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왜 짠가

콘돔2009.05.07
조회248
엊그제 쉼터에서 누군가의 글에서 같은 표현을 본 것 같은데,
동어반복이긴 하지만...

2, 3년전 쯤 예전에 영국 BBC 에서 였던가요?
가장 아름다운 단어가 어떤 것인지 설문조사
(a survey on the most beautiful word in English for native speakers) 를 했는데...

love 나 beauty 등에다가, 심지어 cuspidor 까지 -_-;

*) cuspidor = spittoon : 타구(唾具), 가래나 침을 뱉는 그릇

왜 '타구'라는 단어가 '아름다운 단어' 후보에 포함됐었는지는 모르겠는데,
가령, 희생...이나 살신성인 -_-; 뭐 이런 의미였을까요? ㅎ

아무튼,
수없이 많은 경쟁 단어들을 제치고
"mother" 가 선정되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엘리어트의 달 4 월을 보내고 벌써 일주일이나 지난
5 월입니다.
5 월이 '계절의 여왕'인지 '여왕의 계절'인지는 모르겠으나,
흔히 '가정의 달'이라고 하는 것은 압니다.

모든 가정이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Conundrum, owes everything he has
to his parents much more than words can say.
They gave to him all of his life to do as he pleases.



P.S.

함민복의 시를 읽으면 항상
'서러운 긍정'과 '투박한 희망'을 떠올리게 됩니다.

아래는 그 함민복 시인의 <눈물은 왜 짠가>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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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이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갈 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댁에 모셔다 드릴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차시간도 있고 하니까 요기를 하고 가자시며 고깃국을 먹자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한평생 중이염을 앓아 고기만 드시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나를 위해 고깃국을 먹으러 가자고 하시는 마음을 읽자 어머니 이마의 주름살이 더 깊게 보였습니다 설렁탕집에 들어가 물수건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습니다

"더울 때일수록 고기를 먹어야 더위를 안 먹는다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고깃국물이라도 되게 먹어둬라"

설렁탕에 다대기를 풀어 한 댓 숟가락 국물을 떠먹었을 때였습니다 어머니가 주인 아저씨를 불렀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뭐 잘못된 게 있나 싶었던지 고개를 앞으로 빼고 의아해하며 다가왔습니다 어머니는 설렁탕에 소금을 너무 많이 풀어 짜서 그런다며 국물을 더 달라고 했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흔쾌히 국물을 더 갖다 주었습니다

어머니는 주인 아저씨가 안보고 있다 싶어지자 내 투가리에 국물을 부어 주셨습니다 나는 당황하여 주인 아저씨를 흘금거리며 국물을 더 받았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넌지시 우리 모자의 행동을 보고 애써 시선을 외면해주는게 역력했습니다

나는 그만 국물을 따르시라고 내 투가리로 어머니 투가리를 툭, 부딪쳤습니다 순간 투가리가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왜 그렇게 서럽게 들리던지 나는 울컥 치받치는 감정을 억제하려고 설렁탕에 만 밥과 깍두기를 마구 씹어댔습니다 그러자 주인 아저씨는 우리 모자가 미안한 마음 안느끼게 조심, 다가와 성냥갑만한 깍두기 한 접시를 놓고 돌아서는 거였습니다

일순, 나는 참고 있던 눈물을 찔끔 흘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얼른 이마에 흐른 땀을 훔쳐내려 눈물을 땀인 양 만들어놓고 나서, 아주 천천히 물수건으로 눈동자에서 난 땀을 씻어냈습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눈물은 왜 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