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러브호텔급의 모텔은 한 번도 가 본적이 없다 찜질방 아니면 PC방, 혹은 값 싼 여관에서 밤을 때웠지 이런 러브호텔은 갈 일도 없고 갈 엄두도 안 났었다 안 가 봐도 상식적으로 어떤 곳인지 잘 아니까 말이다 그런데... 「여기는 일반 호텔 같은 냄새가 나서 싫어여」 「어설프게 동화풍의 캐슬을 흉내냈네여. 여기도 땡이에여」 이 꼬마 녀석은 모텔촌 앞에 딱 서서 건축 양식이 자기맘에 안 든다고 고르고 있는 게 아닌가... 「그, 그냥... 아무데나 들어가면 안 될까...?」 「안 되여. 예전부터 이런 기회를 벼르고 별렀어여」 「무, 무슨 기회를...」 「차 타고 지나다니다 보면 예쁜 건물들 꽤 많았거든여 꼭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을 만큼 예쁜 건물 말이에여 아저씨는 그런 생각 해 본 적 없었어여?」 「무, 물론 예쁜 건물들이 많다고 생각은 했었지만... 그래도 막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니까...」 「그래여! 지금 일생 절호의 그런 기회가 온 거 아니에여! 그래서 난 내가 맘에 드는 건물을 찾을 때까지 고를 거에여!」 모두가 가정으로 돌아가 있는 어둠의 시간... 화려한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모텔촌이라고 해도 네온사인 없는 으쓱한 곳으로만 눈치 보며 걷는 커플커플들... 그나마 그런 뚜벅이들은 거의 없고 중형 세단들만이 잽싸게 모텔 주차장으로 사라지는 그 거리에서... 그 애는 엄청 밝은 네온사인 한 가운데로 날 끌고 가서는 팔딱팔딱 뛰며 이건물 저건물 보느라 정신을 못 차리는데 도대체 이 녀석은 홀라당 까진건지 순진덩어리 그 자체인건지... 「찾았다!!」 녀석이 고른 모텔은... (녀석의 입을 빌리자면) 「로코코 양식으로 지어진 화려한 건물풍인데 그냥 흉내만 낸 것이 아니라 건물의 재질도 최고급이고 곡선과 곡면을 주로 한 우아한 로코코 양식 본연의 모습을 재현했기에 건물 안에도 역시 로코코 양식을 그래도 따랐을 것이라 확신되는 곳! 바로 여기가 우리가 오늘 묵어야 하는 곳이에여!!」 마치 미대생처럼 학구적인 눈빛을 반짝이는 녀석을 바라보며 이 녀석을 향해 러브러브라는 단어를 떠올렸던 나를 생각해 보니 게다가 겨우 고딩밖에 안 된 녀석의 행동을 성적 행동으로 오해까지 하는 나란 놈은... 세상이 기가 막힌 건지 내가 기가 막힌 건지 정말 뼈 아프게 반성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오오오오옷옷!!! 물 침대닷!!!」 VIP룸에 딱 들어서자마자 (이 놈이 지가 쏜다며 여길 들어가잔다 ㅠ.ㅠ) 물침대를 발견하고는 몸을 붕~~ 날려서는 무슨 바닷가에서 튜브 타고 노는 것 마냥 팔을 훼훼 저으며 생쑈를 하고... 「우어어어어오오오옷!!! 이건 채찍!!!」 갑자기 채찍을 꺼내 들더니 (아니 뭔 놈의 러브호텔에 채찍까지 있다냐!!) 「아저씨!!! 얼른 윗도리 벗고 내게 등짝을 대어 보아여!!!」 채찍을 먼지털이개처럼 흔들어대지를 않나... 수갑을 꺼내 들어서 내게 수갑을 채우질 않나... 65인치 대형 홈시어터 볼륨을 크게 틀어 넣고 채널을 마구 돌리질 않나... 노래방 마이크를 들고는 브리트리 스피어스 흉내를 내며 섹시춤을 추는데... 「오우~~ 아저씨~~ 예에~~! ♥ 」 「아흑~~ 아저씨~~ 유후~~! ♡ 」 생긴 건 볼탱이가 탱탱스레 귀여운 녀석이 섹시하게 한답시고 입술 모으고 뽀뽀까지 날리는데 이걸 엽기코믹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 아님 광년이 러브호텔 마실 나왔다고 해야 하는 건지... 도무지 정체가 파악이 안 되는 꼬마녀석이었다 「이, 이젠 그만 자야 되지 않겠냐...?」 신기하다고 이것저것 만지작 거리던 녀석이 순간 날 획 쳐다보았다 「아저씨」 「어, 어...?」 「아저씨 졸려서 그런거져?」 「어...? 어... 뭐 그냥...」 「아저씨,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알고 있어여?」 「어... 이 곳이... 어, 어떤 곳인지... 알지...」 「음... 확실히 알고 있는 거 같네여. 말을 더듬는 걸 보니」 「어, 어...?」 「아저씨 여기 들어와서 이제까지 계속 말 더듬는 거 알아여?」 「어, 어...?」 「아니, 아저씨 여기 들어와서 갑자기 말수가 없어진 것을 알아여?」 「어, 어...?」 「아저씨 여기 들어와서 쭉 긴장 하는 거 나 잘 느껴지거든여」 「......」 「그렇다면 나는 여기 들어와서 긴장 되겠어여 안 되겠어여?」 「......」 「내가 한 두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설마 여기가 뭐 하는 곳인지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져?」 「......」 「나 사실 지금 무지 긴장 되거든여 처음 보는 남자랑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믿을 수 없는데 거기다가 러브호텔까지 와서 보내고 있다는 것이 평소의 나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거든여」 「......」 「긴장을 풀어야 했어여.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어야 했다구여」 「......」 「그렇지만 이젠 잠을 자야 되는 시간인 줄은 잘 알겠어여」 「......」 「아저씨」 「어......」 「그럼 이제 우리 자죠」 「...... 푸헉!!」 코피를 닦으러 세면실로 들어왔다 쪽팔렸다 물론 그 동안 내가 무리해서 글 쓰느라고 피로가 누적된 것은 사실이다 어제도 하산할 생각에 한 잠 못 잤고 오늘도 저 녀석에게 시달리느라 정신까지 혼미해진 게 사실이다 코피를 쏟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게 없다 근데 왜 하필 자자는 말을 들은 그 타이밍에서 쏟았냐 이거다 저 꼬마가 날 어떻게 생각하겠어 「아저씨」 순간, 꼬마가 욕실 문을 열고 들어온다 「어...」 「괜찮아여?」 「뭐 이 정도 쯤이야...」 「다행이에여. 출혈이 너무 심해서 엠블런스 부를까 했어여」 「하, 하핫!... 너는 참 재치와 농담이 풍부하구나!...」 「아저씨도 참 순수하고 착한 사람인 거 같아여 머 가끔 변태스럽기도 하지만...」 쿠쿵!!! 변.태...................... 「아저씨」 「어, 어...?」 「저 이제 자야 되거든여?」 「그, 그래야지」 「자기 전에 씻어야 하거든여?」 「아... 그, 그렇지...」 「근데 아저씨」 「어, 어...」 「원래 이런 곳에 오면 말이에여」 「어...」 「남녀가 같이 들어와서 씻는다고 하더라구여」 「어... 어!!!!????」 「원래 같이 씻으면서 서로 등도 밀어주고 발도 씻겨주고」 「어...... 그래...... 그렇다고들 하더라...」 「우리도 그래야 되지 않겠어여?」 「아... 그, 그건 좀...」 「왜여? 싫으세여?」 「아무래도 너는 나이가 아직 어리고... 법적으로 미성년자고...」 「그런 것 따위가 문제가 되야 되는 거에여?」 「아, 아니... 문제 된다기 보다... 그래도 사회적 통념상...」 「근데 아저씨」 「그래...」 「왜 말은 그렇게 하면서 윗도리는 벗고 있어여?」 「어, 어...? 아, 아니...」 녀석이 나를 욕실에서 밀어냈다 「아저씨는 아까 피부가 투명해질만큼 목욕 했잖아여! 나 혼자 할 거에여」 그리고는 문을 닫고 철컥 잠그기까지 하는 게 아닌가!! 나 참 기가 막혀서!! 누가 자기하고 목욕 같이 하고 싶다고 했나!! 난 그런 말 꺼낸 적 한 번도 없었는데!! 왜 지가 먼저 그런 말 꺼내 놓구는!! 나야 뭐 같이 하자니까 할 수 없이, 정말 할 수 없이 예의상 옷을 벗은 건데!! 아 정말 열 받고 쪽팔리고 환장 할 거 같았다! 가만 보니까 저 저녁은 정말 만만히 볼 그런 순진덩어리가 아니다! 생긴 게 아무리 순진무궁해도 여자들은 생긴 걸로만 판단 할 수 없다! 저 정도 여우짓 할 정도면 나 같은 놈은 눈 뻔히 뜨고도 빤쓰까지 도둑맞을 거다! 도대체 저 녀석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저 녀석과 이렇게 있는 것이 정말 괜찮은 걸까... 이제까지는 그렇다치고 앞으로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을 당하지는 않을까... (물론, 그 때는 막연한 두려움이었는데... 지나고 나니 그 때의 내 두려움은 올바른 판단이었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었다 괜히 골치 아픈 사건에 휘말려서 내 인생을 망가트릴 순 없었다 가장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누가 그러지 않았는가 난 도망가기로 마음 먹었다 그 녀석에게 좀 미안한 생각도 들지만 저 정도 녀석이면 어떤 어려움이라도 능히 헤쳐 나갈 것이리라 맘을 먹은 이상 더 있을 필요가 없었다 난 가방을 집어 들고 객식문을 열었다 「탈칵!」 그리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그 때였다 「아저씨!!」 갑자기 욕실문이 열리면서 꼬마 녀석이 몸을 수건으로만 간신히 가린 채 튀어 나오는 게 아닌가!! 「허어어억!!」 너무도 놀란 나는 그만 문고리를 잡고 주저 앉았다!! 「아저씨!! 지금 어디 가는 거에여!!」 그 애는 자기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도 생각지도 않은 듯 수건으로 간신히 가리기만 한 채로 걸어 나오는 게 아닌가!! 「아, 아... 나, 나는... 그, 그냥...」 「아저씨!! 지금 도망 가려고 그런 거져!!」 「아, 아... 그, 그게...」 「아저씨!! 지금 여기 나 혼자 놔두고 도망가려고 했져!!」 「아, 그게......」 갑자기 녀석이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그리고는 「아저씨 나빠여!!!!!!!!!」 마구 울음을 터트리는 게 아닌가!!! 「아, 아.... 야. 야......」 「엉엉엉엉~~~~~~~ 아, 아저씨~~~~~ 정말 나빠여~~~~~ 엉엉엉엉~~~」 가방을 둘러 맨 체로 완전무장한 나는 객실문 앞에 주저앉아 있고 간신히 수건으로 가린 채 벌거벗은 녀석은 욕실문 앞에 주저앉아 있고 도대체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되는 것인지... 쓰다 보니 너무 길어져서 독자들 스크롤을 심하게 압박하는 듯 하니 오늘은 이쯤에서 마무리 짓도록 하자 독자 : 뭐여!!!! 지금 장난까는 거여!!!! 왜 이쯤에서 멈춰야 되는 건데!!! 소설가 : 스크롤의 압박이 심해서... 독자 : 스크롤 따위가 무슨 상관인데!!! 꼬마가 옷을 벗고 있는데!!! 뭐가 상관인데!!! 소설가 : 그래도 오늘은 이젠 그만~ 추천과 코멘트로 심하게 압박을 해 주시길 바래여 그럼 모두 빠빠이~~ * 커뮤니티로 오시려면 이 곳을 클릭하세여 ^^
고딩 연예인과 사귄다면... <3> 아저씨 나빠여!!!
태어나서 러브호텔급의 모텔은 한 번도 가 본적이 없다
찜질방 아니면 PC방, 혹은 값 싼 여관에서 밤을 때웠지
이런 러브호텔은 갈 일도 없고 갈 엄두도 안 났었다
안 가 봐도 상식적으로 어떤 곳인지 잘 아니까 말이다
그런데...
「여기는 일반 호텔 같은 냄새가 나서 싫어여」
「어설프게 동화풍의 캐슬을 흉내냈네여. 여기도 땡이에여」
이 꼬마 녀석은 모텔촌 앞에 딱 서서
건축 양식이 자기맘에 안 든다고 고르고 있는 게 아닌가...
「그, 그냥... 아무데나 들어가면 안 될까...?」
「안 되여. 예전부터 이런 기회를 벼르고 별렀어여」
「무, 무슨 기회를...」
「차 타고 지나다니다 보면 예쁜 건물들 꽤 많았거든여
꼭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을 만큼 예쁜 건물 말이에여
아저씨는 그런 생각 해 본 적 없었어여?」
「무, 물론 예쁜 건물들이 많다고 생각은 했었지만...
그래도 막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니까...」
「그래여! 지금 일생 절호의 그런 기회가 온 거 아니에여!
그래서 난 내가 맘에 드는 건물을 찾을 때까지 고를 거에여!」
모두가 가정으로 돌아가 있는 어둠의 시간...
화려한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모텔촌이라고 해도
네온사인 없는 으쓱한 곳으로만 눈치 보며 걷는 커플커플들...
그나마 그런 뚜벅이들은 거의 없고
중형 세단들만이 잽싸게 모텔 주차장으로 사라지는 그 거리에서...
그 애는 엄청 밝은 네온사인 한 가운데로 날 끌고 가서는
팔딱팔딱 뛰며 이건물 저건물 보느라 정신을 못 차리는데
도대체 이 녀석은 홀라당 까진건지 순진덩어리 그 자체인건지...
「찾았다!!」
녀석이 고른 모텔은...
(녀석의 입을 빌리자면)
「로코코 양식으로 지어진 화려한 건물풍인데
그냥 흉내만 낸 것이 아니라 건물의 재질도 최고급이고
곡선과 곡면을 주로 한 우아한 로코코 양식 본연의 모습을 재현했기에
건물 안에도 역시 로코코 양식을 그래도 따랐을 것이라 확신되는 곳!
바로 여기가 우리가 오늘 묵어야 하는 곳이에여!!」
마치 미대생처럼 학구적인 눈빛을 반짝이는 녀석을 바라보며
이 녀석을 향해 러브러브라는 단어를 떠올렸던 나를 생각해 보니
게다가 겨우 고딩밖에 안 된 녀석의 행동을 성적 행동으로 오해까지 하는 나란 놈은...
세상이 기가 막힌 건지 내가 기가 막힌 건지 정말 뼈 아프게 반성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오오오오옷옷!!! 물 침대닷!!!」
VIP룸에 딱 들어서자마자 (이 놈이 지가 쏜다며 여길 들어가잔다 ㅠ.ㅠ)
물침대를 발견하고는 몸을 붕~~ 날려서는
무슨 바닷가에서 튜브 타고 노는 것 마냥 팔을 훼훼 저으며 생쑈를 하고...
「우어어어어오오오옷!!! 이건 채찍!!!」
갑자기 채찍을 꺼내 들더니 (아니 뭔 놈의 러브호텔에 채찍까지 있다냐!!)
「아저씨!!! 얼른 윗도리 벗고 내게 등짝을 대어 보아여!!!」
채찍을 먼지털이개처럼 흔들어대지를 않나...
수갑을 꺼내 들어서 내게 수갑을 채우질 않나...
65인치 대형 홈시어터 볼륨을 크게 틀어 넣고 채널을 마구 돌리질 않나...
노래방 마이크를 들고는 브리트리 스피어스 흉내를 내며 섹시춤을 추는데...
「오우~~ 아저씨~~ 예에~~! ♥ 」
「아흑~~ 아저씨~~ 유후~~! ♡ 」
생긴 건 볼탱이가 탱탱스레 귀여운 녀석이
섹시하게 한답시고 입술 모으고 뽀뽀까지 날리는데
이걸 엽기코믹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
아님 광년이 러브호텔 마실 나왔다고 해야 하는 건지...
도무지 정체가 파악이 안 되는 꼬마녀석이었다
「이, 이젠 그만 자야 되지 않겠냐...?」
신기하다고 이것저것 만지작 거리던 녀석이 순간 날 획 쳐다보았다
「아저씨」
「어, 어...?」
「아저씨 졸려서 그런거져?」
「어...? 어... 뭐 그냥...」
「아저씨,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알고 있어여?」
「어... 이 곳이... 어, 어떤 곳인지... 알지...」
「음... 확실히 알고 있는 거 같네여. 말을 더듬는 걸 보니」
「어, 어...?」
「아저씨 여기 들어와서 이제까지 계속 말 더듬는 거 알아여?」
「어, 어...?」
「아니, 아저씨 여기 들어와서 갑자기 말수가 없어진 것을 알아여?」
「어, 어...?」
「아저씨 여기 들어와서 쭉 긴장 하는 거 나 잘 느껴지거든여」
「......」
「그렇다면 나는 여기 들어와서 긴장 되겠어여 안 되겠어여?」
「......」
「내가 한 두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설마 여기가 뭐 하는 곳인지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져?」
「......」
「나 사실 지금 무지 긴장 되거든여
처음 보는 남자랑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믿을 수 없는데
거기다가 러브호텔까지 와서 보내고 있다는 것이
평소의 나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거든여」
「......」
「긴장을 풀어야 했어여.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어야 했다구여」
「......」
「그렇지만 이젠 잠을 자야 되는 시간인 줄은 잘 알겠어여」
「......」
「아저씨」
「어......」
「그럼 이제 우리 자죠」
「...... 푸헉!!」
코피를 닦으러 세면실로 들어왔다
쪽팔렸다
물론 그 동안 내가 무리해서 글 쓰느라고 피로가 누적된 것은 사실이다
어제도 하산할 생각에 한 잠 못 잤고
오늘도 저 녀석에게 시달리느라 정신까지 혼미해진 게 사실이다
코피를 쏟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게 없다
근데 왜 하필 자자는 말을 들은 그 타이밍에서 쏟았냐 이거다
저 꼬마가 날 어떻게 생각하겠어
「아저씨」
순간, 꼬마가 욕실 문을 열고 들어온다
「어...」
「괜찮아여?」
「뭐 이 정도 쯤이야...」
「다행이에여. 출혈이 너무 심해서 엠블런스 부를까 했어여」
「하, 하핫!... 너는 참 재치와 농담이 풍부하구나!...」
「아저씨도 참 순수하고 착한 사람인 거 같아여
머 가끔 변태스럽기도 하지만...」
쿠쿵!!!
변.태......................
「아저씨」
「어, 어...?」
「저 이제 자야 되거든여?」
「그, 그래야지」
「자기 전에 씻어야 하거든여?」
「아... 그, 그렇지...」
「근데 아저씨」
「어, 어...」
「원래 이런 곳에 오면 말이에여」
「어...」
「남녀가 같이 들어와서 씻는다고 하더라구여」
「어... 어!!!!????」
「원래 같이 씻으면서 서로 등도 밀어주고 발도 씻겨주고」
「어...... 그래...... 그렇다고들 하더라...」
「우리도 그래야 되지 않겠어여?」
「아... 그, 그건 좀...」
「왜여? 싫으세여?」
「아무래도 너는 나이가 아직 어리고... 법적으로 미성년자고...」
「그런 것 따위가 문제가 되야 되는 거에여?」
「아, 아니... 문제 된다기 보다... 그래도 사회적 통념상...」
「근데 아저씨」
「그래...」
「왜 말은 그렇게 하면서 윗도리는 벗고 있어여?」
「어, 어...? 아, 아니...」
녀석이 나를 욕실에서 밀어냈다
「아저씨는 아까 피부가 투명해질만큼 목욕 했잖아여! 나 혼자 할 거에여」
그리고는 문을 닫고 철컥 잠그기까지 하는 게 아닌가!!
나 참 기가 막혀서!!
누가 자기하고 목욕 같이 하고 싶다고 했나!!
난 그런 말 꺼낸 적 한 번도 없었는데!!
왜 지가 먼저 그런 말 꺼내 놓구는!!
나야 뭐 같이 하자니까 할 수 없이, 정말 할 수 없이 예의상 옷을 벗은 건데!!
아 정말 열 받고 쪽팔리고 환장 할 거 같았다!
가만 보니까 저 저녁은 정말 만만히 볼 그런 순진덩어리가 아니다!
생긴 게 아무리 순진무궁해도 여자들은 생긴 걸로만 판단 할 수 없다!
저 정도 여우짓 할 정도면 나 같은 놈은 눈 뻔히 뜨고도 빤쓰까지 도둑맞을 거다!
도대체 저 녀석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저 녀석과 이렇게 있는 것이 정말 괜찮은 걸까...
이제까지는 그렇다치고 앞으로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을 당하지는 않을까...
(물론, 그 때는 막연한 두려움이었는데...
지나고 나니 그 때의 내 두려움은 올바른 판단이었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었다
괜히 골치 아픈 사건에 휘말려서 내 인생을 망가트릴 순 없었다
가장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누가 그러지 않았는가
난 도망가기로 마음 먹었다
그 녀석에게 좀 미안한 생각도 들지만
저 정도 녀석이면 어떤 어려움이라도 능히 헤쳐 나갈 것이리라
맘을 먹은 이상 더 있을 필요가 없었다
난 가방을 집어 들고 객식문을 열었다
「탈칵!」
그리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그 때였다
「아저씨!!」
갑자기 욕실문이 열리면서
꼬마 녀석이 몸을 수건으로만 간신히 가린 채 튀어 나오는 게 아닌가!!
「허어어억!!」
너무도 놀란 나는 그만 문고리를 잡고 주저 앉았다!!
「아저씨!! 지금 어디 가는 거에여!!」
그 애는 자기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도 생각지도 않은 듯
수건으로 간신히 가리기만 한 채로 걸어 나오는 게 아닌가!!
「아, 아... 나, 나는... 그, 그냥...」
「아저씨!! 지금 도망 가려고 그런 거져!!」
「아, 아... 그, 그게...」
「아저씨!! 지금 여기 나 혼자 놔두고 도망가려고 했져!!」
「아, 그게......」
갑자기 녀석이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그리고는
「아저씨 나빠여!!!!!!!!!」
마구 울음을 터트리는 게 아닌가!!!
「아, 아.... 야. 야......」
「엉엉엉엉~~~~~~~ 아, 아저씨~~~~~ 정말 나빠여~~~~~ 엉엉엉엉~~~」
가방을 둘러 맨 체로 완전무장한 나는 객실문 앞에 주저앉아 있고
간신히 수건으로 가린 채 벌거벗은 녀석은 욕실문 앞에 주저앉아 있고
도대체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되는 것인지...
쓰다 보니 너무 길어져서 독자들 스크롤을 심하게 압박하는 듯 하니
오늘은 이쯤에서 마무리 짓도록 하자
독자 : 뭐여!!!! 지금 장난까는 거여!!!! 왜 이쯤에서 멈춰야 되는 건데!!!
소설가 : 스크롤의 압박이 심해서...
독자 : 스크롤 따위가 무슨 상관인데!!! 꼬마가 옷을 벗고 있는데!!! 뭐가 상관인데!!!
소설가 : 그래도 오늘은 이젠 그만~ 추천과 코멘트로 심하게 압박을 해 주시길 바래여
그럼 모두 빠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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