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변태한테 당했어요.. 조심하세요..ㅠㅠ

지하철2009.06.14
조회16,252

 

 

뭐, 긴말 생략하고 바로 본론 들어갈게요^^;

글이 길까봐..앞 인사도 늘이면 혼날거같아서^^;;;;

 

 

 

몇일 전 비 왔는날;

친구가 파전에 막걸리 한잔 하자고 부르더라구요.

나 지금 완전 무방비상태라 사람꼴 갖추고 나가려면 좀 늦는데 괜찮겠나 했는데

잘생긴 친구들도 소개시켜주겠다고(흐흐흐) 셋이서 먹고있을터이니 오라길래

약간 늦은시간이었지만 신나서 부리나케 나갈준비를 했더랬지요.

 

평소엔 정말 청바지에 막티 신경 안 쓰고 다니는데

그날은 그 잘생긴 친구분 새로 본다는 기대감에

화장도 공들이고 생판 입지도 않던 치마까지 꺼내입었어요..--;;;

 

이미 시간이 많이 늦어 사람이 별로 없더라구요.

특히 제가 탄 칸엔 한~ 뭐 열몇 명..?

전 항상 문 옆 기둥있는 끝자리를 선호하는지라

편하게 앉아 핸드폰을 꺼내 뒤적거리면서 긴 시간(?) 갈 준비를 했지요...

 

정신없이 핸드폰 들여다 보는데

갑자기 머리아랫쪽부터 어깨까지 뭔가 뜨듯한게 확 끼얹어진 느낌이 드는거예요..

제가 긴 생머리였는데 제머리에 제 시야가 가려져서 뭔진 잘 안보였구요.

 

직감적으로 아, 문옆에 서있던사람이 나에게 커피를 쏟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왠진 모르겠지만, 온도때문이었을까? 커피라고생각했어요순간;)

 

고 짧은시간에

저사람은 얼마나 당황스럽고 미안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냥 일단 괜찮다고 말하려고 웃으며 말하려고 했어요..

"아 괜찮...^^;"

까지만말하고 올려다보던중

눈이마주쳤는데

그사람, 저를 내려다보면서 웃고있었습니다.

 

??!!

 

소름이 확 끼치는 표정..

순간적으로 제 옷에 쏟아져있어야 할 커피를 봤습니다.

아무것도 없더라구요, 아니 없어보이더라구요..처음에는요.

 

 

커피가 아니었습니다.

뜨뜻미지근하고

색이없는 뭔가가 .....

머리끝부터 찔척하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심장이 엄청 빨라지고 머릿속이 하얘지는 느낌

정말 뭘 해야할지 이 상황은 뭔지 순간 멍 하고

일단 일어섰어요.

뭐라고 따지고싶었는데

'아...으..으.........이........'

뭐...이런말밖에 안나오더라구요 진짜 말 하는법을 까먹은것처럼...

 

주변사람들을 둘러봤어요.

그 남자 반대쪽 문 가에 기대고 있던 이어폰 낀 20대 청년

제 맞은편에 있던 20대 청년

그 옆에 아줌마

저랑 같은 의자 반대편 끝에서 구경하시던 아저씨..........

그리고 같은칸에 계시던 모든 분들.............

..

관심 감사합니다.....좋은구경하셨는지요..

눈물 뚝뚝 흘리면서 그 것(?)들을 손으로 막 닦아내는 저를

모두가 쳐다만 보셨고

그사이 문이 열리고 그놈은 웃으면서 내렸습니다.

돼지같은 거구의 변태놈...............(올려다봐서그런진 모르겠지만 정말 엄청컸음).......

 

얼굴도 기억이 안나요 너무 놀라서..

그 웃음밖에.............히죽히죽 내려다보면서 내 표정을 구경하던놈...........

그리고

다함께 나를 신기하게 구경하던 눈알들..

 

그렇게 한정거장을 서서 엉엉울다가 내렸어요.

왠지 서럽고 분하고...

모두가 시선이 저에게 고정된채로 그자리에서 구경만 하더라구요..

 

친구한테 전화해서 친구도 놀래서 자기 겉옷 가지고 뛰어오고

전 거의 이십분을 기다리면서

계속 엉엉 울며 지하철 화장실에서 머리감고 거의 샤워를 했네요.

공중화장실 알뜨랑 비누는 머리 감는데 왜이렇게 떡지고 안 감아지는지

찬물만나와서 손은 손대로 엄청 시렵고 이미 옷은 다 젖어서 엉망

정말 미쳐버릴거같았어요..

아무생각도안나고 내가 힘이없고 못 잡은게 너무너무 분해서

그놈이 바로 도망 안 가고 구경해도 됬을만큼의 시간을 준게

너무 분해서..

 

 

아무도 안 도와줘요..

제가 도와달라고 말 하지 않아서였을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코앞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봤으면서

한 정거장을 지날동안 잡아주지않고 구경한

내 주변의 이십대 남자들이 가장 원망스러웠습니다..

 

 

핸드폰에 정신 팔려서 고개 푹 숙이고 갔던게 그렇게 후회가 ..

너무 집중해서 이전 사정은 도무지 추측할수가 없네요..

 

 

 

늦은시간에 나다니지 않는게 최선이지만

문 옆에 서있는 모든 남자를 변태로 몰아서도 안되지만

그래도

그래도 조심하세요 요새 세상이 하도 흉흉하니까..

한동안 문옆자리 공포증때문에 못 앉았었어요

드러운꼴당할까봐..

 

 

 

 

 

 

고등학교때부터 지하철을 오래 타고다녀서

별별 지하철 변태를 다 봤지만

이런자식은 들어본적도없어서 ..

그냥 써봤습니다. 잠두 안 오구.

여성분들 조심하세요.. 흑흑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