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손님이 되지 맙시다

분홍색키티양말2009.05.12
조회139,917

와 톡됐다 +_ +
작년에 남자친구 머리 팔아서 톡 된 적 있는데...

(http://pann.nate.com/b3397370)

알바하다 시간이 조금 남아 끄적인게 톡이 됐네요!

생각해보니 지금 하는 알바도 인터넷쇼핑몰 속옷카테고리 관리..훗

속옷이랑 인연이 있는듯,

 

매장은 춘천 E매장이구요

세트로 속옷 입는게 나쁘다거나 한게 아니라

상품이 품절되서 구할 수 없는 거라면 비슷한 상품을 구해서라도

세트로 입으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굳이 찢어지고 색바랜 속옷을 들고 와서 수선을 맡기는게 좀...그랬었구요

T팬티 얘기 많은데 그거 입으면 되게 편하다고 몇몇 분들이 그러시더라구요

흰 옷 입어도 크게 티 안나고 붙는 옷 입어도 그렇구요

그리고 피팅룸에 들어간 커플은 실로 경악할 만큼 오랜시간 나오질 않았어요

매장언니와 제가 뭐하는건지 궁금해하다 지칠정도...?

 

그리고 현진언니! 언니도 봤네 ㅋㅋㅋ

진짜 진상 손님들 많은데, 요즘은 어때? 할만해?ㅋㅋㅋ

 

 

안녕하세요, 23살의 여학생입니다.

어제 방송된 미수다에서 출연자들이 '한국여자 속옷'에 대해 말하는 것을 보고

작년에 일 할 때 겪은 일들이 생각나 몇자 적어봅니다.

 

어제도 잠시 언급됐지만 속옷 셋트로 입는 것..

그걸 나쁘게 생각하지 않지만

어느날 찾아온 손님은 정말 짜증이 치받쳐서 지켜 볼 수가 없었습니다

"팬티가 망가져서 브라를 입을 수가 없다"며 들고 온 브라를 보니

이미 품절되서 구할 수가 없는 상품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실대로 말씀해 드렸더니

"어떻게든 찾아오던지 못구하면 만들어서라도 오라"

는 것이었습니다

어이가 없었지만 서비스서비스를 되뇌이며

 

브랜드 자체가 희소성 있는 상품을 추구하다 보니 품절 된 상품은 구하기가 힘들다며

비슷한 디자인과 색의 상품을 추천해 드렸더니 별로 탐탁지 않으신지 슝 나가버리더군요

아침부터 그런 일을 겪고 하루종일 장사도 되지 않아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다저녁 때 그분이 다시 오셔서 까만색의 뭔가를 획 집어 던지는 겁니다

 

뭔가 싶어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으니

"여기 A/S되죠? 그럼 그거 고쳐줘요"

라며 새침한 개미표정을 짓는겁니다

까만봉지를 열어보니 순백색이어야 할 팬티가 구리구리한 아이보리색이 되서는

장식용 레이스가 갈갈이 찢겨져 있더군요

저 같으면 챙피해서라도 그런 속옷 가져오지 못했을 텐데..

속옷을 셋트로 입어야 하는게 그렇게 중요한 일인지 그때 깨달았습니다

 

그외에도 몇 분 말씀 드리자면

 

매일 와서 T팬티 제일 싼 걸로 한장씩 사가시는 아저씨..

매장언니한테 들어보니 아저씨! 그거 아저씨가 입는다면서요?

낑기지 않으세요?ㅠㅠ 낑길텐데.. 거기 속옷 좀 작은데...

 

팬티 하나 안넣어줬다고 난리난리쳐서 주고 보니

팬티 값 계산 안된거라 내러 오라고 했더니 끝까지 안와 집까지 찾아가게 만들었던 직업언니

그 추운날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언니 하는 짓이 괘씸해서 거기까지 간거였어요

물건 가지러는 잽싸게 오더니

팬티 한장에 9900원하는거 떼먹으려고 엎어지면 코 닿을 데를 안오시나요

 

시시때때로 오셔서 부인 선물 사신다고 속옷세트에 세컨팬티에 슬립까지 사가시던 아저씨

아저씨 덕에 일매출 많이 올라서 언니한테 칭찬 몇번 받았어요

제가 추천한 속옷 사모님이 만족하셨나요?

 

피팅룸에서는 브라만 착용 가능하다는데도

이거 살거라며, 끝까지 팬티를 입어봐야겠다던 아주머니..

그럼 팬티 위에 살짝 걸쳐보시라고 했는데,

그렇게 하신거 맞죠?ㅠㅠ 그거 안사가셨잖아요...

 

남자친구랑 속옷 사러 와서 피팅 하러 들어가서는

뜬금없이 남자친구를 피팅룸으로 데려가서는 한참동안 나오지 않던 여자분

그속에서 뭘 하신건가요

벌건 대낮에 꼭 그렇게 하셔야 했나요

정 혼자 고르기가 힘드셨으면 여자친구를 데려와서 봐달라고 하지 그러셨어요

 

마지막으로 남자분들,

여자친구 속옷선물 사시려고 오시는거 챙피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사이즈 모르면 키랑 몸무게 정도 말씀해주시면 대충 맞춰서 드릴 수 있고

비슷비슷해서 모르겠다 하시면 그달에 제일 잘 나가는 상품이나

스타일 유추해서 추천해드리고

무엇보다 교환 가능하니까요!

밖에서 기웃거리지 마시고 그냥 쑥 들어와서 당당하게 여자친구 속옷 사세요~

 

그리고 여러분..

속옷 시장바닥에서 안사고 나름 브랜드에서 사시는 이유

A/S가 되기 때문도 있을 거라고 봅니다

저도 속옷이 옷값보다 비싼 것도 있는 걸 알기에 A/S 받는거 당연하게 생각하고

저 역시 문제가 있으면 그렇게 해서 입습니다

하지만,

수선하실거면 제발 세탁 좀 해서 가지고 오세요 ㅠㅠ

수선실에서 세탁 한 뒤에 보내라고 하면

괜히 제가 다 민망합니다

그리고 웬만큼 입어 늘어나고 찢어진 팬티는 다시 사시면 안될까요?ㅠㅠ

그거 꿰매고 레이스 바꿔 달면 비슷해지긴 합니다만

그 누런 색은...

수선실 직원분들께 제가 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