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모 산부인과 사고를 바라보며

내말들어2009.05.07
조회111,725

이 글을 쓰고 몇일 동안 학회 다녀온 후 오늘 들어와 보니...

많은 댓글과 많은 조회수...

원문을 다시 읽고 댓글을 다 읽은 후에 몇자 더 적습니다.

병원이라는 곳은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하는 목적으로 세워진 곳입니다.

본문에 언급한 것처럼

피해자분이 말씀하고 주장하시는 것처럼 해당 병원이 진료를 태만히하고

반드시 해야할 부분조차도 게을리한 게 맞다면

그 병원은 문닫는 게 맞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환자에게나 의료인들에게나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현재 우리가 아는 사항들이 모두 진실인가 하는 의문입니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것인지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들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언론플레이만 넘쳐나는 것 같아서 답답해서 올린 글이였습니다.

사람의 목숨....정말 고귀하지요. 귀하지요.

내 목숨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귀함이 어느 누구의 목숨에나 깃들어 있는 귀함이겠지요.

하지만 사고라는 것은 너무도 갑자기 예상치 못한 순간과 장소에서 찾아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자동차 사고, 산업 재해, 의료 사고 등등....

수많은 사고가 발생하고 값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목숨이지만

그 목숨을 대신할 만한 어떤 것도 없기에 현실적으로 금전이라는 수단으로

대체를 하게 됩니다.

자동차 사망 사고시 보상금을 아십니까?

산업 재해 사망 사고 시의 보상금을 아십니까?

의료 사고시의 사망사고는 또 어떻습니까?

자동차 사망 사고나 산업 재해 사망사고 등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는 경우는

적습니다. 되더라도 판결이 일찍 나는 경우가 많구요.

이유는 적절한 법적인 기준들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의료사고에 대한 기준은 미비한 상태입니다.

보상제도라던가 이런 것들도 거의 판례에 따를 뿐 법적인 기준이 매우 미흡하거나

없는 상태입니다.

때문에 다른 사고와는 달리 피해자측의 주장이나 브로커의 개입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상의 기준이라거나 판단 절차 등이 너무 유동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 자동차 사고로 인한 사망시 2억의 보상이라 치면

같은 성별 같은 연령의 사람이 의료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경우에 따라서는

10억이 될 수도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내 부모, 내 형제, 내 아내가 사망사고를 당했을 시

어느 누구라도 억울하고 분통터지는 건 사람이라면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되돌릴 수 없는 것이 또한 사람 목숨인 것을 ......

댓글 다신분들께서 하시는 많은 말씀이

고인의 죽음과 관련되어 보상금과는 별개라고 생각하시는 듯 하지만

그건 정말 비현실적인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지만 교통사고나 산업재해등에 의한 사고와는 달리 의료분쟁이 말이 많은 이유는

적절한 해결방안(보험회사나 법적인 처벌이나 보상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합의금(또는 보상금) 또한 마찬가지인 상태이구요.

법적으로 가면 절대 피해자가 원하는 만큼의 보상금은 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진실을 원하고 그 병원의 만행을 검증받은 진실로 알리기 위해선

법적인 절차가 가장 현명하고 가장 빠릅니다.

그런데 정작 피해자 분은 법적인 절차를 밟지 않으셨습니다.

단지 병원의 행위를 인터넷상에 널리 알리기만 하려 하셧습니다.

의문은 피해자분의 글 자체에도 많지만....

그런 것들을 떠나서 정작 필요한 진실에는 다가가려 하지 않고 왜 인터넷과같은

결론없는 공간에서만 멤도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분들은 저를 해당 병원의 알바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던데...

전 부산지역이랑은 멀리 떨어진 곳에 거주하고 근무하는 사람이며

산부인과랑은 전혀 상관없는 성형외과 의사입니다.

해당 병원과는 지푸라기 한 올 만큼의 관련도 없을 뿐더라 관련이 있다면

제 양심에 손을 얻고 이런 글을 못 올렸을 것입니다.

의사들이 욕먹을 짓을 하면 욕을 먹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욕이 무조건적이거나

근거없는 상황인 경우가 많아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사고를 바라보면서, 또 진실에 다가가면서

조금만 냉철히 바라볼 수 있는 마음 한켠의 여유는 마련해 두었으면 좋겠습니다.

 

운명을 달리하신 고인께는 다시 한번 애도를 표하고 행여라도 제가 쓰는 이런 글들이 그분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길 바랍니다.

 

 

 

아래 원문입니다.

 

글에 앞서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전 해당 병원이나 피해자 측과는 전혀 무관한 그냥 의사입니다.

가능한 한 객관적으로 사고를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기도합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처럼

같은 의료인이기 때문에 행여라도 해당 병원측에 편파적인 글을 쓸까봐 걱정하고

두려워하면서 글을 적습니다.

 

글이 매우 길어질듯하니 끝까지 읽지 않으실 분들은 그냥 지나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달이 조금 넘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번 사건에 대한  많인 글들이 올라오고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일처럼 울분을  토하는 것을 많이 봐왔습니다.

 

피해자분이 올리신 글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의아하고 한편으로는 어이 없는 부분도 많이

발견했습니다.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꼬치꼬치 캐물어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전반적인 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실....

 

내가 가진 진실이 항상 진정한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교만입니다.

나의 기억이 또는 나의 정보가 항상 진실이 될 수는 없습니다.

일례로 불과 일주일전의 기억만 하더라도 희미하거나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을 보시는 분들도 글을 쓰신 분들도 이 말은 공감하시리라 믿습니다.

 

만약 해당 병원측의 행실이

피해자분께서 기억하고 주장하시는 것과 같다면

그 병원은 없어져야 합니다.

태반조기박리 와 같은 사망률이 매우 높은 질환을 처치하는 데 있어

태만한 자세와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면

비난받고 처벌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런 자세로 환자를 대하는 병원은 문을 닫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객관적인 견지에서 봤을 때

과거를 입증할 방법은 기록밖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의사의 의무이자 책임이고 문제가 발생시에는 항상 열어보게 되는 것이

차트입니다.

차트 기록이라는 것은 환자를 본 횟수를 말하는 것도 아니고

환자에게 기울인 정성을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해당 환자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의 저장 수단이며

때로는 의사 자신의 방어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법정으로까지 일이 확산되었을 때

차트가 항상 따라다니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아마도 피해자분께서는 이미 차트복사를 전부 완료해 놓은 상태일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만약 피해자분이 차트를 확인하고 전문가에게 문의하였을 때

해당 병원측의 기록과 본인이 기억하는 처치나 치료가 다를 때는 분명히 밝히고

따질 필요가 있습니다.

차트의 내용이 부실하거나 임의로 수정하거나 삭제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입니다.

 

법적인 대응으로 가닥을 잡게되면

문제는 비용과 시간입니다.

일반적으로 피해자측은 소수이며 법적인 지식이나 의학적인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많은 비용을 사용하면서 투쟁을 지속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 많이 등장하는 것이 브로커 입니다.

브로커에 대해서 아시는분들은 아시겠지만

예를 들면 '당신에게 병원측으로부터(또는 보험회사로부터) 얼마를 받아주겠다.

그 보상금의 몇 프로를 내라' 라고 하는 사람들이라면 쉬울듯 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병원측에 시위하는 방법

협상하는 방법, 합의하는 방법 등을 알려주고 얼마를 받아내라고 지시하게 됩니다.

그리고 최대한 금전적인 보상을 빼내기 위하여 피해자나 병원측에 못할 짓도 많이 합니다.

어떤 사람의 죽음이나 사고를 기회로 돈을 뽑아내는......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제발 이 사건에는 이런 협잡꾼들이 개입되어있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병원측의 입장과 피해자측의 입장에 서서 말씀을 드려보겠습니다.

 

병원측은....정확히 말해서 해당 의사는

자신이 잘못을 했는지 안했는지 가장 잘 아는 사람입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평생 안고 가야할 짐이겠지요.

설사 자신의 잘못이 없더라도 가슴속 한켠에 죄책감이 안 생길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감정적인 것과는 별개로

병원측에서는 해당 사건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나 합의가 피해자와 직접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법적인 판결을 원할 것입니다.

하지만...피해자는 자신의 사연을 하소연하기 위하여 인터넷을 활용했고

그 인터넷의 힘으로 이미 해당병원은 어머어마한 손실을 입었으리라 여겨집니다.

잘되는 병원일수록 타격이 더 큰 법이니까요.

때문에 아직 법적으로 옳다 그르다 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또한 피해자측의 입장만으로 정리된 글이 모든 국민들이 본다고도 할 수 있는 공간인

인터넷에 무한히 떠도는 걸 막고자 하는 것입니다.

원만하게 합의하고 싶겠지요.

이미 피해를 볼만큼 봤기 때문에 원만한 합의는 기대하기 힘들지도 모르지만요.

이런 경우 가능한 한 빨리 법적인 결과를 바랄 것입니다.

그것이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할지라도 말입니다.

하지만 의료사고의 경우 피해자측이 법원에 요청을 해야 진행이 되게 되어있습니다.

병원측은 법원에 맡기고 싶어도 맡길 수 있는 처지가 아니란 것이지요.

 

이번엔 피해자측의 입장에서 적어보겠습니다.

무고한 생명이 병원측의 과실로 사망한 정말 큰 사건이라고 생각할 듯 합니다.

실제로 사망은 큰 사건이지요.

이 사망에 대한 정확한 규명이 필요한 시점이지요.

사망에 대한 진실...규명....

사망에 대한 병원측의 과실임에 대한 인정과 진심어린 애도....

그리고 그에 합당한 보상....

이런 경우 시간이 걸린다 하더라도 가장 빠르고 가장 편한 길은

법에 호소하는 것입니다.

법에 호소하게 되면 분명히 판결을 내려줍니다.

사건에 따라 소요되는 시간은 다를지라도

무한정 일인 시위하는 것보다는 훨씬 빠른 판단을 내려주게 됩니다.

 

 

요즘은 의료분쟁이 있을 시

정말 어이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100% 승소나 100% 패소는 없습니다.

쌍방이 주장하는 것을 확인하고 파악하고 판결을 내리다보니

한 쪽이 일반적으로 잘못했다고 무조건 밀어붙일 수가 없는 것입니다.

자동차 사고와 마찬가지지요.

 

다시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해보면....

하지만 현재 피해자는 병원측을 상대로 법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왜 일까 의문을 가져봄직 합니다.

왜일까요??

시간과 돈??

진정 진실이 목적이라면 법적인 대응이 가장 빠르고 정확합니다.

51%로 승소하더라도 분명한 건 승소거든요.

그러나....그렇게 대응하고 있지 않습니다.

왜 일까요....

보상금의 문제이겠지요.

법적으로 정해지는 보상금은 10억을 넘기가 어렵습니다.

보통 3-5억 이내에서 해결되겠지요.

더불어 병원측의 사과는 들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판결이 나면 일단 종료가 됩니다.

결과와 진실을 원한다면 그렇게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빠르다고 생각을 합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합의금이 이 사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어 간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여러 의료사고가 그렇듯이

이 사건을 바라보면서도 안타깝습니다.

신뢰받지 못하는 의사, 신뢰받지 못하는 보호자.

병원이나 피해자나 결국은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싸우는 꼴입니다.

진실만이 목적이라면 이런 식으로 일이 전개되진 않았을 것입니다.

많은 네티즌들이 인터넷을 보면서

울분을 토하고 격한 감정을 숨길수가 없는 것은

아직은 우리나라가 '정'이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정'이라는 것이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가 진실을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가리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무조건적이고 일방적인 입장은

누구에게나 어느정도씩은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한 사람의 죽음 앞에서는

꼭 진실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진실이 브로커나 합의금이라는 명목하에서 과대포장되거나 확대해석되거나

또는 묻혀버리거나....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해당 병원측의 과실이 어느정도이든....

피해자가 주장하는 부분이 어디까지가 진실이든....

 

반드시 진실이 밝혀지길 바랍니다.

그리고 진실을 은폐하려 하거나 잘못된 진실을 유포하거나 한 경우라면

다시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게되길 바랍니다.

 

만약 해당 병원측의 진료수준이나 치료가

피해자가 블로그에 올렸던 내용과 같다면

해당 병원측에 관리감독 또한 수반되길 바랍니다.

 

또한 이번 일을 계기로 의료사고나 분쟁에 대한 명확한 법적절차가 수립되길 바래봅니다.

 

고인께는 다시한번 애도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