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자친구는 식물인간 입니다.

사랑해2009.05.26
조회96,780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서

남자친구 어제 씻겼는데, 더울까봐 또 씻겨주고

잠시 컴퓨터 하러 왔어요.

남자친구 옆에만 계속 붙어 있고 싶은데

씻고 밥먹었더니 잠들었네요..ㅠㅠ

 

아, 리플들 적어서 남자친구 읽어주려고

메모지 가져왔답니다 ^^!

몇몇 분들께서 3년전 대학에서 만났는데 지금 22살 이라고 했더니

이상하게 생각하시는데

제가 잘못적었네요ㅠㅠ

병원에선 나이를 만으로 적고, 말하니까

3년동안 만으로 나이를 세서 제가 22살이라고 했던..ㅠㅠ

 

이런 일이 흔히 있는 일이 아니고

생소하다보니 믿지 않으시고.. 또 소설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상관없어요.

그냥 소설한편 읽었다 생각하고 지나쳐주세요..

남자친구에게 힘을 주려고 쓴 글이니까

못믿으셔도 상관없다구욧!! ㅎ.ㅎ

 

리플들 하나 하나 적어서

남자친구 일어나면 읽어줄거에요 ^^~

리플 달아주신 많은 분들, 감사합니다~!

 

 

 

 

 

 

-----------------------------------------------

 

 

 

 

 

 

안녕하세요, 올해 22살 된 여자랍니다 ^^

제목만 보시구 선입견 가지지 마시고

기분 좋게 읽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3년 전, 남자친구와 전 같은 대학교를 다니다 만났구요

사는 동네가 같아서 자전거로 등, 하교를 했습니다

남자친구와 전 음악 동아리라서

축제나, 대회 연습을 하는 날이면 새벽이 되서 집에 갈때도 있었어요 ㅠㅠ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학교에서 새벽까지 연습을 하고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저희 동네는 초저녁만 되도 자동차가 거의 다니지 않았고

새벽 2~3시 쯤이라 사람도 한명 지나 다니지 않고 있었어요.

 

새벽 공기가 너무 시원해서

그러면 안되는거 잘 알지만 찻길로 자전거를 타고 달렸습니다

그때 신나게 웃고 있던 남자친구의 얼굴이 아직도 선명하게 떠오르네요 ^^

환하게 웃는 모습이 그때가 마지막이란걸 알았다면

더 많이 봐 놓을걸 후회가 되네요..

 

 

 

 

집 앞까지 다 와서

집에 들어가지도 않고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몇바퀴 돌았어요,

그날따라 새벽 공기와 바람이 너무 너무 시원했거든요

그러다 큰길쪽으로 내려오게 됐는데

남자친구가 자전거를 멈추지 않는겁니다

큰길쪽으로 나가면 새벽이라도 차가 많이 다니고

아무래도 위험할것 같아서 저도 급하게 쫓아 내려갔지만

제가 너무 늦게 따라간 잘못일까요..

커브길에서 급하게 들어오는 자동차와 남자친구는 부딪히고 말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차에 치이는 장면을 보신 분 계신가요?

눈물도 안났습니다.

너무 놀라 그 자리에 굳어서 눈만 깜빡이고 있었네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남자친구를 친 차는 사라졌고

119에 신고를 하고 남자친구에게 다가갔습니다

꿈이길 바랬어요.. 제발 꿈이길..

 

꿈이 아니더라구요.

어디를 부딪힌건지 바닥엔 피가 흐르고

아무리 흔들어도 눈을 뜨지 못하더라구요..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수술실로 향하는 남자친구의 손을

왜 그렇게 놓아주기 싫던지..

 

남자친구의 가족들이 도착하고

저를 붙잡고 우시는 어머니를 보니 그제서야 저도 눈물이 나더라구요..

 

그렇게 정신없이 4일이 지났습니다..

이틀동안 면회금지라는 말을 듣고

병원 휴게실에서 울고 불고

배고픈줄도, 잠 오는줄도 모르고 내내 울었고

3일째는 저희 엄마께 잡혀 집에 들어가서 내내 울고

4일째 되던날 병원을 찾았습니다..

 

머리와 팔, 다리에 붕대를 칭칭 감고

눈을 감고 죽은듯이 누워있더라구요.

얼굴을 보자마자 눈물은 또 왜이렇게 흐르는지..

 

 

 

 

 

일주일 내내 잠들어있는 남자친구 옆에 꼭 붙어서

병실 밖으론 나가지도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남자친구 어머니께서 할말씀이 있으시다며

밖으로 불러내시더라구요..

 

 

 

 

 

 

이렇게 우리 아들 옆에 있어주는거 너무 너무 고마운데

몇달 있다 지쳐서 떠날거면 지금 가줬으면 좋겠다고..

나중에 상처받을 아들이 걱정된다고

 

제가 아무리 아니라고, 평생 옆에 있겠다고

그렇게 쉽게 지치지 않을거라고

울고 불고 매달리는 절..

한달동안이나 병실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병실은 들어가지 못하지만

하루도 거르지않고 병원을 찾았고

그런 제게 어머니께서 마음을 여셨어요 ^^

 

많이 우셨지만.. 또 절 보곤 우시면서

정말 고맙다고.. 두 손 꼭잡고 얘기하시는데

저도 또 따라 울어버렸지요..

 

 

 

 

 

 

 

음,

과거 얘기가 너무 길었죠?

 

지금은 3년이 지났구요.

눈만 깜빡거리던 남자친구는

희미하지만 웃기도 하구, 제가 귀찮게 굴면 인상도 쓴답니다 ㅎㅎ

인상쓸때 어찌나 귀여운지

그러면 안되는거 알면서도 자꾸 귀찮게 굴게 되요 ㅠㅠ

 

 

 

아, 그리구

언젠가

세상에 이런일이 라는 티비 프로에서 본적이 있는데

 

ㄱㄴㄷㄹㅁㅂㅅㅇㅈㅊㅋㅌㅍㅎ

ㅏㅔㅣㅗㅜ

 

이렇게 한글이 적힌 판을 남자친구에게 보여주면

원하는 글자에서 눈을 깜빡인답니다!!

ㄲ <- 이면 ㄱ <- 에서 눈을 빠르게 두번 깜빡 깜빡 ㅎㅎ

이렇게 되기까지도 많은 시간이 걸렸죠.

 

음..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걱정하세요.

얼마나 더 버틸수 있을까, 하고..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어요

지금만 같다면 평생 옆에 있어줄수 있겠지만

제가 먼저 죽을수도 있는거구..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전 평생 옆에 있어줄거에요!

 

물론.. 다른 친구들처럼

남자친구와 여행도 가고, 맛있는것도 먹으러 다니고

쇼핑도하고, 영화도 보고..

 

혼자 상상으로 합니다!!

가만히 앉아서 건강해진 남자친구와 데이트 하는 모습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상상해요..ㅎ

상상으로 만족해요.

 

 

그리고 10년이든, 20년이든

혹은 50년 후 라해도

남자친구가 깨어날거라 굳게 믿어요 ^^

 

 

 

 

 

 

 

 

죽지 않은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평생 나만 보면서 살수있기에 감사합니다

오늘도 살아 있음에 감사합니다..

함께하는것만으로 감사합니다.

 

 

 

자기야, 사랑해..^^

 

 

 

 

 

 

 

 

 

 

 

 

 

(이 글이 소설이다, 아니다, 하시는 분들이 계실것 같아서요..

저도 제발 소설이었으면 좋겠습니다ㅠㅠ..

상처주지 마시구.. 소설 같다면 소설 한편 읽었다 생각하시고

악플은 달지말아주셔요ㅠㅠ 리플들 남자친구에게 읽어줄거에요

좋은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