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의 삶을 보니 씁쓸해 집니다

며눌2004.05.06
조회1,963

6월이 시어머니 환갑이십니다.

아버님 환갑때도 두분 여행 가시라고 돈 드렸는데 결국 안 가셨고 그 이후에도 우리는 여행 한번 못 다녀 봤다..누구네는 아들네가 유럽 여행도 보내 줬다..입에 달고 사시길래 한번은 또 형님네랑  돈을 보태 제주도 여행 다녀오시라고 드렸더니 또 못가게 생겼다..이러면서 돈만 그냥 주머니 속으로 사라지더군요..

 

꼭 돈이란게 있어야 여행을 가는건 아니고 제가 볼땐 두분 평생 살아온 스타일이 워낙 검소하게 살다보니 막상 돈이 수중에 생기면 몇박 몇일 놀자고 그 돈을 쓰실 분들이 아닌것 같아 나중에 어머니 환갑땐 그냥 여행사에 바로 티켓 끊어 드려야겠다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그렇게 형편 어려운 분들이 아니라서 다니실 마음만 있음 계라도 하나 넣어서 놀러들 다니실텐데..

우리 친정 부모님은 그리 넉넉하진 않아도 친척들 하고 또 주변 친구분들 하고 한달에 몇만원씩 해선 몇년 동안 적금 넣어서 동남아도 다녀오고,유럽도 다녀오고,일본도 다녀오고 ..여행 많이 다니시거든요.

 

자식들 부담 안 주고 두분 계 넣으신걸로 가시니 저희는 용돈이나 조금 보태 드리지만 그래도 한살이라도 젊을때 세상 구경도 하시고 놀러 다니시는거 보니 보기 좋더라구요.

 

그런데 이번엔 꼭 일본으로 온천 여행 다녀 오신다길래 여행사에 바로 계약 할까 했지만 날짜까지 다 잡았다..하시면서 6일날 떠난다..여권,비자 신청도 했다..하길래 시간이 얼마 없어 형님이랑 돈 보태 260만원을 구좌로 부쳐 드렸습니다.

 

에고..에고...그런데 이게 왠일...사실은 다 뻥이었고...

첨부터 여행 갈 마음 없이 그냥 환갑 지낼려면 그렇게나 많은 용돈을 못 받으실것 같아 충분한 용돈을 확보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었던것을....

 

오늘이 6일 아닙니까...돈을 3일날 급히 부쳐 드렸는데(여행 날짜를 임박하게 잡으셔서) 그날로 몸 아파서 못 가겠다 드러 누우시고 두분 여행 경비로 보내 드린거라 시아버지가 일부 달라고 할까봐 시아버지한텐 말도 못 붙이게 하고 우리 한테도 여행 내가 가든지 말든지 알아서 할테니 상관하지 말라..면서 아예 말도 못 붙이게 합니다..

 

어차피 어머니 당신 환갑이니깐 당신이 쓰시고 싶으신대로 쓰시겠다는거 뭐라고 할 순 없지만

차라리 나는 여행  안 가도 되니깐 그 돈만큼 넉넉하게 용돈으로 좀 다오...하셨으면 그러려니 했겠지만

서울에서 힘들게 사는 형님 마이너스 통장 털고 저는 월급 털어 그래도 일생에 한 번 가시는 해외 여행

최고급으로 다녀오시라고 2박 3일 은 짧으니 기왕 가시는거 3박 4일 다녀 오시라고 경비에 용돈까지 해서 드렸더니..돈 받는 그날로 일절 연락 두절....(어찌나 아픈척을 하시는지)

졸지에 여행도 못가고 돈 구경도 못해 보게 된 시아버님만 억울해서 우리 잡고 하소연 하시네여..

 

왜 그렇게 돈에 연연해 하시면서 즐거움도 기쁨도 오로지 돈으로만 얻으려 하는지 참 마음이 씁쓸해 집니다..

이 좋은날...생전 처음 비행기도 타 보시고 일본 땅도 밟아 보고 좋은 곳에 묵으면서 온천욕도 즐기다

돌아 오고 나면 남은 여생의 긴 이야깃 거리를 남길텐데.....

260만원이란 돈이 그 분이 평생에 못 만져 볼 만큼의 큰 돈도 아닌데....

각자에겐 자신의 삶이란것이 있지만....

자식들한테 거짓말 까지 해 가며 돈에 목숨거는 시어머니가 좀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