쳐 난 결국 18번을 뽑기로 결심했다. 18번 자리에 신고 온 신발을 벗어놓고 점원이 안내하는 곳으로 가서 앉자.
의외로 미로처럼 구성된 자리들은 천차만별. 여기저기 앉아있는 일본인들을 보는 재미도 나름 쏠쏠. 매력있는 사람이 보이는 곳에 앉자.
메뉴판과 함께 떠나지 않는 일본 점원들, "가!! 가!!! 가란말야!!!"
거의 대부분의 일본 술집은 손님이 자리에 앉으면 메뉴판을 놓고 말똥 말똥 옆에 서있는다. 그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다. ’아니 방금 줘놓고 나보고 뭘 어쩌라고! 나 외국인이라고 지금 무시하는거야. 두고봐라 미친듯이 빨리 시켜주마’ 라고 생각하며 생각에도 없는 안주들을 향해 손가락 러쉬를 하진 말지어다. 안주의 선택은 신중, 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들이 서있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술집에 들어와 앉자마자 기본적으로 음료를 시킨 후에, 그걸 마시며 목을 축이며 천천히 주문을 한다. 간단한 물도 좋지만 주로 나마비루(生맥주)를 많이 시키는 편. 자, 그런 다음 찬찬히 메뉴판을 보자.
도서관과 술집은 사실 종이 한장 차이다.
자, 이제 평소에 부족했던 독서량을 보충할 시간이다. 메뉴판을 정독, 또 정독하자. 괜찮다. 근처에 앉은 일본인들도 저렇게 열심히 보고 있지 않은가. 다행히 이곳의 메뉴판은 꼬부랑 글씨만 있는 게 아니라 사진들과 함께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다. 안심이다. 음. 하지만 우리나라의 어떤 술집들처럼 사진과는 전혀 다른 안주가 나오진 않을까 조금은 걱정이다. 일단 배도 살짝 고프니 안정적인 안주로 시작해볼까나. 짬뽕면야끼소바라니. 나 이거알아! 국내에서 컵라면 형식의 야끼소바를 구할 수 있지. 훗. 첫 안주는 이걸로 하자. 399엔.
메뉴판 속 사진과 똑 닮아서(?) 날 놀라게 한 실제 안주
의외로 사진과 너무 똑같아서 ’흠칫’ 놀랐다. ’얘네들 봐라, 사진이랑 닮았자나?’ 너무 당연한 사실이었지만 뭔가 술집 메뉴판 사진과 실물(?)이 많이 달라지는 것이 뭔가 더 익숙한 나에겐 놀랄만한 일이었다. 마치 힘들게 뺐은 친구의 민증 사진이 지금과 별반 다를 게 없어 웃기지 않았을 때의 그 기분이다. 미묘한 기분. 맛은 평소 먹었던 인스턴트 야끼 소바보다야 훨씬 나았다. "아, 이게 진짜 야끼소바로군."
이럴수가 똑같다. 버섯 몇개가 머리를 아래쪽으로 돌린 걸 빼면 뿌려진 깨알의 갯수마저 비슷했다. 당혹스럽다. 입에서 쫙쫙 달라붙는 맛도 달콤하자나. 휴. 좋았어. 그렇다면 다음 주문 메뉴는 가격을 좀 더 올려볼까? 바사시(말고기회)를 과연 너네들이 499엔에 사진처럼 이렇게 준비할 수 있겠어? 훗. 나 이래뵈도 우리 제주도에서 말고기 먹어본 고양이라고. 이렇게 사진처럼 선홍빛의 싱싱한 말고기를 달라규!
사진보다 예쁜 녀석 등장으로 잠깐 긴장
이럴수가. 사진보다 예쁘다. 곁들어 나온 타레(양념소스)는 2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간장에 와사비를 버무린 형태였고, 하나는 뭔가 달짝찌근한 그들만의 타레인 듯 싶었다. 아. 나 바사시만 먹고 싶어ㅠ 이건 진짜 너무 맛있자나. 육회를 그렇게 즐기지 않는 나도 바사시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쫄깃쫄깃하고 담백하고 타레까지 곁들여 내 혀가 호강을 하는구나. 음모야. 날 일본에 잡아두기 위한 음모.
결국, 메뉴판의 사진빨이라 의심했던 난 심히 반성했다.
쇠고기 로스 스테이크로 나머지 주린 배를 채우기로 했다. 미국산 쇠고기라는 무시무시한 문구가 있었지만. ’휴. 설마 먹고 죽진 않겠지; 우리 나라도 사실은 몰래 몰래 표기안하고 팔고 있잖아. 맛있게 생겼으니 일단 먹고 보자.’ 이제는 사진과 똑같은 안주가 나와도 놀라지 않고 있는 음주고냥이었다. 그래 자고로 술집은 이렇게 메뉴판과 안주가 똑같아야지! 언제부터 난 이렇게 메뉴판을 의심하는 생물이 된걸까.
이곳의 모든 것에 공짜는 없다
앗. 너무 안주에 열을 내다보니 술에 대한 언급이 하나도 없었네. 사실은 안주를 먹으면서 이래저래 수 없이 많은 술을 홀짝 거렸는 데.
일단 물한잔 마시고 술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자. 그렇지만 일본 술집에서 주의 할 점. 가끔은 물도 돈을 받는 곳이 있다. 뭐 미네럴 워터랍시고? 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공짜인 편이니 너무 걱정은 말자. 그치만 물은 안받고 얼음만 계산서에 청구하는 곳도 있다. 어허, 거참 인색한 곳이로세. 술마실 때 물 배 채우는 사람들 특히 주의하자! 다행히 대부분은 얼음도 공짜.
’오토시(おとし)’라는 것을 들어봤는가?
여행객의 신분으로 일본 술집에 가면, 주문을 할 때마다 철저하게 계산해 나름의 예상 비용을 맞추는 사람들이 꽤 많다. 하지만 막상 카운터에 가보면 생각보다 더 많이 청구되는 계산서를 맞이하게 된다. ’엥? 뭐지? 분명 메뉴판에 텍스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 자식들 내가 외국인이라고 바가지를 씌우는 구나!’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이니!!!!" 라며 멱살을 잡았다면 살포시 놓아드리자.
일본 술집에 들어가면 사람 머릿 수 대로 기본안주가 나온다. ’오토시’라는 것으로 술집에 따라 그 종류는 다양하다. 말린 콩에서부터 우엉까지(맛없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건 결코 공짜가 아니다. 사람 수대로 나오는 이 오토시 또한 정확하게 돈이 부과된다. 가끔 어떤 술집은 오토시를 취소하면 돈을 부과 안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취소가 불가하다. 말 그대로 자릿세다. 그래서 아마 일본에는 우리처럼 1차, 2차, 3차, 4차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술자리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옮기면 손해(!)니깐.
그들만의 칵테일, 사와를 마셔볼까.
생맥주도 나름 유명하지만 일본에서 주로 마시는 건 거의 사케다. 그리고 사케만큼이나 많이 마시는 술이 이 사와다. 그들만의 칵테일 쯤이라고 해두면 되겠다. 사케만큼 독하지가 않아서 술의 독함보다는 많이 마시기를 즐기는 그들에게 적당한 술이다. (우리 나라에 오면 홀대 받을 꺼야! 마셔도 마셔도 안취하자낫) 그들은 정말 한 자리에 앉아서 수 많은 안주와 수 많은 술을 비운다. 그게 그들에게는 기본적인 술자리다. 우리 나라처럼 탕 하나에 술 몇병을 비우진 않는다. 심지어 어떤 일본인들은 2명이 와서 한번에 6접시를 한꺼번에 시키고 먹더라는, 그냥 자연스러운 모습인가보다.
메뉴판에서 보이지만 다양한 종류의 사와가 있다. 거봉, 유즈, 칼피스 등의.(술값이 안주보다 비싸자나!) 그럼 그 밑에 따로 보이는 生(나마)가 붙어있는 사와는 뭘까. 일단 목마르니깐 그냥 링고(사과)사와 하나 마시고 시켜보자.
사와는 무슨 맛일까? 그 맛은 뭐랄까. 소주에 물을 조금 붓고 거기에 탄산수를 적절한 비율로 맞춘 정도의 맛? 왠지 만들 수 있을 듯. 링고 사와를 원샷하고 재빨리 메뉴판의 나마오렌지&사와를 시켰다. 그러자 떡하니 나온 솔직한 두명의 녀석들. 오렌지 반쪽과 사와.
도구까지 우리에게 주며 부려먹는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갈아 넣으면 적어도 진짜 싱싱한 오렌지가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니 부려먹고도 당당할 수 있는거다. 만들어주자. 그까이꺼! 참쉽죠잉?
그리고 꼴깍꼴깍. 이렇게 그림보고 안주시키기와 적당한 사와와 맥주 병행으로 행복한 일본 술체험을 하는 음주고냥. 그리고.... 눈앞이 아래의 사진과 같이 보일때 일어날 준비를 하자.
으컁. 잘 놀다간다. 좌.와타미야. 조만간 다시올게. 그동안 잘지내. 그리고 난 일단 다른 집도 좀 가봐야겠구나. 안녕. 7기 애들 사진 편집 좀 따라해보느라 나도 많이 힘들었어. 작업의 연속이었다고. 어쨌든 난 이제 일본 술집을 좀 알 것 같아.
<일본+술>이라니 역시 매력덩어리들의 결합이죠;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신 덕분에 주말동안 네이버 메인<생활의 발견>에 소개되고 있답니다 :)
음주고냥, 일본의 술집에서 홀짝거리다
여행을 가는 목적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지친 심신의 회복을 위해, 원하는 뭔가를 사기 위해, 때론 일탈을 꿈꾸기도 하면서; 이유와 목적은 다양하지만 그게 전부 여행이다. 난 그래도 자주 여행을 가는 편에 속하는 데 그때마다 항상 소홀히 했던 게 있다. 바로 음주(飮酒)다. 한국에서는 집요하게 술집을 찾아다니며 술을 마셔제끼는 술마시는 고양이, 닉네임 그대로의 "음주고냥"이지만, 여행지에서의 음주는 국내에서의 그것과는 달리 매번 조심스럽다. 만만치않은 술가격이 첫째 이유요. 과음했을 때 날아가버릴 다음 날의 하루가 바로 둘째 이유다. 그리고 세번째를 굳이 꼽자면 바로 우리와는 다른 타지의 술문화의 우려와 걱정 때문이다. 특히 여행을 하면서 현지의 술문화를 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 고민끝에 난 결국 이번 일본 여행의 저녁시간을 전부 음주로 할애하기로 마음 먹었다. 숙소를 잡지 않고 그 돈으로 술을 마시리.
일단은 가장 기본적인 술집에 가보자.
사람들에게 물었더니 학생들이나 회사원들이 주로 가는 술집은 와라와라, 와타미 등이라 한다. 난 이케부쿠로에 위치한 坐.和民(좌.화민;좌.와타미)라는 곳으로 방향을 결정했다. 좌.와타미는 와타미 체인점 중에서 실내가 일본의 좌식(요즘 우리나라도 많이 있는 신을 벗고 들어가 앉는 다다미가 깔린 곳에 앉는 방식)으로 인테리어 되어 있는 곳으로 그냥 와타미보다는 뭔가 약간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그냥 와타미와의 가격 차도 별로 없어 보인다. "坐"자가 왠지 날 반기며 웃고 있는 듯. (벌써 취한건가)
들어가면 "이랏샤이마세-(어서오십쇼)"를 힘차게 외친 그들이 제일 먼저 물어보는 말은 "난멘사마데쓰까?(몇분이십니까?)" 어설프게 짧은 발음으로 벌써부터 외국인이라는 걸 들키지 말자! 고개를 15도쯤 비틀며 가볍게 미소를 띄며 손가락을 살짝 펴주자.
그들만의 리그가 시작된다.
좌식이니만큼 입구에서 신을 벗고 들어간다. 음. 익숙하다 했더니, 이곳은 마치 우리나라의 공중 목욕탕의 그것같구나. 서로 뽑히고 싶어 안달인 그들만의 리그를 거쳐 난 결국 18번을 뽑기로 결심했다. 18번 자리에 신고 온 신발을 벗어놓고 점원이 안내하는 곳으로 가서 앉자.
의외로 미로처럼 구성된 자리들은 천차만별. 여기저기 앉아있는 일본인들을 보는 재미도 나름 쏠쏠. 매력있는 사람이 보이는 곳에 앉자.
메뉴판과 함께 떠나지 않는 일본 점원들, "가!! 가!!! 가란말야!!!"
거의 대부분의 일본 술집은 손님이 자리에 앉으면 메뉴판을 놓고 말똥 말똥 옆에 서있는다. 그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황할 수 밖에 없다. ’아니 방금 줘놓고 나보고 뭘 어쩌라고! 나 외국인이라고 지금 무시하는거야. 두고봐라 미친듯이 빨리 시켜주마’ 라고 생각하며 생각에도 없는 안주들을 향해 손가락 러쉬를 하진 말지어다. 안주의 선택은 신중, 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들이 서있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술집에 들어와 앉자마자 기본적으로 음료를 시킨 후에, 그걸 마시며 목을 축이며 천천히 주문을 한다. 간단한 물도 좋지만 주로 나마비루(生맥주)를 많이 시키는 편. 자, 그런 다음 찬찬히 메뉴판을 보자.
도서관과 술집은 사실 종이 한장 차이다.
자, 이제 평소에 부족했던 독서량을 보충할 시간이다. 메뉴판을 정독, 또 정독하자. 괜찮다. 근처에 앉은 일본인들도 저렇게 열심히 보고 있지 않은가. 다행히 이곳의 메뉴판은 꼬부랑 글씨만 있는 게 아니라 사진들과 함께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다. 안심이다. 음. 하지만 우리나라의 어떤 술집들처럼 사진과는 전혀 다른 안주가 나오진 않을까 조금은 걱정이다. 일단 배도 살짝 고프니 안정적인 안주로 시작해볼까나. 짬뽕면야끼소바라니. 나 이거알아! 국내에서 컵라면 형식의 야끼소바를 구할 수 있지. 훗. 첫 안주는 이걸로 하자. 399엔.
메뉴판 속 사진과 똑 닮아서(?) 날 놀라게 한 실제 안주
의외로 사진과 너무 똑같아서 ’흠칫’ 놀랐다. ’얘네들 봐라, 사진이랑 닮았자나?’ 너무 당연한 사실이었지만 뭔가 술집 메뉴판 사진과 실물(?)이 많이 달라지는 것이 뭔가 더 익숙한 나에겐 놀랄만한 일이었다. 마치 힘들게 뺐은 친구의 민증 사진이 지금과 별반 다를 게 없어 웃기지 않았을 때의 그 기분이다. 미묘한 기분. 맛은 평소 먹었던 인스턴트 야끼 소바보다야 훨씬 나았다. "아, 이게 진짜 야끼소바로군."
그럼 너네들 어디 이것도 똑같이 만드나 보자!
호타테바타-(가리비버터; 뭐 버터에 볶은 가리비쯤 되겠다) 사진만으론 먹음직스럽자나! 399엔!
훌륭하게 볶아진 가리비, 훌륭하게 재현된 가리비
이럴수가 똑같다. 버섯 몇개가 머리를 아래쪽으로 돌린 걸 빼면 뿌려진 깨알의 갯수마저 비슷했다. 당혹스럽다. 입에서 쫙쫙 달라붙는 맛도 달콤하자나. 휴. 좋았어. 그렇다면 다음 주문 메뉴는 가격을 좀 더 올려볼까? 바사시(말고기회)를 과연 너네들이 499엔에 사진처럼 이렇게 준비할 수 있겠어? 훗. 나 이래뵈도 우리 제주도에서 말고기 먹어본 고양이라고. 이렇게 사진처럼 선홍빛의 싱싱한 말고기를 달라규!
사진보다 예쁜 녀석 등장으로 잠깐 긴장
이럴수가. 사진보다 예쁘다. 곁들어 나온 타레(양념소스)는 2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간장에 와사비를 버무린 형태였고, 하나는 뭔가 달짝찌근한 그들만의 타레인 듯 싶었다. 아. 나 바사시만 먹고 싶어ㅠ 이건 진짜 너무 맛있자나. 육회를 그렇게 즐기지 않는 나도 바사시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쫄깃쫄깃하고 담백하고 타레까지 곁들여 내 혀가 호강을 하는구나. 음모야. 날 일본에 잡아두기 위한 음모.
결국, 메뉴판의 사진빨이라 의심했던 난 심히 반성했다.
쇠고기 로스 스테이크로 나머지 주린 배를 채우기로 했다. 미국산 쇠고기라는 무시무시한 문구가 있었지만. ’휴. 설마 먹고 죽진 않겠지; 우리 나라도 사실은 몰래 몰래 표기안하고 팔고 있잖아. 맛있게 생겼으니 일단 먹고 보자.’ 이제는 사진과 똑같은 안주가 나와도 놀라지 않고 있는 음주고냥이었다. 그래 자고로 술집은 이렇게 메뉴판과 안주가 똑같아야지! 언제부터 난 이렇게 메뉴판을 의심하는 생물이 된걸까.
이곳의 모든 것에 공짜는 없다
앗. 너무 안주에 열을 내다보니 술에 대한 언급이 하나도 없었네. 사실은 안주를 먹으면서 이래저래 수 없이 많은 술을 홀짝 거렸는 데.
일단 물한잔 마시고 술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자. 그렇지만 일본 술집에서 주의 할 점. 가끔은 물도 돈을 받는 곳이 있다. 뭐 미네럴 워터랍시고? 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공짜인 편이니 너무 걱정은 말자. 그치만 물은 안받고 얼음만 계산서에 청구하는 곳도 있다. 어허, 거참 인색한 곳이로세. 술마실 때 물 배 채우는 사람들 특히 주의하자! 다행히 대부분은 얼음도 공짜.
’오토시(おとし)’라는 것을 들어봤는가?
여행객의 신분으로 일본 술집에 가면, 주문을 할 때마다 철저하게 계산해 나름의 예상 비용을 맞추는 사람들이 꽤 많다. 하지만 막상 카운터에 가보면 생각보다 더 많이 청구되는 계산서를 맞이하게 된다. ’엥? 뭐지? 분명 메뉴판에 텍스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 자식들 내가 외국인이라고 바가지를 씌우는 구나!’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이니!!!!" 라며 멱살을 잡았다면 살포시 놓아드리자.
일본 술집에 들어가면 사람 머릿 수 대로 기본안주가 나온다. ’오토시’라는 것으로 술집에 따라 그 종류는 다양하다. 말린 콩에서부터 우엉까지(맛없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건 결코 공짜가 아니다. 사람 수대로 나오는 이 오토시 또한 정확하게 돈이 부과된다. 가끔 어떤 술집은 오토시를 취소하면 돈을 부과 안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취소가 불가하다. 말 그대로 자릿세다. 그래서 아마 일본에는 우리처럼 1차, 2차, 3차, 4차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술자리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옮기면 손해(!)니깐.
그들만의 칵테일, 사와를 마셔볼까.
생맥주도 나름 유명하지만 일본에서 주로 마시는 건 거의 사케다. 그리고 사케만큼이나 많이 마시는 술이 이 사와다. 그들만의 칵테일 쯤이라고 해두면 되겠다. 사케만큼 독하지가 않아서 술의 독함보다는 많이 마시기를 즐기는 그들에게 적당한 술이다. (우리 나라에 오면 홀대 받을 꺼야! 마셔도 마셔도 안취하자낫) 그들은 정말 한 자리에 앉아서 수 많은 안주와 수 많은 술을 비운다. 그게 그들에게는 기본적인 술자리다. 우리 나라처럼 탕 하나에 술 몇병을 비우진 않는다. 심지어 어떤 일본인들은 2명이 와서 한번에 6접시를 한꺼번에 시키고 먹더라는, 그냥 자연스러운 모습인가보다.
메뉴판에서 보이지만 다양한 종류의 사와가 있다. 거봉, 유즈, 칼피스 등의.(술값이 안주보다 비싸자나!) 그럼 그 밑에 따로 보이는 生(나마)가 붙어있는 사와는 뭘까. 일단 목마르니깐 그냥 링고(사과)사와 하나 마시고 시켜보자.
사와는 무슨 맛일까? 그 맛은 뭐랄까. 소주에 물을 조금 붓고 거기에 탄산수를 적절한 비율로 맞춘 정도의 맛? 왠지 만들 수 있을 듯. 링고 사와를 원샷하고 재빨리 메뉴판의 나마오렌지&사와를 시켰다. 그러자 떡하니 나온 솔직한 두명의 녀석들. 오렌지 반쪽과 사와.
도구까지 우리에게 주며 부려먹는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갈아 넣으면 적어도 진짜 싱싱한 오렌지가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니 부려먹고도 당당할 수 있는거다. 만들어주자. 그까이꺼! 참쉽죠잉?
그리고 꼴깍꼴깍. 이렇게 그림보고 안주시키기와 적당한 사와와 맥주 병행으로 행복한 일본 술체험을 하는 음주고냥. 그리고.... 눈앞이 아래의 사진과 같이 보일때 일어날 준비를 하자.
으컁. 잘 놀다간다. 좌.와타미야. 조만간 다시올게. 그동안 잘지내. 그리고 난 일단 다른 집도 좀 가봐야겠구나. 안녕. 7기 애들 사진 편집 좀 따라해보느라 나도 많이 힘들었어. 작업의 연속이었다고. 어쨌든 난 이제 일본 술집을 좀 알 것 같아.
<일본+술>이라니 역시 매력덩어리들의 결합이죠;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신 덕분에 주말동안 네이버 메인<생활의 발견>에 소개되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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