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파는 천 원짜리 태극반지를 샀어요.

웃는여자2009.05.08
조회75,381

헉.. 몇 번 째 톡이 됐는지도 모르겠네요 ..;;^^;;

제가 착한 일은 한 건 아니에요.. 아무튼 많은 분들이 읽어주셔서 기분이 좋네요.^^

모두 오늘 하루 행복하게 보내시길..^^

http://www.cyworld.com/dahlia_k 

 

안녕하세요.

오늘 학교가 끝나고 밥을 먹고 집에 가는 지하철을 탔습니다.

3호선 수서행 열차를 타고 ..앉아서 편히 가고 있는데,

어떤 장애인 분이 옆 칸에서 넘어오시더라구요.

한 눈에 봐도 몸이 많이 불편하신 분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다리는 절반이 없으셨고, 안면 근육이 마비 됐는데다가 몸통이 아예 반대로 뒤틀려 있어서..

다리는 앞을 향해 있는데, 목은 뒤에 있는.. 그런 분이셨어요.

 

처음엔 그저 구걸만 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렵게 입술을 움직이시며 뭐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솔직히 잘 못 알아 들었어요.

자세히 보니 뭔가를 파시는 것 같았습니다.

귀 기울여 말을 들여보니..

 

" 장애인들이 모여서 만든 태극모양 반지를 팔고 있습니다. 이 반지는 어디에도 없는 반지예요.

왜냐구요? 안 팔리거든요. 이런 걸 누가 사가겠어요.. 아무도 안 사가서 여기서밖에 팔지 않습니다.

이게 너무 작아서 반지가 잘 안 들어가요. 새끼 손가락에는 들어갈 겁니다.

1000원 받고 있습니다."

 

대충 이런 말을 반복 하시더라구요.

 

예전에는 구걸하는 분들만 보면 무조건 백 원이라도 있는 동전들을 드렸었는데

요새 사기 치는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절대 돈을 안 줬거든요.

그런데 몸이 그리도 불편하신 분이 그냥 구걸이 아닌 무언가를 만들어서 팔고 돈을 받는다는게 뭔가 찡..?하다고 해야되나..

 

그리고 '이런 걸 누가 사가겠어요.. 안 팔려요 이런 건..그래도 장애인들이 모여서 만든 태극 반지 입니다 ' 이 구절이 너무 ..

자연스레 지갑을 열게 되더라구요.

 

저 같은 생각을 많이 하셨는지 제가 있는 칸에서만도 꽤 많이 파셨던 것 같아요.

 

사실 장애인에게 동정심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제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게 되는 것 같아서 (배려심이 아닌 동정심)

스스로 찡한 마음이 드는게 참.. 그 분들에게 실례하는 것 같고 그렇더라구요.

 

아무튼 그 분을 보면서 이래저래 많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저렇게 불편한 분들도 그냥 손 벌리지 않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 하는데,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이런 마음이랄까?

 

반지를 사자마자 새끼 손가락에 끼우고 집까지 왔어요.

제가 끼고 다닐 것도 아니고, 금방 녹이 슬겠지만.. 액세서리 보관함에 잘 보관해 두려구요

^^

 

뭐 이건 밑도 끝도 없네요 글이 ㅡ,ㅡ

죄송해요... 정말로...

그냥 오늘 봤던 일을 쓰고 싶어서 두서없이 끄적여봤답니다..^^;

읽으시느라 고생 많으셨구요.. 모두 행복하세요!

지하철에서 파는 천 원짜리 태극반지를 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