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나한테 열폭 쩔고 다 따라하는 친구

짜증나이젠2009.05.21
조회1,112

안녕하세요

20대 후반의 여자입니다^.^ 좀 길어질 것 같아요.... ㅎㅎ

 

저에겐 10년정도 된 친구가 있는데요

혈액형 믿으시는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면..

전 A형이구 제 친구는 B형이에요...ㅎㅎ

 

저는 쌍커풀이 진한 얼굴에 좀 많이 마른 체형입니다. 저 나름대로는 스트레스에요..

한민관씨, 려원씨보다 말랐다면... 대충 아시겠죠...

거식증 걸렸냐는 수근거림도 당해봤고.. 반팔 입는 여름이 싫습니다..

게다가 완전 술을 사랑합니다

잠을 덜 자더라도, 새벽 술자리를 즐기는 편이라... ㅎㅎ

근데 그 친구는 매일 제게 하는 말이

 

"나도 너처럼 쌍커풀이 있었으면 좋겠어"

"나도 너처럼 술먹어도 살이 안쪘으면 좋겠어"

"나도 너처럼 좀 말랐으면 좋겠어"

 

제가 예쁘다는게 아니고...(ㅜㅜㅜ악플이 달릴 것 같은 예감...)

정말 "나도 너처럼" 시리즈를 입에 달고 다닙니다

근데 이 친구도 제가 보기엔 적당 체형이거든요...

저는 저처럼 깡마른것보다(저는 가슴도....가슴도...없어요ㅠㅠ이런....ㅠㅠ)

평균 체중에 약간 글래머러스한... 그런 몸도 좋다고 생각하는데...

 

오죽하면 걔 전 남자친구가 다같이 모여서 술 마시는 자리에서

"니 XX씨가 말라서 XX씨한테 열등감있나? 니 지금 열폭하는긴가?"

이런적도 있습니다..(정말 오죽했으면....)

 

그러더니 어느날은 쌍커풀 수술을 하고 나타났더라구요.. 말도 없이..좀 서운했죠.. ㅎㅎ

그러더니 또

 

"아.. 난 왜 너처럼 자연스럽지가 않지?"

"아.. 난 왜 너처럼 애교살이 없지?"

이번에는 "난 왜 너처럼" 시리즈로 바꿔서 한동안 징징거렸습니다

 

제가 머리 자르면 따라 자르고.. 제가 쓰는 화장품 따라 사고.. 제가 사는 옷 사고..

 

제옷도 맨날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 주긴 하는데.. 다 늘어나서 가져옵니다...

드라이크리닝 해야되는걸 세탁기에 막 돌려서 다 부푸레기 일어나서 가져오구요...

휴... ㅜㅜ

 

그리고 저는 서울로 4년제를 다녔고, 제 친구는 지방으로 2년제를 다녔습니다

근데도 저는 정말 단 한번도 학벌? 이런걸로 제 친구를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굳이 학교 스펙을 말씀드리는 이유는.. 걔가 사람들에게(저도 있는 자리에서)

"근데 XX가 지는 학교 좋은데 나왔고 나 지방 전문대 나왔다고 가끔 무시하잖아"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이

"XX가? 그럴애가 아닌데..."

하다가도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곤 한다는 겁니다...

제가 가끔 걔가 뭐 말하다가 틀린거 지적해주면...

예를 들어, "야 오늘 역전앞에서 만나자"

이러면... "역전앞에서 전(前)이 이미 '앞' 이라니깐? ㅎㅎ"

이런식으로 가볍게 얘기하곤 해요...

그러면 난리나죠...

너 나 무시하냐고...

 

그리고 얼마전엔 다 늙어서...(ㅋㅋ) 나이트를 갔는데

전 부킹하기가 싫더라구요.. 다 어린애들일텐데... 근데 하자더라구요

그래서 하게 됐는데 2:3으로 했어요 (여자 둘, 남자 셋)

근데... 남자 두분이 저에게 말씀을 계속 하시더라구요..

"근데 누나 진짜 너무 말랐다. 남자들 너무 마른 여자 싫어하는데.."

"누나 하지원 닮았다는 소리 못들어봤어요? 쌍커풀 수술 진하게 된 하지원"

(하지원 팬분들 죄송합니다...ㅠㅠ)

 

근데 저 말들이.. 뭐 딱히 저에게 호감이 있어서 날리는 작업멘트(?) 같지는 않았어요

예쁘다, 사귀고 싶다.. 이런말들이 아니니깐..

근데 제 친구가 갑자기 나가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일어났죠..

그랬는데 갑자기 집에 가쟤요.. 그래서 전 또 피곤한가보다 하고 집에 왔죠

근데 오는길에 그러더라구요

남자에 환장했냐구...

 

하... 어이가 없었죠... 전 원래 말도 별로 안많고 웃음도 별로 없어서..

막 꼬리치고(?) 그런 스타일이랑은 거리가 멀거든요..

근데 솔직히 걔야말로... 적극적이었으면서...

 전 따라주는 술만 마셨는데 저러는거에요

 

저는 현재 사무실에서 일합니다(정장을 입죠..)

걔는 PC방과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투잡을 뛰죠

당연히 저와는 의상이 다를 수 밖에 없지 않나요?

근데도 자기가 먼저 만나자고 해 놓고(정장 입고 일하는거 알면서...)

저는 나름 빨리 만나려고 일 끝나고 서둘러서 오면

 

"야 니가 그렇게 입고 오면 내가 꿀려서 어디 니랑 같이 다니겠냐?"

"너 진짜 이기적이다. 아 짜증나.. 니랑 같이 다니면 꿀려"

 

이럽니다...

저는 한달에 200만원을 조금 더 받는데

제 동생이 많이 어려서

제가 교복도 사주고, 용돈도 주고, 사복도 사주고, 가방도 사주고...

뭐 부모님께 생활비도 드리고..

저희 네 식구 핸드폰비는 모두 제가 냅니다.

제 나이에 많이 받는거 압니다. 그래서 항상 감사히 더 열심히 일합니다.

적금도 붓는데.. 그래서 저는 항상 넉넉하지 못한 생활을 합니다.

근데 제 친구는 만나면 항상 하는 말이

"야, 난 60만원밖에 못벌어. 니가 내 3배를 넘게 버는데 니가 좀 사라"

라던지...

"야 니는 돈도 많이 버는데 오늘은 니가 좀 풀코스로 쏴"

라고 합니다...

저도 넉넉치 못한데...

 

이젠 저 따라하는것도 제가 지칩니다..

그래도 10년동안 제 마음과 우정을 준게 아까워서... 그래도 전 잘 지내려고...

근데 이제 "쌩"까렵니다...

이 친구가 없으면 제 학창시절과 좋은 시절이 다 사라지겠죠...

너무 오랜 시간을 함께 하고 자주 봤으니까요

그래도 이젠 정말 지쳤습니다...

 

한편으로는

지금껏 참고 유지해 온 제가 너무 답답하고 바보같네요^^;;

저만 이런 이상한 친구가 있는건지... ㅎㅎ

여러분들에게도 이상하고 짜증나는 친구가 있으면 여러분은 그냥 친구니까 참으시는지

궁금하네요...ㅠ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