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등학교 역사시간에 한국 전쟁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가난한 유학생ㅇㅇ2009.04.28
조회1,531

 

 

 

 

안녕하세요!

저는 작년 8월에 미국 워싱턴주으로 와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건아...입니다...
(건아........아주 씩씩한 여학생이에요 ㅇㅇ....)  

한국에서는 고2 1학기 마치고 여름 방학에 이 곳에 와서

이번 6월 30일에 귀국해요~

 

 

 

여튼 제가 여기 와서 가장 크게 느꼈던 것 중에 하나가

미국 고등학교의 수업방식은 한국이랑 정말 다르다...라는 것입니다ㅇㅇ

모든 수업이 다 선생님마다의 스타일에 따라 천지차이인 이 곳에 반해서

그저 노트와 필기가 전부인 한국의 고등학교에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니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아니면 이미 주입식 교육에 찌든건지 오히려 자신감이 생기기도 하네요...

 

 

 

그동안 판에서 눈팅은 많이 해봤어도

이렇게 직접 글 올려볼 생각은 안해봤는데,

요즘들어 학교에서 일제 강점기랑 한국전쟁에 대해 배운게

너무 인상깊어서 이렇게 처음으로 판에 글을 씁니다.

 

 

 

 

 

솔직히 말해서, 한국에 있을때 학교 역사시간에 배운거....

지금 기억이 하나도 안납니다;

저희학교 문과는 고1때 국사, 고2때는 세계사, 고3때는 근현대사를 배우는데

제가 고3은 안하고 왔으니 고1 국사시간에 배운게

학교에서 배운 우리나라 국사의 전부입니다.

초중학교에서 배웠던거 같긴 한데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없구요...

 

근데 솔직히 고1 국사시간에 배운 것들도

건국신화랑 삼국시대 이런 완전 초창기때부터

꼼꼼하게 하나하나 다 나가려니까

나중엔 진도가 벅차서 조선건국까진가 하고 끝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제강점기나 한국전쟁 이런 부분들은 진도 바삐 빼다가 손도 못댄거죠.

게다가 우리나라 공교육이라는게..........

아시죠 '주입식'...ㅇㅇ....

무조건 중간 기말고사를 위해서 외우기만 하다보니까

시험이 끝나면 다시 백지장이 되는 그런 시스템..........하아

그래서 전 얼마전까지만 해도 역사에 무지한 그런 학생이었습니다..

 

 

 

 

 

솔직히 제가 역사에 딱히 흥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역사책읽는걸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여기 오기 전에 교환 학생으로서 우리 나라에 대해서 뭘 좀 알리려면

공부를 해야겠다 싶어서 근현대사 쪽을 조금 공부하고 왔습니다...

(깊이도 아니고 진짜 기본만....부끄럽군요ㅠㅠ)

 

 

그런데 마침 얼마전 이 곳에서 역사시간에

2차 세계대전에 대해 배우고 선생님께서 제게 일제강점기에 대해서 여쭤보시더군요.

저는 '아 이때다' 싶어서 일제의 만행에 대해 까발렸지요 ㅇㅇ....

그리고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자폭탄에 대한 비디오를 보고

'시민을 상대로 한 폭탄투여는 과연 올바른 결정이었나'에 대해서 토론을 했어요

 

어떤 학생들은 그건 진짜 비인간적인 짓이라고 화도 내고

어떤 학생들은 그래도 그게 전쟁을 끝내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옹호하기도 하고..

그런데 선생님께서 제게 의견을 물어봤을때 저는

 

"솔직히 저렇게 일본 시민들이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은 너무 마음아프긴 한데,

저 원자폭탄때문에 우리나라가 마침내 해방될 수 있었다

그래서 기분이 참 묘하다" 라고 했더니

선생님이랑 애들 다 매우 흥미롭게 여기더라구요 ㅇㅇ

 

 

여튼 조금이나마 공부하고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역사쌤이랑 막 이러저러한 얘기도 하고 그랬어요..

 

 

 

 

오늘은 드디어 한국전쟁에 대해 배웠는데

선생님에 스크린에 대한민국 지도를 딱 보여주시는 순간

가장 먼저 제 눈에 띄었던 것은 'Sea of Japan'.............

선생님이 막 뭐라뭐라 얘기하시는데 처음에 집중 못하고

계속 그것만 째려보고 있었어요 ㅋㅋㅋ

결국 타이밍 잡아서 손들고 저거 잘못된 표기라고,

일제 강점기때 일제가 동해에서 일본해로 바꾼거라고,

지금 많은 한국인들이 다시 세계지도에서 고치려고 엄청 노력하고있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선생님이랑 애들 다 놀라면서 전혀 몰랐다고

저한테 가산점 줘야된다고 막 그러더라구요 ㅋㅋㅋ

 

여튼 그러고 나서

저 금강산관광 다녀와서 느낀 북한과 남한의 차이점

이런거 막 얘기해주고 그러니까 다들 흥미로워하는 모습에 좀 뿌듯했어요...

 

 

 

 

 

 

 

 

아무튼!!!!!!!

얘기가 점점 길어지는데, 저의 요점은

우리 나라 공교육의 잘못된 시스템 때문에,

지금 미국 학생들이 한국 학생들보다 우리나라의 중요한 역사에 대해서

더 많이 배운다는 겁니다.......

 

솔직히 한국 고등학교에서 문이과 나눌때

이과 학생들은 정말 자기가 역사를 좋아하지 않는 이상

역사를 공부할 필요성을 못느끼잖아요..

학교에서 배울 기회조차 없구요...

그래서 아예 자기 나라의 역사에 대해서 무지하고 무관심한

우리나라 학생들을 보면 참 마음이 아픕니다..

(저도 솔직히 역사공부 열심히 안했지만 여기와서 생각이 확 바뀌었어요..)

 

 

 

미국 고등학교에서는 역사 공부 저희처럼 안합니다..

주관식 문제에 신라시대 건축물 사진 보여주면서 정확한 이름을 쓰라는 정도로

세세하게 배우는 우리나라의 역사 시간과는 정 반대로,

미국에서는 선생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큰 사건 위주로 배웁니다.

 

물론 미국 역사가 한국 역사보다 훨씬 짧아서

공부하기 쉽다는 것도 감안을 해야겠지만,

그걸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미국에서는 그렇게 무식하게

무조건 처음부터 끝까지 외우라는 식으로 공부 안시키더라구요

큰 주제 하나씩 정해서 그 챕터 끝나면 쪽지시험 보고, 이런식으로 하니까

기억에도 오래 남고 공부하기도 훨씬 부담은 덜하더군요

 

 

역사 시간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수업시간에 교과서로 공부하지 않습니다.

교과서는 가끔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읽는 참조서의 개념이고,

주로 대부분의 수업은 시각적 자료나 비디오로 이루어집니다.

우리나라에서 수업 내내 책만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밑줄긋고 필기하고 그러던거 생각하면

이 곳의 방법이 훨씬 효율적이고, 기억에 오래 남더라구요

 

 

 

 

게다가 여기서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걸 먼저 배웁니다.

제가 여기 오자 마자 제일 먼저 배운건 9.11 테러에 대한거였구요.

대선 기간때는 오바마랑 맥케인에 대한 다큐멘터리 수업시간에 봤었고,

오바마 취임식하던 날에는 역사시간에 학교에서 생방으로 봤어요.

 

그 날 그거 보면서 우리나라 고등학교 생각해봤는데,

학교수업시간에 대선 기간에 대선 후보들에 대해서 배운적은 단한번도 없었고,

새 대통령이 취임되던 말던간에 옛날 옛적 1000년전 이야기 배우고있고

(물론 그때의 역사가 중요하지 않다는게 아닙니다.

제 말은 바로 눈 앞에서 펼쳐지는 역사를 직접 경험하는 것이

그 오래된 옛날 얘기를 책으로 읽는 것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거죠)

만약 선생님들이 지금 우리 정부나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 수업시간에 얘기하면

학생들이 손들고 "선생님 그거 시험에 안나오잖아요 진도나가요"이러고...

대충 장면들이 상상되더군요....

 

 

 

 

 

 

 

 

여튼 이러저러한 생각을 하다보니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에 참 가슴이 답답하더라구요...

학생들의 흥미를 전혀 끌어내지 못하는 수업방법,

무조건 외우고 문제를 잘 풀어내야 똑똑하다고 인정받는 공교육의 현실..

 

 

특히 전 역사는 단지 시험을 보고 문제를 풀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라와 민족의 뿌리를 알고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서는

기본상식처럼 알고 있어야 하는 필수적인 지식이라고 봅니다.

제가 장담하는데, 대한민국 고등학생 중에서

남북한이 어쩌다가 갈라서게 되었는지 설명할 수 있는 학생 몇 안된다고 봅니다.

 

 

 

 

여튼 머나먼 땅 미국에서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다보니

아무래도 가슴아픈 현실에 눈을 뜨게 되더군요..

요즘 미국에서도 공교육이 무너진다고

오바마가 자꾸 한국 공교육에 대해서 얘기하던데

기우겠지만 부디 이런 우리나라의 교육방법을 채택하지 않기를....간절히 바랍니다ㅇㅇ

 

 

 

이것 저것 그동안 느껴왔던거 한꺼번에 얘기 하려니까

정말 두서없네요....죄송합니다ㅠㅠ

여튼 대한민국 학생여러분

역사공부 열심히 합시다......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ㅇㅇ

저도 공부 더해서 남은 두달동안 열심히 한국에 대해 알리고 돌아갈게요!

 

지금까지 기나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