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럴까요? 바보 같이.......

ㅜㅜ2009.06.06
조회17,139

사람이 사람을 잊는 다는게 참 힘들 다는 걸 요즘 실감하고 있어요.

문득 문득 한번쯤 연락해 보고 싶은 마음을 참는게 힘들 다는 것 또한

절감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그냥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해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지만

그럴 때 마다 이를 악물고 참아요.

누군가는 자존심 상하게 그런짓 말라고 하던데..

전 자존심을 지키려고 그러는 건 아니에요..

단지.......마지막까지 그 사람 한테 추한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은....

어쩜 이게 진짜 제 마지막 자존심인지도 모르겠네요..

근데......정말로 헤어지고 나니.....나만 나만 아픈 것 같아요.

그사람은..왠지 너무 멀쩡히 잘 살고 있을 것만 같은데..나만.....

이렇게 힘든 것 같아서 그건 조금 억울 하네요.

 

요즘은 나도 모르게 자꾸 커피를 마십니다.

그것도 쓰다는 에스프레소..

전 원래 커피를 잘 마시지 않아요.

제가 체질이 카페인이 잘 안 맞는지

커피를 마시면 심장이 빨리 뛰고는 해서

자주 마시지를 않았죠

가끔 마셔도 제가 워낙 단 걸 좋아해서

생크림을 듬뿍 얹은 카라멜 라떼를 마셨어요.

 

그런데 지금은 남이 되버린 그 사람은

저랑 달리 커피를 무척이나 좋아했죠.

특히나 커피 중에서도 저는 써서 입에도 대지 않았던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를 좋아했어요.

저는 그토록이나 쓴맛이 가져다 주는 감흥이 무엇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는 커피 뿐만 아니라 많은 것에서 참 달랐어요.

저는 매운 음식을 몹시 좋아했는데

그는 매운 걸 못 먹었어요.

 

저는 사람 많고 왁자지껄 한 걸 좋아했는데

그는 사람 많은 곳에 가는 걸 싫어했죠.

 

저는 코메디 영화를 좋아했는데

그는 로드무비 같은 걸 좋아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가 그렇게 사랑한 게 어떻게 가능했었는지 의아할 정도로

그 사람과 저는 달랐죠.

 

이별하고 유행가를 들으며 눈물 흘리는 거...

그런가 참 웃기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에 들으면서 울컥 울컥 하는 노래가 있어요.

버블시스터즈의

‘그렇게 사랑하고 그렇게 웃었습니다.’

 

노래 가사가 꼭 그 사람과 제 이야기 같아서...

들으면 저도 모르게 멍해지고는 해요.

가끔은 눈물을 참느라

목울대가 아파 오기도 하죠

노래 가사처럼 그사람이랑 저도 꽃잎이 휘날리던 찬란한 봄날에 만났어요.

대학 새내기로 날리는 꽃잎 하나에도 마음 설레고

불어 오는 미풍이 내 가슴 마저 들뜸으로 부풀리던 20살의 봄이었어요.

그사람은 군복무를 마치고 갓 복학을 한 복학생이었고.

제가 좋아하는 까만 뿔테가 잘 어울리는 하얀 얼굴에..

에스프레소라는 조그만 하얀 잔에 담긴 까만 커피를 마시던 남자였어요.

제가 먼저 좋아해서 고백했고....그가 제 마음을 받아줘서

저희는 연인이 되었죠.

처음에는 그가 너무 좋아 그 사람이 좋아하는 건 무조건 다 따라 해봤어요.

그런데 그가 늘 마시던 에스프레소는 정말 적응이 안되더라구요.

그가 먹는 걸 조금 마시고는 그 쓴맛에 정색하며

“이런걸 어떻게 마셔?” 라고 물어 보았을 때

그는

“커피의 가장 매력적인 맛은 부드러운 쓴맛이야. 그걸 가장 깊게 느낄 수 있는 커피가 바로 에스프레소야. 에스프레소야 말로 가장 커피 다운 커피라 할 수 있지.”

꽤나 커피에 대해 박학해 보이는 말을 하고는 했죠.

제 눈에는 그런 모습도 참 멋져 보였었는데....

 

그렇게 흠뻑 빠져 들어서 보낸 시간이 5년 이었어요.

첫사랑이었고…….

지금도 좀처럼 그가 빠져 나간 마음이 채워지지를 않네요.

 

요즘에는 저는 커피를 자주 마십니다.

그것도 에스프레소를....

그사람이랑 헤어지고 난 후 저도 모르게 커피를 사게 되더라구요.

첨에는 커피 전문점에 가서도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는데..

역시 그 쓴맛에는 적응이 안되서 그건 금방 그만 뒀지만..

대신 쓰지 않은 라떼 속에 에스프레소맛 젤리가 들어간 커피를 자주 마시게 됐어요.

 

강한 에스프레소 커피 맛 때문에

커피를 마시고 나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는 하지만..

그 느낌이.

그사람과 처음 사랑하던 그때 두근 두근 하던 내 심장 박동 같아...

이제는 오히려 즐기게 된 것 같아요.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사람 잊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것 만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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