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그분에게 올리는 글 입니다.

호호2009.06.20
조회778

때는 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막 스무살이 되어 대학생이 된 저는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역주변 밤거릴 헤메고

 

있기는 뭘-

 

막 동네 오락실 노래방기계에서 보컬 트레이닝을 마치고 나올때 였습니다.

 

그 때 한 남자가 저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습니다. 마침 심심했던 저는 그 얘길

 

잠자코 듣고 있었더랬죠.

 

 이야기를 대충 요약하자면 뭐- 자기가 역학을 공부하는 사람인데 제 관상을 보니 

 

천운을 타고 났다는 하지만 아직 그 맥이 풀리지 않았다는

 

그런 얘기였습니다. 뭐 그저그런 심심한 얘기구나 라고 생각하며 발걸음을 돌리려던 순간.

 

"서로 좋아하는 여자분이 있었지만 잘 안되셨죠?"

 

아, 이것은 무엇인가요?

 

"공부도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잘 안풀리시죠?"

 

어~~어?

 

"일이 잘 풀릴것 같다가도 마무리가 안좋은 일이 많으셨죠?"

 

그렇습니다! 놀랍게도 그 분은 쓰디쓴  제 인생의 짜투리를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두귀를 활짝 열어 그의 이야기에 휘말려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의 입은 삼다수가 되었고 저의 귀는 스펀지가 된듯 했습니다.

 

저는 그에게 의식을 받고 나면 모든 맥이 풀려 천운을 타고 살아갈수 있다는 얘길

 

듣게 됩니다.

 

저는 심장이 뛰었습니다. 미친듯이 흥분이 되었습니다. 이제 끝이구나 이제 껏 나에게

 

찾아 왔던 시련 모두 귿바이. 씨유 네버 어게인

 

 이제 나의 얽혔던 운명의 실타래가 풀리는 순간이구나 싶었습니다.

 

그 당시 저의집은 미아역이였고 의식을 받기 위해 어린이 대공원으로 가야만 한다고 합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역을 향합니다. 아 근데 이걸 어쩝니까. 보컬 트레이닝에 여념한 나머지

 

돈이 모두 떨어지고 말았던 거죠. 이대로 무너질까요 ?

 

아니죠 저는 천운을 타고나신 몸이거든요  그분은 자신이 차비를 내주겠다며 제 전철표


까지 끊어주셨습니다. 사람에게 왠지모를 후광이 비치는 듯합니다. 이런 경험은 또 처음입니다.

 

자 이제 표를 집어 넣고 들어가 전철을 타고 어린이 대공원에서 의식을 받으면

 

제 인생은 바뀔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되어 설레이기 시작합니다.

 

그분이 먼저 표를 넣고 개찰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저는 안들어갔습니다.

 

그 사람이 왜 안들어오냐고 물어봅니다.

 

저는 원래 들어갈 생각은 없었습니다. 살며시 한쪽 입꼬리가 자동적으로 올라갔고 콧바람을

 

1회 불어주고 뒤돌아 걸어왔습니다.(개찰구 밖으로 나와 뒤에서 때리진 않을까 겁이 났지만 당당하게 걸었습니다. 라고 하기엔 다리가 후들거렸습니다.) 

 

아무튼 이것은 고등학교 수학시간에 수 없이 반복해온 왼쪽귀로 듣고 오른쪽 귀로 흘리기를 섭렵한 결과 입니다.

 

또한 헛소리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저만의 기술이기도 하구요

 

그를 만난순간부터 이 두가지 스킬을 동시 발동 시켜놓고 있었드랬죠.

 

단지 제마음은 심심한데 어디까지 가나 보자 였습니다.

 

당시 저는 예쁜 여자친구도 있었고, 대충 벼락치기해도 성적유지되는 그런 학생이였습니다.

 

지금 생각 하면 많이 미안하군요. 사실 그 사람이 저에게 전철표 끊어줄 때도 지갑을 만지작

 

거리며 엄청 머뭇거렸던게 기억이 납니다. 사과 합니다.

 

아 그리고 이 글을 보고 계신 해당 업종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께

 

절대 폄하하려는 마음은 없다는 걸 알아주시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