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SK(탈)-23

바람200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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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과의 싸움에서 호는 계속 밀리고 있었다.

그렇다고 호가 위함한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강한 장을 쳐내도 끄덕도 하지 않는 린의 매집에 지쳐버린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하찮은 짐승과 싸울 수는 없었다.

이것은 그의 자존심 문제였다.

 호는 효표칠장을 극성으로 끌어 올려 하얗게 발한 손을 들어 린의 좌측으로

파고들며 공격했다. 그러나 호의 몸놀림 만큼이나 린의 움직임 또한 빨랐다.

호의 날카로운 공격에 린은 강한 앞발을 내리치며 맞부딪쳐 왔다.


펑!!


 순식간에 호의 새하얀 장과 린의 강한 앞발이 부딪히자 강한 충격이 일어났다.

 린은 그 충격에 뒤로 밀리면서 괴성을 질러댔다.

아무리 강한 갑옷같은 비늘이 있다고 해도 호의 강한 공격에 충격을 받지 않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호 역시 마찬가지였다.

기를 끌어올려 몸을 보호하면서 맞부딪혀 갔지만 그 충격은 내부가 진탕

될 정도로 강했다. 놀람에 찬 호는 린이란 괴물을 다시 보며 소리쳤다.


"대단한 놈이구나. 그렇다면 그에 맞는 대결을 해 주마"


 호의 말에 붉고 푸른 눈을 번쩍이며 린이 으르렁 거렸다.


"크크크크"


 호는 린의 다음 공격에 대비하며 사에게 소리쳤다.


"세째야. 네 검을 빌려야 겠구나."


 호의 말에 괴물과 싸우던 사는 등에 메고 있던 푸른 검을 던 졌다.

지겹게 덤비는 괴물들과 싸우던 백괴 갈마웅은 그들을 힐끔 쳐다보다 눈을

빛내며 말했다.


"설마! 철마자의 청룡검?"


 백괴 갈마웅의 말에 사가 회색빛 눈을 들어 쳐다보며 대답했다.


"맞다. 철마자의 두 번 째 검인 청룡검이다."


 백괴 갈마웅은 눈을 청룡검에서 뗄 줄 모르며 감탄했다.


"대단하군! 이런 곳에서 석중 철마자의 검을 보다니!"


 석중 철마자는 동대륙 최고의 장인이자 검객이었다.

그가 만든 검은 뛰어나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 중에서도 그의 최고의

작품은 단검인 묵검과 청룡검 그리고 무검이었다.
특히, 무검(無劍)은 철마자가 마지막에 만든 최고의 걸작이라 불리웠다.

그러나 그 누구도 무검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래서 어떤이는 무검은 존재하지 않는 검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그 실체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왜냐하면 석중 철마자가 사라지며 그 검들도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묵검은 삼묘국의 황실에 보존되어 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청룡검과

무검은 어디 있는지 아무도 몰랐다. 그런데 그 청룡검이 여기 있는 것이다.

그 푸른빛을 발하며....
 청룡검을 보자 백괴 갈마웅은 욕심이 동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을 대놓고 있을 수 없었다.

그 무엇보다도 천지환을 차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호웅사묘는 쉽지 않은

상대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달려드는 괴물을 향해 검을 내리쳤다.
 호는 청룡검을 받자 린을 향해 말했다.


"이제는 네 갑옷을 뚫어 주마."


 린은 호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아님 청룡검에서 풍기는 기운을 느꼈는지

으르렁 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처음에 대들던 모습과는 대조적인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호는 비웃으며 말했다.


"너도 느꼈지? 이 날카롭고 강한 기운을."


 호의 말에 린은 붉고 파란 눈을 치켜뜨며 괴성을 질렀다.

아마도 무척이나 화가 난 듯 보였다.

 

"가아앙"


 괴성과 함께 린은 재빠른 몸놀림으로 호를 향해 치고 들어왔다.

거대한 그의 앞발이 호의 가슴을 향해 내리쳐 지자 바람소리가 거세게 일어났다.


휭!


 날카로운 바람소리를 들으며 호는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는 린이 앞발을 회수하려는 짧은 순간 청룡검으로 내리쳤다.

아무리 두꺼운 비늘을 가졌지만 청룡검의 날카로움에는 견디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차차장!!


 괴상한 마찰음이 동굴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 소리와 함께 린의 고통에 찬 포효가
울려 퍼졌다.


"크크크아아앙!!"


 호는 린의 고통에 찬 울음소리를 들으며 입가에 미소를 띄었다.


'그러면 그렇지 너도 살아있는 생물인것이지.'


그러나 그의 그런 웃음도 오래가지 못했다.

어느새 강한 기운이 그의 가슴을 파고 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깜짝 놀라며 몸을 틀어 피하자 그 기운이 방향을 틀어 다시 공격해왔다.


"어떻게 된거냐! 이렇게 빠른 공격이..."


 호는 린이 청룡검에 상처를 입어 더 이상 공격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으나

 그의 생각을 뒤엎고 무시무시하게 공격해 들어오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꾸며 들어오는 기운은 린의 입에서 나온 공격이었다.

그 것은 무척이나 파괴적이고 빨라서 호도 피하기가 쉽지 않았다.

호는 빠르게 뒤로 물러나며 청룡검으로 입에서 나온 것을 잘라내려 했다.

그러나 그 붉은 혀와 같은 것은 휘어지며 오히려 호의 뒤쪽으로 치고 들어왔다.

호는 청룡검으로 몸을 보호하며 공격권에서 벗어나려 했다.

린도 청룡검의 날카로움 때문에 함부로 붉은 혀를 청룡검과 부딪히지 않으려 했다.

호는 빠르게 린의 공격에서 벗어나며 자신이 내리 친 린의 앞발을 보고 놀랐다.


"정말 대단하구나! 천하의 명검인 청룡검으로 내리쳤는데 기다란 자국만 내고

잘라내지도 못했다니.."


 정말 대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청룡검은 바위도 쉽게 자를 수 있는 보검이다.

그런 보검에 맞고도 잘리지 않고 그저 기다란 검상만 났다는 것은 린의 비늘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었다.

그런 린을 보고 호는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너무 쉽게 생각 한 것이 자신의 실수라고 생각했다.

별볼일 없는 짐승이라고 생각하여 간단하게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생각이상으로 강하고 영특한 놈이었다.

몸놀림 또한 거대한 몸 집에 어울리지 않게 날렵했으며 신중한 움직임은

무예를 익힌 사람과 같은 모습이었다.

호는 자신의 모든 힘을 다해 싸우지 안으면 오히려 놈에게 당할 수 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공격의 방법을 바꾸기 시작했다.


 백괴 갈마웅은 호와 린의 싸움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백괴 갈마웅 또한 린이란 괴물을 가볍게 보고 있었는데 호와 싸우는 것을 보니

보통 대단한 놈이 아니었다.

그는 호와 이미 한번 겨루어 본 일이 있기 때문에 그의 실력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도 호가 린과의 싸움에서 쉽게 이기지 못하는 것을 보니 괴물의 비늘이

얼마니 단단하고 무서운지 알 수 있었다.

백괴 갈마웅은 다른 괴물들과 싸우는 사람들을 보다 다시 깜짝 놀랐다.


'엇! 백선녀 여사랑이 보이지 않는다. 그녀가 설마...'


 백괴 갈마웅은 더 이상 이런 하찮은 괴물들과 싸우면서 시간을 보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사람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추괴 나찰을 이용하여 상천제

막개를 찾아 천지환을 뺏고자 했지만 어느새 백선녀 여사랑이 눈치를 채고

사라져 버린것이다.

백괴 갈마웅은 끊임없이 덤벼오는 시커먼 괴물들을 향해 차가운 기운을 뿌리
며 소괴 마불웅에게 전음을 날렸다.


'세째야. 계획이 바뀌었다. 백선녀 여사랑이 눈치 챈 것 같다. 빨리 그녀의 뒤를

쫒아라 아마 둘째를 쫒아 간 것 같다. 나도 여기를 처리하고 쫒아가마.'


 소괴 마불웅은 백괴 갈마웅을 보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자신에게 달려드는 괴물들을 향해 쾌검을 날렸다. 


 사와 웅은 백괴 갈마웅과 소괴 마불웅의 행동이 이상하게 느껴져 계속 관찰하고

 있었다. 그런데 소괴 마불웅이 뒤 쪽으로 빠지며 폭포수 쪽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그들은 자신들 모르게 어떤 음모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사는 린과 싸우는 호를 보며 웅에게 말했다.


"아까부터 청도삼괴 중 한 놈이 보이지 않고 있고 또 백선녀 여사랑이란 여자도

사라졌어요. 그런데 저 키 작은 놈도 저쪽으로 가는군요. 아무래도 우리만 따돌리는

것 같지 않습니까. 형님."


"음...첫째 형님께 말하고 그들의 뒤를 쫒아 가자. 우리의 목적은 이 하찮은 괴물들이
아니야. 잘 못하다가는 선수를 빼앗길 수도 있어."


 웅의 말에 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달려드는 괴물들을 향해 강한 기운을 퍼부었다.

이제는 이 놈들과 시간을 끌 수 없었다.

사의 강력한 기운에 그의 주위에 몰려있던 괴물들이 괴성을 지르며 나가 떨어져 나갔다.

얼핏 보아도 수 십 여 마리의 머리가 깨어져 나갔다.

 덤벼들던 다른 놈들은 그 기세에 꺽여서 뒤로 슬금슬금 물러섰다.
 사는 괴물들과의 싸움은 웅에게 맡겨두고 린과 싸우고 있는 호에게 다가가 말했다.


"형님! 우리가 선수를 빼앗긴 것 같습니다. 여기서 이렇게 시간을 끌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사의 말에 린의 공격을 피하며 호는 말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그들의 뒤를 쫒아라 나도 곧 가마."


 호가 말하는 사이에도 린은 붉고 푸른 눈을 일렁이며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 린을 보며 호가 다시 호기롭게 소리쳤다.


"이제 더 이상 너하고 놀아 줄 수 없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