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하는 결혼생활이 이렇게 힘들줄 몰랐습니다.

힘들어요2009.06.03
조회19,633
하소연 할데가 없어서 처음 네이트에 글을 씁니다.

저는 결혼하고 아내와 함께 유학을 왔습니다. 결혼전 너무너무 사랑하고 지켜주고 싶었기에 조금 일찍 결혼했습니다. 연애기간이 짧았고, 대학졸업후 곧바로 결혼했습니다.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결혼하면 당연히 싸우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잘 참으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그 한계에 다다른것 같습니다. 너무 힘이 드네요.

아내는 자존심이 굉장히 셉니다. 부부사이에서는 서로 자존심을 버려야한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아내는 자신에겐 자존심밖에 없다며 절대 버리려 하지 않습니다.

결혼할때 결혼준비자금을 대부분 제 부모님께서 댔고, 지금도 금전적으로 저희 부모님께만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상대적으로 부모님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고, 저희 아내는 상처가 많습니다. 저는 친구가 많고 인간관계가 좋은편이며, 아내는 그렇지 못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자존심을 상하게 한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아마 아내가 자격지심을 갖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자신의 주위의 사람들이 제가 있을때는 활발히 이야기하다가 제가 가버리면 갑자기 조용해져서 너무 괴롭다고 저에게 이야기한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남편에게는 더 자존심의 상처를 받는다고 합니다. 제가 뭘 더 잘해도 상처받고, 제가 사람들과 더 친해도 상처받고, 심지어 저희 어머니께서 저만 사랑하시는 것 같다고도 이야기 합니다. 저는 아내의 경쟁자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사실 저희 어머니께서는 아내에게 잘해주려고 무척이나 노력을 많이 하셨습니다. 원래 성격이 너무 무뚝뚝한 분이시지만, 첫 며느리에게 잘해주고 싶고, 딸과 엄마처럼 지내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하셨습니다. 생일엔 꽃다발도 보내고 선물도 많이 하셨습니다. 부모님집에 갔을때 한번 일도 시킨적이 없습니다. 결혼전에도, 결혼후에도 말입니다. 아내는 항상 손님대접을 받고, 저희 어머니께서는 제 아내에게 폐가 될까봐 저희 신혼집에도 한번 오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어머니께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오직 저를 위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내에게 잘해줘서 아내가 저한테 잘하게 하도록 말이죠. 그리고 원래 무뚝뚝한 분이셔서 그리 살갑게 말씀은 못하시지만, 기분상하지 않도록 신경쓰면서 조심스럽게 말씀을 하시는게 제 눈이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아내는 저희 어머니께서 솔직히 잘해주는지 모르겠답니다. 잘해주는걸 몰라주는 것은 괜찮습니다. 하지만, 어느날부턴가 저희 어머니에 대한 말을 꺼내는데 굉장한 거부감이 생겼습니다. 그것때문에도 많이 싸우게 되었습니다.

물론 어머니의 칭찬을 많이 했던 제실수도 있습니다. 아내는 자신과 비교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에 또다른 자격지심을 갖게 된것 같습니다. 이젠 아내앞에서 어머니와 관련된 이야기는 아예 못합니다. 제가 너무 효자라 자신이 너무 괴롭다고 합니다. 아내를 최우선으로 잘해주려 노력하지만, 그래도 부모님께도 잘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항상 충돌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아내는 무조건 남편에겐 아내가 제일이며 부모님은 너무 신경쓰지 말라고 합니다. 아내가 언젠간 저희 부모님께 잘할테니 지금은 부모님과 관련된 그 어떤 이야기도 듣고 싶지 않답니다. 어머니와 특히 사이가 좋았던 저는 이러한 것들이 참 괴롭습니다.

또다른 힘든점 중의 하나는 경제적인 가치관이 안맞는 것입니다. 저는 검소한 집에서 자랐고, 아내는 부족함 없이 자랐습니다. 지금 저희집에서 생활비를 받고 있는데, 어느날 갑자기 생활비가 턱없이 모자란다며 화를 냈습니다. 한참 잘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사실 저는 이 비싼물가의 미국에서 그다지 부족함 없이 살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내의 생각이 이렇게 다를 줄은 몰랐습니다. 우리가 얼마를 쓰고 얼마가 필요한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액수가 너무 적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저희부모님께서 대단한 부자는 아니십니다. 제 유학비용이 부담이 되는것이 사실입니다. 되도록이면 너무 폐를 끼쳐드리고 싶지 않지만, 아내의 요구와 부모님의 걱정에 너무 괴롭습니다.

또한 아내는 차를 갖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지금 차가 꼭 필요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우리가 가야하는 모든 지역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갈 수 있지만, 아내는 대중교통으로 다니기도 불편하고 다른 부부들은 다 차를 갖고 있는데 우리만 없어서 차가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물론 차가 있으면 저도 좋습니다. 하지만, 지금 학교가 확실히 결정되지 않은 안정되지 않은 상황이고(다른곳으로 이사를 갈 확률이 높습니다), 차를 사면 차값도 차값이지만 보험료와 차수리비, 기름값등 유지비가 많이 들어갑니다. 게다가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고 계신 저희 부모님께서도 차를 사는 것은 좀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계십니다.

이러한 문제로 정말 많이 싸웠습니다. 설득도 해보았고, 간절히 부탁도 해보았습니다. 그러던 중 모든 경제권을 아내에게 넘기는 것으로 합의하여 일단은 경제적인 문제로 싸움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모든 돈을 아내에 계좌로 넘겨주었습니다.)

그 이후에 아내는 조금 변했습니다. 솔직히 정확히 어떠한 계기로 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기점을 지나서 변한것 같습니다.

요즘 한번 싸우면 끝장을 보려 합니다. 원래도 한번 싸우면 저를 극으로 모는 성격인데, 요즘 들어서는 제 작은 실수에도 엄청나게 화를 냅니다. 처음엔 저도 당황하다가, 얼마나 힘들면 저럴까(타지에 나와서 생활하는게 쉬운일이 아니고, 아내가 외로움을 많이 탑니다.) 하고 참아주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한두번이지 계속 그러니 너무 힘이듭니다.

물론 제가 말실수를 합니다. 예를들면, 저도 모르게 아내를 가르치려합니다. 오늘도 아내가 수업시간에 교수가 이해할수 없게 설명을 했다고 해서, '그 교수가 참 설명을 못한다. 내가 설명해줄께.'하면서 설명을 했다가 또 끝장날뻔 했습니다.

제가 아내를 가르치려하는건 아내의 자존심을 갈기갈기 찟어놓는다고 합니다. 사실 고치려고 노력은 하지만, 원래 성격인지라 한번에 쉽게 고쳐지지 않고, 의식하고 있지않으면 저도 모르게 실수를 합니다. 제 노력이 더 필요한 부분이겠지요.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그렇게 화가 나면 아무리 사과를 해도 받아주질 않습니다. 자신의 기분이 나아지게 '제대로'사과를 하지 않으면 화가 멈추지 않는다고 합니다. 절대 자존심을 버리지 않는 아내는 저에게 모든 자존심을 버리라 합니다. 저는 버렸다고 하지만, 아내가 보기엔 아직 조금 남아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 버리라고 합니다. 바닥까지 기라고 합니다.(실제로 기라는 소리가 아니라 그만큼 자존심을 버리라는 뜻입니다.) 저는 제 모든 자존심을 버리고 말하지만 아내가 보기엔 턱없이 부족한가봅니다.

제가 정말 모든 자존심을 버렸다고 제발 용서해달라고 하면, 아내는 다른 남자들은 더 제대로 자존심을 버린다고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여자와 결혼했으면 정말 더 큰 봉변을 당했을것이라고... 주위사람들과 이야기해보니 주위사람들이 입을 모아 아내는 너무너무 착한여자라고 했답니다.

제가 좀 논리적인 편입니다. 싸우고 나서 또는 사이가 좋을때 싸운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다음부터 어떻게 하면 안싸우거나 잘지낼수 있을까 이야기를 할려고 하면, 그때도 난리가 납니다. 일단 그런 대화는 거부합니다. 그리고 항상 무조건 제가 잘못했고, 아내는 잘못한게 없으니 그런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고, 저만 잘하면 된답니다.

제가 논리적으로 싸운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제가 주된 잘못을 했지만, 아내에게도 조금의 잘못이 있었던것 같다고 이야기를 할려고 하면 제가 아직도 자존심을 못버렸다며 자신의 잘못은 조금도 이야기하려하지 않습니다.

저도 결혼전엔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었지만, 결혼후에는 아내를 위해서 과감히 버렸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너무 저를 깔아뭉겐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참하다고 느낄때까지 저를 몰아부치고 항상 '더욱더 자존심을 버린' 사과를 요구합니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제가 잘못을 했던 안했던 사과를 할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아내를 보면 너무 괴롭습니다.

제가 느끼기엔 아내는 너무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 어떻게 유학생활을 해낼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아내는 저만 바뀌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어떻게 아내를 다 맞춰줄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이글은 저의 편향적인 의견입니다. 아내의 입장에선 전혀 다르게 보일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아내욕은 하지 말아주세요. 어떻게 하면 저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