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들국화2004.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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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으로소중 하기에 조금씩 놓아주기...♣ 우리는 대부분 가족들 앞에서 너무 쉽게 화를 낸다 남들 앞에서는 침 한번 꿀꺽 삼키고 참을수도 있는 문제를 가족이라는 이유로 못 참아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서로 허물없다는 이유 때문에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되는 편한 관계라는 핑계로 발가벗은 감정을 폭발시키는 경우가 얼마나 흔한가 하지만 그 어떤 경우라도 뜨거운 불은 화살을 남기게 마련이다 불을 지른 쪽은 멀쩡할 수 있지만 불길에 휩싸인 쪽은 크건 작건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불길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입은 화상이야 말로 오래오래 흉한 자국으로 남는다. 내 곁에 가까이 있어서 나 때문에 가장 다치기 쉬운 사람들 나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화상 자국을 가족들에게 남겨왔던가? - 최일도의 "참으로소중 하기에 조금씩 놓아주기" 중에서

 

 

어제는 그이의 생일날.

맛있는 미역국을  끓여주려고 전날 저녁에  양지머리를 한 근 사서 푹 삶아   두고

미역은 물에 담궈 두고  아침에 일어나 삶아 둔 고기를  잘게 찢어서  미역국을 끓이고

 

들기름과 식용유를 섞어 석쇠에  두장씩 겹쳐 구운김과 

얼마전에 담은 초록빛이 선명한 향이 좋은 생깻잎 김치와

간장에 설탕,식초를 섞어 달여서  만든 아삭아삭한 오이 장아찌,

열흘전에 담근 포기김치를 놓고

남편의  생일 아침상을 그냥 늘 먹던대로 평범하게 조촐하게 준비를 했다.

 

사먹는 반찬을 싫어하는 그이..

내 손을 거쳐야만 맛이 난다는 그이..

없는 반찬이지만 내 정성이 들어가면 한 가지를 가지고도

밥 한 그릇을  다 비우는 그이..

 

밥 한그릇을 다 비우고

두 녀석들이 준비한  편지와  녀석들이 각각 4천원씩 용돈을 모아서 산

양말을 선물을 선물로 받았다.

난   그제 하루종일 헤매다가 마음에 드는 선물이 없어

편지 한 통 밖에  못 전했다.

 

술 좋아하는 그이는 내게 바라는 선물이라고는

술 한 잔 마실 수 있게 준비해 주는 것이 전부였으니까...

 

늘 해마다 형부  생일을 기억해주던  이종사촌  여동생..

그 녀석은 결혼후에  직장 생활하랴 살림하랴 정신이 없는지 형부 생일도

잊었는지 아무런 소식이 없다.

 

얼마전 3월에  그렇게 잘 기억하던  내 생일도 까맣게 잊었을때 

그이는 나 몰래 녀석에게 전화를 해서는 언니 생일이라고 전화해 주라고

했었다고 녀석은 내게  전화를 해서는 고백을 하며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했었다.

 

 

난 그런 녀석을 늘 이해하고도 남기에 전혀 마음속에

녀석에 대한 서운한 마음이 없다.

 

녀석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 모습이

그냥 대견하고 이쁠뿐....

 

아침에 남편이 출근을 하고 난 후 녀석에게 쪽지를 보냈다.  

녀석은 역시 얼마전까지 기억을 하고 있었는데 까맣게 잊어버린 것이다.

난 녀석에게 아무것도 모르는척 눈감아 줄테니 형부한테 전화나 한 통

넣으라고 했다.

 

그 사람은 기분파라서  그 녀석이 전화 한 통 해주는 것만으로

하루종일 행복할테니까...

 

녀석은 내게 쪽지를 보내 고마워 어쩔줄 모른다.

녀석은 제부한테도 연락을 해서 둘이 번갈아 가며

그이한테 전화를 했나보다.

 

녀석은 형부가 소주 사오라고 했다며

저녁에 퇴근하고 둘이서 온다고 한다.

그이가 오라고 하면 달려오는 녀석들...

뭐가 좋다고 우리가 녀석들에게 해준게 뭐가 있다고

녀석들은 그이 말이면 칼같이 잘 듣는다.

 

그이는 아침에 출근하며 생일이라서 퇴근후에 동료들과 술 한 잔 한다더니

그건 취소하고 집으로 온다는 걸 보니 남편은 동료들 보다 녀석들이 더 좋은가 보다.

 

저녁이 되면서 그이도 퇴근을 하고 녀석들도 와서

매일하는 그 동태찌개에 알을 넣어 커다란 뚝배기에 넘치도록 끓여 끓고 있는

뚝배기째  상에 올리니 제부는  저녁을 안한터라 배가 고픈지

얼큰한 동태찌개로 밥을 두 그릇이나 뚝딱 비운다.   

 

 

질리기도 하련만...

질리지 않는다고 한결같이 맛있다고 후후 불어가며 달라들어

열심히 먹는 녀석들과 남편...

덜어 먹으라고 그릇을 옆에 두어도  솥만한 커다란 뚝배기에서

뜨거운것 떠 먹는게 낫다며 그릇을 제껴두는 세 사람..

 

오늘 가야한다는 녀석들을 자고 내일 가라며 잡아 앉히고

녀석보다도 제부가 더 자고 가고 싶어한다.

 

자고 여기서 조금 일찍 아침에 출근을 하기로 결정을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부담없이 술을 주고 받으며  큰소리로 웃어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어느새 찌개가 바닥을 드러내고..

같이 앉아 둘이서 겨우 매실주 반병도  못 먹었는데 

녀석과 나의 볼은 사과처럼 빨갛게 달아 올라있었다.

 

그이는  녀석의 남편인 제부와 마음이 잘 맞는다.

그리고 제부 또한 남편을 잘 따른다.

기분파인 그이..

오늘 그이는 기분이 참 좋아 보인다.

 

술을 마시며   하는 말 한마디..

오전에 처제가 보낸 문자 메세지를 동료들에게 보이며 얼마나 자랑을 했는지 말아?

기분이 너무 좋아서 말야..

 

그이는 그런 사람이다.

처제가 생일을 기억해서 문자만 보내줘도 하루종일 콧노래 흥얼거리며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

 

사람을 참 좋아하고 술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

 

한바탕 무르익어가던 분위기는 그이의 괜한 말 한마디로

녀석을 샐쭉 토라지게하고 토라진 녀석을 열심히 달래는 제부..

여자는 왜 달래주면  괜히 더 서럽고  울고 싶어 지는지 모르겠다.

나도 그러니까.....

 

녀석은 아무일 아닌 형부의 말 한마디로 찔끔 눈물을 짠다.

 

어이구~~ 우리 애기 그만 울어~~하면서 자꾸만 어루고 달래는

녀석을 끔직히 사랑하는 제부의  모습에

녀석이 울고 있어도 내마음은  행복했다.

 

그러는 모습속에서 녀석들이 예쁘게 사랑하며 사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보이기때문이다.

 

형부한테니까 그러지 다른 사람 앞에서는 안운다 라며 말하는 녀석..

제부가 빤히 녀석의 얼굴을 바라보고 눈을 맞추자  울던 녀석은 

그만 웃음이 터져버리고 만다

 

그래...그래..녀석도 형부에게는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거겠지...

늘 애기 같다고 말해주고 우리 이뿐이.. 우리 이뿐이..해가며

마냥 귀엽게만 봐주던  형부였는데..   

그런 형부였기에 녀석은 더 서운했나보다.

 

 

소주를 두 병 비우고  맥주를 마시고 싶다며  둘이서 나란히 일어선다.

그 모습을 본 그이..

남자가 혼자 갔다오면 되지 뭘 같이 가려고 그래...혼자 갔다 와~라고

말하는데  난 거기에다가 둘이 다녀오라고 해 ~~그래야 나도

당신하고 둘이 있지~~라고 농담을 하며 둘이 내보냈다.

 

나란히 현관을 나서는 녀석들의 모습..

하나보단 둘....그 모습이  내 눈엔 너무 아름답고 예뻐보인다.

 

두 녀석들은 요즘 새로나 온  피쳐 두 병을 사왔다.

 

넷이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다 마셨는데도 그이는 뭐가 아쉽고 부족한지

제부한테 우리 둘이서 밖에 나가서 딱 호프 한 잔만 더하고 오자 하고

말하니 제부도 그러고 싶었는지 얼른 따라나선다.

 

시간이 벌써 한시 반인데..내일 출근도 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선 기분파인 그이는 내가 말려도 들을 사람이 아니다.

 

녀석하고 난 잠이들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언제 들어 왔는지

그이와 제부는 거실에서 세상 모르고 자고 있다.

 

출근하라고 깨워도 못 일어나는 그이..

아직도 술냄새가 푹푹나고 있다.

녀석과 제부는 일어나 씻고 출근 준비를 서두른다.

제부가 하는말이 호프 마시고 노래방 갔다가 4시에 집에 왔다고 한다.

 

두 녀석들만 대충 미역국에 상을 차려 먹이고..

출근하는 녀석들 손에 녀석이 어젯밤에 조금만  싸달라는

녀석이 아주 좋아하는 오이 장아찌와 생깻잎 김치를  싸 주었다.

 

녀석이 혹시 오면 주려고 그렇잖아도 넉넉히 담가 두었는데..

녀석은 고마워 어쩔 줄 모르며 챙겨 들고는  개교 기념일이라서 놀고있는

조카들의 배웅을 받으며   떠났다.

 

회사에 도착해서는 지각 안하고 잘 왔노라고..

반찬 고맙게 잘 먹겠노라는  고마움의 쪽지를 남기는 것도 잊지 않는 녀석..  

 

녀석들에게 해 준것도 없는데 녀석들은  자주 놀러도 오고

그이와 나를 잘 따른다.

녀석들은 어쩌면 무엇보다도 따뜻한 정이 그리운게 아니였을까..

따스한 정이 흐르는 그런 가정..

둘 다 부모가 장사를 하며 키웠기에  부모의 따듯한 사랑과 보살핌을  못 받고

자란터라  우리집만 오면 녀석들은 편안한게 아닌가 싶다.

 

 

녀석들은 우리의 사는 모습을 닮고 싶어한다.

하지만 난 녀석들이 우리보다는 훨씬 더 행복하고 재미있게

살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 녀석이 다  워낙 심성이 곱고 착한터라...

 

 

간신히 일어나서 그래도 배고프다며 아침밥을  먹은  그이는

오늘 월차를 쓰고 마냥 잠에 빠져있습니다.

내일도 쉬는날인데....

때로는 너무 기분파라서 절제를 못하는게 이런 결과를 낳게된다.

 

 

하지만 평소엔 늘 열심히 일하고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기에

난 그이한테  바가지란 걸 긁을 수가 없습니니다.

 

그이는 잠에서 깨어나면 저녁때  어쩌면  엄마를 보러

시골 내려갔다 온다며 훌쩍 떠날지도 모릅니다.

 

그이가 자꾸 꿈에 보이는지 전화를 하셔서 아픈데 없냐며 걱정을 하시는 어머님.

그런 어머님께 그이는  얼마전 어린애 마냥 술 한 잔 한김에  아무 생각없이

 어리광을 부린답시고  아마 갈비뼈를 다쳤다고  전화를 드렸었나 보다.

그 소리 들으시고 얼마나 놀라셨을까...

 

 

눈에 보이지 않으니 며느리가 멀쩡하다고 아무리 말을 해도 못 믿으시고..

올라 오셔서 확인해 보시라해도  산에 고사리며 나물 뜯으러 다니시느라

매일 바쁘시다  하시고..

 

걱정만 하시는 엄마를 위해 막내 아들인 그이는 

엄마 앞에  자신의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러 갈 것만 같습니다.

 

살아가면서...........

살아가면서...........

살아가면서...........

살아가면서...........

살아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