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세드] milkmilkmilk@hanmail.net (15).

엘엠비2004.05.21
조회1,472

[코믹세드] milkmilkmilk@hanmail.net (15). 나.. 갖고 노니 재밌니?

 

 

 

 

 

곱게 차려입고..

안하던 화장까지하고..


한껏 멋을 부린 예은이.

 


"어머... 예은아. 역시, 여자는 꾸미기 나름이라더니. 몰라보겠다." -현아


"화장했니? 정예은이? 웁스... 우리 학원 남자분들 다 넘어가겠네." -수빈

 

 

현아처럼..

당당하게 그를 꼬실 자신도 없고 방법도 모르는 나.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냥..

강재혁이 보고싶으니까, 강재혁이 다니는 학원.. 나도 다니기로.

뭐, 벌써 등록도 되어있으니.

 


자리에 앉아..

자연스레, 강의실 문쪽을 바라보는 예은.

 

곧 저기서 강재혁이 나타나겠지.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런거 상관없어. 생각안할거야.


그냥...

당신 보고싶으니까. 볼거야.

 

그리고 할수만 있다면 어서 빨리..... 고백할거야.

좋아한다고.

 


그때.

현아가 옆자리에 앉더니, 예은의 귀에 대고 하는 말.

 

"어젯밤에 강재혁이 나한테 사귀자고 했어. 우리 오늘부터 연인이야."


"..............!"


"야. 축하도 안해주냐? 친구라는게..."


"어어.... 축..하해........"

 

말도안돼..

말도안돼....

 

"놀라기는, 기지베. 남자들이 뭐 다 똑같지. 어쩌겠어. 내가 그렇게까지

적극적으로 나가는데 안넘어오고 어쩌겠냐구. 그러니, 너두 좀 이 언니한테

배우라구. 알았냐?"

 

"잤..어..?"

 

"어? 어어..... 얘는 뭘 그런걸 물어보고 그러니? 그리고 목소리 좀 낮춰."

 

"대답해, 잤어? 더 크게 물어보면 대답할거야?"

 

"얘가.. 왜 화를 내고 그래. 알았어. 대답할게. 으흠...... 너두 알잖니?

나 무진장 섹시한거. 그래서 어제 우리의 역사적인 첫날밤을 치르려고 했는데..

글쎄, 그이가.. 아니, 내가.. 갑자기 두통이.... 너두 알잖아. 나 두통있는거.

그리구.. 야, 어떻게 사귀자마자 자니? 어머.... 저기, 우리 재혁씨 온다."

 


환하게 웃으며 재혁에게 가서.. 그의 팔짱을 끼는 현아.

그녀와 함께 웃는.... 재혁.

 

무너져내리는 가슴.

아무 생각도 할수가 없다.

 

그때.

예은의 손을 지그시 잡아주는, 수빈이.

 

"예은아.... 괜찮니?"


"....... 나.. 나..... 나가야겠어."

 

더이상 못보겠어.

강재혁도.. 현아도..........

 

"어딜가려구. 이제 수업시작하는데. 예은아!"

 

수빈아, 나 어떡해야하니..

너무 어렵게 다짐했던거였는데..... 이렇게나 쉽게 빨리 무너져버릴줄은..

 

.... 이제 나 어떡해야하니.

 


"어머, 예은아. 어디가?"

 

현아의 천연덕스러운 목소리.

그리고 그 옆에 서있는 강재혁.

 

천천히...

돌아보는 예은.

 

현아 옆에 서있는 재혁을 쳐다본다..

그의 눈을.....

 


"몸이 좀 안좋아서. 집에 가서 쉴려구."

 

현아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어디가 안좋은데?"


"몸살같아. 심하지 않으니까.. 걱정할거없어."

 

현아는 활짝 웃으며, 재혁의 팔짱을 끼며..

 

"내 남자친구 됐으니까, 이제 너두 친구처럼 대해줘. 그래도 되지, 재혁씨?"


"응. 당연하지. 어차피, 모두 동갑이니까. 말도 놓고. 친하게 지내자구."

 

예은이에게 악수를 청하는.. 재혁.


그의 미소..

 

미워..

미워 죽겠어.

 

"악수까지 할건.. 없지않아?"

 

이미 말 놓은지 오래잖아?

현아랑 같이 있다보니, 연기력이 늘었나보지?

 

"예은아."

 

....!

재혁의 목소리였다.

 

그가 지금, 예은아....라고 불렀다.

 

그 순간 기억났다.

어젯밤 꿈 속에.... 그렇게 애타게 나를 불렀던 남자의 목소리가..

바로 강재혁이란 사실을.

 

그의 목소리는 계속 들렸다.


"정말 혼자 가도 괜찮겠어? 안색이 많이 안좋아보이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친절해진거야..

현아랑 사귀게되니... 나에게도 잘보여야하니까.. 그런거야?

 

"어머. 재혁씨, 정예은 이래뵈도 얼마나 건강한데. 끄덕없을거야. 그지?"

 

저 불여우...

못된 기지베.... 분명히 내가 강재혁 좋아하는거 알고서, 선수친거야.


대체 어떻게 했길래, 하루만에 넘어오게 만든거지?

선우수빈이 존경할만 하네.

 

어쨌든..

현아 말이 맞아. 난, 끄덕없을거야.


김민준이 날 버렸을 때도.

캠퍼스에서 하나뿐이었던 단짝친구가 날 배신했을 때도.


난.... 끄덕없었어.

 

그들을 볼 수가 없어서, 휴학하고..

매일 밤 새 울긴 했었지만.....

 

그래도........ 나 아프지도 않았었으니까.

이번에도 역시 끄덕없어.

 

어차피.. 시작도 하지 않은 사랑이었는걸.

그냥 또 늘 그랬듯이...... 포기하면 되니까.


가슴만 좀 아플 뿐..이야... 괜찮아. 그래, 난... 뭐.. 괜찮아.

 


재혁과 현아는.. 자리에 가서 나란히 앉고.

수빈이는 걱정스레 예은이를 쳐다본다.

 


결국 또 이렇게 혼자인거거지. 뭐, 괜찮아. 괜찮다구.

 


예은이는..

터벅.. 터벅...... 걸어가는데..

 


몇발자국이나 걸었을까.

문득, 뒤에서 어깨를 붙잡는..... 커다란 두 손.


"예은아....."

 

강재혁..............!

 

 

 


커피숍, '뮤즈'


그를 처음... 봤던........ 그 곳.

 

그 날도 이렇게 비가 왔었지.

김민준 생각을 하며.. 창밖을 보고 있는데..........

 

김민준과 똑 닮은 모습의 낯선 남자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다가왔었지.

 

강재혁..

당신이 내게 특별해져버린 이유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한거야.

 

이제 난 어떡해야하지..

 

 

"여기서 따뜻한 커피 마시면서 조금만 기다려. 우산 가져올게."

 


왜 갑자기..

이렇게 내게 잘해주는건지........

 


3분쯤 지났을까?


그날처럼.... 비오는 창 밖.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다가오는... 저 남자.

 


커피숍 문이 열리고.

예은이 앞자리에 앉는 재혁.

 

"차를 요 앞까지 가져올수있으면 바루 데려다줄수있었을텐데.

그럼, 나갈까? 여전히 안색이 안좋아."

 

예은이는.... 낮은 목소리로,


"왜 이래..?"

 

재혁, 아무 말 없이...

예은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갑자기, 왜 이래? 왜 나한테 이렇게 다정해?"

 

다른 여자 애인이 되고 나서.

갑자기 내게 친절해진 당신.

 

도무지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건지 알고 싶어.

이유가.... 뭔지.

 

"다음에 얘기하자. 지금 너 몸 안좋잖아...."


"거짓말이야! 몸 안좋단거.."


"........"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행복하게 웃고있는 모습..

보기 싫었을 뿐이야.................

 

"........."


"........."

 

"강재혁.. 내가 널 좋아하게 될까봐 전전긍긍하며 일부러 날 괴롭히더니.

이제 현아랑 사귀니까.. 내가 널 좋아할수없게 되니까..

그러니까 이제는 마음놓은거니? 그래서, 내게 잘해주는거니? 그런거야?"

 

재혁...

예은의 울먹이는 얼굴을 그저 쳐다볼 뿐.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

 

"왜 대답을 못해? 도대체 너 뭐야. 도대체 너란 남자 누구야."


"......."


"나.. 갖고 노니 재밌니?"

 

결국, 두 눈가로 흘러내려버린... 눈물.

 

울고 말았다.

울고 말았다...

 


"예은아....."


"내 이름, 그렇게 부르지마! 날 그렇게 불러줄수 있는 남자는 김민준밖에 없어."

 

너 따위와는 비교도 안되는.. 멋진 남자, 내 첫사랑.

그 애를 흉내내지마. 역겨워.

 

"김..민..준?"

 

"그래, 김민준. 내 첫사랑. 그 애를 못잊어서 난 애인한번 못 만들어보고

노처녀로 늙어죽고 말거야. 그만큼 난 그 애를 사랑해. 너와는 완전히 달라."

 

"멋지군."

 

이 남자, 또.. 화났다.


내가 화내게 만들었다.

아니... 아니야. 왜 화가나? 김민준 얘기한게 뭐 어때서.


강재혁, 당신은 현아와 둘이 다정한 모습까지 보여주며 날 물먹였잖아.

난 지금 질투에 눈이 멀어 돌아버릴것같다구.

 

"비꼬는 말투. 싫어. 날 자극하지마. 안그래도 지금 나 상태 안좋아."


"왜. 내가 현아와 사귄다니, 질투라도 나는건가?"


"질투? 질투? 방금 질투라고 했어? 웃기지 말라그래! 질투는 무슨 질투!!"

 

이런..

정예은, 왜이렇게 흥분하는거야. 질투난다고 소리지르는거나 다름없잖아.

 

"그런데 왜 거짓말까지해가며 날 피하고, 이유없이 계속 화를 내는건데?"


"강재혁, 너야말로 왜 이래? 왜 자꾸 날 자극하는거야? 꼭 내가 질투하길

바라는 사람처럼.. 정말, 너란 사람. 알수가 없어. 이젠 무서워. 싫어..."


"싫...어?"


"그래, 싫어. 내 눈앞에 다신... 다신 나타나지마."


"너야말로 알수가 없는 여자란거. 알아? 못해줘도, 잘해줘도 이렇게 화만 내잖아.

내 말이 틀린가? 내가 뭘 어떻게 해주길 바래? 말해봐, 예은아. 아니, 예.은.씨."

 

결국.

결국.. 또 그녀를 펑펑 울게 만들고 말았으니.

 


"나참! 내가 또 뭘 어쨌다고, 우는거야."


"우는거 꼴보기 싫으면, 나가. 그럼 되잖아. 나두 너 보기 싫어."


"아프다고 해서 집까지 바래다주려고 나온 사람한테.. 해도 너무하는군."


"그래... 나 질투났어. 됐어? 이제 속이 시원해?"


"정말.. 이야....?"


"그럼, 내가 지금 장난치는것같아? 대체 나한테 원하는게 뭐야.

날 괴롭게하고 상처주고 울게 하는게, 그게 니가 원하는거야? 그래?"


"미안해....."

 

왜 또...

그렇게 자상한 표정, 자상한 말투로 내 마음을 녹이니..


나쁜 남자같으니라고.

대체 날더러 어떡하라고.

 

너의 진심이 뭐야?

 

"나한테 원한이라도 있니?"


"그런거 아니야. 예은아, 내 말 잘 들어. 나는 너를 좋아하지않아.

그러니까 제발 너도 날 좋아하지마. 계속 너의 첫사랑, 김민준을

잊지말고 살아. 계속. 그동안 잘해왔잖아? 난, 신경쓰지마. 난 그냥..

현아와 잘 사귈테니까. 무슨 말인지 알아 듣겠어?"

 

.............!


강재혁.

내가,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그래, 포기할게. 소원이라면.

하지만.....

 

"벌써 널 좋아하고 있다면? 비참해도, 초라해도, 내가 널 계속 좋아하겠다면?

상처를 주더라도.. 후회하게 될거란걸 알면서도, 널 좋아하겠다면? 어쩔거야?"

 

"그 따위 말도 안되는 일.... 상상도 하고 싶지 않아."

 

돌아버리겠네, 이 남자.

도대체 날더러 어쩌라는거야.


좋아. 이미 망가진거. 더 망가진다고 달라질것도 없어.

5년만에 좋아하게된 남자, 이대로 끝낼순 없잖아? 따질건 따져야지.

 

"왜 그렇게 내가 싫은건데? 도대체 왜!"


"예은아....."


"그렇게 부르지 말랬지!! 좋아, 널 좋아하지 않겠어."


이런..

또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고 말았어, 정예은..... 바보같이.

 

그런데 이 남자, 한다는 대답이..


"아, 고마워."


기가막혀!

 

"좋아. 그 대신 너도 약속해. 다신 내 앞에 보이지 않겠다고."

 

그래..

강재혁, 너를 보지 않는다면.....


뭐..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게 되어있다고하니..

노력해보겠어.

 

"그, 그래. 하지만.. 현아와 난 늘 함께 다닐거야. 현아랑 만나게되면

어쩔수 없이 날 다시 보게 되어있어. 나도 널 보게 되어있고."


"뭐, 뭐가 어쩌고 어째?!!!!!"

 

미친놈.

그래, 넌 미친놈이야. 정상이 아니야.


날 갖고 놀다 놀다 이제는 죽이기로 맘먹은거야.

그것도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바로, 피말려 죽이기!!!!!! 미.친.놈!

 

"이렇게 화를 버럭버럭 내는걸 보니.. 정말 몸이 안좋단건 거짓말이었나보군.

그래도 뭐.. 여기까지 나왔으니, 데려다줄게. 아. 다시한번 분명히 말하겠는데

난 널 좋아하지 않아. 워낙 천상이 착해서.. 이렇게 잘해주는것 뿐이야. 오케?"


"네...... 천성이 착한 강재혁님."

 

아아...

이렇게, 5년만에 찾아온 새 사랑을....... 포기해야하는 파장 분위기!


정말.......... 서글프다.

그래.... 결국, 정예은의 엔딩은 이렇게 되는거였던거야.

 


재혁은..

무척 만족스런 모습이다.

 

죽일놈.. 나쁜놈.. 미친놈..

속으로 욕이란 욕은 다하고 있는 예은.

 

그의 멋진 스포츠 카를 타고..

잘생긴 그의 옆얼굴을 힐끔힐끔 훔쳐보며..


미친놈.. 미친놈..


그렇게 쉴새없이 욕을 하고 있는데.

 

"그만 좀 쳐다봐라, 내 잘생긴 얼굴 닳는다."


"뭐? 꼴에 왕자병까지 있으시다?"


"응. 이제 알았어?"


"어... 왕자병은 정말 밥맛 중에 밥맛이지."


"하하. 잘됐네. 그럼, 날 더 좋아하지 않게 되겠군! 앗싸!"


"강재혁....... 정말 미친거 아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렇게 기분 좋았던 적은 없었어! 하하..

고맙다, 정예은. 날 좋아하지 않아줘서. 그리고 이렇게......"

 

내 옆에 있어줘서.

 

이제는 더이상 나때문에 상처받을 일 없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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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우울한 엘엠비입니다~.

제가 꼭 다시 연락하고 싶은 사람에게 메일을 보냈었는데요. 드디어 어젯밤에 보니, 그 사람이 읽었더라구요. 그런데..... 답장은 없었죠. 그래서 하늘이 무너지는양 슬퍼졌답니다.. ㅠ.ㅠ

꼭 다시 연락이 되서 만나고싶은데. 무슨 방법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