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는 사치쟁이?

얼토당터2009.06.09
조회21,055

저 우리 시부모님 싫지 않습니다..

동네에서도 쌈닭으로 유명할 정도로 목소리도 크시고 자기주장이 강하신

어머님이지만 나름 귀여운 면도 있으시고 ..

아버님이 고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하셔서 연금이 꽤 되시는 걸로 압니다.

항상 우린 우리 재산 다 쓰고 갈테니, 너희한테 물려줄 건 없다 하십니다.

결혼때도 정말 시댁에서 한푼도 오히려 축의금도 가져가셨으니 돈이 더 남았을 듯도 합니다. 형님과 저 유산 같은거 절대 기대안합니다. 매달 시댁에 생활비 대는 집도 있던데

우린 그렇지 않으니 시집 잘 온거다 하며 좋게 생각할려 합니다.(그래도 매 명절이나 생신, 해외여행, 함께하는 외식비 등 생각하면 다른 집 생활비 대는 것 못진 않습니다.

한집에 매년 한 1000정도 드는듯 합니다)

어쨌든 어머님은 젊을 때나 지금이나 경제적으로 그리 힘들어 본 적이 없으셔서인지

눈이 참 높으십니다. 행주 하나를 사셔도 백화점 아니면 안가시건든요^^

제가 시집온지 3년차인데 고가의 쇼파를 벌써 3번째 바꾸시고, TV,  냉장고, 에어컨 가전들도 수시로 바꾸십니다. 밑에 비슷한 사연이 있던데 당연히 부모님 돈으로 부모님 쓰시는데

그걸로 불만은 절대 없습니다.

근데 문제는 그런 사치스런(제눈에는 분명 그렇게 보입니다. 쇼핑중독이 있으신듯도)

소비를 형님과 저에게도 강요하는 것입니다. 아주버님과 우리 남편 지방대학나와 평범한

월급쟁이입니다. 맞벌이 열심히 하지만 아이들 키워야 하고, 집도 넓혀 가야하고, 연금

나오는 공무원도 아니니 노후도 준비해야 하고 매달 빠듯하게 살림하는데 매번 집에

오시면 젊은 애들 취향이 이게 뭐냐며 멀쩡한 쇼파를 바꾸라 하시고, 멀쩡한 식탁 내다

버리라 하시고 아 정말 스트레스입니다.

이번에 저희가 집을 사서 이사를 했는데, 결혼 3년만에 뭐 그리 돈을 쌓아두었겠습니까..

대출없이 빠듯하게 집을 장만하려니 새집에 어울리는 살림을 새로 장만 할 형편은 못

되어, 그냥 쓰던 살림 계속 쓸 생각이었습니다.(가전이며 가구며 나름 신경써 해온 혼수인데 아직 5년은 너끈히 쓰고도 남을거라 생각합니다) 하루는 남편을 불러

니 부인 잘 구슬려 제발 가구며 좀 바꾸라고, 집은 좋은데 살림이 그게 어울리냐며

정말 꼴 보기 싫어 죽겠다 하셨답니다. 사실 남편도 그런 어머님을 보고 자라서인지

씀씀이가 많이 헤퍼 연애때 부터 제가 조금씩 고쳐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남편이 와서

엄마가 그러시더라 하는데 살짝 열이 받드라구요..

이번주 주말에 어머님이 교회사람들 불러 집들이 하라고 하십니다(저 정말 교회다니기

싫지만 효도한다는 생각으로 죽지못해 끌려다니고 있습니다.) 그것까진 좋습니다.

어차피 각오하고 있던 일이니까요.. 근데 오후에 전화와 나오라 하시더니 기어코

백화점 끌고 가셔서 쇼파며, 거실장이며, 서재책상이며 보이시고는 손님들 오는데

챙피스럽다고 싹 새걸로 바꾸라십니다. 헉 혈압이~~

일단 남편과 상의 해 본다고 했지만 토욜에 손님오는데 무슨 상의냐고 하도 닥달하셔서

결국 카드 긁고 왔네요.. ㅠㅠ

네.. 저 바보같습니다. 싫으면 싫다 말하면 되지 하시겠지만 저희 어머님 성격 몰라 하시는

말씀.. 저도 나름 전쟁터 같은 대기업에서 여자과장 무시하는 동료들 후배들 앙칼지게

쏘아 붙이며 할말은 하고 사는 독한 아줌마지만 세상에서 어머님이 젤 무서운 며느리인지라 ㅠㅠ

돌아와 저 카드값은 어디서 매꾸어 넣어야 할지, 그냥 확 취소해버리고 이번참에

어머님과 한판 떠 싶기도 하고...  이상황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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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 둘째 임신 8개월이거든요..  임산부라 요즘 5시 칼퇴근 하고 있네요

그냥 넉두리도 써본 글인데 많이들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결혼 하고 얼마 안있어서 어머님 생신이셨어요.. 그때 아주버님이 이직문제로 한1년

쉬셨거든요. 형님은 당연히 우리 형편 아시겠지해서 선물과 용돈을 그전보다 좀

적게 하셨나봐요. 그담날 형님,나  둘다 회사도 못가고 호출당해 시댁갔는데 들어서는 우릴보시자 마자 어제 드린 돈 봉투를 던지시며 내가 이거 받을려고 자식키웠나 나 자존심 상해 이거 안받는다 가져가라 하시며 주저 앉아 통곡하시더이다. 그러다 혈압올라

엠블란스 부르고.. 저 사회생활하며 이것저것 많이 경험했지만 정말 기겁을 했네요

그 이후 어머님께 싫다, 아니다 이런 말 절대 못하겠드라구요..

 

오늘 퇴근하며 아버님께 잠깐 산책 같이 하시자구 문자넣었어요.. 같은 동네살거든요

아버님은 정말 좋으세요.. 인자하시고, 생각 깊으시고, 가정적이시고, 젊은 교사들과

생활하셔서 인지 신세대시구요. 사실 좀 유별난 어머님의 성격 다 받아주며 지금껏

잉꼬부부로 사시는 건 다 아버님의 노력아닐까 합니다 ^^

여자들끼리 일을 아버님께까지 신경쓰게 하고 싶진 않았지만 급한대로 SOS 친거죠 ^^ 

사실 어머님 보시기엔 둘이 버는데 그리 아둥바둥 살아야 하나 하시겠지만,

정년이 보장된 것도 아닌 나가라면 나갈 수 밖에 없는 사기업는  다니다 보니 마음이

언제나 좀 쫓기듯 한다. 이제 둘째도 나오면 저 역시 직장생활을 계속 하는게 나을지

고민도 되고... 벌수 있을때 한푼이라도 더 모아놔야지 싶고..

어머님이 골라 주신 가구들은 지금 우리로썬 조금 무리인 듯 해서 쇼파랑 거실장 만 빼고  취소하고 오는 길이다.

어머님 마음 상하실까 말씀못드리겠고 아버님이 말씀 좀 잘해 주시면 좋겠다. 뭐 이런 내용의 대화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지금 가슴이 콩당콩당 혹시 어머님 화나신 거 아닌가 곧 호출 전화 오는거 아닌가 ㅜㅜ

부디 아무일 없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