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용돈 드린것도 돌려주시려다 넘어지신 할머니ㅠ.ㅠ

할머니최고2009.05.08
조회30,300

안녕하세여 ㅎㅎ 나이만 열심히 먹고 철은 들지를 않는 20대 후반..ㅠ.ㅠ 대학원생 女 입니다 ㅎㅎ 저는 지금 외할머니랑 같이 살고 있어요. 1917년 생이시니까 올해 93 되시네요. 그래도 참 곱게 늙으시고 저에게 연애 코치 해주실 정도로 정신력이 대단하신 분이세요.

덕분에 저희 모든 외가 집안에서 귀여움 아닌 귀여움(?)을 독차지 하고 계신답니다.

그 연세 되셔서도 남에게 허투루 보이는걸 싫어하시구요 지금 거동이 불편하셔서 계단 같은 것 혼자 내려가시면 몸살이 나시는데도 아빠 등에 절대 업히지 않으실 정도로 자존심이 세세요ㅠ.ㅠ 조금만 굽히시면 좋을텐데..;;;

그래도 지금도 다큰 손녀 배탈나서 누워있으면 보조지팡이 짚으시고 겨우겨우 방에 오셔서 배 문질러주시면서 기도도 해주시고 딸 사랑도 엄청나셔서  아직도 딸들 불편하게 안하신다고 이것저것 집안일 하시려고 하는 바람에 엄마가 쫓아다니면서 말리고 계시답니다;;

저도 그래서 외할머니를 정신적 지주처럼 생각하고 있어요^^ 4살때 저랑 사촌동생이 잘못해서 이모네집 큰방에 불질렀을때 일흔살 연세에도 불구하시고 저희를 들쳐 업고 나와서 살려주신 분이시구요, 저 엄마한테 혼나서 혼자 삐져있으면 와서 암말없이 달래주시구요, 이모들이 주신 용돈 몰래 감춰두셨다가 만원씩 주시면서..천만원처럼 쓰라는 좋은 말씀도 해주시는 센스 만점 할머니세요. 진짜 제가 너무너무 사랑하고 있지요^^

 

그래서..저도 오늘 어버이날 맞이해서 아침에 꽃과 용돈을 아주 쪼금..ㅠ.ㅠ 준비했었어요

그래서 할머니 가슴에 꽃도 달아드리고 용돈도 봉투에 넣어서 드렸었거든요. 그러고나서 기분 좋게 다시 제 방에 들어와 출근 준비 하는데 갑자기 쿵 소리가 나면서 엄마 아빠가 소리지르면서 달려가시는거에요. 그래서 저도 황급히 거실로 나갔는데 할머니께서 방 앞에 쓰러져 계시는 거에요ㅠ.ㅠ

그래서 할머니 붙잡고 이게 무슨일이냐고 했더니 .. 할머니가 보조 지팡이도 짚지 않으시고 밖으로 나오시다가 다리 힘이 없으셔서 넘어지셨더라구요.. 쿵소리 날정도로 넘어지셔가지고 아파서 눈도 못뜨시고..할머니가 너무너무 마르셨거든요.. 그래서 엄마랑 저랑 아빠랑..부르시지 왜 지팡이도 없이 나오셨나고 이러고 있는데...

 

아...진짜...

 

할머니 손에 제가 아까 드린 봉투가 쥐어져 있는 거에요..ㅠ.ㅠ

 

그러시면서..당신께는 이거 너무 많다고..나머지는 너랑 신랑(제 남자친구를 신랑이라고 부르세요;;)이랑 맛있는거 사먹으라고 그러시는 거에요..

 

그거 주시려고 나오시다가 저렇게 넘어지시고...정말 속이 상했어요..

 

그래서 "할머니~저 돈 많이 벌어요 이거 다 할머니 가지세요"라고 겨우 설득시켜서

다시 침대로 데려다 드렸어요...

기쁜 마음으로 용돈 드린건데 할머니께서 절 생각하시는 마음은 정말 따라가기 힘든건가봐요. 그것조차도 저 맛있는거 사먹으라고 다시 주고 싶으셨었나봐요...

 

이제 할머니 용돈 더 자주 드려야겠어요^^;;;; 면역이 되셔서 이제 안돌려주실 마음 드시게..ㅎㅎ 그리고 더 오래오래 사시라고 기도도 하구요..ㅠ.ㅠ 저 시집갈때까지, 시집가서 이뿐 아기도 생길 때까지 백세 넘게 사셨으면 좋겠어요~

 

할머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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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세상에-_-;;;; 자고 일어나니..가 아니라 3일밤 자고 일어나니 헤드라인에 저의 글이..;;; 이런 일도 있군여...

 

너무 신기해요;;;

 

다들 격려 감사합니다^^

 

그런데..참 너무나 마음이 아프게도..할머니께서 지금 병원에 입원해 계세요...고관절 골절로...ㅠ.ㅠ 경찰병원에 계십니다...너무나 고령이시라 수술도 위험하고 일단 일주일간 몸 상태를 지켜본 후 판단키로 하였어요...집에만 너무너무 가고 싶어하시고 아파하시고..

 

그리고 저희 엄마가 정말 매일매일 울고 그러셔서..더 걱정되는 상태에요;;

 

할머니 더 편히 모시겠다고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따시고 전동침대까지 구입하셨었거든요..그랬는데 넘어지셔서 .. 매일 할머니 빈침대에서 통곡하시면서.."울엄마 불쌍해서 어떻게해.." 그러세요..ㅠ.ㅠ 정말 너무나 속상하고..에효ㅠ.ㅠ 집에서 전동침대에 푹신한 쿠션도 여기저기 놓아서 편히 계셨었는데.. 주사바늘에 검사에 시달리시는거 보면 정말 눈물이 안날 수가 없네요..

 

이 글 혹시 보시는 분들은 정말..몇초간만이라도 할머니 위해 기도 한번만 해주세요..그럼 힘이 날 것 같네요^^

 

비오는 월요일이지만, 다들 좋은 한 주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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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많은 분들이 기도해주시고 리플달아주실 줄 생각도 못했습니다. 정말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일일히 리플 달아드려야 하지만 연구실에 매여있는(?) 대학원생 이기에, 이 자리를 통해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할머니도 곧 좋아지실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구요, 또 여러분들의 사랑이 할머니에게 전해졌을 거라고도 믿어요^^ 정말 큰 사랑 받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여전히 비가 내려서 세상이 좀 촉촉해 졌네요..^^ 다들 좋은 하루, 좋은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