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5.26 저녁9시, 홀로 대한문을 찾아갔습니다.

다시한번만..200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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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끝나고 저녁 9시 시청역에 갔습니다.

저는 부천에 살아서 부천역에있는 분향소에서 조문을 드려도

되긴했지만...대한문에 가고싶었어요.

부천역에 도착해서 보니 로얄쇼핑앞에있던 분향소의 자리를 역전앞으로 옮겼더라구요.

눈에 보이고 조금더 커지긴했지만 조문하는사람들은 별로없고

 

주변사람들과 속닥거리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24일 로얄쇼핑앞에있던 분향소보다는 커지고 TV도 설치하고 눈에 띄다보니

 

조문객이 늘어서 다행이였습니다.

 

그때는 지나가다 잠깐 '뭐지?' 멈칫해서 쳐다보고있으면

 

조문 맞이하시는분(?)들이 조문하고 가라고,방명록에 글좀 써달라고

 

'권유'를 하셨을정도로 사람이 없었거든요.

 

그렇게 분향소에 사람들이 없었을때 기둥교회쪽 술집들은

 

젊은층,회사원들....술마시고 놀기위해 있는 사람들로 인파가 꽉찼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많이 안타까웠죠.

돌아가신지 하루, 너무 아무렇지도않게 시간은 흘러가고있었습니다.

쨌든...26일 늦은감이 있지만 지하철타고 시청역에 도착해서 보았는데..

2번인가..3번출구쪽으로 줄이 보이더라구요 따라갔습니다.

.......5번출구.....전경들이 계단자체를 막아놨더라구요.

저는 촛불집회현장같은곳을 가본적이 없어서 저렇게 많은 전경들

처음봤어요....줄을 따라 계속 움직이면서

 

빙빙 돌고돌아있는 시민들의 줄사이사이 전경들이 많이 보였는데...

불려와서 시간때우고있는거 안쓰럽긴 하지만 딩가딩가 자기네들끼리

 

쎄쎄쎄하고 놀고있고,

출구나와서 시민들  통로확보하려고 일부터 도로쪽 가깝게 줄서있는거 알면서도

 

바로 옆 차도에 세워져있는 닭장차안에서 "퉤" 이러고 길바닥에 침을 뱉지않나...

몇일전 동영상으로 보았던 꼬마아이에게 촛불키는건 위에서 시킨 불법이라며

 

끄라고 단속은 칼같이 하더니 자기네들 도로,인도에 침뱉는것도 불법이라는건

 

모르나봅니다.

.....줄을 따라 주욱 기다려서 3시간정도만에 대한문에 도착했습니다.

그래도 생각했던것보다는 오래기다린것같지 않았습니다. 평일에다가 곧 막차때문인지

 

그렇게 긴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어요.

 

23일 서거하신후 대한문으로 가기전 몇일동안 집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님 사진과 영상을보며 눈물,콧물 다 뺐는데......

 

사진으로만 봐왔던 대한문 분향소...그 달려있는 리본만봐도 눈물이 날줄알았는데..

 

막상 대한문 도착해서 국화한송이 들고 기다리고있는데

제 차례가 되어서 전 노무현 대통령님 영정앞에 국화를 바치고 절을 드리는데도

눈물이 나질않았어요......아직 현실로 다가오지 않아서일까요?

그 환하게 웃고계신 영정...그분의 영정이 제 눈앞에 있었는데...

 

내가 하도 TV,인터넷을 많이해서 지금 가상의 인물한테 절을 올리고있는건가?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돌아가셨던 조상님께 절하는것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뭔가...매년 찾아와서 제사올리는것처럼 절을 올려도 감정이 없는 그런느낌.

 

그래도 한나라의 대통령이셨던분의 분향소인데...


그 많디많은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릴만큼

 

분향소는 그리 크지도,호화롭지도 않았습니다.

여기가.....? 여기가 분향소야? 라고 느낄정도로요.

전 대통령님의 서거를 추모하는 첫 분향소였는데

.......그곳이 이렇게 작고 초라했을줄은 몰랐습니다.

 

그 작은 분향소 여러곳에 많은 인원들이 우루루들어가 헌화하고 절하고...

 

정말 조의를 표하는 그런 조문의 현장이라기보다는

 

기다리면서도 많이 느낀건데...

 

분향소를 찾아사 조문한다는것이 어느새 '기념화'된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처음 애도의 뜻으로 시작했던것이 조금은 변질되어 일종의 축제화?

가 되어버린것같아서 안타까웠습니다.

많은분들이 오시는거 좋죠..아이들 손잡고 오시는것도 좋고 가족단위,회사원들

 

다같이 오시는거 좋습니다만...

 

사진기는 하나씩 다 들고나왔으며  기념사진 찍는건 둘째치고..

 

제 앞쪽에계시던분은

한마디로 싸이에올릴 컨셉사진을 찍는건인지 같이 온 친구에게

"여기 서서 신문좀 읽어봐" 하더니 포즈잡고있는 친구 사진을 찍더군요.

조문하러온건지 기념남기러 온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또 제눈에 띄인 앞에계셨던 한 아버지와 중,고등학생으로보이는 딸...

아버지가 좋은일 하신것같아요.

이런 상황이나 정치에 관해서 딸이 잘 모르는것같았어요.

자원봉사하시는분들이 나눠주신 촛불과 리본을 달고 다른한손엔

 

찌라시..라고하죠? 홍보물이라고해야할지..쨌든 글귀를 들고있는 딸..

 

오긴했지만 뭐가뭔지 잘 모르는눈치인것같았어요.

 

아버지에게 "아빠,조중동이 사람이름이야?" 라고 물어보더라구요...

얜 뭐야? 라고생각할수도있지만 그럴수도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저나이땐 정치? 이런거 전혀 관심없었거든요..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든

 

나한테 직접적인 영향이 끼치는게 아니니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가 전 노무현 대통령님 정권시절입니다.지금생각하면 한심하기 짝이없죠..

그아이 아버지는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이렇게 신문사이름들이라고..

왜 여기에와서 촛불과 국화를 들고있는것인지 무엇을위해서 여기에있는건지

딸이 아무것도 모르니 천진난만하게 "그건 뭐야? 왜?"하고 물어보는것들에 대해서

아버지가 기다리는동안 친절하게 하나하나 알려주셨어요.

이런 아버지와 함께 손잡고 같이 조문온 딸이 참 복받았구나 라는생각했어요.

 

단순히 아빠가 간다니까 "나도갈래!" 라며 따라나왔을 아이.

 

단순한것이라도 이번일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느끼는것,배우는것이 있다면

 

이런아이들이 청년이 되는 시대엔 나같이 어리석지 않고

 

현실에 타협하지않고 이상을 위해 행동하는 어른이 되었으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시간을 기다린끝에 분향소에 도착하고 절을드리고 나와서 1번출구쪽으로 가는데...

분향소의 그런 조용한 분위기와 달리...술에취해 행패 비스무리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의 모습이 간간히 보였습니다. 바로옆 분향소 분위기와 사뭇 달랐어요.

 

분향소라는것은 처음가봤는데 원래 이런 느낌인지...잘 모르겠어요.

 

가뜩이나 영정앞에서 절드리는데도 아무런 느낌도없어서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분향소 조문의 후유증은 집에가는길에 나타나더라구요.

 

검은 리본을 달고 종로까지 걸어가서 버스를 타는데...

 

확 나타나더라구요.

 

'이 사람 이제 못보는구나.TV,인터넷 사진어디에서도 나오지 않겠구나'

 

봉하마을 생가앞의 "16:00 경 나오실 예정입니다" 같은 푯말은 이제 못보겠구나..

 

라는 생각에 버스안에서 눈물나오려는거 간신히 참고 집에갔습니다.

 

'산 사람은 그래도 살아야한다' 고... 대한문에서 조문드리고 부천으로 돌아왔는데

 

완전 다른세상인것처럼 같은 대한민국에서 무슨일이 일어났었냐는마냥

 

아무렇지도않은 현실과 사람들이......눈에 보였어요.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확실히 다르긴 다르더군요...

 

온라인에서 보이는 슬퍼하는사람,분노하는사람,딴나라 알바생들

 

오프라인에선 전혀 보이질 않습니다. 그냥 같은일상을 살고있는사람들일뿐이죠.

 

혼자 새벽길을 걸어가면서 여러가지 생각에 잠겼는데..

 

줄서서 기다리고있을때가 생각났어요.

초를 받아서 촛불켜고 줄서있었는데...

뚫린 종이컵 사이로 촛농이 제 손에 떨어졌어요.

뜨거웠습니다...."아!"... 살위,손톱위에 굳어진 촛농이 보였습니다.

 

잠깐은 뜨거웠지만 금새 식었기에 촛농을 떼고 이리저리 초를 녹여서

 

구멍을 다 촛농으로 틀어막아버렸어요

...그생각하니까 시선은 초를 들고있던 손에 가있더라구요.


촛농좀 떨어진것도 이렇게 뜨겁게 느껴지고 아픈데

이사람은 도대체 어느정도의 고통을 감수하고 또 떨어지는 순간 얼마나 큰 고통을

 

느껴야했는지....상상도 못하겠죠.

그 고통을 알면서도, 느끼면서도

 

국민을 저버리고,사랑하는 가족을 저버리고 지상에 등을 돌릴생각을 하셨을까..

라는 생각에......길거리 한복판에서 눈물이 고였습니다.

불쌍해,아팠겠다,고통스러웠을꺼야. 등등

그분에 대해서 안타까운 소리가 이리저리 온라인으로 올라왔었지만

 

그 무엇도 그분이 직접 겪었을 고통에 10분의 1,아니..

우리는 그분이 느끼셨을 고통을 죽을때까지 알지 못할겁니다.

새끼 손가락이 베어도 피가나고 쓰리고 아픈데

그분은.......온 국민의 아픔을 대신 다 짊어지셨다고해도 모자를겁니다.

그분의 고통을 알리가 없기에 더더욱 안타깝고 이 현실이 너무도

매정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소중한것은 내곁에서 사라진후에야 그 소중함을 깨닫게되는걸까요.

이미 늦어버린후에야 뼈저리게 후회를 하게되는걸까요.

시간은 흘러가고 이미 돌이킬수없는데 말이죠.....

이럴때만큼은 신께서 우리에게 너무 가혹한 벌을 내리신게 아닐까 싶습니다.

 

괜히 신을 탓하게되고 하늘을 탓하게됩니다. 차마 고인을 탓하진 못하겠습니다.

지금쯤 노 전 대통령님께서는 '너네는 벌받아도 싸다' 하시면서

비웃고 계시겠죠?.....아니 차라리 비웃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국민들 운다고 또 하늘에서도 울고계시는건 아닌지...나때문에 국민이 운다고

 

걱정하고 또 안쓰러워하시는건 아닌지....하늘에서도 같이 울고계시겠죠?


.........직접 뵌적도없고 TV,사진,동영상속에서 뵌게 전부이지만

저희 할아버지가 돌아가신것같습니다. 너무 슬프고 살아생전

효도못해드린것같은 그런 안타까운 마음이 송곳이 되어

 

가슴 한구석을 쿡쿡 찌르고있습니다.

부디.....하늘에서는 걱정없이......웃는일만 가득하길 빕니다.

 

그립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당신을 위해서 국민이 울었습니다.

 

이게다 노무현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