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오타쿠가 되었는가.

2009.06.15
조회268

왜 나는 오타쿠가 되었는가.

1983년... 시작된 하나의 혁명

기갑창세기 모스피다.

 

마크로스의 대표기체인 '발키리' 프로토 타입의 메카디자인이 똑같다는

이유많으로 수많은 욕을 먹어버린 비운의 작품

하지만 '레기오스'만의 컬러링과 멀티 로벌로켓 공격같은 그것은 결코 발키리따위와는

비교할수 없을만한 독자적인 것이었다.

 

오토바이가 하나의 배틀슈츠로 변한다는 독특한 설정과

지금은 모던음악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조 히사이시'가 참여한 o.s.t는

국내에 '지구탈환대'란 해적판 비디오 3편만으로도 빠돌이를 생산해내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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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시절 내손동에 위치한 모 비디오 가게에서

비디오 커버만 보고  마크로스의 스핀오프란 착각에 이녀석을 빌려보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마크로스를 뛰어넘는 범작의 탄생을 맞이하게 된 사건이라 하겠다.

 

' 그래. 이왕 이런길로 들어선 김에 뭔가 하나 획을 그어 봐야겠다.'

 

이렇게 나의 오덕생활은 유치원때부터 시작되었고

비단 애니뿐 아니고 만화 , 음악, 영화, 게임 등 각 방면에 걸쳐서 나의 병적인

집착과 수집, 분석은 심해졌다.

 

정확히 96년이후부터 비디오 대여점에 안 본 영화가 존재치 아니했고,

평촌으로 이사가면서 단골 비디오 대여점에서 정산한 나의 결재 금액은

200여만원의 비디오 대여비와 20여만원의 미수금이었다. (당시 편당 이천원이었으니)

 

6년이상 매주 모아놓은 아이큐점프와 소년챔프를 약 천여권을

어머니께서 '집이 좁아 더이상 보관할 장소가 없다'며  불사지를셨을때

그 불꽃과 잿더미의 아가리 속에서 춤을 추며

나는 청춘의 덫없음과 독립만이 살 길이란 인생의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액션 피규어의 원조라 할 수 있는

GI유격대원 50여종과 코브라 대원 30여종을 모아 나를 따르던 추종자와 함께

(아마 내가 국민학교 5학년, 녀석은 3학년이었던걸로 기억한다.)

근육질 남자들의 향연, Gangbang for the gayz 란 

프로젝트성 Role Playing 를 하다가  아버지께 걸려 뒤지게 맞았으며

어머니는 진지하게 나의 성적 정체성을 찾아주기 위해 정신과 상담을 의뢰하셨다.

그 이후로 절대 액션 피규어는 수집하지 않는다

(하지만 솔직히 에반게리온의 피규어는 지금봐도 흔들린다. 아아.. 아스카 여신님...)

 

국딩 3학년 아버지께 생일선물로 받은 스콜피온스 앨범은

음악은 락에서 시작해서 락으로 끝나며

' You Rock ? I Rock !!!!! '  세상의 진리라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결국 4학년에 대한민국 음악계를 들었다 놓은 서돼지의 출연에

' 그런 딴따라 따위 레드제플린 앞에 가면 X잡고 반성하는거야 '라 말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 집에 가는 길은 길잃은 고양히 한마리 만이 날 반겨줬다. 안녕 키티.

 

결국 고등학교에 와서야 편협했던 음악 사대주의와

즐겁게 들을수 있는 음악은 모두 가치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CD구매에 박차를 가해 라면냄비받이로만 천여장이 확보된 상황에서

다시한번 어머니의 병적인 ' 방안 공간활용의 재정립'은

군대 간 사이 내 소중한 분신들을 중고상인에게 헐값에 넘기는 극단적 상황을 연출했다.

여담이지만 나중에 그 CD들중에 껴있던 레어템들의 가격을 알고는

어머니는 정확히 3일을 앓아누우셨던걸로 기억한다.

 

더 쓰면서 시간을 때우고 싶지만 어짜피 써봤자 봐줄사람도 없고

이 사람하나 없는 안양 채널은 내가 먹기로 결심했기에...

하루 한편씩 내가 퇴사하는 날까지 이곳을 나의 성지로 만드는

조그마한 프로젝트를 성공하는 날까지 주저리 해보려 한다.

 

더이상 쌓아놓은 서류들을 애써 쳐다보지 않으며 현실을 외면할 자신이 없기에

오늘은 여기까지 적어볼까 한다.

 

 

마지막으로 모스피다 (한국출시명 : 지구탈환대)에서

당시 최고의 아이돌 가수인 이수만이 직접 불러주신 주제곡을 적어본다.

 

푸르름이 없는 바다

모여드는 달빛에

살곳을 잃은 너를 비추는 십자가

 

지금은 마음에 새긴 꿈을

길벗삼아 여행을 떠나리라

 

기억하는가 저 타오르는 불빛을

먼바다를 그린 얘기를 사랑얘기로 바꿔부르리

 

사나이는 누구나 외로운 존재

몸과 마음이 모두 외롭다네

외롭다네 외롭다네

 

비취색 사나이는

꿈을 더욱더 더욱더

 

- 기갑창세기 모스피다 ( 국내명: 지구탈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