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서러움에 눈물만....

11주 맘2004.05.19
조회2,296

저 요즘 자꾸 너무 눈물이 나서.. 속상해요..

속상해서 눈물이 나고 눈물나서 더 속상하고 그러네요.

임신 11주 들어갑니다.. 이때가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는 글은 읽어봤지만.

그게 뭔지 잘 느껴지지 않네요.. 기복이 심하다면 좋았다 슬펐다 해야 하는거 아닌가? 근데 계속 우울하기만 해요..

입덧이 심하진 않지만.. 집에서 음식 하기가 좀 힘들고 냉장고 냄새도 싫고. 그리고 집에 가면(직장인임다) 피곤해서 허물벗고 누워 버리고.. 그러다 보니 집안은 점점 지저분해지고..

지저분한 집을 보니 더욱더 속이 안좋고.. 집에 있으면 짜증부터 나구요.

하루 마음 먹고 청소를 해도 하루 이틀만 지나면 원상복귀.

남편은 치울줄을 모르거든요.. 말하면 듣기는 하지만 자꾸 잔소리 되는거 같아서 가급적이면 머라구 안하려고 하는데.........

쓰레기통에 곰팡이가 슬고.. 설겆이 안한지 3-4일 되나봐요..

남편은 자기가 한다고 손대지 말라 하고. 거기도 이제 곰팡이가 났을지 모르겠어요.

저 그래도 임신전에는 한깔끔 했어요. 집안일은 당연히 제가 했구요 (남편 손하나 까닥 안했어요)

글고 남편이 하면 맘에 안들었구.. 맨날 쓸고 닦고.. 아파트가 아니라 빛은 안나도..

속옷 셔츠 양말 다 손빨래 하구요.. 이불도 자주 빨고.. 그랬어여..

여튼간에... 남편도 힘들어 하고 (제가 입덧해서 먹을거 잘 못챙기고요.. 제가 힘들어하니깐 자기도 비위 맞춰주려고 한다고 하는지 @@@ - 전 잘 모르겠습니다만 - 자기도 스트레스 받고 하나봐요.. 회사에서도 힘든데.. 집에오면 마누라 눈치 봐야 하고.. 모 그런거겠죠....... )

혼자 청소 하면서도 자꾸 눈물이나고.. 빨래 널면서도.. .. 손빨래 못해서 셔츠의 목부분만 비비는것도.. 비누냄새에 울렁거리고.. 화장실 냄새에 울렁... 눈물 찔끔.찔끔.. 결국엔 서러움에 꺼이 꺼이 울고.. 그러면서 청소하고.. 방 닦고 하네요...

엊 저녁에는 둘다 일찍 퇴근해서.. 집에 가는길에.. 또 멀 먹어야 하나.. 내가 집에 가서 차리자니 시간도 길게 걸리고 멀 해야 할지 도대체 요즘은 막막하기만 하고... 누가 차려주는 따듯한 밥에 국한그릇만 있으면 맨날 행복할거 같다.. (요즘 그런 생각만 해요 매일... ) 그러다가.. 엄마네(친정) 갈까? 했더니.. 별소리 없이.. 가자고 하더라구요........

근데 그 순간 부터 전철에서 눈을 감고 있더라구요. 왠지 눈치가 보이대요..

인상을 찌푸리고.. 이가 아프다는둥.. 머리가 지끈 거린다는둥.. 옷이 불편하다면서..

계속 눈치를 보게 만드네요.. 엄마네 가서 밥만 먹고 바로 나왔어요..

집에 가는 버스를 탔는데 이게 종점인지라 출발을 안하고 10여분 기다리니깐 짜증을 내네요..

아휴 드러워서 원@@@@@ 그래도 실금 실금 눈치 보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기운은 한쪼가리도 없지만 빨리 세수하고 양치하고 발닦고 전 침대에 누웠습니다. 10시경이었던거 같은데 .. 남편은 거실에서 머리가 아프다며 오만상을 찌푸리고 있더니 거기서 그냥 잤나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머리가 아프다네요.. 엊저녁에 약도 먹었는데..

같이 출근 하는길에.. 가기 싫으면 싫다고 하면 될것을 그렇게 짜증내고.. 눈치보게 만드냐 했더니.

요즘에 자기 뜻대로 하는일이 있냡니다.. 역시 가기 싫었나 봅니다.. 양복을 아직도 불편해 하거든요.

옷도 불편하고 원래 이도 아프고 턱도 아팠다.. 그럼서..

그럼 얘기를 하지 왜~~ 그랬더니 .. 다 니뜻대로 하면서 자기 생각이 무슨 소용있냐고 합니다.

싫으면 싫다 해라 했더니.. 동화책 읽는것도 싫답니다. (태교 동화책.. 사기만 하고 한번도 안읽었습니다)

그래.. 앞으로 동화책도 읽지 말고.. 엄마네도 가지 말자! 했습니다..

전철에서 하염 없이 눈물이 나더이다.. 아휴 더러워서 내 참!!!!!!

아기를 느끼지 못해도 그렇지.. 동화책 읽어주는게 그리 어려운 일일까? 여태 한번도 읽은적 없으면서..

계속 눈물만 났습니다...

점심시간에 만나서 (사무실이 근처라서) 밥먹었습니다.. 꼬리 완전히 하강 했더군요..

하지만.. 서운한 마음이 가시지 않습니다.. 

앞으로 동화책 읽으란 말 안하렵니다.. 친정 가자는 말도 안할래요..(친정집보다 시댁을 훨씬 많이 가요) 그리고 청소해라 설겆이 해달라 소리도 안할래요.. 나 혼자 아이 가져서 나혼자 낳는다고 생각 할래요..

요구하지 않고.. 그저 바라보기만 하고.. 엄마처럼 될수 있을까요?? 저는 그사람 엄마가 아니라.. 와이프인데...

자꾸 서러운 마음에 요즘에 맨날 눈물 바람입니다..

너무 길어졌네요. 모두들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