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아들과 딸'드라마같은 집

속터져2009.05.27
조회20,856

톡이 되었네요.

저번에도 톡 되서 얼마나 놀랬는지 ; 외국인 떡실신 시리즈 쓴 적 있습니다..

좋은 얘기도 아니니까 싸이 공개는 하지 않겠습니다.

 

며칠 지나고 지금은 뭐 또 엄마랑 얘기는 하고 그래요.

아버지는 지난 일이 떠올라서 그런지 잊고 살다가 급 밉구요 ;

이제 딱 남동생 하면 나도 하고, 안하면 나도 못해준다 하고

슬슬 결혼준비 들어가니 시집 가서 살겠습니다. 뭐 예물예단 안하고 혼수도

결혼 후 나가서 다 마련하니 준비할 것도 없네요 ;

스무살 때 점을 봤는데 아가씨는 태어나서 성인 때까지의 삶이 제일 힘들고

20대부터 잘 풀려서 30대 되면 더 낫고 40대 50대는 남 부럽지 않게 살 꺼라고

하더군요. 뭐 기분 좋으라고 하는 소린지 진짠지 모르겠지만 희망을 갖고 잘 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상견례 한달 전에 끝냈고 곧 결혼 예정인 대구 사는 26살 처자에요

 

톡커 중에 저같은 분도 계신지 방금도 너무 열이 뻗쳐 글을 써봅니다.

90년대 초 정도였지 싶은데

아들과 딸이라는 드라마 기억 하시는지요 ? 김희애와 백일섭님이 나오신 드라마

어렸을 때라 잘 기억은 안 나고 홍도야~ 울지마라~ 만 기억이 나네요 ;

아무튼 늘 아들아들 하고 딸은 뒷전이던 당시 시대를 아주 잘 반영한 드라마여서

많이 사랑받던 걸로 기억하는데 우리집이 그렇습니다.

제 또래 여자친구들은 다 집에서 공주님 취급 받고 어리광 부리면서

용돈 받으면서 자랐죠. 그에 비해 저는요..

 

일단 제가 태어난 84년 1월 추운 겨울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절 임신했을 때 배 보고 다 아들인 줄 아셨대요. 점쟁이들도 점 볼 필요도 없다.

배 보니 아들이라 하고 근데 태어나니 여자인 제가 태어난거지요

어른들이 이상하다 배 보니 장군감이던데 비쩍 마르고 약했던 2.7키로의 제가

태어나자 다 냉랭했대요 분위기가 집안의 첫 손자라 (참고로 시골이 안동입니다)

정말 아들이었어야 하는데, 하며 다들 쳐다도 안 보시고

아버지는 술 먹고 들어오셔서 아들 아니면 소용 없다고 그 겨울에

얼어죽으라고 밖에 내놓으셨답니다.

 

예~ 압니다. 설마 아버지란 사람이 본심이었을까요

술 먹고 속상한 홧김에 한 행동이겠지요. 아무튼 몇 시간을 그렇게 둔 걸 어머니가

알고 안고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얼음주머니로 새빨개진 애기몸을 막~

문지르더랍니다. 뭐 하냐고 하니까 지금 이 상태로 갑자기 몸을 덥히면 오히려

죽는다나 어쩐다나 하면서 얼음으로 자지러지는 애기 몸을 막 문지렀다 하더라구요.

그리고 2년 후 태어난 내 남동생.. 그 때부터 온갖 비교가 시작됐습니다.

 

어릴 때부터 고기반찬과 장난감은 다 남동생 차지.

엄마가 어렸을 때 하던 가게 금고에서 남동생이 오락실에 맛 들려

돈 몇만원을 훔치다 딱 걸렸습니다. 전 평소에 저한테 엄격하신 아버지를 알기에

쟤는 이제 죽었다.. 싶더군요. 평소에 여자가 발소리 쿵쿵 내고 다녔다고

도로 방에서 나오면서 조용히 걸어오라고 시킨 분이니까요.

그런데 왠걸 얼마나 어린 게 오락실에 가고 싶으면 그렇겠냐 하시며

선뜻 수표를 주시며 게임보이 오락기를 사주셨죠 오락실 가지말고 집에서 하라고.

전 게임 하고 싶어도 아빠가 자기 사준 거라고 2살 어린 남동생 눈치 보며 해야 했습니다.

만약 제가 돈 훔치다 걸렸으면 맞아 죽었을 겁니다.

저 공부 쪽팔리기 싫어서 열심히 했습니다 1등은 아니더라도 10등 안엔 들고

반장 부반장도 자진해서 맡아 열심히 했지요.

90점을 맞아 갖다주니 집에서 그러더라구요 100점까지 받을 수 있는데

왜 이거밖에 못 맞냐고. 아 그런가보다 해서 공부 밤새가며 했습니다 초등학생이요.

그리고 남동생이 20점을 받아오자 0점 아니니 됐다면서 허허 웃어주더군요.

저 그 때부터 난 아무리 해도 어차피 사랑 못 받는구나. 하며 공부 포기했습니다.

반항의 의미로요. 근데도 신경 안 쓰더군요 여자는 공부해봤자 어차피 필요 없다면서.

결국 공부 안해봤자 내 손해니까 공부 했습니다 ;

 

이런 식으로 20년을 살고 대학을 갈 때 역시나 안 보내주더군요.

집에 돈 없으니 돈 벌어서 내 시집 갈 거 벌고 남동생 대학 학비나 좀 보태주라고.

열이 받더라고요 제가 공부 운동 친구 인기 남동생보다 못한 게 없었는데

왜 그렇게 살아야 할까. 그래서 일본으로 유학 갔습니다.

솔직히 집에서 좀 벗어나고 싶어서 도피성도 있었어요.

외국은 인건비가 쎄서 고생은 해도 학비생활비 충당해가면서 공부할 수 있기에

3년 동안 안 해 본 알바가 없고 돈 없어서 굶어도 보고 졸업해서 왔습니다.

남동생 ? 대학 보내줍디다. 유학 가고 싶다니까 원하면 빚 내서라도 보내준다 하고

나중에 뭐할지 걱정하니까 주위에 빽으로 편한 데 들어갈 데 있다고 걱정말라 합니다.

남동생은 나쁜 애는 아닙니다 자기 일 알아서 하고 있는 애지요

그런데 부모님이 너무 저러니 솔직히 밉습니다. 저에 비해서 너무 많은 걸 기본으로

누리고 보장되어 있는 남동생 솔직히 질투납니다.

 

26년을 살면서 이제 적응이 되서 덤덤해지고 왠만한 일은 눈 하나 깜짝 안 하는데

저 시집갈 때도 제 돈 적으나마 모아서 가고 시댁이랑 예비신랑 잘 만나

예물예단 안해가고 갈 때마다 용돈 오히려 주시고 좋은 어른들 만나서 가는데

맨날 친정에서 돈 없다 소리를 해댑니다.

그것도 남동생 (직업군인. 월급 나만큼 받음 자기 돈은 90% 저금하고 용돈 집에서

받아씀. 내 적금은 집안일땜에 깨서 써도 남동생 적금은 절대 안 건드림)

휴가 나오면 상다리가 부러지게 진수성찬 차리고 돈 버는 놈 차비까지 쥐어서 보내고

이 놈은 휴가 나와서 둘이 밥만 먹으러 가면 [지갑 놔두고 왔다] 가 레퍼토리입니다.

(나 이때까지 엄마 화장품 생일선물 어버이날 다 사주고 있거든 ?

넌 니 돈 다 저금하면서 누나 밥 한 번 사면 안되니.. ?)

 

이것 때문에 오늘 터졌지요. 남동생 차비 주고 뭐 사주고 해서 돈 없다고 돈 좀

달라길래 나도 적금 카드값 용돈 딱딱 맞게 쓰기 때문에 곤란하다니까

남동생은 이사할 때 가구 사라며 돈 주던데 넌 해준 게 뭐 있냐고 난리입니다.

(엄마 이 때까지 매달 내가 사준 화장품이며 분재며 가구가 300은 되겠다..)

그래서 서운해 마구 싸웠지요. 내가 언제 돈 한 푼 돌랬냐면서 유학도 굶어가면서

혼자 학비 다 벌어 해, 한국 와서 또 시집 가는 돈 다 벌어, 시댁 설득시켜서

예단예물도 안해서 집에서 돈 한 푼 안 들어, 집에 돈 필요하면 내가 해주지

남동생이 엄마 생일 어버이날 선물 한 번 사줬냐고 (남동생 전화도 없음 까먹었다고)

같이 싸우니까 누가 굶으랬냐고 대학 가지 말랬더니 지혼자 공부하겠다고 가놓고

뭐 유세냐고 그러네요 눈물이 핑 돌아 문 닫고 방에 들어와서

예비신랑한테 전화해서 수화기 붙잡고 엉엉 울었습니다.

예비신랑은 다는 모르지만 대충 알아요. 친정 흉 봐서 좋을 거 없고 나중에

내가 무시 당할 수도 있지만 정말 지금은 차라리 친정보다 예비 시댁이 더 낫습니다.

적어도 그 분들은 저한테 잘해줄려고 항상 그러시거든요.

뭘 줘도 젤 좋은 걸로 주실려고 하고 저는 고생 안 하게 할려고 해주시고.

예비신랑도 내가 이렇게 울 때마다 그렇다고 같이 친정 욕을 할 수는 없으니까

속상해 한숨 쉬고 안아주면서 내가 맘고생 안하게 더 잘할께 라고 합니다

 

이럴 때마다 내가 돈 더 벌겠다고 결혼 미뤄놨는데 걍 확 해버리고 신랑만 보고 살고

인연 끊고 싶어요. 맨날 저더러 여자는 결혼하면 출가외인이라면서

시집 가면 월 50씩 용돈 달랍니다. 애 봐주는 것도 아니고 시집갈 때 돈 한 푼 안 주면서

시집 가면 남이라면서 남한테 돈 돌란 소린 그럼 왜 한답니까 ?

어이가 없어서 애를 봐주는 것도 아니고 시집가자마자 내가 무슨 돈이 있어

그렇게 주냐니까 아이고 사위 잘 되면 사위가 챙겨주겠지~ 합니다.

옆에서 휴가 나온 남동생도 "누나 50은 당연히 줘야지 이때까지 키워줬는데" 합니다

재수없는 색꺄 너 엄마가 나이키 사 입힐 때 난 고등학교 때부터 알바해서 내 옷

내가 사 입고 살았는데 넌 나만큼 수모 안 당해봤으면 닥쳐.. 했습니다 속으로 ;

(동생이라도 남동생한테 뭐라 했다간 저 아버지한테 바로 기때기입니다)

키워만 줬죠 말 그대로 저 옷도 하도 없어서 고모가 불쌍해 맨날 옷 사입히고 인형 사주고

이건 부모님도 인정합니다. 너 고모한테 잘 하라 그러고. 등록금은 할아버지가

다 대주시고 (아버지는 여자가 똑똑함 남편 무시한다고 고등학교도 안 보낼려고 했음)

 

남동생 돈은 귀한 줄 알고 군인이 무슨 돈이 있냐 하면서 (직업군인이거든요 !)

내 돈 내 적금 깨는 건 당연한 줄 알고. 동생 휴가만 나옴 쪼르르 달려가서

아이고 몸이 여기도 아프고 저기도 아픈데 니 누나 저거는 집안일도 안해준다 하고

나랑 있을 땐 가만 있다가 남동생만 나오면 완전 징징대면서

절 파렴치한 불효녀로 만들어 버립니다. 눈꼴이 시려서 봐줄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남존여비 사상이 뿌리 박힌 아버지는 저는 물론 엄마한테도 막 대합니다.

전 아버지랑 같은 상에서 밥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남동생이랑 아버지는 식탁에 앉아 먹고 (높은 곳)

엄마랑 나는 작은 상 바닥에 펴놓고 주저앉아 먹었지요 (낮은 곳)

어렸을 때 밥 먹다 많이 맞았습니다. 별 거 아닌 걸로요. 그래서 밥 먹을 때마다

아버지 눈치를 보느라 애가 밥을 못 먹어 얼굴에 버짐이 피었던 기억도 나네요.

아 눈치 보느라 못 먹으면 깨작 거린다고 또 맞습니다.

 

예비신랑 우리집 놀러올 때 절대 빈 손으로

안 오는 사람이에요 부모님이 분재 좋아해서 꽃 한 송이 화분 한 개라도 늘 사들고 오죠

남동생보다 잘 하는 사위한테는 왜 상다리 부러지게 진수성찬 안 차려주냐구요 !

한 번은 또 우리 엄마 찜질방 안 가봤다니까 같이 모시고 가서 내가

"엄마 맨날 엄마 생일도 모르고 지나가는 아들보다 맨날 꽃 안겨주고 찜질방 와주는

사위가 백배 낫지 ?" 했어요 사람들 다 듣는 데서 좀 깨달으라고.

그랬더니 머쓱해하면서 사람들 다 있는데 뭐 그런 말을 하냐고 하더라구요

옆에 사람들 다 웃고 어유 사위냐고 난 어른들이랑 같이 와서 아들인 줄 알았다고

사위가 참 인물도 좋고 잘 봤다고 오히려 그러더라구요 (신랑 자랑 ㅋ)

빈 말이라도 그러엄~ 아들내미 필요없다 우리 사위가 최고지~ 해줌 어디 덧나나. 

그런 아들이라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아들 더 좋은 티 냅디다.

 

정말 씁쓸합니다. 집 욕 하기 싫은데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요..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로 결혼하면 신랑이 외국에서 공부 중이라 같이 따라 이민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