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임게이(i'm gay) - #14,15

夜記(야기)2004.04.30
조회290

** 마지막 편입니다 T_T 끝맺었다는 것만으로 뿌듯 하네요 ^^ 좀 더 나은 모습으로 또 뵐게요 ^^  읽어주신 모든분께 감사 드립니다. **

 

 

 

CHAPTER 14. 에필로그- 육개월전, 청혼받다

 

딱히 가슴 절절한 사랑은 아니었다.

그저 만나서 밥먹고 차마시고 일상을 같이 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생겨난 애정이었다.

야기가 힘들 때 옆에 있어주는 것으로 좋았고 야기 또한 자연스럽게 기댈 어깨를 효윤에게서 찾았다.

효윤은 그 사실이 기뻤다.

가끔 먼 곳을 바라보는 야기가 불안하기도 했지만 효윤은 더는 욕심을 내지 말자고 자신을 타일렀다.

 

“우와, 여기 좋다.”

 

효윤은 차에서 내리면서 탄성을 질렀다.

흐드러진 벚꽃이 우수수 꽃잎을 떨구고 있었다.

비같기도 하고 눈같기도 한 꽃잎을 맞으며 효윤은 그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너무 예뻐.”

 

한껏 미소를 지은 효윤에게 야기가 다가왔다.

무작정 달린다고 하더니 실은 여기에 데려오고 싶었나 보다.

이렇게 아름다운 장소를 나눌 사람으로 자신을 선택해 주었다는 게 행복했다.

살며시 효윤의 등을 감싸는 야기의 품에서 효윤은 눈을 감았다.

 

“돌아보지 말고 들어줘.”

 

야기의 나즉한 목소리가 귓가에서 들려 효윤은 간지라워 고개를 움츠렸다.

 

“효윤아… 나, 네가 필요해.”

 

긴장했는지 야기가 헛기침을 한다.

효윤은 그대로 눈을 감고 야기에게서 울리는 심장소리를 들었다.

쿵쿵 규칙적으로 울리는 고동. 사랑하는 사람이 살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힘차고 씩씩한 소리가 효윤에게는 감미로운 음악처럼 느껴졌다.

 

“아직 너무 이르지만… 그리고 너한테 너무 부족한 나지만… 그래도 네가 필요하다. 네가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어. 너랑 지금처럼 기대고 의지하면서 살고 싶어. 내가 이기적이란 거 알아. 아직 너한테 내 마음이 모자란 것도 알아. 그래도 나, 네가 욕심난다. 널 잃고 싶지 않아. 효윤아… 사랑한다.”

 

눈물이 흘렀다.

가슴이 벅차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 동안의 아픔을 씻어내리는듯 눈물은 하염없이 흘렀다.

효윤은 야기에게 머리를 기댔다.

목이 메어 대답을 못하게 되기 전에 말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바보… 얼마나 기다렸다고…”

 

 

 

CHAPTER 15. 에필로그- 야기 돌아오다

 

아, 정말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효윤은 어느새 식어버린 찻잔을 손으로 덧그리며 부끄러우면서 달달한 기억에 한껏 취해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느라 서방님 들어오시는 것도 몰라?”

 

그날처럼 뒤에서 감싸오는 야기의 품. 효윤은 그 어깨에 기대 웃었다.

 

“잘 다녀왔어?”

“응.”

 

말로 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따스한 느낌.

효윤은 다시 한번 이 사람을 만나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토록 아프고 슬펐던 날들이었지만 이 사람을 얻기 위해서였다고.

이렇게 충만한 기쁨을 얻기 위한 통과의례였다.

그래서 지금은 그 아팠던 어떤 날들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때가 없다.

 

“나중에 애기 옷 사서 놀러온대.”

“나도 보고 싶다, 준원 언니. 좋은 사람일거 같아.”

“응, 너도 보면 좋아 할거야.”

 

야기에게서는 비의 축축한 냄새가 났다.

눈을 감고 그 냄새를 들이마신다.

익숙한 야기의 체향이 섞여 효윤을 안심하게 만든다.

 

“다음주에는 할아버님께 가자, 형. 어머님 아버님도 뵙고 싶고 할머님도 뵙고 싶어.”

“그래. 가서 우리 마누라 맛있는 거 잔뜩 먹여서 데려와야지.”

“쳇, 사실은 애기한테 먹이려는 거지?”

“앗, 들켰나?”

“하여간 마누라는 하나도 안 챙기고.”

“아니야,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우리 마누란데.”

“맨날 말만 그러지.”

“아니라니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일상은 늘 꽃처럼 피어난다.

꽃처럼 별처럼 반짝이는 사랑은 사실 별 것 아닐지도 모른다.

야기가 준원을 그토록 사랑했지만 닿지 않았던 것처럼, 자신이 그토록 야기를 원했어도 돌아서야 했던 것처럼. 하지만 사랑은 그보다 더욱 편안하고 익숙한 감정인 것이다.

가슴 속 어딘가에 잠들어 있다가 언젠가 활짝 피어나 둘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마법.

누구나 갖고 있지만 누구나 쓸 수는 없는 주문이 있다.

그 말을 입밖에 내지 않으면 절대 주문은 발동하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사랑해’ 라는 말. 말에는 힘이 있다.

말은 사람을 묶기도 하고 풀기도 한다.

하지만 그 힘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말해야 한다.

 

‘사랑한다’ 라고…

 

 

읽어 주신 모든 분께 감사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