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애정다반사♪ ②

레몬 트리200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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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인지 가게 안은 북적였다.

 

 


때 이른 더위 탓인가? 맥주집은 때 이른 성시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퇴근시간과 맞물려서 인지 가게 안은 회사원들이 주를 이루었다. 직장 상사 얘기에서부터 여자들의 시시콜콜한 잡담들까지 여러 이야기가 한데 어울어져 도무지 무슨소리인지 알아들을수 조차 없는 시끌한 가게 안 한구석에 유난히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테이블이 있었다.

여자 세 명이서 앉아있는 그 테이블은 다 미인이 였다.

그중 유독 한명이 모든 남자들의 힐긋거리는 시선을 받으며 짜증을 내고 있었다.




“아...짜증날라고 그래...”




한껏 짜증이 나는 듯 인상을 있는대로 구기면서 달래는 맥주을 원샷 해 버렸다. 그런 달래를 보며 친구한명이 비어있는 술잔에 맥주를 따라 주며 말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계속 그럴수록 너만 짜증나잖아.”


“그러게! 나 같음 좋아라 하면서 이 남자 저 남자 즐기겠구만!”




분위기 최악인 것은 달래뿐인 듯 했다. 나머지 두 명의 친구들은 뭐가 좋은지 달래의 기분은 생각조차 없는 듯 둘이 시시닥 거리기 바빴다.




“넌 정말 남자에게 관심이 없는거야? 아님 너 상황 때문에 그냥 관심없는 척 하는거야?”


“뭐냐?! 그걸 지금 질문이라고 하는거야?”


“냅따 화만 내지말고 말야! 난 항상 그게 궁금했거든?! 보통 여자들 같으면 남들 특히 남자들의 시선이 좋잖아! 안그래?!


“그러게! 나같으면 감사합니다 하면서 따라가겠구먼...”



달래는 친구들의 말에 한숨을 포옥 내쉬었다. 물론 맞는 말이다. 여자라면 누구나 남들의 시선을 즐기는 취미정도는 가지고 있으니깐....

하지만 달래의 경우는 예외다.



어렸을때부터 색기가 흐른다는 말을 듣고 자란 터이고 커서 부터는 그 개념이 더 커져 버렸다. 어렸을때 그 말뜻을 왜 엄마가 가르쳐주지 않았는지.....


초등학교때 부터 지금까지 아니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25년을 살아오면서 달래는 항상 사람들의 시선 속에 있었다. 어디를 가든 어느곳을 가든 그녀의 주변에는 남자가 있었고, 모두들 그녀를 원했다.



거기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책 5권은 족히 나온다고 생각하는 달래였다.



하지만 그 많은 남자들 속에서 달래는 자신의 사람이라고 느낄수 있는 사람을 단 한 명도 만나보지 못했다. 어쩜 두려웠는지도 몰랐다.


자신의 색기에 관해서..



한동안 멍하니 생각하고 있는 달래를 툭툭 친건 미소였다.



이미소...



이름만큼 웃는 모습이 엄청 매력적인 미소는 달래가 가장 친하다고 느끼면서도 경쟁심을 갖게 하는 그런 친구이다.

셋 중에 달래가 색기 흐르는 타입이라면 미소는 완전한 미인상이였다. 사실 달래는 색기가 흘러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타입이지만 미소는 예뻐서 정말 예쁜거 그 자체여서 인기가 많은 타입이다.



그래서 달래가 미소를 부러워하는것도 있지만 가장 부러운건 이거였다.




“우리 재기씨 이제 곧 온다던데...같이 껴도 괜찮겠어?”


“그래! 뭐 어때!! 한두번 보는것도 아닌데...그런거 꼬박 꼬박 물어보지마! ”




미소의 말에 해수가 말했다.

서로 달라야 친해진다고 그랬다. 정말 달래의 친구들을 보면 그렇다. 하나같이 성격이 비슷한 구석은 별로 없는 것 같아 친해진 것 자체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그때 가게 안으로 눈에 확 띌 정도의 미남 한 명이 들어왔다.



여자들의 시선을 끌어모으는건 당연지사!


하지만 그 남자는 여기 저기를 두리번 대더니 ‘여기요’라며 손을 흔드는 미소를 보고서야 방긋 미소를 지어보였다.



정말 친구의 남자친구지만 재기의 저런 모습을 볼때 마다 심장이 두근댄다고 느끼는 달래였다.



서재기!



달래의 대학 동기이며 미소의 남자친구



183의 훤칠한 키에 모델 빰치는 몸매 하며 얼굴은 정말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솔직히 달래가 보기엔 장동건 저리가라다. 정말 조각같이 생긴 그 외모를 보고 있으면 달래는 자기도 모르게 욕심이 생긴다.



달래는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며 한숨을 포옥 내쉬었다.




“달래 오랜만이네?!”


“그렇네....”

“재기씨! 재기씨! 여기 저기 사람들 시선 느껴지지 않아요??! ”


“무슨소리야?”


“모든 남자들이 다 달래 쳐다보느라고 정신 없는거 안보여요?? 쿠쿡”




미소는 뭐가 그리 좋은 지 키득대기 까지 하면서 무슨 큰 비밀인양 재기에게 올망 졸망 얘기하고 있었다. 저럴때 보면 미소는 유치원 다녀온 아이가 엄마에게 오늘 간식은 뭐였고, 뭐하고 놀았는지에 대해 쫑알 대는 아이같았다.




“달래 인기많은거 처음인가?! 뭐가 그리 신기해?!!!”




한참 종알대는 미소의 뒤편으로 채준의 얼굴이 보였다.




“어?!! 너 여기 왠일이야?!!”


“왠일이긴.....”


“나 여깄는줄 어떻게 알았어??!”


“왕자가 공주 모르는 것 봤어?!”




라고 말하며 채준은 해수 옆자리 빈 의자에 털석 앉았다.

그런 채준을 보던 해수는 달래에게 말없이 입모양으로 ‘누구야?’ 라고 말했다.



그런 해수를 봤는지 채준은 방긋 웃으며 ‘처음뵙겠습니다. 강채준입니다.’ 라고 말했다.




“해수는 채준이 처음 보지?! 나랑 소꿉 친구! 채준아! 내친구 류해수”




달래는 간단히 서로 이름을 소개시켜주었다. 그 모습을 보던 미소는 채준을 아프지 않게 살짝 치며 말했다.




“봐도 봐도 신기한게 달래여서 그런다! 왜?!”


“오랜만이네?! 강채준!”


“그렇군요! 서재기씨!”




재기와 채준은 친해질 만도 한데 도무지 말을 놓지 않는 채준이였다. 처음부터 그랬다. 서글서글 해서 사람들에게 잘 다가가는 채준임에도 불구하고 재기에게는 대놓고 적대심을 나타내 처음에는 채준이 미소를 남몰래 좋아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 였다.



그게 아님을 안 지금도 채준의 재기를 향한 적개심은 아직도 였다. 마치 동물의 왕국에서 자기영역을 침범하려 하는 다른 사자에게 경고를 주는 것처럼....




“애들아...나 정말 미안한데 사실은 오늘 재기씨랑 오페라 보러 가기로 했어... 지금 가야 할꺼 같아”




미소는 손을 빌면서 한껏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미소가 저런 표정을 지을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정말 여우같은 지지배다. 저런 얼굴로 저런 표정을 지으면 천하의 그 누구라도 넘어가지 않을 사람이 없을꺼라고 생각하는 해수와 달래였다.




“약속 있음 가야지 어쩌겠어! 가봐...... 오빠 오페라 재미있게 보세요!”


“고마워! 다음에 내가 거하게 밥 쏜다!”




말을 마치기 무섭게 미소는 재기의 팔에 팔짱을 끼며 유유히 사라졌다.

애인없는 친구들 앞에서 저렇게 티를 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오늘은 유난히 미소가 얄미운 친구들이였다.



“근데 이친구는 언제적 친구야?!”


“어?! 어.... 같은 동아리 친구... ”

“그렇구나! ”




채준이 낯설어서 일까? 항상 다른사람과 쉽게 친해지는 해수가 오늘따라 유난히 말이 없었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는걸 보고서야 달래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해수 너 어디 아파?? 얼굴이 빨개...”


“그러게... 빨갛네...”


“아...아..아니예요..아니야! 괜찮아.”



해수는 갑자기 당황하면 손사래를 쳤다. 달래는 주변사람들의 시선이 끝내 부담스러웠는지 자리를 옮길 것을 제안했고, 그들은 바람이라도 쐴겸 가까운 공원으로 향했다.



저녁인데도 불구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 져서 인가? 할아버지까지 엉거주춤 거리면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느라 여념이 없었다.

조금 한가해 보이는 곳에 앉아 베스킨 라빈스에서 사온 녹차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달래가 말했다.



“요즘에 웰빙인가?? 그게 유행이라더라...”


“그렇다고 하더라고..난 잘 모르겠지만 말야.”


“나도 그런데 한번 동참해 볼라고 이 아이스크림 골랐는데... 화날라고 한다. ”



달래는 자신이 들고 있는 녹차 아이스크림을 어이없다는 표정을 쳐다보며 말했다. 결국은 못먹겠는지 가까운 쓰레기통을 찾아 버리고선 다시 앉았다.

아까부터 한마디도 하지 않는 해수가 이상했다.



“해수 너 진짜 괜찮아? 아까부터 말도 없고..왜 그래?!”


“아..아냐...”



해수는 또 당황한 듯 한 표정으로 아니라고 말하고선 딴 곳을 바라보았다.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드는 달래였지만 굳이 미리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애써 삼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