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술 돌리도...

원조자라2004.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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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30년전 초등학교 동창들이 모여 소풍을 다녀 왔다.

소풍이라...
백마표 사이다 한병에 계란 세계, 그리고 김밥에 뽀빠이 라면땅.
그거면 우린 부러울게 없었던 당시.
자다가 몇번을 깼던가. 비라도 오면 어쩌나 방문은 몇번 열어 봤던가...

그 소풍을...30년전 추억을 안고 청량리 역앞에 모였다...

마흔 다섯이나 먹은 이 나이에 무슨 소풍인가,
그래도 가슴이 여린듯 설레는 걸 보니 내가 나이를 헛먹은 건가?

얼마나 오랜만에 타보는 기차여행인가,
극성 맞은 인간들. 기차 안에다 현수막까지 걸고 단체사진도 찍고
이건 숫제 기차 한칸을 전세낸 듯 난리다.

아,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 이래서 멀구나.

남이사 눈깔 찌부리든 말든 촌놈들 전부 기차화통을 하나씩
까 처먹었는지
목소리들은 전부 돼지 멱따는 소리를 방불케 한다.


어느 넘이라 내 말안한다.  지가 아예 차장이다.
자리 다 바꿔 버리고 차안의 다른 사람들은 아예 입도 못띄게 한다.

이에 질세라 우리의 용감한 아지매들, 우와와...깔깔깔
기차 바퀴야 빠지든 말든 지붕이야 날라 가든 말든 한번 웃으면
그칠질 않는다. 누구라 이야기 안한다. 경숙이...


그러는세 어느덧 가평역.
촌놈들 꼭 남의 집 앞에서 사진들은 박아야 한다.
단체사진을 찍고 택시에 분승, 10분거리에 있는 남이섬으로...들어 갔다.

남이섬.
듄상이와 지우가 겨울연간지 뭔지 찍고 난 다음 더욱 알려진 곳.
둘이서 자전거를 타고 돌아 댕기던 길, 뽀뽀하던 벤치.카페등등이
연인들에게는 좋은 데이트 장소이렸다.
한켵에 누워 계신 남이장군이야 밤낮으로 시끄렇겠지만.

나에게도 남이섬에 얽힌 일화?가 있다.

때는 1986년 지금의 마누라와 갓 사귈 때다.
사귀다 보면 다 그렇코 그런거 아닌가. 손잡으면 어깨 안고 싶고
어깨 안다보면 허리에 손 가고 허리에 손 가면
입이라도 갖다 대고 싶은거 뭐 그런거 아닌가.

그런데 요즘이야 아무 길거리에서 입도 잘 맞추고 하더라만
당시 우리네야 어디 그럴 수 있었나.
특히 나처럼 순진무구, 범생의 길을 걸어 온 양반의 자제로서
늘 반듯한 인간이었던지라 여체에 대한건 마음뿐이였으니
참말로 불타는 정열과 뻣치는 기운을 내 어이 달래야 하나.

서울 천지 으슥하다는 데는 다 알아 봤지만 이놈의 마누라 눈치도
빠르지 그럴 때마다 합바지 방구 새나가듯 잘도 빠져 나간다.

아, 서울 시내서는 안되겠다. 야외로 델꼬 나가자.

어디가 좋을까. 물도 있고 숲도 많으면 더욱 좋은데.
그렇타, 그곳이 바로 남이섬. 잘하면 막차 놓쳐 서울 못 돌아 올수도 있고
그렇케만 되면 더욱더 이거이 왔따 아닌가.

1박은 죽어도 안된다는 앙탈에 일단 가정교육은 되었구나
자위하면서도 다소 아쉬웠지만 당일로 가기로 했다.

"아니 오늘 갔다 올건데 무슨 텐트야"
그랬다. 난 쇠파이프 폴테인 텐트(얼마나 무거운가)를 짊어지고
청량리역에서 마누라를 만났다.
"아, 이 사람아 날 더운데 그늘도 필요하고 잠오면 누울 데도 있어야지..."

씨알도 안 멕히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그래도 마누라는 지 생각해서 가져온 텐트에 감사한다.
오냐, 감사해야지. 이 텐트가 오늘 우리들의 입술 박치기 4각의 링이다.

7월의 그 무더위에 난 석유버너에 불 붙여 삼계탕을 끓였다.
왠 삼계탕이냐고. 우짜든지 닭한마리 멕여 잠을 재워야 하니까
고르고 고른 점심 품목이다.

"야 그래도 날 더불땐 삼계탕 한그릇 딱 묵고 한잠 자면
양귀비 안 부럽다 아이가.그쟈. 마이 묵어라"
"자기도 묵으이소

(그때만 해도 내게 존댓말 썼다. 요즈음은? 맞먹는다)
"아이다. 내는 니 묵는건만 봐도 배부르다"

미친넘. 영화의 한장면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남 먹는거만 봐도 배부른 놈이 어디 있노. 쳐다보면 더 배고프지.
하여간 국물까지 다 퍼멕였다.

이제 자기만 자면 된다.
부채도 부쳐 주고 얼굴 빠이 쳐다보면 최면을 걸었다.
자라, 제발 자라. 자라자라자라자라자라...

"자기야. 점심을 너무 마이 묵었더니 쪼매 잠이 올라카네요"
"기래. 기카면 자야지. 잠이 보약인기라. 한 숨 자라"
"미안해서 우얀미껴"
"미안키는 뭬가 미안노.
내가 부채 부쳐 줄텐께 아무 걱정말고 자라(ㅋㅋㅋ)"

드디어 잠 많은 잠순이, 엷은 코까지 기리며 자기 시작한다.
그래 이제 넌 내 밥이야. 나도 이제 밥 좀 묵자, 우하하하...

침이 울꺽하고 넘어 간다.
한번 더 꿀꺼덕 거리다 사리가 걸렸다.
마누라 깰까봐 기침도 제대로 못했다. 일단 입술에 침을 발랐다. 쩝~~

눈에 핏발이 서고 가슴에 피가 몰리면서 무자게 흥분된다.
가만히 눈을 감으면서 입을 드립다 붙였다.
매끌매끌한기 기분이 틀리다. 닭냄새도 쪼매 났지만 문제될건 없었다.


대한독립 만세, 넌 이제 내꺼다.
확씨리 도장을 찍어 부러야, 흐미 환장 하겄네

근데 조금 있다보니 이기 아니다 싶은기라.
지지바는 누버 자고 있는데 머스마 혼자서 이기 뭐하는고 싶었다.
이럴 때면 마구 앙탈도 부리고 몰라 몰라 케사면서 이리저리
고개도 돌리고,
그라면 머스마는 가스나 머리를 팍 쎄리 붙들고 쥑인다 살린다
가마 있어 봐라 이케야 재민는거 아이가.

자는 얼굴 빠이 들다보고 있은께 쪼까 그렇타.
그렇타고 깨울 수는 없기에 에이 이왕 이런거 본전이나 찾자.
한번만 더 하자. 이번에는 쪼매도 더 찐하게 뭉개보자.

침을 왕장 발른 다음 독수리가 뱅아리 채 가듯
그대로 마빡을 내리 꼽았다.
그 순간 난 별 봤다. 머이가 갑자기 눈알에 별이 뿌다닥 하고 튀었다.

며칠 굶은 독수리였나. 마누라 입술에 도착하기도 전에
뭔가 낌새가 이상하다 느낀 마누라,
내 눈티를 기냥 카운터 펀치로 날린 것이다.

"아니, 시방 이기 뭐하는 기라요"
"이 사람아, 때리면 때린다카고 때려야지. 아이고 내 죽네"
"죽어도 싸지요. 혼자 밥 멕일때 알아 봤네여. 허이구 도둑놈"

"시방 머라켔노, 도둑놈"

"그럼 도둑놈이지 먼교. 도둑이 뭐 달리 도둑놈인교.
꼭 물건만 훔쳐야 도둑이 아인기라요"
"하이고 뽀뽀한번 했다가 도둑놈 소리 듣고. 더러버라.
이 사람아 그럼 돌려 주면 되잖아. 입 내 밀어 봐라"

"고만 됐어요. 그라고 텐트까지 질머지고 온거 보면 이건 완전히
나를 농락한 사기꾼이야"

그넘의 잘난 입술에 침한번 묻히고(두번째는 묻치지도 못했다)
난 그날 완죤히 도둑놈에 사기군으로 몰렸다.

열받아 각자 서울로 돌아 왔다.
눈알 밤티이 되어 이틀 결근했다. 다른 여자 찾아야지,
1주일 전화도 안했다.

그럼 그렇치 지가 이기나 내가 이기지~~

"보이소, 사람이 우짜 그런교. 잘못했으면 그쪽이 미리
전화해서 사과해야 되는거 아닌교"
"니가 내보고 사람 아이다 안켔나.
내는 니 말대로 도둑놈이고 사기꾼 아이가.
도둑놈이나 사기꾼들이 지 잘못 알면 그건 인간이제"

그해 가을, 우린 약혼을 하고 다음해 5월 결혼했다.
결혼 신혼.
아침 출근때면 그녀는 "뭐 잊었뿐거 없수"
내 입술 허벌허벌하도록 뽀뽀를 해된다.

그때는 마누라가 내 마빡을 딱 움켜지고는 내가 고개를
못 움직이게 한 다음 지 마음대로
내 입술을 짖이겼다.

한번은 입술이 터져 연고 바르고 출근 한적도 있었다.

퇴근하면 아직 아물지도 안은 입술 또 터지도록 뭉개 버린다.

요즈음은 나도 안하고 지도 안한다.
인생 종친 기분이다.
말난 김에 오늘밤 잘 때 한번 덮쳐 볼까? 우짜 나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