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남편의 친한 친구를 싫어라 한다?

답답이2004.05.18
조회1,156

에효~

요즘 남편때문에 무지 고민입니다.

요즘은 너무 빈번하게 남편과 다툼이 생겨 뭔가 다른 해결책을 찾고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결혼한지는 이년이 좀 넘었습니다.

 

전 29, 남편은 34, 여긴 전라도 작은 면에서 가게를 하고 있습니다.

둘다 이곳 연고지는 아니지만 도시에서는사는것도 팍팍하고 힘들어서 시골에서 정착하여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곳에서 가게한지 일년이 좀 넘었고 주변에 친한 친구도 한두명 생겼습니다.

요근래에는 나이는 남편보다 8살정도 많지만 서로 말이 잘통해서 친하게 지내는 아저씨가 한분 계십니다.

저희 가게에 매일 놀러 오시고 커피 한잔씩 드시면서 신문도 보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예전에 그 아저씨가 운동권이셔서 요즘 정치적 현황들에 무지 관심이 많고 주로 그런 정치적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사람도 무지 좋고 예의 바르고 아랫사람한테 막말하지도 않고 조심스러운 성격이세요.

지금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쉬고 계시니 매일 저희 가게에 놀러 오시지요. 집이 바로 옆이라 하루에도 몇번씩 지나다니시면서 인사하시구요.

처음에는 이런 시골에 아는 사람 생겨 좋았고, 친절하고 예의바른 분이시라 좋더군요.

 

문제는 그 아저씨가 너무 깍듯한 인사성과 예의 바름때문에 제가 좀 불편해요. 그것때문에 남편과 자주 다투게 됩니다.

제가 주로 가게를 보고 남편은 출장을 다닙니다. 출장일이 있어도 아저씨가 가게에 와 계시면 둘이서 이야기 하느라 출장도 늦게 가게 되고, 가게에서 할일도 아저씨 계시니깐 신경이 좀 쓰이더라구요.낮에는 일이 없으면 남편과 저희 집에서 가셔서 집에 일도 좀 도와주세요.(지금 집 수리중)

저희 친척도 아닌데 집안일도 도와주고 고맙긴 하지만, 그게 또 전 오히려 불편하더라구요.

낮에 땀흘리고 일도와주시면 저희 남편은 밤에 술이나 하자며 저희집에서 술 한잔씩 합니다.

밤8시쯤 저희집으로 같이 퇴근해서 전 그때부터 술 안주 해다 날라요.

 

제가 낮에 다른 일이 있어 가게를 비우면 가끔 저희 가게도 봐주시구요.

그러면 남편은 또 고맙다고 가게에서 맥주 한잔씩 합니다.

뭐 이런건 사실 아무것도 아니지만 남편과 아저씨가 친해지다보니, 항상 같이 다닐려구 해요.

다른데로 출장갈때도 같이 다니시고 집안에 일이 있으면 도와주신다고 먼저 발벗고 나서시고.

자기 집에서 안쓰는 가전제품도 가져다 주시고. 고맙긴 하지만 저희한테도 별로 소용없는 물건들도 많아요. 아무튼 저희한테 뭔가 주실려고 해요.

 

어제도 5.18 전야제에 못가니 저희집에서 술이나 한잔하자고 남편이 그랬나봐요.

그럼 전 밤9시에 퇴근해서 안주랑 술상준비합니다.

전 좀 못마땅합니다. 그 아저씨 때문에 일주일에 2~3번 술을 마시고 사흘전에도 저희집에서 12시까지 마셧거든요.

뭔 껀수만 생기면 남편은 술 마시러 가자고 합니다. 남편의 이런 성격이 일차적인 문제지요.

그나마 다행인건 술집에서 안마시고 저희집에서 마시니깐 술값은 덜든다는거죠.

사전에 저한테 말도 안하고 술사와서 술 마시기로 했다고 합니다. 바로 옆에 아저씨가 있는데 화는 낼수없고.

집에서 술상봐주고 전 부엌에서 냉장고 정리하고 공부한다며 술자리에 얼굴도 안내밀었습니다.

사실 퇴근하고 8~9 시에 집에 오면 빨래도 정리하고 집도 치우고 그러면 그냥 쉬고 싶습니다.

그 술자리에 끼여서 민주화니 하는 그런 뜬구름 잡는 이야기에 끼고 싶지도 않구요.

처음엔 저도 같이 대화에 참여해서 이런저런 이야길 했지만 너무 시대착오적이고 현실성 없는 이야기에 별 흥미를 느낄수가 없더군요.

부엌에서 책을 보고 있으니 남편은 옆에 와서 작은 소리로(아저씨 들을까봐) 화를 내더군요.

'손님을 초대해 놓고 코빼기도 안 비치냐. 지금 나와 싸우자는 거냐!'

'나도 지금 참고 있는거다. 그 자리에 있어봤자 도움안된다. 그냥 나 신경쓰지 말고 둘이서 재미나게 마셔라'

이런 식으로 조용하게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그 사람 다른 사람앞에서 우리 싸우는 모습 보이는거 병적으로 싫어합니다.

아저씨는 제가 기분 나빠하는거 눈치채시고 또 미안하다는 말을 연신하십니다.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미안합니다...'

그럴때마다 남편은 눈을 부라리며 절 죽일듯 째려봅니다.

왜 그렇게 사람을 불편하게 하냐면서요.

미안하다며 안전부절 못하는 그 아저씨, 너무 예의가 바르지만 전 좀 숨막힙니다.

그렇게 미안하면 술좀 적당히 마시고 일찍 일어서시던가, 미안하다면서도 12시는 넘기십니다.

(그 아저씨 부인도 전화해서 아저씨한테 빨리 들어오라고 화내고 전화 확 끊어버리구요.

그 부인도 우리 내외 별로 안 좋아하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술 취한 남편이 차태워서 집까지 바래다 드립니다. 다행히 시골이나 단속 경찰이 없어요.

남편이 집에 들어서는 순간 저희는 싸우기 시작합니다.

 

'왜그리 손님 앞에서 싫어하는 표를 그렇게 내야 하느냐.'

싫어하는 표 안낼려고 저 일부러 그 자리 피하는데 그것조차 아저씨가 미안하다며 연신 허리를 굽신 거리시니 저도 미칠 지경입니다. 그것때문에 남편 싸우게 되는것도 너무 싫구요.

남편이 원하는것은 싫어도 웃으면서 그 자리에 앉아 아저씨가 불편하지 않게 해드려야 하다는 겁니다.

저도 제가 이렇게 속이 좁은 여자인지 몰랐습니다.

제가 그 아저씨한테 뭔 큰 빚을 졌길래 오히려 제가 미안해하며 대접을 해야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그 아저씨 저희 가게 오셔서 인터넷 하고 계시는데, 어제일은 그냥 잊으셨는지 속이 좋으신건지..

 

그 전에도 저희집에서 술마시다가 두사람 격렬한 논쟁을 하더라구요.(주로 정치적 노선문제)

제가 '이제 그만하시고 테레비좀 봐요'. 그때 대선개표방송 볼려구 술자리 마련한거였거든요.

두 사람이 너무 과열되서 핏대세우고 이야기 하길래 좀 진정시킬려구 말 실수를 한거 같습니다.

순간 남편 '여자가 뭔데, 니가 뭔데 이야기를 끊어 놓나' 이러며 둘이 말다툼을 했습니다.

또 아저씨는 술자리에서 바로 무릎꿇으시며 '아이구, 저때문에 정말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저 그만 갈께요...' 머리 조아리며 사과를 해댑니다. 정말 미치겟더라구요. 그 아저씨가 미안하다고 말할때마다 남편은 제 허벅지를 꼬집고 눈을 흘기며 '왜케 불편하게 하느냐'

그날 저 무지 나쁜년 되었습니다.

 

너무 예의바른 그 아저씨, 그럴때마다 절 죽일듯이 다그치는 남편.

그 사이에서 착한척 하며 순종적인 아내가 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나.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현명하게 해결하고 싶습니다.

일방적으로 참는건 성격상 못하겟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