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지 딱 2주 됐네요. 2주간의 심리변화?

ㅇㅇ2009.05.27
조회713

글 완전 깁니다.

슬픔을 견디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공감의 위안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첫날, 출근하다가 일방적으로 이별통보를 받고

하루종일 밥을 먹지 못하다가, 회사에서 쪽팔리게 질질 짜고

계속 화장실가서 처 울고

결국 그날 저녁 소주 병나발 불다가

계속 토하고 제정신 아닌 상태로 있었지요.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고 싶지 않았어요

복잡했죠. 받아들일 수 없었으니까..

또 하루종일 못먹고, 눈물만 흘렸습니다.

일해야 하는데, 아예 손에 일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그에게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알겠다고, 미숙한 나를 봐주어서 너무 고맙고 행복했다고, 잘지내라 했죠.

 

3일째, 여전히 밥을 먹을 수 없었습니다.

점점 와닿기 시작하더군요.

항상 매일 같은 시간에 걸려오는 전화가 오지 않는 것,

항상 주말 같은 시간에 했던 데이트를 이젠 혼자서 보내야 하는 것,

항상 메신저로 이시간쯤 오늘도 수고하란 이야기를 해왔던 것,

평범한 일상이 더이상 '우리'것이 아니라는걸 느끼니

정말 심장 터질것 같더군요

 

4일째, 그를 한번 잡았습니다.

나 많이 생각해봤다고, 뭐가 문제였는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은 알 것 같은데, 다시한번 잘해볼 수 없느냐고 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칼같은 사람이더군요. 본성이 그렇습니다.

너무도 매정하게 말합니다.

제가 이렇게 잡을것까지 다 계산했다더군요. 더이상 번복하는일 없을거랍니다.

 

5일째, 그와의 추억이 자꾸 떠오릅니다.

저 공원에서 뭘 했고, 사귀던 첫날 이 장소에서 뭘 했으며,

함께 무엇을 했었는지, 정말 추억이 한번이라도 스쳤던 장소를 지날때면

또다시 울컥하는 가슴을 제어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발 그가 죽을만큼 힘들어하고, 후회하길 바랬습니다.

 

6일째, 점점 기분이 우울해집니다.

일은 할 수 있었지만, 극도의 공허함은 정신을 피폐하게 했습니다.

그사람의 눈빛이, 목소리가, 그 품이 더이상 제것이 아니란 생각에

우울함은 극도에 달했습니다.

웃고 싶은데 절대 웃을수가 없더군요.

 

7일째, 이러다 큰일 낼 것 같았습니다.

일해야 하는데 맨날 넋놓고 있다가 회사 잘릴까 걱정까지 했으니까요;;

정신좀 차려야겠다 다짐, 또 다짐 했습니다.

그는 더이상 제것이 아님을 마음이 새기기 위해 이를 악물었습니다.

 

그 이후..

일단 무조건 밥을 먹었습니다.

너무나도 소중했던 금반지도 팔아서 저 사고 싶은거 사버렸습니다.

'그가 나에게 무엇을 했었나' 가 아니라

'내가 그에게 어떻게 했나'를 떠올리면서 그것만을 기억에 남기고 있습니다.

조만간 제게 선물한 것 이외에 저희집에 있는 몇가지 그의 책, 전자사전, 앨범 등은

택배로 보낼 생각입니다.

(원래는 정리되면 서로 만나서 줄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싫으네요)

 

그의 단점을 생각합니다.

제가 사랑했던 바로 그 모습만이 아닌,

당시엔 안보였던 수많은 단점들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최대한 3자의 눈으로 보려고 애쓰죠!

 

하나씩 저를 지워가는 그의 모습.

네이트를 지우고, 추억을 정리한 블로그를 없애고, 비밀번호를 모두 바꾸는

그의 모습에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아련하지만

처음보다는 많이 좋아졌습니다.

적어도 또다시 상처받고 울지는 않을 수 있거든요~

 

내일이면 3주째에 접어듭니다.

그를 기다리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그가 돌아오길 바랬던 그 마음이 정리되고 있습니다.

잘살기를 바라거나, 슬퍼하기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냥 다 모든것이 평범하게 흘러갔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와서 가장 마음이 아픈것은 그와의 일들이 모두 '과거의 추억'이 된다는 사실..

한때 서로 그렇게 사랑했던 사람들이 이젠

현실이 아닌 과거 한때의 기억을 공유하게 된다는 것은 참 슬픈 일인것 같습니다..

 

'시간은 유수와 같다'는 말이 있죠.

이별하신 분들이 겪는 지금의 그 슬픔이

언젠가는 더 나은 상대방을 찾는 눈을 높여줄 것이고,

그 사랑을 더 잘 이어갈 수 있는 능력을 선물하게 될 것입니다.

힘내세요!

오늘의 이 순간이 미래에 웃을 수 있는 기억이 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