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이의 이집트 헤메기 - 4. 이집트의 두가지 요금 체계, “이집션 & 외국인 요금”

투덜이200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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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집트의 두가지 요금 체계,  “이집션 & 외국인 요금”

 

여행하다 어찌 어찌 알게 된 이집트 아저씨 말에 의하면, (무지 아저씨 같아 보이는데, 실은 나보다 겨우 5살 많더라. 우울해…) 지금 이집트는 우리가 IMF 때 환율이 두배로 뛰어서 경제가 혼란 스러웠었던 때 처럼 환율이 일년 사이에 두배로 뛰어 경제가 말이 아니란다. 

 

이집트는 산유국이고, black desert에 가면 노천 철광석 광산이, white desert에 가면 석회가 지천에 널려 있어 캐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그냥 퍼 담기만 하면 되고, 나일강 강변의 옥토와 기후 때문에 곡물 작황도 풍부하고, 이집트 면은 전 세계가 알아주는 품질이다. 수에즈 운하는 옛날 만은 못하지만 아직도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고, 사방에 널려있는 유적지는 전세계 관광객들을 끊임없이 불러 들인다. 이렇게 훌륭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이집트인들이 살기 어렵다면, 그건 정치,경제의 전반적인 부패 때문이라고 이집트 사람들은 얘기하고, 이집트에서 일 하는 외국인들은 일하기 싫어하는 국민성 때문이라고 얘기 한다.

 

외국인들의 의견은, 이렇게 서민들 삶이 팍팍하고 일자리가 줄어 들어도 이상하게도 위기감을 느끼고 열심히 일 하는 이집트 사람은 별로 없단다.  솔직히 내 보기에도 살기가 어려우면 그저 관광객에게 좀더 바기지 씌우면 된다고 간단하게 생각 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아 보였다.  때문에 이집트엔 전반적으로 두가지 요금 체계가 존재한다.  이집션 프라이즈와 외국인용 가격.   물론 공공 요금, 예를 들어 기차, 버스, 입장료 등은 단일 요금이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거의 모든 곳이 두가지 요금체계를 가지고 있다.

 

이집트 택시 기본 요금은 2파운드이고 미터기를 쓰지 않는다. 왜 ? 바가지를 못 씌우니까.  한 100m 정도 떨어진 강 건너 건물로 넘어가기 위해 택시를 세우면, 사실 내국인들은 2파운드도 안주고 걸어 갈 거리를 외국인이다 싶으면 가격이 30파운드까지 올라 간다.  물론 이 돈, 다 내는 바보는 없지.  이집트 여행할 때는 가격을 무조건 영 하나 떼고 깍으라고 할 정도로 좀 심하게 부풀리기도 한다.   물론 한국도 피서지 바가지 요금이니, 유원지 폭리니 그런 거 없는 거 아니다. 하지만, 우린 쨉도 안된다….  하지만 이런 흥정도 첨엔 당황 스럽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름대로 이집트 사람들을 슬슬 놀려가며 흥정을 하게 되고, 나중엔 도리어 정가(fixed price)라고 안 깍아 주면 섭섭한 생각이 들더라니까.  ㅋ.ㅋ.ㅋ.

 

한번은 관광버스를 타고 가다 휴게소에 내려 콜라를 하나 사는데, 보통 수퍼에선 1 - 1.5파운드 정도 하는데, 휴게소니까 좀 비싸겠지 했지만 외국인이라 그런지 냉장고 앞에 있는 꼬마가 5파운드 달란다.  그러려니 하고 캔 하나를 꺼내고 돈 내고 돌아 오다, 일행 중 신세 진 사람들 생각이 나 다시 돌아가서 캔을 두개 더 꺼내고 10파운드를 내니 이번엔 다른 아저씨가 다가와, 캔 하나에 10파운드니 하나만 가져 가던지 10파운드 더 내던지 하란다. 

 

“무슨 자다 봉창 뜯는 소리, 금방 5파운드 냈는데 ?” 그랬더니 그건 실수로 가격 잘못 받은 거란다.  거기 있던 꼬마가 외국인 한테 더 비싸게  불러야 하는걸 덜 부른거다.  기분 ? 당근, 좀 나쁘지.. 하지만, 먼저 가져간 것 5파운드 더 내랠까봐 눈 한번 흘기고 빨랑 돈 내고 도망 쳤다.  사실, 10파운드래야 2천원 정도밖에 안 하니 기분은 좀 나빠도 것땜에 목숨 걸 만한 일은 아니다.

 

내가 알기로는 코란이 엄격한 규율을 강조 하므로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는 범죄율이 상당히 낮다. 그래서 이집트엔 당근 도둑이나 소매치기가 없을 거라고 생각 했다.  그러나… 민박집 아저씨 말로는 이것도 나의 착각 이란다… 코란에 이런 구절이 있단다. “생계를 위한 도둑질은 죄가 되지 않는다”고.  그 때문에 이집트에서는 사람을 해치는 큰 도둑은 없지만, 먹고 살기 위해 돈 많은 외국인의 지갑에서 조금 슬쩍 하는 것은 죄라고 생각하지 않는단다. 

 

사실, 그들이 바가지 씌워봐야, 외국인 입장에선 자기 나라에 비해 별로 큰 금액이 아니므로 작은 돈 때문에 기분 망치기 싫어 그냥 지불 한다.  거기서 따지고 들면 몇백원 몇천원 때문에 번번히 인상을 붉혀야 하므로, 그냥, 슬슬 흥정을 즐기는게 낫다.

 

대부분의 일반 이집트인들은 너무나 순수하고 착하다.  하지만 여행자로서 일반 사람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지극히 드물다.  때문에 내가 접한 95%의 이집트인은 관광객을 상대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고, 이집트를 여행한 사람들이 사기성이 있다거나 거짓말 잘 한다고 한다면 그건 어디까지나 여행자를 전문으로 상대하는 닳고 닳은 장사꾼들 얘기다.   관광업은 이집트의 비중이 큰 산업이고, 많은 사람들이 관광업에 종사 한다. 하지만 그런 닳고 닳은 장사꾼들이 이집트 사람들을 대표 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그런 사람들만 보고 떠난다.

 

이런 이집트사람 들에게 열 받지않으려면 똑같이 얼굴에 철판 깔고 거짓말 하면 된다.  하지만, 제 아무리 자기는 사기의 명수라고 자부 하더라도 명심하라. 아무리 그래도 절대로 이집트인을 능가 할 수 없다.  그들은 진짜 “전문가” 들이다.  ㅋ.ㅋ.ㅋ…

 

보통 이집트 사람들은 당근 이런 두가지 요금 체계를 부당 하다고 생각 한다.  펠루카 선장과 한번은 시장 구경을 갔다가 차 한잔 하러 거리의 찻집에 들어가 음료수 한잔 마시고 돈을 내려니 10파운드란다.  당근 그게 정가라고 생각 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10파운드를 꺼내 주니, 선장이 옆에서 뭐라고 뭐라고 주인에게 떠들고, 주인이 갑자기 5파운드 거스름 돈을 준다.  선장 왈 "이집션 프라이즈" 란다.

 

여행하다 만난 한국 학생이 한번은 고속버스 터미날에서 목이 말라 작은 물 한병과 담배를 샀는데 6파운드 달라고 하더란다.  작은 물 한병에 1파운드도 안 하고 담배라야 2-3 파운드인데 뭐가 이래 비쌰 냐고 투덜대며 돈을 내고 앉아 있는데, 옆 벤치에 앉아있던 이집트 아줌마가 10대로 보이는 아들에게 물 사오라고 심부름 시키면서 반파운드 짜리 지폐를 주더란다

 

참고로 이집트는 동전이 없다.  전부 지폐 뿐이고, 잔돈을 일부러 안주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항상 잔돈을 가지고 있어야 해서 잔돈 지폐 때문에 항상 지갑이 터져 나간다.

 

암튼, 아들이 물을 사오길래 그 학생이 아들에게 물이 얼마냐고 물어봤더니 반파운드란다.  그래서 자기는 담배랑 작은 물이랑 6파운드 냈다고 하니까 옆에서 가만 듣고있던 아줌마가 어디서 샀냐고 묻길래  쪼기 같은 가게라고 하니 그 아줌마 팔 걷어 부치고 쫒아가서 가게 주인에게 뭐라고 뭐라고 호통을 치시더니 씩씩하게 3파운드 돌려 받아 주시더란다.  아줌마 만세 !    

 

거봐,  보통 이집트 사람들은 좋은 사람들 이라니까...