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취미가 생겼버렸어요

오프라인2009.06.19
조회245

 

서울에 사는 20대 초중반 남성입니다.

 

대학생 신분이면서 제 일을 하고있어요

그것도 뭐 조기취업 일반회사 이런게 아니라

예술관련업이라 클라이언트와 약속된 시간안에 

작품을 만드는 ... 뭐 그런거라

 

출퇴근시간도 딱히없고 내일약속을 잡을 수 없이

당장이라도 미팅이나 프로젝트걸리면 그런것들을 우선수위로 두고  

학교생활이랑 일이랑 동시에 하다보니

 

강남쪽에 집겸 작업실에서 혼자 사는데

한창바쁠때는 한달두달동안 틀어박혀서

새우잠으로 연명하며 쌓여가는 컵과 그릇, 접시 빨래...먼지 등등

 

한창 일에 빠질때는 눈앞의 작품밖에 안보여서 주변의 미동들을 느끼기 힘든데

이런생활이 일년 이년 삼년 되다보니 ... 한번 무언갈 하면 끝장을 봐야하는 성격이라

문득! 이렇게 더럽게 살면 안되겠어! 싶더라구요

 

그래서 하지도 않던 설거지와 청소에 손을 대기 시작했답니다

 

눈앞에 보이는 설거지감은 무조건 다 처리해야하고

굴러다니는 빨래는 무조건 빨고 분류해서 손빨래할건 꼼꼼히 손빨래하고

먼지털기부터 시작해서 구석구석 청소기 돌리고 수건질에 쌓인먼지도 훔쳐내고

화장실도 물때 곰팡이때 찾아다니며 다 제거하고

쓰레기 쌓이기전에 바로바로 내다놓고

쇼파는 레쟈왁스로 코팅까지 해가며...

 

이걸로 끝이 아니라 자동차 세차도 두세시간씩하고

바이크 세차도 네다섯시간동안 구석구석 기름때 다 훔쳐내고

 

쉬는날이 딱히 정해지지 않았는데  

바쁠때 바싹 바쁘고 여유있을땐 한없이 적적할정도로 심심한편인데

 

평소에 쉴때는 친구들이랑 카페가서 담소를 나누며 책을보거나 잡지보며

커피마시는거 좋아하구 그렇게 노을질때까지 한량처럼 그냥 하루를 지새우는걸 좋아했습니다

 

그러다 맛있것도 먹으러가고, 술도 한잔하고

근교로 드라이브를 가거나 바이크타고 장거리 투어를 가거나

갤러리나 뭐 그런곳에 작품보러가서 사람들이랑 토론하는거 좋아하구...

 

근데 요.즘.엔

깔끔한 환경을 조성해야하는 이상한 버릇이 들어서

청소가 취미가 되어버린것 같아요

 

나가서 놀시간에 밤새며 청소나 세차로 하루를 보내다니.

 

음악틀어놓고 설거지를 하고

드라마를 틀어놓고 요리를하는 내 모습을 보며

점점 현모양처로 변해가는 내 모습에 이제 시집만 가면 되겠.....읭?

 

여튼

 

청소하면서 땀흘리고 시간가는줄 모르게 집중하고 뒤돌아보면 반짝반짝이는

집을 보면... 그렇게 뿌듯할수가 없네요

 

살다살다 살림에 맛들릴때가 다 있군요

 

사람들이 전화해서 왜 요즘 불쌍하게 집에서만 콕 쳐박혀 있냐고 그러는데

사...사실...청소랑 설거지 하느라....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