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연애, 한번씩 욱해요

suguk2009.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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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도 남자친구랑 전화로 싸웠습니다.

 

남자친구는 경남, 전 경기도.

전 5개월 전 취직이 결정되어 급하게 경기도로 왔고,

it 계통을 전공한 남자친구는 자기도 곧 경기도나 서울로 취업을 올 것이니 먼저 가서 일하고 있어라고 그랬죠.

 

사귀는 2년동안 거의 매일 얼굴 보며 사겨왔던 우리가

하루 아침에 얼굴을 못본 채 일주일이 넘어가고, 이주일이 넘어가는 일을 견디는게 쉽지가 않더군요.

 

그래도 새로 시작한 일, 정신없이 바쁘게 보내며

10만원 가까운 핸드폰요금을 감당하면서도 전화로, 포토메일로 마음을 달랬습니다.

 

괜찮다, 잘지낸다, 여기 너무 좋다 말은 하면서도

한 번씩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일 때,

한낮에 거리에서 손잡고 걸어가는 대학생 커플들을 볼 때,

곧 결혼을 앞둔 행복해 보이는 커플들을 볼 때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너무너무 허전해 남자친구에게 짜증을 부리기도 했고

그게 미안해 전화를 끊고 혼자 울기도 하고 그렇게 보냈습니다.

 

마지막으로 만난 것이 4월 25일. 이제 약 3주가 다 되어 갑니다.

약발이 떨어지려고 하는 쯤, 그래도 좀더 참아보자고 혼자 화이팅 외치며 위로하던 중

사정상 자취방을 옮겨야하는 남자친구가 다른 자취방을 1년 정도 계약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도 모르게 짜증이 확 올라왔습니다.

 

취업시즌인 10월이나 11월 쯤에는 오겠거니 생각하며 엊그제, 어제, 오늘 부쩍 가슴에 뿌리 내린 남자친구에 대한 그리움을 참고 참고 또 참았는데

오늘 방을 계약한다는 말을 들으니, 1년은 더 참아야 한다는 생각에 짜증만 나더군요.

 

"돼지똥은 여기 올 의지가 없는거다. 여기로 이직을 할거면 여기 직접 올라와서 이력서를 넣는 것이 낫지 않냐"며 "곧 온다 곧 온다고 하면서 도대체 언제 올거냐" 막 퍼붓고 말았습니다.

 

이직이 확정된 것도 아니면서 무조건 올라오라고만 하는 제가 못미더웠겠지요. 점점 나이는 먹어가는데 이력서에 넣을 꽤 괜찮은 이력이 없는 것도 주눅들었겠지요. 남들 다 하는 토익과 자격증 정도는 당당하게 적을 수 있을 때 이력서를 넣어 이직을 하고 여기에 자리잡고 싶었겠지요.

 

그걸 다 알면서도 순전히 내 기분 때문에 올거냐 말거냐, 의지가 있냐 없냐 몰아부치는 제 자신이 너무 미워 전화를 끊고 한참을 울었습니다.

 

가까이 살면서 자주자주 보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이고, 얼굴보며 좋게좋게 얘기할 수 있는 일인데 전화로만 얘기하니 내 감정과 내 논리를 전달하는 것이 힘들어 서로 감정만 상하고 말았네요.

 

아마 또 전화하면 남자친구에게 미안하다는 말보단

"잘못했지? 얼른 사과해. 내가 한번만 봐준다"며 또 남자친구 기 죽일까봐

 네이트 톡톡 광팬인 날 따라 한번씩 톡톡을 보는 남자친구가 행여나 이 글을 볼까봐 남깁니다.

 

"돼지똥, 너무 쪼아서 미안해. 좀더 참아보고 노력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